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습관‘을 기르려고 몸을 많이 움직이다 보면 돈도 절약되고 건강도 좋아집니다. 취미를 만드는 습관이나 뇌를쓰고 독학하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그것을 통해 제2의 직업이 될 만한 무언가를 찾아 평생 현역으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 P18

 변액연금이란 불입금을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투자수익이 커져도 10년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입니다. 연금에 관한 세제는 꽤나 복잡해서 세금까지계산해가면서 연금 수령 계획을 짜려면 머리가 상당히 아픔니다. 그런데 비과세 연금보험(변액연금)은 연금 수령 때 비과세이기 때문에 세금 문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 P31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길 수 있는 제도를 알게 되고 고민을 덜 수 있었습니다. 그 제도는 바로 ‘연금저축 계좌이전 제도 입니다. 기존에 은행, 보험사, 증권사에 가입한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펀드를 다른 금융기관의 연금저축계좌로 갈아타 자유롭게 여러 가지 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 P40

우리는 자신이 가진 보험에 대해 정말 아는 것이 없습니다. 원래는 계약을 담당하고 있는 보험 설계사가 꾸준히 고객을 관리하면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하지만우리나라 보험 시장은 설계사의 잦은 이직 탓에 고아 계약이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보험이 어떤 것을 보장하 - P46

는지 스스로 파악해 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가입한 보험의약관에 자세한 보장 내용이 나와 있긴 하지만 일반인이 보험약관을 다 읽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보험을 잘 아는 사람에게 수시로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방법입니다.
- P47

여기저기 무료로 보장 분석을 받아보라고 권하는가 하면휴대폰을 켜면 모바일 보장 분석 앱을 다운받으라는 광고도수시로 뜹니다. 그러다보니 보험 리모델링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건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모두가 보험 마케팅의 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보험사의 수익성이 예전 같지 않다 보니 기존 보험을해지시키고 새로운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광고를보고 보험 리모델링을 했다는 지인을 여럿 보았는데, 잘 살펴보면 원래 가지고 있던 보험이 더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 P49

자동차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희박하지만 모두가 자동차 보험에 가입합니다. 반면 우리가 퇴직 후 몇십 년을 더 살 확률은 확실한것임에도 연금에는 다들 무심합니다. 그러니 연금은 단순한금융상품이 아니라 자동차보험처럼 꼭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셨음 합니다.
- P52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비결의 핵심은 생활 양식을 바꾸는것입니다. 마당 넓은 집이 없어도 집에서 가까운 공원이 내마당이라고 생각하고, 비싼 그림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미술관으로 언제든지 가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우아하게 가난해질 수 있는 환경이 완벽하게 갖춰진시대입니다. 은퇴 후에도 부자로 살 수 있는 법은 금수저보다는 문화적 금수저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습관, 은퇴를 준비하면서 꼭 만들어야 할 습관입니다.
- P62

일에서 얻는 즐거움은 행복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내가정말 하고 싶은 일, 천직이라고 생각되는 일을 할 수 있다면행복 앞으로 성큼 다가서게 됩니다. 마틴 셀리그만은 책 『긍정 심리학』에서 직업은 생업, 전문직, 천직으로 나눌 수 있다.
고 했습니다.  - P67

 예전에는 구직자와 재직자를 나누어 발급했지만,
2020년부터는 국민내일배움카드‘로 개편되면서 소상공인을 포함해서 계약직이거나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조건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대기업 직원도 월 임금이 300만 원 미만이거나 만 45세 이상인 경우라면 언제든발급이 가능합니다.
- P68

천직을 찾아 평생 현역으로 사는 것이 인생 후반전 삶을더욱 빛나게 해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노후자금을 충분히 준비했건 그러지 못했건 평생 현역으로 일할 제 2의 직업을 차근히 준비하는 습관은 꼭 필요합니다. 이것이여러분의 인생 후반전을 훨씬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줄것입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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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낀 이야기 스페이드의 여왕 - 뿌쉬낀 명작 단편선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백준현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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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킨의 작품 대위의 딸, 예브게니 오네긴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아직 접하지 못했던 단편 소설도 정말 기대되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뭐랄까, 독자를 손아귀에 쥐고 흔들었다 놓았다 하는 특유의 베짱이 느껴졌다. 최초의 운문소설이라는 예브게니 오네긴에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듯한 넉살 좋은 장난기나 재치가 느껴졌는데 이 책의 단편들에서도 유감없이 나타났다. 제정 러시아의 시대적 배경을 살아온 작가답게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나 주인공에는 군인이라는 공통점이 많았다. 다섯 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벨낀 이야기><스페이드의 여왕> 이야기로 되어있다.

 


 

발행인의 말은 빼뜨로비치 벨낀이 수집하고 다듬은 이야기를 발행인의 손을 거쳐 전달하는 형식을 갖춘 에필로그 격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푸쉬킨 자신이 지은 이야기면서 어떻게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했을까. 그뿐만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소설의 형식과 결말이 달라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자주 나온다. 이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러시아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는 결투가 아닌가 한다. <남겨둔 한 발>은 과거에 신기에 가까운 사격 솜씨를 가진 실비오에게 동경을 품고 있던 화자가 결투에 대한 사건을 이야기한다. 화자는 작은 마을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그 무리 속에는 35세의 퇴역 군인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이 실비오다. 어느 날, 실비오의 집에서 여럿이 모여 카드놀이를 했는데 모르는 장교 한 사람이 실비오에게 무례하게 군다. 청동 촛대를 실비오에게 던진다. 함께 있던 군인들은 경악을 하고 그 사람이 다음날 살아있을 것인가, 궁금했는데 사흘이 지나도 그자가 살아있다. 조금씩 잊혀졌지만 화자인 는 그에게 실망을 한다. 몇 번인가 변명하려는 눈치를 챘지만 듣지 않으려고 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실비오는 오늘 밤 갑작스레 이 마을을 떠나게 되었다며 모두 모여 저녁을 먹자고 한다. 저녁을 먹고 각자 흩어지는데 를 부르더니 궁금했던 결투 이야기와 과거의 결투 사건을 털어놓는 것이었다. 낭만적인 결투의 결말을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남겨진 한 발로 결투의 상대인 백작을 쏠 수도 있었는데 실비오는 그러지 않았다. 죽음 앞에서도 태연자약하게 체리 열매 씨앗을 내뱉는 백작의 태도에 큰 모욕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러시아 문학에 자주 등장하는 결투가 당시 불법이었다고 하는데 그러한 현실을 직시한 걸까. 아니면 죽음에 대해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그를 놀란 것일까.

 

 

 

다음 이야기 <눈보라><남겨진 한 발>과 비슷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네나라도보 마을의 자기 영지에 가브릴라 가브릴로비치 P아무개라는 지주에게 열일곱 살의 딸 마리야 가브릴로브나가 있었다. 손님을 환대하고 친절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고 예쁜 그의 딸을 보려고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였다. 마리야는 프랑스 소설을 들으며 자랐기에 사랑에 빠져있었는데, 상대는 가난한 육군 소위보 블라지미르였다. 눈치를 챈 그녀의 부모가 만나지 말라고 반대를 했지만 매일 단둘이 만났다. 서로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부모님의 뜻을 무시하자고 합의하는데, 마리야는 망설였지만 결국 함께 도주하기로 결심한다. 극심한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블라지미르는 결국 마리야를 만나지 못한다.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마리야 집으로 찾아갔으나 자기가 보낸 말과 마부는 없었다. 평소에도 그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그녀의 부모는 헛소리를 하는 마리야를 위해 둘이 결혼시키려고 했으나 이것도 어긋날 운명인지 블라지미르는 불행한 인간은 잊어달라, 남은 희망은 죽음뿐이다라는 편지를 적어보내고 군에 입대를 한다. 그런데 젊은 날 치기어린 군인이 장난삼아 교회 결혼식자리에 섰던 부르민을 다시 만나게 되다니. 그토록 마리야를 사랑했던 블라지미르는 아무것도 아닌 인물이 된다. 이처럼 우리가 원하는 결말에서 철저하게 벗어나 있다. 마치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굴러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이게 바로 푸쉬킨의 작품의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장의사>는 아드리안 쁘로호로프는 장의사 일을 하면서 두 딸과 하녀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제화공이며 이름은 고틀리프 슐츠라고 하는 이웃 사람이 아드리안에게 인사를 하러 와서 내일은 은혼식이라 영감님과 따님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하고 싶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에게 인사를 하고 건배를 제안하며 분위기가 좋았다. 그런데 누군가 망자들을 위해 한잔 해야지, 하는 말을 듣고 모욕을 당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는 죽은 사람들을 모두 불러낼 것이라고 중얼거린다. 그리고 침대에 쓰러져 코를 골기 시작하는데...

 



아드리안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자신이 묻어준 사람들이었다. 어떤 이는 관을 속이지 않았느냐 따지기도 하고 뼈만 앙상한 팔을 벌려 아드리안을 끌어안으려 한다. 망자들 사이에서 시달리던 아드리안은 그만 정신을 잃고 만다.

다행인 것은 꿈이었다는 것. 하녀가 얘기해 주는 말에 의하면 독일인 집에서 종일 술을 마시고 취해서 계속 지금까지 잤다는 말에 안도를 한다. 음울하고 말수가 없는 아드리안이 자신의 직업을 비하하는 말에 자격지심을 갖기도 했지만, 망자를 대하는 일을 하면서 삶을 꾸려가고 있지만, 그래도 공포스런 꿈속을 벗어나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안도하며 소박한 행복을 되찾아 간다.

 



<역참지기>는 당시 러시아 공무원 체계 중 가장 하급 직위 공무원인 역참지기의 신분과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다. 열네 살 짜리 딸 두냐를 경기병에게 빼앗기고 딸의 소식도 모른 채 죽어간 안타까운 이야기다. 참 경기병도 사악한 인간이지 않나 싶다. 그렇게 예쁜 딸을 꼬드겨(?)-두냐를 따라가게 한 건 아버지다. 그로 인해 평생 자책한다. 보통 소설에서라면 딸을 준 아버지를 은인으로 모셔야 하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좀 무례하게 말하지만 두냐를 버리진 않을 것이고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불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역참지기인 아버지는 그를 따라가도록 한 결과 비참해질 거라는 자책으로 자신의 죽음을 자초한 것이었다. 일반적인 감상주의 문학의 한계를 초월한 새로운 시대상을 구현하려 했던 것일까.

 



다섯 편의 이야기 중 <귀족 아가씨-시골 처녀>는 가장 재미있고 귀여움과 재치가 느껴지는 이야기라 하겠다. 두 귀족의 이웃이 서로의 영지를 경영하는 방식이 탐탁치 않아서 앙숙이 되었는데 각각의 아들과 딸이 사랑하게 되면서 깊은 우정의 관계로 발전한 이야기다. 읽을 독자를 위해 이 정도로만 언급하려 한다.

 



<스페이드의 여왕>은 눈치 챈 것처럼 카드게임에 관한 이야기다. 푸쉬킨이 두 번째로 볼지노에 머물렀던 1833년 가을에 써서 다음해인 1834년에 출간한 이 작품은 영화나 오페라로 상연되기도 했단다. 아버지가 물려준 돈으로 극도의 절약 생활을 하던 주인공 게르만이 카드게임 판을 구경하다가 일확천금을 보장한다는 카드 석 장의 비밀에 대한 일화를 듣게 된다. 백작부인의 침실에 몰래 잠입하여 그 비밀을 알려달라고 추궁하는 바람에 놀란 부인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둔다. 그런데 그의 욕망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았을까. 백작부인 유령이 나타나 카드게임을 할 때 ‘3, 7, 에이스를 하루에 하나씩만 사용해서 게임을 하고 거액을 걸면 큰돈을 거머쥔다, 그대신 그 이후에는 도박은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조건도 말해준다. 하지만 두 번을 성공하고 세 번째에는 에이스가 아니라 스페이드 여왕을 내는 바람에 모은 돈 전부를 잃게 되고 미쳐서 병원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렇게 오래전에 쓴 소설임에도 우리 현대인의 자화상을 잘 묘사해 놓은 듯 소름 돋지 않는가. 멋지게 한탕 해서 낭만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 말이다.

 



당신은 제 인생에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분입니다. 제게 돈을쓰실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저는 당신이 카드 석 장을 차례대로 맞춰 뽑을 수 있다는 건 압니다.”

(중략)

그건 농담이었어.”(P211)




지금까지도 많은 러시아 작가들에게 영감을 끼치고 있는 천재 시인이며 대문호인 푸쉬킨의 단편작품을 만나게 되어 유쾌하고 감동적인 시간을 보냈다. 역시 명작에는 우리의 삶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푸쉬킨의 작가적 역량과 재치를 이 단편 걸작선에서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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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4-01 1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푸쉬킨의 작품은 거의 다 읽으셨군요 ㅋ 전 아직 <예브게니 오네긴>을 못읽었어요 😅 저도 <벨킨이야기> 너무 좋더라구요. 역시 러시아는 결투죠 ^^

모나리자 2022-04-01 15:17   좋아요 3 | URL
아직 못 읽은 작품도 많아요.ㅎ
맞아요. 푸쉬킨의 단편은 처음 읽었는데 위트가 느껴지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푸쉬킨도 결투 때문에 세상을 떠났고 아무런 장례의식도 없이 묻혔다니
정말 안타까워요.
감사합니다~4월도 화이팅 하세요~새파랑님.^^

미미 2022-04-01 1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기 ‘스페이드의 여왕‘ 빼고는 다른 출판사 책으로 읽었고 <예브게니 오네긴>은 오디오북으로 듣다 말았는데 마저 들어야겠네요ㅎㅎ러시아 문학은 우리 정서와도 잘 맞는것 같아요. 모나리자님 4월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독서 함께해요~^^♡

모나리자 2022-04-01 15:20   좋아요 3 | URL
네.. 마저 얼른 들으세요.ㅎㅎ 미미님.^^
저도 20대 때는 러시아 문학 좋아해서 꽤 읽었는데.. 그 시절이 그립네요.
투르게네프의 작품을 좋아했었는데..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ㅎㅎ
<첫사랑>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미미님의 4월도 활기차고 즐거운 일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그레이스 2022-04-01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록된 단편들을 다 설명해주셨네요!
화자는 어떤 마음일까를 생각하게 되었었습니다^^

모나리자 2022-04-01 22: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그레이스님~
역시 러시아 소설 오랜만에 읽으니 좋았어요.
4월에도 화이팅 하세요~그레이스님.^^
 

무롬스끼는 진짜 러시아 귀족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날렸는데, 그 상황에서 아내까지 죽자 자신이 보유한 영지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시골로 내려왔다.
그는 여기서도 허세를 부렸는데, 이번에는 방식을 달리했다. 그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돈을 영국식 정원을꾸미는 일에 거의 다 쏟아부었다. 그는 마부들에게 영국 경마 기수의 복장을 입혔고, 딸에게는 영국 가정교126 - P126

사를 붙였으며 밭도 영국식으로 갈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곡물은 외국식으로는 여물지 않는 법이다.2) - P127

알렉세이가 우리 아가씨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었을지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녀들에게 그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만난 우울하고도 절망감을 풍기는 인간이었고, 상실한 삶의 기쁨과 시들어 버린 청춘에 대해 이야기해 준 최초의 인물이기도 했다. 게다.
가 그는 해골 문양이 있는 검은 반지를 끼고 다녔는데, 이 모든 것이 이 현에서는 극히 새로운 모습이었다. 아가씨들은 그에게 넋을 잃었다.
- P131

그는 거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리자… 아니 아꿀리나, 저 사랑스럽고 까무잡잡한 아꿀리나가 사라판이 아니라 새하얀 실내용드레스를 입고 창가에 앉아 그가 보낸 편지를 읽고있었다. 그녀는 편지 읽는 것에 심취해서 그가 들어온소리도 못 듣고 있었다. 알렉세이는 기쁨의 탄성이 터져 나오는 걸 억제할 수 없었다. 리자는 흠칫 놀라 고개를 들더니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려 했지만 그가 달려가서 그녀를 붙잡았다.
- P170


"만일 언젠가 당신의 가슴이 사랑의 감정을 느낀적이 있다면, 그 사랑의 희열을 기억하신다면, 갓 태어난 아들의 울음소리에 단 한 번이라도 미소 지은적이 있다면, 언젠가 당신의 가슴속에 인간적인 그 무엇이 고동친 적이 있다면, 당신에게 애원합니다.  - P212

"내 에이스가 이겼소!"
게르만이 자기 카드를 내보이며 말했다.
"당신의 여왕이 졌군요."
.
체깔린스끼가 상냥하게 말했다.
게르만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실제로 그가 내민 건에이스가 아니라 스페이드 문양의 여왕이었다. 그는자기 눈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고 자신이 어쩌다가카드를 잘못 뽑아 놓았는지도 이해되지 않았다.
바로 그때 스페이드의 여왕이 눈을 가늘게 뜨고 비웃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이 누군가와 기묘하게 닮았.
- P236

다는 점이 그를 놀라게 했다...
"그 노파구나!"
그는 공포에 질려 외쳤다.
체깔린스끼는 자기가 딴 돈을 끌어모았다. 게르만은 꼼짝도 않고 서 있었다. 그가 테이블에서 물러나자사람들은 큰 소리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기막힌 한 판이었어!"
노름꾼들이 말했다. 체깔린스끼는 다시 카드들을섞었고 노름은 평소와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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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장의사는 화가 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대체 왜들 그러는 거지?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자들의 일보다 떳떳하지 않다는 건가?"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니, 장의사가 뭐 사람 죽이는 망나니라도 된다.
는 거야? 그리고 이교도 놈들은 뭘 꼬투리 잡아 비웃는 거지? 장의사를 크리스마스 어릿광대로 보는 건가? 이 자들을 내 집들이에 불러서 실컷 먹여 주려했는데, 이젠 어림없어! 대신 내게 일감을 주었던 축은 정교(正敎) 신자들을 불러야겠다."
- P87

아드리안은 그들이 자기가 정성스럽게 묻어 준 사람들이며 함께 올라온 손님은 폭우가 쏟아지던 날 묻어준 여단장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경악했다. 남자든 여자든 그들은 모두 장의사를 둘러싸고허리를 굽히고 인사도 했다. 하지만 딱 한 사람, 얼마전에 공짜로 묻어 준 거지만이 자신의 누더기 같은옷이 부끄러웠던지 가까이 다가오려 하지 않고 한쪽구석에 말없이 서 있었다.  - P91

망자는 이 말과 함께 뼈만 앙상한 팔을 벌려 아리안을 끌어안으려 했다. 아드리안은 비명을 지르며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쳤다. 뾰뜨르 뻬뜨로비치는 비틀거리다가 자빠지더니 몸 전체가 산산조각이 났다.
격분한 망자들 사이에서 불평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모두가 자기 동료의 명예를 위해 아드리안에게 욕설과 협박을 퍼부으며 달려들었다. 그들의 고함에 귀가 멍해지고 깔려 죽을 지경이 된 불쌍한 아드리안은얼이 빠져 퇴역 근위 중사의 뼛조각 위에 쓰러진 후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 P93

뱌젬스끼 공작이 장난스럽게 독재자라고 부르는 역참지기의 의무는 무엇인가? 정말로 강제 노역을 당하는 존재나 마찬가지 아닌가? 밤이고 낮이고 마음이편할 때가 없다. 여행자는 지루한 여정 내내 쌓인 화를 역참지기를 대상으로 풀려고 한다. 날씨가 짜증스러웠고, 도로가 엉망이었고, 마부는 고집이 셌고, 말이 제멋대로 갔던 것도 모두 역참지기 탓이라는 것이다. 역참지기의 낡은 숙소에 들어간 여행자는 마치 원수를 대하듯 그를 쳐다본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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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만은 그에게 더 이상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원래부터 낭만적인 상상의 세계에 젖어 있던 나는, 수수께끼 같은 삶을 살고 있으며 어떤 신비로운을소설의 주인공처럼 보였던 그의 모습에 강한 애착을느꼈었기 때문이다. 그도 나를 좋아했기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와는 평소의 날카로운 독설을 제쳐 두고여러 가지 주제에 관해 소탈하고 놀랄 만큼 기분 좋은 태도로 대화를 나누곤 했었다.  - P22

 그 시절에는 난폭함이 유행이었는데, 나는부대에서 첫째 갈 정도로 난폭한 행동을 즐겼소, 우리 는 과음을 자랑거리로 삼았고 나는 제니스 다비도프6)가 칭송했던 그 유명한 부르쪼프 보다 더 많이마셨소. 우리 연대에서 결투는 종종 있는 일이었는데,
나는 그 모든 결투의 증인이었거나 당사자였소. 연대의 동료들은 나를 우상처럼 생각했지만, 늘 교대되어부임하는 연대장들은 나를 필요악으로 간주했소.
- P28

그런데 내 총구에 몸을 맡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그자는 선 채로 군모에서 잘 익은 체리 열매를 골라내 먹으며 씨앗들을 뱉고 있더군. 그 씨앗들이 내 발 밑까지 날아 왔소. 그자의 태연함이 나를 격노하게 만들었소. 순간 ‘이자가자기 목숨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데 내가 그것을빼앗은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
- P31

"당신은 이 ‘유명 인물이 누군지 짐작이 갈 거요.
나는 모스크바로 갈 생각이오. 그자가 예전에 체리 열매를 먹으며 그랬던 것처럼 결혼식을 앞두고도 그렇게 태연한 태도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지 지켜볼작정이오!"
- P33

이 총에 장전된 것이 체리 열매 씨앗이 아닌 게 유감이군…. 총알이 씨앗보단 무겁잖나. 어쨌든 지금 우리가 하려는 건 결투가 아니라 살인이라는 생각이 드는군. 난 총을 들지 않은 상대를 조준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말이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세. 제비를뽑아서 누가 먼저 쏠지 정하자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 P43

집 안의 누구도 두 사람의 도망 계획을 모르고 있었다. 전날 밤에 그녀가 썼던 두 통의 편지는 불태워졌고 하녀는 노부부가 역정을 낼 것이 두려워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사제, 퇴직 기병 소위, 콧수염 기른측량 기사, 소년 창기병은 각자의 이유가 있어서 말을아꼈다. 마부 제레쉬까는 심지어 술 한 잔을 걸친 자리라 할지라도 쓸데없는 말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열 명도 넘는 공모자들은 이런 식으로 비밀을철저히 지켰다. 하지만 열병을 앓는 가운데 끝없이 헛소리를 하던 마리야 가브릴로브나의 경우에는 무심코 비밀이 입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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