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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순간이지만 내 피부는 평생이니깐
카즈노스케 지음, 이영란 옮김 / 성안당 / 2020년 2월
평점 :
이 책에서는 ‘설마 이것도?’라고 할 정도로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좋다’를 반복합니다. 한편 ‘이게 좋다’라는 내용은 좀 적습니다. 그럼 여러분들은 안 된다고만 연발하고 정작 뭘 어떻게 해야 좋은지는 안 가르쳐준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판매를 위한 화장품 시장의 전략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항상 뭔가를 하지 않으면 내 피부가 점점 노화되어 간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필요하지도 않은 화장품을 결제하게 만드는 전략 말입니다.(P6. 프롤로그)
정말 그랬다. 읽어나가다 보니 어떤 화장품이 좋고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다는 말은 별로 나오지 않아서 화장품 사는데 돈들이지 않아도 되겠군, 했다. 나 역시 초간단 화장을 수년 째 고수하고 있다. 예를 들면 스킨, 로션을 둘 다 바르지 않고 스킨만 바른 다음에 크림(영양크림)을 바르고 썬크림, 그리고 콤팩트로 마무리하고 색조는 립스틱만 바른다. 예전에 20대에는 아이섀도우, 마스카라 등 볼터치도 한 적이 있지만 그리 오래하지는 못했다. 눈물이 나는 듯 자극이 느껴져서 그만 두게 되었다. 화장품을 바를 때 여러 번 마찰을 가하면 주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물론 기초화장품만 해도 일고여덟 가지나 되는 것을 다 바른다고 해도 피부가 그것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정보를 다른 책에서 알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계면활성제와 단백질을 연구하고, 대학원에서는 화장품의 리스크와 소비자 교육에 관해 연구하였으며 블로그 운영 및 알기 쉬운 칼럼으로 피부 및 헤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여러분들은 지금 ‘쓸데없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당장 오늘부터 이런 쓸데없는 피부 관리법을 그만두는 것만으로도 지금보다 훨씬 예뻐질 수 있습니다. 특별히 뭔가를 추가할 필요 없이 일단 그만 두기만 하면 됩니다. 기존의 것을 그만 두고 초간단 스킨케어만으로도 괜찮을까 불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부는 본래 갖고 있는 기능만으로 충분히 보습이 가능하며, 오히려 더 좋아질 수 있습니다. 좋은 피부를 위해 화장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많지 않습니다.(P7. 프롤로그)
예뻐지는 화장품이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여성이라면 누구나 귀가 솔깃 할 것이다. 아름다움을 향한 노력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반면 화장품과 고가의 시술로 인해 나타나는 폐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와 함께 예쁜 것을 추구하게 하는 사회시스템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책 제목처럼 ‘화장은 순간이지만 내 피부는 평생이니깐’... 이 말을 명심한다면 단도직입적으로 그리고 용기있고 당당하게 말하는(읽으면서 든 생각은 화장품이나 미용업계에서 들으면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가차없는 당당함이 보여서 흥미로웠다.) 저자의 말의 잘 새겨들을 필요가 있겠다. 특히 고가의 브랜드 화장품이나 기능성 화장품의 효능을 무조건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면 여태까지 해왔던 자신의 방법을 좀 의심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 알려주는 정보는 총 4가지인데 세 번째 장까지 51개의 ‘잘못 알고 있는 뷰티 상식’을 마지막 장은 좋은 피부를 위한 올바른 뷰티 상식 Q&A로 구성되어 있다.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묘사한 귀여운 여성의 그림과 풍부한 도표가 가득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첫째 좋은 피부를 위해 제대로 알아야 할 스킨케어
둘째 여자를 위한 플러스알파 케어
셋째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름다운 헤어&바디케어
셋째 내 피부를 지키는 올바른 뷰티 상식 Q&A
잘못 알고 있는 뷰티 상식 1. ‘無첨가’가 피부에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첫 부분부터 당황하게 된다. 나의 경우 일부러 그런 화장품을 선택해서 구입하는 건 아니지만 언젠가 선물로 받은 샴푸가 ‘무첨가’ 제품이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다. 대개는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무첨가 화장품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은 화장품 회사가 원하는 것!’ 이므로 현명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향료든 착색료든(주로 지정성분)이 한 종류라도 들어있지 않으면 무첨가라고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화장품을 무첨가 화장품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이 'H2O'라는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것처럼 식물성 오일과 같은 천연 성분도 그 실체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합성물질인 계면활성제나 방부제도 원료는 모두 천연 성분이라는 것이다.
※ 결국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일반 방부제가 든 화장품이며 ‘방부제 프리’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미백화장품이 효능에 대한 진실, 유기농 화장품이 정말 좋은 것인지, 직접 만든 화장품의 안전성 등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유기농은 화장품 말고도 식품과 관련해서도 얼마나 많은 논란이 되어왔던가. 한때 직접 만들어 쓰는 화장품에 대한 붐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물론 게을러서 직접 만들어 본 적은 없다. 여기서 ‘직접 만든 화장품은 잡균과 위험투성이’라며 잘못하면 큰일 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시판 화장품은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해 방부 처리도 미개봉 일 경우 3년 이상이 기본인데 핸드메이드 화장품에서는 그런 관리 등을 철저히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이중 특히 위험한 것이 비누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언젠가 돌잔치 선물로 수제 비누를 받은 적이 있는데 색상이나 디자인 면에서 얼마나 예쁘던지 고품격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비누의 원료인 수산화나트륨은 농도가 1%인 것을 만지기만 해도 피부가 녹으며, 눈에 들어가면 실명할 우려가 있는 독극물이라고 한다. 제대로 된 공장이라면 100% 무해화 할 수 있는 농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잔류해도 제거하는 기술이 있으므로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일반 가정이나 아마추어에게는 매우 위험한 작업이라고 하니 마냥 핸드메이드 제품을 선호할 일은 아닌 것 같다.
※ 알짜배기 팁※
알아두면 좋은 화장품 성분 100가지
세 쪽에 걸쳐 화장품 성분에 대한 명칭이 나온다. 이미 알고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알지 못하는 어려운 성분이 총망라되어 있는데 저자의 추천도에 따라 1에서 4까지 번호로 표시되어 있다.(예를 들어 ‘추천’이면 1, ‘가능하면 피한다’이면 4로 표시되어 있다.) 방대한 정보를 모두 알거나 외울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면 피한다’는 성분의 종류만이라도 상식으로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잘못 알고 있는 뷰티 상식 17 아무것도 하지 않는 스킨케어, 도전해도 괜찮을까?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이라면 뭐든지 사고보자는 맹신파가 있는가 하면 ‘화장품 단식’이 좋다는 정보도 들은 것 같다. 하지만 갑자기 화장품 단식을 하면 피부가 적응하지 못하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피부 트러블이 일어난다고 한다. 대개 자외선 차단제나 파우더 등 화장을 하기 때문에 세안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세안의 과정에서 건조한 피부가 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필요한 양질의 보습제를 사용하여 각질층의 작용을 서포트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잘못 알고 있는 뷰티 상식 18 너무 저렴한 화장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화장품을 고를 때 자기와 잘 맞는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격도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전에 읽은 화장품 관련 책에서는 2~3만 원대의 화장품이면 충분하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1만원~5만 원 정도를 들고 있는데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너무 저렴한 화장품에는 등급이 낮은 원료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불순물이 문제가 된다. 하지만 10만 원 이상의 화장품은 5만 원 정도의 화장품과 비교할 때 품질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예전에 해외에서 수입되는 명품화장품이 산지 가격으로는 만 원대가 우리나라에 오면 10배 20배로 뛴다는 뉴스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명품 백이나 화장품이 우리나라에서는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우스개도 있었는데 각자의 상황이나 올바른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화장품에 바라는 효능은 주로 안티에이징과 미백이라는 것에 나 또한 깊이 공감한다. 하얗고 주름 없는 동안 얼굴은 누구나 로망일 것이다. 미백화장품으로 피부를 절대 하얗게 할 수 없으며 나이로 인한 주름도 화장품으로 개선할 수 없단다. 화장품으로 예뻐질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라면 정말 슬프고 안타가운 말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예방할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최강의 미백&노화 방지 화장품은 자외선 차단제라고 하니 열심히 매일 사용하면 되겠다. 다만 평소에는 SPF30이면 충분하고 야외에서 오랫동안 있을 대만 SPF50을 사용하면 된다.
잘못 알고 있는 뷰티 상식 41 피부 미인이 좋아하는 것은 고기♡와인♡커피♡
세 번째 장에서는 이 부분이 흥미로웠다. 튀김을 많이 먹는 사람은 콜라겐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단다. 고기와 와인, 커피가 피부에 좋다는 말은 아마도 처음 접하는 것 같다. 생각해 보니 피부는 단백질이지 않은가. 좋은 피부를 원한다면 그 대표 선수격인 고기나 달걀 섭취가 필수적이라고 한다. 콜라겐의 직접적인 원료가 되는 ‘하이드록시프롤린’이 풍부한 닭다리와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매우 균형 있게 포함된 영양 식품인 달걀이 좋은 피부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므로 적극 추천하고 있다. 이것은 건강보조제나 음료 등으로 섭취하는 것 보다 훨씬 가성비가 좋다고 한다. 심장 건강에 와인이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와인과 커피가 좋은 피부와 안티에이징에 좋은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효과적이라니 좋은 정보를 얻은 것 같아 유익했다. 당연히 커피는 원두를 말하는 것이고.
잘못 알고 있는 뷰티 상식 47 샴푸 하질 않고 물로만 두피의 더러움을 씻어낼 수 있다!?
몇 년 전 할리우드 배우 누구도 노푸를 한다면서 물로만 머리를 감으면 좋다는 정보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이 책에서도 그 정보가 나와 궁금했는데 결론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노푸를 해도 바로 피지 분비량이 줄지 않으며, 온수만으로 두피의 더러움이 70% 빠진다는 이야기는 사실이지만 남은 30%가 쌓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두피 전체가 기름지게 되어 두피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노푸에 성공하려면 3년 이상의 고행과 머리에 항상 아무것도 바르지 않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논 실리콘’을 내세우는 샴푸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는데 오히려 ‘논 실리콘’을 어필하는 제품은 뻣뻣함을 감추려고 실리콘을 넣은 샴푸에서 실리콘만 뺀 더 안 좋은 제품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잘못 알고 있는 뷰티 상식 49 미용실 시술 후 받는 비싼 클리닉은 소용없다
염색, 파마, 매직스트레이트는 여성들에게 필수일 정도로 일상화되었는데 머리카락의 건강을 위해 알아두는 것도 유용할 것 같다. 이 세 가지를 시술 받았을 때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이다.
1. 시술 후 일주일 정도는 약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머리를 강하게 피막으로 감싸는 트리트먼트는 하지 않는다.
2. 머리를 약산성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손상이 계속 진행되므로 알칼리성 비누 샴푸는 피한다.
3. 시술로 큐티클이 열리고 손상에 약한 상태가 되므로 설페이트 계열이나 술폰산 계열 샴푸는 좋지 않다.
이밖에 머리를 감은 후 자연스럽게 건조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바로 드라이로 말리는 것이 낫다는 정보도 있다. 젖은 머리는 가장 약한 상태이고 젖은 상태에서는 내구성이 60% 정도 떨어진다고 한다. 헤어드라이어의 열보다 젖은 머리 상태로 있는 것 자체가 손상이 크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 피부를 지키는 올바른 뷰티 상식 'Q&A’에도 알찬 정보가 많다. 세안의 마무리는 차가운 물이 좋은가 따뜻한 물이 좋은가를 이야기하는데 정답은 냉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건조를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해서 놀랐다. 예전에 들은 바로는 마지막 세안을 찬물로 씻으면 모공이 축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피부는 따뜻해지면 열을 밖으로 발산하려고 하는데 이 기화열과 함께 수분도 증발하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책임에도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정보가 가득해서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일일이 다 언급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 누구나 여성이라면 모두 예뻐지고 싶은 마음이 있고 화장품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좋다는 화장품이 나오면 무조건 사고 보거나 이런 저런 시술을 받으면서 고가의 돈을 썼는데도 생각처럼 피부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없었다면 기존의 방식을 의심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 제목도 참 잘 지었다. ‘화장은 순간이지만 내 피부는 평생이니깐’. 어쩌면 진정한 아름다움은 고가의 화장품과 시술에 의존하기보다는 즐거운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에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건강미라는 말이 있듯이 내면의 마음은 겉모습에 반영되는 것이므로. 거기에 정확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좋은 피부를 지키는 방법을 알고 싶은 모든 여성에게 추천하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