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역시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변환이다. 낱말에서 낱말로, 문장에서 문장으로, 단락에서 단락으로, 그렇게 한 언어로구상되고 쓰이고 읽힌 텍스트가 다른 언어로 다시 구상되고 쓰이고 읽힐 때까지 변화된다. 번역가는 원문의 효과를 상쇄하지않으면서 다른 버전으로 맞받을 대체 가능한 해법을 찾으려 고심한다.  - P135

이런치열한 언어학습이야말로 감옥 안에서 그의 심리적 평정을유지하게 해준 힘이다. 1929년 12월 즈음, 서신집의 가장 감동적인 어느 구절에서 그는 자신의 영혼이 지치지 않는 것은언어 때문이라고, 언어 공부가 자신을 구제해주기 때문이라 - P149

고 말한다. "내 마음 상태가 어떠하냐면 설령 나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지더라도 나는 여전히 차분하게, 심지어 사형 집행전날 밤까지도 아마 중국어공부를하고 있을 것 같다." - P150

번역은 텍스트 간의 결혼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부디 변치않길 소원하는 친밀한 결속 같은 것. 그람시는 말 그대로 번역과 결혼했다.  - P151

이중의 텍스트 DOPPIOTESTODOUBLE TEXT

그람시의 옥중 저술은 방대한 양의 서신과 방대한 양의수고로 나뉘어 있었다. 각각의 글 묶음은 다른 쪽 글 묶음을 읽음으로써 의미가 증폭된다. 그의 저술은 두 텍스트간의 대화이고, 대화는 모든 번역의 기반을 이룬다. 그람시가 공책에 글을 쓰기 시작한 날짜는 1929년 2월 8일이었다. - P154

관계 RAPPORTO RELATIONSHIP

번역은 두 텍스트, 개념, 현실, 순간 사이에 맺는 친밀하면서도 불완전한 관계를 암시한다. 그람시의 편지를 읽다 보면,
부인, 어머니, 처형, 형제, 자식을 비롯한 가까운 인물들과 그람시의 관계가 얼마나 친밀하면서도 불완전한가를 이해하게된다. 그람시의 편지를 읽으면서 모든 대인관계가 번역의 한형태로 읽힐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 P157

여러 언어를 알고 있으면 사고를 체계화하는 데에 능숙함과명료함을 훨씬 더 발휘할 수 있으니, 그건 우리의 사고가 언어를통해 이루어지는 탓이다. 한데 어떤 언어도 무한한 생각의 묘미에 상응하는, 그것을 모두 표현할 만큼 충분한 단어와 구절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여러 언어에 지식이 있고, 그리하여 한 가지언어로 말해질 수 없다든지 적어도 다른 언어로는 간단명료하게 - P196

표현하기가 어렵거나 그 정도로 신속하게 표현을 찾기 힘들 때다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우리가 각자의 사고를 표명하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아울러 말을 생각에 적용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결국 말로 적용되지 않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인 상태로 남을 것이다. - P1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끈이 풀리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미 말했다시피, 이 소설 전체가 그야말로 묶기와 풀기, 정돈과 해체, 창조와 파괴의 연속이다.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는 "글쓰기는 창조보다 파괴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도 어느 정도는 진실이다. - P55


번역은 수없이 많은 무서운 복도의 어둠 속을 더듬거리며걸어가는 일이다. 나는 트릭』의 주인공 삽화가에게서 실마리를 얻었다. 이 주인공이 부록에 적어놓은 말이 있다. "텍스트를 속속들이 이해하는 것이 제대로 된 작업의 첫걸음이다." 나도 이 말을 따랐다.  - P72

번역은 무엇보다 제거elimination의 과정이다. 문장 하나를 구축할 때마다 나는 수많은 가능성을 폐기해야 했다. 또한 번역은 본질적으로 기존텍스트의 파생물이다. 뻔뻔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스타르노네 문체의 영매가 된 양 그가 쓰는 것처럼 글을 쓰고, 어떻게든 그의 글을 영어로 복사해서 붙여 넣고 싶었다.  - P73

오비디우스의 신화에서 에코가 처한 상황은 분명 자기 목소리와말을 박탈당하는 형벌이다. 그러나 이상적으로, 번역하는 사람으로서의 그는 이 ‘형벌‘을 고무적인 도전으로, 때로는 기쁨으로 전환한다. 번역가는 ‘반복‘함으로써 텍스트의 ‘분신double‘을 만들어내지만, 이때의 반복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상상력과 독창성과 자유로움을 요하는 연금술같은 정교한 공정을 통해 텍스트의 의미를 복원하는 번역가의 행위는 제한적인 복제와는 거리가 멀다.  - P79

좋은 번역이 되는 트릭은 어느 것이 번역이고 어느 것이 원본인지분별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번역이 번역처럼 느껴지거나‘ ‘들리는‘ 순간, 독자는 펄쩍 뛰며 비난하고 거부한다. 우리가 번역에 거는 엄청난 기대는 ‘진짜‘처럼 들리는 것이다.
그러니 원문보다 훨씬 더 많은 요구 사항이 번역에 쏟아지는것이다. - P83

번역을 해보지 않은 작가는 나르키소스처럼, 좋든 나쁘든 지속 - P93

적인 내성內省에 갇히게 된다는 점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 그에 반해 번역을 하는 작가는 주어진 언어의 한계를 인식하고 내 생각에는 결정적인 각성이다 동시에 크게 도약할 것이다. 번역하는 작가는 익숙지 않은 원천에서 샘솟는 신선한 지식을 손에 넣을 텐데, 이 자양분이 결국은 더 넓고 깊은 문학적 대화로 이어질 것이다. 번역은 가능성으로 가득한 지평을 열어 창작에 새로운 방향과 영감, 어쩌면 변화까지도 가져다줄 뜻밖의 길로 작가를 안내할 것이다. 번역이란 거울을 응시하다가 그 안에서 자기 외에 다른 이를 보게 되는그런 것이니까.
- P9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3-12-23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따뜻한 주말 연휴 되시기 바랍니다

모나리자 2023-12-25 12:47   좋아요 1 | URL
네, 덕분에 잘 보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곡님.^^
 

나는 이 단락이 꿈을 읽고 이탈리아어를 향해 가는내 행로의 흥분과 고뇌를 한참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이 언어에 빠져든 이후로, 이 언어를 사랑하게 된 이후로, 나는 수십 년째 잇달아 나타나는 문들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다. 하나의 문은 매번 나를 또 다른 문으로 데려간다. 그것들을 대면할수록, 그것들을 통과할수록 열어야 하고 극복해야 할 더 많은 다른 문이 나타난다.  - P32

어떤 외국어든 그 언어를 정복하려는 사람은 두 가지 주요한 문을 열어야 한다. 첫째는 독해력, 둘째는 입말이다. 중간에 놓인 더 작은 문들, 이를테면 구문, 문법, 어휘, 의미의 뒤앙스, 발음도 무엇하나 건너뛸 수 없다. 그것들을 통과하면비교적 숙달된 수준에 도달한다. 나는 여기서 나아가 감히 글말이라는 제3의 문을 연 것이다. - P33

이탈리아어로 읽고 쓰고 살면서 나는 더 주의 깊고 적극적이며 호기심이 많은 독자, 작가, 사람이 된 기분이다. 새로 마주치고 배우고 공책에 기록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작은 문을이룬다. 이때 내 이탈리아어 사전은 문간이 되어준다.  - P34

내가 읽는 책, 내가 쓰는 문장, 내가 완성하는 텍스트, 아울러이탈리아인 친구와 나누는 대화 하나, 내가 스스로를 표현할기회 하나까지 전부 문으로 여긴다. - P35

책이 출간된 이후에는 독자들이라는 문이 내 앞에 나타났다. 이번에는 그들이 겉장을 열어 책을 읽을 차례였다. 어떤이들은 내 말을 받아주고 나를 환영해줄 것이다. 어떤 이들은그렇지 않을 테고, 이런 불확실한 운명은 어느 책이든 겪는일이고 심지어 겪어야 마땅하다. 무슨 언어로 쓰인 책이든 일 - P35

단 출간이 되면 한 권한 권이 문턱 위에 세워진다. 읽는다는 건, 문자 그대로 책을 여는 것이고 동시에 자아의 일부를여는 것이다.


"나는 문이 없는 세상에서 살거나 글을 쓰기를 바라지 않는다. 난관이나 방해물이 없는 무조건적인 개방은 나를 자극하지 못한다. 닫힌 공간도 비밀도 미지의 존재도 없는 그런 풍경에서는 나를 사로잡는 매력도, 내가 찾아야 할 의미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 P36

새로운 언어로 글을 쓰는 것이 일종의 실명과 비슷하다는점을 나는 알고 있었다. 글쓰기란 다름 아닌 세계를 인식하고관찰하고 시각화하는 것이니까. 이제 나도 이탈리아어로 앞을 볼 수는 있지만, 시야의 일부만 보일 뿐이다. 여전히 반쯤은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고 있다. 나도 로마노처럼 불확실한손으로 글을 쓴다. - P37

이민 가정의 자식으로서 나라는 존재 자체가 아슬아슬한지리적·문화적 접목의 결실이다. 애초에 글쓰기를 시작할 때부터 나는 이 주제와 경험, 트라우마를 이야기해왔다. 그것이 - P41

내가 세계를 읽는 방식이다. 접목은 나를 설명하고 규정한다.
이탈리아어로 글을 쓰는 지금은 나 자신이 한 그루의 접목이되었다.
- P42


접목이라는 단어는 나를 전진하게 해주고, 한편으로는 내의 과거, 나의 시작점, 나의 궤적을 서술해준다. 이탈리아어를탐색하는 새로운 여정을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고, 영어로 쓴예전 글들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 P42

접목으로 생명을 구할 수도 있지만, 접목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는 취약성이 특징인 만큼 불확실한 것투성이다. 잘 풀리지 않을 수도 있고, 결실이 보잘것없을 수도 있다. 늘 조마조마하다. 필요한 건 믿음과 인내를 갖는 것이다. 결과가 좋으리라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새 나뭇가지가자라나리라는 희망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나는 작가이자 한개인으로서 새로운 품종의 나를 길러내려 애쓰는 중이다.
- P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작 하곤 했다. 그런 정식 프로젝트를 해보기 전인 학부생때는 라틴어와 고대 그리스어를 공부했다. 독해가 가능할 만큼 문법을 익히고부터 읽기와 번역이 하나의 경험으로 융합됐다. 그때 이후로 능동적이고 역동적이면서 이중적인 읽기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독서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지만 사실 나는 그 이전부터, 심지어 글을 읽기 전부터 번역을 해오고 있었다. 나는 영어와 벵골어를 동시에 구사하는생활환경에서 자랐고, 이건 곧 나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이두 언어를 끊임없이 번역해왔다는 의미였다. - P13

번역은 나와 글쓰기의 관계를 변화시켰다. 새로운 단어를쓰는 법, 새로운 문체와 형식을 실험하는 법, 더 위험한 도전을 감행하는 법, 내 문장을 다르게 쌓고 직조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이미 독서로도 이 모든 걸 접하지만, 번역은 그 속을 - P19

뒤집고 체계를 뒤흔들어 급기야 뜻밖의 계시적인 형태로 이런 새로운 해법이 드러나게 만든다. 번역은 새로운 리듬과 접근법으로 내 글을 성찰하고 정련하는 과정에서 타가수분을 일으킨다. - P20


본격적으로 번역에 몸담기 전까지는 작가로서의 내 삶에

무언가가 누락돼 있었다. 이제 나는 글을 쓰지 않는 혹은 글쓰기에 관해 생각하지 않는 삶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번역하지 않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 나는 글쓰기와 번역하기가한 활동의 두 양상 또는 한 동전의 양면이라고, 아마도 언어의불가사의를 더 멀리, 더 깊이 헤엄쳐가게 해주는, 각각 힘은다르되 상호 보완적인 두 가지 영법이라고 생각한다. - P21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3-12-19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9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러분이 투자할 종목을 고를 때는 차트에서 이동평균선의 순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단기 이동평균선부터 아래로 떨어져 가는 주식이나, 이미 역배열 상태인 주식은절대 쳐다봐선 안 되는 차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 P189

들쭉날쭉한 투자 성과보다는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최우선 과제는 투자에책임을 지고, 시장이 당신에게 뭔가를 주거나 당신을 위해서 뭔가를 해줄 거라는 기대를 버리는 것이다.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하기로 결심한다면 시장은 더 이상 당신의 적이 아닐 것이다."

 마크 더글러스 - P190

‘하루 종일 시세판을 쳐다보고 있어도 돈은 벌 수 없다.‘ - P202

"장기간 움직이지 않던 주식이 오르기 시작하면 크게 오른다

장기 휴면 주식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움직인다.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던 주식이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크게 오르는 것이 보통이므로조금 올랐다고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팔아버리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시장을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원칙으로 시장을 무시할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심각하게 변하지 않는 이상 주식을 내놓아서는 안 된다." 피터 린치 - P398

급등주라고 해서 초기부터 소위 점상한가로 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급등주는주가를 흔드는 과정이나 기간 조정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의 ‘진‘을 완전히 빼버리고 나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물량을 던졌다고 판단되는 그 순간부터 상승을 시작하게 되지요.
물론, 처음 하루 이틀 오를 때에는 매수 기회를 줍니다만, 판 가격보다 이미 올라 있기때문에 밑진다는 생각에 막상 매수는 못 하게 됩니다. - P4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