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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루프 : 금융 3000년 무엇이 반복되는가
이희동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40대 직장인인 나! 대학4학년때부터 근로소득자가 되었고, 출산과 유아로 쉰 2년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도 근로소득자이다. 20년 가까이 근로소득자였지만 난 여전히 돈이 없다. 근로소득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보낸 시간들! 아이도 어느정도 크니까 경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매일 쏟아지는 경제 관련 뉴스들은 이런 나에게 불안감과 한편으로는 어떤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정권이 바뀌면서 코스피는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치솟고 있고 어설프게 투자를 하고 있는 나는 내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굴려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이러한 시기에 읽게 된 《더 루프:금융 3000년 무엇이 반복되는가》 과연 금융의 역사는 어떻게 반복되는지 간단하게 리뷰해본다.

저자 이희동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금융 전문가이다. 책을 읽고 나서 저자의 시선이 단순한 학자적 관점이 아니라,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이론 대신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교훈을 전달하고자 하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이 책은 고대 로마의 화폐 위기부터 중세 상업 자본주의 태동, 근세의 3대 버블, 20세기 대공황, 그리고 2008년 금융 위기와 COVID-19 팬데믹까지, 장대한 금융의 역사를 시간 순으로 다루고 있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금융 역사의 거대한 순환을 보여주며, 위기가 반복되는 구조와 그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반응해왔는지를 체계적으로 파악하도록 돕는다.

《더 루프:금융 3000년 무엇이 반복되는가》를 관통하는 핵심은 금융 위기가 어떤 특정한 기술이나 제도의 문제가 아닌, 시장을 움직이는 근본동력인 '인간의 탐욕과 공포 즉 본성'이 빚어내는 집단적 열광과 붕괴의 반복이라는 점을 역사적 사례를 들어가면 증명하고 있다. 고대 로마의 화폐 위기부터 17세기 튤립 버블, 20세기 닷컴 버블까지, 인간의 막연한 기대감이나 맹신이 투기 광풍으로 이어지고 결국 거품이 터지는 패턴은 놀랍도록 일관되게 나타난다. 증기기관, 인터넷, 첨단기술 등 새로운 기술은 항상 새로운 기대감을 낳고, 이 기대감이 과도한 부채와 결합하여 위기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금융의 역사는 결국 인간의 심리가 빚어낸 역사임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이 과열될 때의 탐욕, 붕괴될 때의 공포는 시대를 초월하여 반복되는 것을 보며 아 나랑 똑같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위기가 곧 파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앗아간 흑사병이 봉건제를 무너뜨리고 근대 은행업의 토대를 만들었고, 1929년 대공황은 국가의 개입과 금융 안정망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탄생시켰다. 이렇듯 위기는 단순한 고통만 주는 것이 아니라 낡은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혁신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순환의 과정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포트폴리오 운용의 핵심 질문들이나 팩터 투자 모델 등 전문적이면서 실용적인 투자 지식을 제공하여 나같은 개인 투자자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된다.
투자 초보로서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장기적으로 생존해야 한다는 것과 인간의 본성 통제의 중요성이다. 단순하게 높은 수익률을 쫓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떨어져나가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위기 관리이자 장기 투자의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과거의 위기 사례들을 보면서, 섣부른 타이밍 매매나 과도한 빚투는 결국 인간의 탐욕을 자극하여 위기에 가장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됬다. 위기의 반복은 결국 인간의 집단 심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은, 외부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 상태를 끊임없이 경계해야한다는 교훈을 주었다. 시장이 과열되어 모두가 "가자~"하고 외칠 때 경계하고, 시장이 급락하여 모두가 "도망쳐~"할 때 이성적으로 기회를 살피는 역발상적 관점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화폐, 기축통화, 국제 질서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큰 그림을 이해하게 되었고, 지금 우리가 겪는 인플레이션이나 공급망 문제는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역사적 맥락 속에 있다는 통찰은 단기적 뉴스에 흔들리지 않고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투자 포지션을 설계하는 안목을 갖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40대 직장인 투자 초보로서 시장에서 꾸준히 살아남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며 '어떻게 돈을 벌까'를 넘어, '어떻게 잃지 않고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