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할 생각이라면 매수 타이밍을 너무 예민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너무 신경 쓰면 오히려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것이다). 매수는 적립식으로 매달 월급의 일부를 정해진 날에 매입하는 것을원칙으로 삼고 꾸준히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국 나 자신과의싸움이다. 1년 동안 그렇게 꾸준히 매입했다면 연말에는 계좌가 불어나 있을 가능성이 높다. - P168

질문에 모두 ‘네‘라고 대답했다면 단기투자가 본인의 성향과 잘맞을 가능성이 높다.
단기투자할 생각이라면 매수·매도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래서 여러모로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 많다. 예를 들어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ETF를 매입한다고 가정해보자. 금리가 오르면 채권의가격은 떨어진다. 만일 금리가 올라가는 구간에서 단기채권 ETF를매입한다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금리가 더이상 오르지 않고 정체되는 시점에 단기채권 ETF를 사야 한다. 금리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횡보하거나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 P169


필자가 생각하기에 핵심은 적립식 투자에 있다고 본다. 매달 납입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분기마다 납입하는 것도 좋다. 처음에목돈을 들여 매수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는 것보다는, 소액일지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소 1~2년 이상 꾸준히 추가 납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 P177


1990년대 초 미국 펀드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0% 수준에 달하고 있다. 기관, 개인 가릴 것 없이ETF를 담아놓고 있는 셈이다. 월가에서 ETF를 ‘투자 혁명‘이라고 - P177

부르는 배경이다. 적은 비용으로 시장 전체를 추종하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은 ‘SPY‘를 꾸준히 사들였고, 코로나19가 퍼졌던 2020년에도 ‘SPY‘의 하루 거래량은 1천억 달러를 상회했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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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업을 하는지 당신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회사의 주식은 사지 마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말을 명심하자. 해당 산업의 사이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투자로 성공할 가능성은희박하다. - P81

시크리컬 산업의 핵심은 수요와 공급의 함수를 파악하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특히 전 세계 수요처와 공급처의 물량싸움에 의해기업들의 주가가 결정된다. 실적이 말하는 숫자만을 보고 투자해선안 된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오히려 실적 발표치가 나쁠 때 바닥을치고 상승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업황이 바닥 구간을 지나고 있다고 시장에서 기대하기 때문이다. - P106

첫 번째, 포트폴리오를 일부 ‘헤지 (hedge)‘하고 싶을 때, 즉 주식시장의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회피하고 싶을 때활용한다.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라면 롱 포지션만 구축했을 확률이높다. 떨어질까 두렵다면 주식을 팔아서 현금으로 보유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현금을갖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살아남은 경험 많은 대가들은 간혹 이렇게 말한다. "현금을 종목처럼 받아들여라." 이 말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아무것도 사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하지 말고, 현금이라는 종목을 매수한 상태라고 생각하라는 의미다. 개인투자자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금을 가만두지 못한다. 가만히 있으면 손해를 보는 것같아 계속 매수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놓는다. - P115

가격전가력이 높은 업체는 원가 부담을 판매가 인상으로 해결할수 있다. 원가가 오르면 판매가도 올려 마진율을 지킨다. 물론 모든기업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격전가력이 높다는 것은회사가 제품의 가격을 올리더라도 소비자들이 구매할 만한 유인(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 P138

로나먼저 기준금리가 오를 때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안전자산인 예적금의 금리도 오르고, 신규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도 높아진다. 그러면 낮은 금리로 발행된 기존의 채권은 아무도 찾지 않게 되면서 가격이 하락한다. - P141

1개 종목에 소위 ‘몰빵‘을 해서 50%를 먹겠다는 전략보다는 안정적으로 여러 종목에 투자해서 10% 수준의 이익을 내는 전략이더 유효하다. 물론 50% 수익을 낼 수 있다면야 바랄 것이 없겠지만반대로 얼마든지 - 50%가 될 수 있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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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일본여행을 했는데

그 중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방문기를 올려봅니다.




2023.10월 7일 금요일.




여행 2일차에는 와세다 대학교에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에 방문하기로 했다.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마침 그때 예스에서 독서챌린지2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장하고 있던 차에

참여하게 되어서 즉흥적으로 정한 장소다.

또 5일에는 노벨문학상 발표도 예정되어 있었고.

이웃나라 작가지만 응원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수상자가 되지 못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큰아이가 11시에 예약해 두었다는 초밥 뷔폐에 갔다.

남편이나 아이들 모두 좋아하는 메뉴여서 잔뜩 기대를 하고.




아사쿠사바시 역 근처를 걸어갔다.








준비돼 있는 음식은 스시 여러 종류의 초밥이과 야채, 미소시루(된장국), 카레 등이

깔끔하게 놓여 있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담아 먹는 뷔페 식당이다.

초밥이나 생선회는 입에서 사르르 녹을 정도였다.

은근히 맛있는데?!ㅎ

우리가 갔을 때는 빈자리가 많았는데

정신없이 먹다 일어나 보니 사람들이 어느새 가득 차 있었다.

40년의 역사가 되었다는 이 식당은

큰아이가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알았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식당이란다.

가게 이름은 타이코차야.



다음엔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이 있는 와세다 대학으로 GO GO!



전철을 기다리는 중,

전철이 와서 두 정거장 쯤 타고 내렸다.

5분 정도 걸었나, 와세다 대학 건물이 보인다.




도로 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와세다 대학교.










하루키 도서관 외관.



연두빛 초록이 싱그러웠다.

단풍 들려면 먼 뒷의 일인 듯.




와세다대학교는 일본 도쿄의 도심 신주쿠에 있는 사립 종합대학교이다. 도쿄 중심부의 캠퍼스 외에도 도쿄 인근 4곳과 후쿠오카현의 키타큐슈에도 캠퍼스가 있다. 와세다대학 도서관은 일본에서 가장 큰 도서관 가운데 한 곳으로 소장 도서가 450만권에 이른다.(네이버 참조)

교정이 생각보다 소박해 보여서 인상적이었다.(다 둘러보지 못했지만)

단풍 들려면 한참 먼 뒤의 일인 듯 선명하고 초록초록한 나무들과

건물들과의 조화가 정말 아름다워 자꾸만 시선을 끌었다.

안으로 들어갔다.

도서관 스텝분이 반갑게 인사를 하기에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대답한다.





빼곡하게 꽂혀있는 하루키의 책들.




앉아서 쉬고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요즘 최신간 43년 만에 완성했다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원서도 꽂혀 있다.





주목받고 있는 정이현 작가의 책이 소개 되어 있다.

작가 자신도 참 영광스럽지 않을까.




2층으로 되어 있고 2층엔 시청각실과 재즈 감상실이 있었다.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음악을 감상하거나 책을 읽고 있어서 사진은 못 찍었다.





초록과 어울린 아치 구조물이 조화롭게 어울려 아름다웠다.





밖으로 나오면 이러한 근대풍 건축물이 있다.

'연극 박물관'에 관한 홍보물들이 걸려 있었다.






하루키의 말이 액자에 담겨 있다.

'배운다는 것은 본래, 숨을 쉬는 것과 같습니다.'라는 내용이 눈에 쏙 들어왔다.

교실에서든 밖에서든 우리는 숨쉬듯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라고.

와세다 대학 학생들에게 인기 많은 도서관이라고 한다.




아랫층에서 올려다 본 아치 구조물.

도서관 외관과 더불어 아치 구조물은 하루키 도서관의 상징인 것 같았다.




이 문으로 나가면 카페.

사람들이 앉아 있어서 사진은 못 찍고...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이 주된 방문 목적이어서

와세다 대학 전체를 둘러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우리가 처음 들어간 문이 후문이었나, 특별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소박해서 정감이 갔다.



나올 때는 작은 골목길로 나왔다.

자전거나 사람이나 걸을 수 있는 좁은 골목이었다.

정말 오래전에 생긴 골목길 인듯 정겨웠다.

언제 다시 가볼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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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0-22 1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세다 하루키 도서관 소식 기사로 읽은 기억이 나네요 잘 봤습니다 아치형 구조물 멋지네요 모교에 저런 도서관이 세워져서 학생들이나 작가 자신도 자랑스럽고 좋겠습니다 이 달 즐겁게 나머지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모나리자 2023-10-22 22:45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블로그에서 보다가 직접 보니 감회도 새롭고 멋지더라구요.
학생도 하루키 자신도 자부심과 영광이 함께 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서곡님.^^
새 한 주도 화이팅 하세요.^^

페크pek0501 2023-10-22 1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 님, 멋진 여행을 하셨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그곳을 다녀온 것만 같네요. 잘 봤습니다.
하루키는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 가문의 영광이겠습니다.
높이가 높은 책장이 보기 좋네요. 신간 하나가 추가될 때마다 이곳 도서관에 책 하나 올리는 맛을 만끼할 수 있는 작가라니 그의 인기가 대단하네요.
한 곳을 집중해 보는 여행이 좋아 보입니다. 또 앞으로 갈 일이 있겠지요...^^

모나리자 2023-10-22 22:50   좋아요 2 | URL
네, 의미있는 여행이었습니다.
탁 트인 높은 천장, 아직 비어 있는 곳이 많지만 빼곡히 차게 되면 정말
웅장하고 든든한 학생들에게 더욱 인기있는 도서관이 될 것 같아요.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와세다 대학 구석구석 더 돌아볼 수 있었을 텐데
약간 아쉬웠어요.ㅎ
굿밤 되세요. 페크님.^^

서니데이 2023-10-22 14: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일본에 가셨군요.
페이퍼를 읽으니 가족과 함께 다녀오신 것 같네요. 와세다대의 도서관은 대형서점처럼 책이 잘 배열되어 있어서 깔끔하고 보기 좋네요. 하루키 도서관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사진 올려주셔서 잘 봤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모나리자 2023-10-22 22:52   좋아요 2 | URL
네,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가족 여행이었어요.
도서관 외관이나 내부의 디자인이 멋지고 깔끔해서 정말 인기있는
도서관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서니데이님.^^

새파랑 2023-10-23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도서관 ㅜㅜ
저도 가보고 싶었는데 부럽습니다 ㅋ

와세다 대학교 학생들이 부럽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셨을거 같습니다 ^^

모나리자 2023-10-23 23:14   좋아요 1 | URL
네, 새파랑님께선 하루키의 작품을 많이 읽으셔서 남다른 애정이 있으실 거예요.
그쵸. 와세다 대학생들에게 엄청 인기 있는 장소라는데 자부심도 대단할 것 같아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도서관은 단짝인데 명성있는 작가는 더욱 그렇지요.
편안한 밤 되세요. 새파랑님.^^

거리의화가 2023-10-23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부럽습니다^^ 하루키 책들이 정말 많네요. 장서량도 어마어마하고 말씀하신대로 아치형의 구조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좋은 시간이셨겠어요^^

모나리자 2023-10-23 23:15   좋아요 1 | URL
네~ 거의 하루키 책만 보일 정도였어요.ㅎ
점차 빼곡하게 많아지면 대단할 것 같아요. 건축 디자인이 특이하고 멋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님.^^
 

예를 들어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목돈을 투자를 하는 것이라면 해외상장 ETF에 투자해서 연간 250만원 내외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단, 연금계좌나 ISA로는 해외상장 ETF 투자가 불가능하니 기억해두기 바란다.

더불어 손실 중인 종목이 있다면 절세를 위해 연말에 일부 매도후 해가 바뀌고 나서 재매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1월 1일부터12월 31일까지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 P31

벤치마크(이하 BM)가 있는 유형의 ETF, 즉 펀드매니저의 역량에따라서 포트폴리오가 수시로 바뀌는 액티브형 ETF는 초보 투자자에게 추천하는 상품이 아니다. 개인투자자가 ETF에 투자하는 주된목적은 펀드매니저의 종목 피킹 리스크를 줄이고 내가 선택한 산업, 특정 국가의 시장이 장기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가는 것을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데 있다. - P34

두 번째 차이점은 비용이다. 국내상장 ETF는 대부분이 지수추종형이다. BM을 따라가므로 운용하는 회사의 역할이 크지 않아서운용보수가 연간 0.2% 전후다. 반면 공모펀드는 운용하는 회사의역할(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1%에서 많게는 2%까지 연간 운용보수를 수취한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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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0-19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투자와는 거리가 멀지만 배워서 나쁠 건 없겠지요.^^

모나리자 2023-10-20 09:44   좋아요 0 | URL
네, 그렇지요.
그런데 몰랐던 걸 배우는 건 언제나 처음은 서툴러요.
배워서 꾸준히 활용을 해야 하는데 그게 관건인 것 같아요.
오늘 추워요. 따뜻하고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글쓰기에 대하여 - 작가가 된다는 것에 관한 여섯 번의 강의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박설영 옮김 / 프시케의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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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애트우드의 책이 블로그에 많이 보여서 검색하다가 만나게 된 책이다. 오랫동안 글을 써왔지만 글쓰기 관련 책을 만나면 늘 설렌다. 더구나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세계적인 문학가이며 부커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다는 대작가는 어떤 글쓰기로 자신의 삶을 엮어가는지 궁금했다. 서문을 읽으면서 벌써 노작가의 문장들은 나를 미소짓게 했다. 1960년대 초반에 영문학도였던 저자는 윌리엄 엠프슨이 쓴 모호함의 일곱 가지 유형이라는 권위있는 비평서를 읽어야 했고 2000년도에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엠프슨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대략적인 주제는 글쓰기’, 또는 작가가 된다는 것이었고 청년층과 노년층, 남자와 여자, 문학 전문가와 학생, 일반 독자 등 다양한 관객을 대상으로 한 여섯 번의 강의 내용이 이 책으로 엮어졌다.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지만 숱한 글쓰기 작법을 말하는 책은 아니다. 작가는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그 강의에서 파생된 것으로, 이것은 글쓰기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글 쓰는 법에 대한 책도, 나의 저술 활동에 대한 책도, 특정한 사람, 시대, 국가의 글에 대한 책도 아니다. (중략) 작가가 서 있는 위치에 대한 글이다. 그 위치라는 게 언제나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이 책은 한 40년 동안 글의 광산에서 노동해온 사람이 한밤중에 깨어나 그 긴 세월 동안 자신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다음 날 써볼까 생각해볼 법한 책이다.’(p17)

 



그렇다면 아마도 글쓰기는 어둠, 그리고 욕망이나 충동과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속에 들어가서 운이 좋으면 어둠을 밝히고 빛 속으로 무엇인가를 가지고 나오리라는 욕망 또는 충동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어둠, 그런 욕망에 대한 책이다.’(p25)

 



이 책의 내용은 1장 길찾기 제2장 이중성 제3장 헌신 제4장 유혹 제5장 성찬식 제6장 하강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글쓰기에 대하여라는 제목과 달리 작가와 독자의 관계나 작가의 삶과 처세, 작가는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에 대한 주제를 단테와 셰익스피어, 에밀리 디킨슨과 에이드리언 리치 등 톨킨과 스티븐 킹에 이르기까지 장대하고 심오한 글쓰기에 대한 사유를 펼치고 있다. 재미있고 때로는 아리송한 질문과 답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한다.

 



할머니는 교사였고 할아버지는 시골의사, 가족에게 헌신적인 아버지를 둔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덕분인지 글에서 위트와 여유로움이 느껴졌고 작가의 시선으로 인간의 삶을 꿰뚫고 있는 통찰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면 작가의 길에서 아무런 걸림돌 같은 것도 없을 법한데 시대적 상황에서였을까. 남성 작가들과 달리 불리했던 여성 작가로서의 삶이나, 오직 예술을 좋아하는 것으로 글을 써야 했던 힘듦을 토로한다. 남성 예술가들은 예술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질 수 있었지만, 여성 예술가에겐 그런 삶이 걸림돌이라고 여겼다. 또 그 시대에는 돈을 위해글을 쓴다거나 그렇다고 생각만 되어도 매춘 행위로 취급받았다고 한다. 베스트셀러로 만들기 위해 마케팅을 하고 여성 작가들이 활약이 두드러지는 지금의 현실과 얼마나 대비되는 이야기인가. 오직 돈을 위해서, 가난에 허덕이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글을 썼던 체호프, 관객에게 먹힐만한 글을 썼던 셰익스피어, 전업으로 글을 썼던 찰스 디킨스, 제인 오스틴과 에밀리 브론테 등을 언급하면서 돈이라는 요소를 놓고 볼 때 누가 더 낫다거나 못하다고 재단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한다.

 



많은 책을 섭렵하다 보면 필경 작가로 태어나는 것일까. 열여섯이 될 때까지 폭넓으면서 무차별적이었던 독서 경험-제인 오스틴부터 싸구려 SF모비딕까지 아울렀지만, 아무도 과장이나 직업으로서의 글쓰기, 일로써 글쓰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작가가 되었을까. 축구장을 가로질러 하교하던 중 머릿속으로 시를 쓴 뒤 종이에 옮겨 적었는데 그때부터 오로지 글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야구장에서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하던 하루키가 떠오른다. 이렇듯 작가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대작가의 작품들을 인용하며 글쓰기 강의는 물 흐르듯 이어진다.

 



책을 출간하는 것은 때로 자신이 마음속으로 저지른 것과는 전혀 다른 범죄로 재판에 회부되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종류의 예술가는 총살 집행장에 일렬로 줄을 서 있다는 악담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점에서 전부 같습니다.

 



한 권의 책이 나오는 것을 산고(産苦)에 비유하기도 한다. 책 출간으로 재판에 회부되고 총살 집행장에 일렬로 줄을 선 예술가들의 모습으로 표현한 부분을 읽으며 웃음이 났다. 대문학가도 이렇게 예민하구나. 일단 집필이 끝난 작품은 작가의 품을 떠나 독자의 손에 들어간다. 호평도 있지만 따끔한 독설도 있기 마련이다. 어쩌면 작가에게 있어 숙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밖에도 작가의 이중성에 대한 얘기도 흥미로웠다. 모든 작가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작가라는 이름은 두 개의 독립체가 형성하는데, 을 쓰고 있지 않을 때의 존재와 글쓰기를 하는 같은 육체를 말한다. 책을 썼던 그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이 되고 없기 때문에 작가는 두 자아가 한 몸을 공유하고 있으며 다른 자아로 변하는 순간을 예측하거나 포착하기 어렵다.’(P71)고 했다. 이중성이야기는 우리 중 누가 이 글을 썼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보르헤스의 딜레마를 꺼내고 나아가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에 나오는 탄소 원자 이야기로 나아간다. 또 글을 쓰는 행위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거울을 통과하는 순간에 벌어진다고. 결국 작가와 독자는 모두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고. 이중성 이야기는 왠지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여섯 번의 강의를 모아 놓은 이 책은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끌리는 장을 먼저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글쓰기는 이렇게 해야 한다거나 작가는 꼭 이래야 한다고 말하기보다는 주로 질문형으로 던지기 때문에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책을 읽는 사람은 글쓰기와 작가에 대한 지향점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작가의 얘기는 만족스러운 지적 사유를 선물로 줄 것이다. 생각지 않게 이 책을 오래 걸려 읽고 리뷰를 늦게 쓰는 바람에 처음 느꼈던 감흥의 정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이것은 온전히 내 책임이다. 가끔 들춰 보며 내 글쓰기는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독서의 범위가 편협하지 않은지 점검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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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0-19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 책을 가지고 있나 생각해 봤어요. 꼭 가지고 있을 것 같았는데 아닌가 봅니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통찰력뿐만 아니라 올바른 생활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글이 곧 삶이라는 걸 느낄 때가 많아요. 삶이 올바르지 못하면서 올바른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겁니다. 아, 어려운 글쓰기!!!

모나리자 2023-10-20 09:42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 접하는 애트우드의 책입니다.ㅎ
아무래도 인간인 이상 완벽한 인격체로 산다는 건 어려운 일 아닐까요?
나쁜 길, 나쁜 생각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 깨어있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그나마 작은 노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하루하루 글쓰기로 잘 엮어가고 계시잖아요.ㅎ 화이팅!!

2023-11-08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0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