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매몰스럽게 내어대는 모양.
"나의 천사, 나의 하늘, 나의 여왕, 나의 목숨, 나의 사랑, 나를 살려 주어요. 나를 구해 주어요."
사내의 애를 졸이는 간청
"우리 구경 가 볼까?"
짓궂은 셋째 처녀는 몸을 일으키며 이런 제의를 하였다. 다른 처녀들도 그 말에 찬성한다는 듯이 따라 일어섰으되 의아와 공구13와 호기심이 뒤섞인 얼굴을 서로 교환하면서 얼마쯤 망설이다가 마침내가만히 문을 열고 나왔다. 쌀벌레 같은 그들의 발가락은 가장 조심성많게 소리나는 곳을 향해서 곰실곰실 기어간다. 컴컴한 복도에 자다가 일어난 세 처녀의 흰 모양은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움직였다. - P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