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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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낸 이 작품이 두 번째 공쿠르 상을 받으며 전 세계에 파문을 던졌다는 이 유명한 작품을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 묵직한 느낌의 제목과 달리 열네 살 소년 모모의 시선으로 담담하고 거침없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술술 읽혔고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부끄러움을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는 사람들이다. 유태인으로 열다섯 살 때부터 창녀 일을 하다가 오십 세부터는 창녀들의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는 로자 아줌마, 권투선수를 하다가 엄마가 되고 싶은 롤라 아줌마, 평생 양탄자 행상을 하며 살아가는 하밀 할아버지, 이웃들의 의사 카츠 선생이 주된 등장 인물이다. 이들은 모모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사람이란 다른 사람의 관심으로 멀어질 때 크나큰 수렁에 빠지기도 한다는 걸 살면서 종종 목격하곤 한다. 그런 면에서 모모는 어쩌면 축복받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자 아줌마를 세 살 때 알게 되었고 예닐곱 살이 되었을 때, 모모는 자기를 우편환 때문에 키운다는 것을 알게 되고 큰 충격을 받는다. 엄마의 존재가 궁금해서 물어보면, 로자 아줌마는 배은망덕하다며 욕을 하고 울부짖었다. 바나니아 라는 어린아이가 있었는데, 송금되는 돈이 1년이나 끊겼어도 빈민 구제소로 보내지는 않았다. 로자 아줌마가 그렇게 모진 사람은 아니었다. 아직 어리지만 모세는 눈치가 빨랐고 로자 아줌마의 표정을 읽을 줄 아는 명석한 아이였다. 또래 아이보다 키가 컸으며 아주 잘 생긴 소년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로자 아줌마는 모모를 유달리 관심을 기울였을까.

 



엘리베이터도 없는 칠 층 아파트에는 창녀들이 맡긴 아이들 일곱 명이 북적거리며 살아간다. 그런데 로자 아줌마는 이미 육십 오 세가 되었고, 95kg나 되는 육중한 몸으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힘들다고 푸념하는데 그 모습은 모모를 불안하게 만든다. 엄마 얘기를 했다가 혼이 난 모모는 개를 키우게 해달라고 졸라서 훔쳐 온 푸들을 키우다가 마음대로 팔아버리고 받은 500달러를 하수구에 버리는 기행을 하기도 한다. 병색이 완연한 로자 아줌마의 모습을 보고 창녀들이 아이들을 맡기지 않자, 생활고에 빠졌다가 다시 아이들이 오자 아이들의 밑을 닦아주면서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고 말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에 짠하고도 웃음이 났다. 그러면서도 우산 아르튀르에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옷을 입혀서 어릿광대 놀이를 하는 천진난만한 모모이기도 했다.

 



시간이 갈수록 로자 아줌마는 아이들을 돌보기는커녕 자신의 몸을 건사하기도 힘들어졌다. 답답한 마음에 밖에 나갔다가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면 모모는 무서웠다. 아침에 로자 아줌마가 눈을 뜨면 행복했고, 로자 아줌마 없이 혼자 살아갈 것을 생각하면 겁이 났다. 나딘의 집에서 본 영화처럼 거꾸로 돌려서 로자 아줌마를 열다섯 살 적의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려놓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바뀌지 않는 현실은 모모에게 가혹하기만 하다. 정신이 나갔다가 제정신이 되자, 로자 아줌마는 사랑하는 모모에게 엉덩이로 벌어먹고 사는 일은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암은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온몸의 장기가 병들었다고 했다. 특히 뇌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죽기 전에 아들을 한번 안아보고 싶어서 찾아왔다는 낯선 남자와 실랑이를 하다가 다른 아이를 가리키며 그의 아들이라고 속인다. 그 말에 이 아이는 내 아들이 아니라고 외치자마자 심장마비로 죽고 만다. 아들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감옥에서 11년을 살다가 막 나왔는데 눈앞에 아이를 두고도 안아보지도 못하고 죽다니 정말 안타까웠다. 자신조차 죽음을 앞두었으면서도 로자 아줌마는 그를 배려하지 않았다. 모모의 나이를 속이면서까지 하루라도 더 같이 있고 싶었다. 그만큼 로자 아줌마에게 모모는 특별한 존재였다.

 



어쩌면 그들의 사랑도 끈끈한 동정과 연민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그녀가 창녀로 살다가 오십 세에는 다른 삶을 살자고 결심하고 창녀들의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 살짜리 모모를 만나고 키웠다. 누가 알아주지 않는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가운데 모모는 인생을 배워 갔던 것이 아닐까. 세상에 아무도 돌보아 줄 사람이 없는 로자 아줌마를 불쌍히 여겼다. 젊고 예쁜 나딘의 친절에 잠깐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로자 아줌마를 끝까지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다.

 


……

 


7층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하는 날들이 길어지자 모모는 슬프고 두려움에 휩싸인다. 로자 아줌마는 늘 말했듯이 억지로 목숨을 부지하며 병원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카츠 선생은 안락사는 죄악이라며 반대하는데... 수용소의 트라우마로 무섭고 힘들 때마다 쉬곤 했던 그녀만의 별장이었던 지하실에서 평화로운 죽음을 맞는다. 모모는 자꾸만 변해가는 로자 아줌마의 모습을 감추려고 화장을 해주고 향수를 뿌려주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가 없었다. 돈이 없었고 이미 알아볼 수 없게 변해버린 로자 아줌마... 결국, 악취를 맡은 이웃 사람들이 문을 뜯고 들어왔다. 죽은 로자 아줌마 옆에 모모는 누워 있었고. 어쩌면 모모에게 전부였을지도 모르는 로자 아줌마.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에서 살아야 할 자격이 있었던 로자 아줌마의 생은 그렇게 끝났다. 그래도 떠나는 길이 외롭지는 않았을 것 같다. 또 모모는 자기 앞의 생을 잘 살아갈 것이다. 하밀 할아버지, 로자 아줌마, 롤라 아줌마, 카츠 선생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가슴 속에 차곡차곡 채워 두었으니까.

 




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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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6-21 2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모 축복 받은 아이

에밀 아자르 한 편의 영화처럼 살다 갔죠 ^^

모나리자 2022-06-22 14:50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스콧님~^^

그레이스 2022-06-22 0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도 못만나고 있네요^^

모나리자 2022-06-22 14:51   좋아요 1 | URL
언젠가 곧 만나시겠죠~
더워졌어요. 건강 조심하세요~그레이스님.^^

새파랑 2022-06-22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도 <자기앞의 생>은 별 다섯이군요~!! 저도 에밀 아자르의 최고작은 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나리자 2022-06-22 14:56   좋아요 1 | URL
네, 정말 좋았어요.
공쿠르상을 두번이나 받을 만하죠!!
더운 날씨네요.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새파랑님.^^

바람돌이 2022-06-22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낸 책은 저도 이 책만 봤어요. 그런데 뭐 이 책 하나만으로도 대가의 면모가 바로 드러나던걸요.

모나리자 2022-06-22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그런 생각.^^ 한권씩 읽어나가야겠어요. 굿밤 되세요. 바람돌이님. ^^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를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은퇴자들을 대상으로도 돈을 걷지 않으면국가재정이 위태로워질지 모릅니다. 그래서 국가가 세금을더 거두기 전에 절세에 대한 준비를 은퇴 후가 아니라 지금부터 차근히 해야 합니다. 아는 만큼 절약할 수 있는 것이 세금이기 때문에 세금에 대한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세상입니다.
- P82

아직은 모든 사적연금이 건강보험료 산정에 제외되고 있지만 종합소득에 포함될 수 있는 소득은 장기적으로 건강보험료 산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제 추론입니다. 일례로 정부는 2020년 11월부터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미만의 금융소득을 건강보험료 산정에 포함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연 2,000만 원이 넘어야 하지만그와 별개로 건강보험료 산정 대상은 1,000만 원 이상으로정해져 있습니다. 고령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을 보았을때 장기적으로 비과세가 아닌 모든 소득이 건강보험료 산정에 포함될 것 같습니다.
- P84

"지공(地)‘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공자는 40세를 불록(不), 50세를 지천명(知天命), 60세를 이순(耳順) 이라고 명명한 바 있습니다. 공자 대신 누가 만들었을지 모를 지공이란 지하철 공짜‘의 줄임말입니다.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수 있는 나이인 만 65세를 지칭합니다. 공자가 살던 때에는65세까지 산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의 만 65세는 왕성한활동을 하는 나이이고 여러 가지 복지 혜택이 많아지는 나이입니다.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지공‘이라는 말을 생각해 낸사람의 위트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P98

 음양탕이라고 하면 무슨 대단한 한약인 것 같지만, 정박사가 제 팟캐스트에 출연해 알려주신 공짜약입니다. 한방에서는 뜨거운 것을 양(陽)이라 하고 차가운 것을 음(陰)이라 하는데, 포트에 끓인 뜨거운 물을 머그잔에 반 정도 따르고 나머지 반을 찬물로 채우면 음양탕 제조가 끝납니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은 온도 차에 의해 대류현상을 일으키면서 미지근한 물이 되는데, 이것은 그냥 미지근한 물과 차이가 있습니다. 물 분자가 대류운동을 하면서우리 몸을 자극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마시는 한잔의 음양탕은 위대장 반사 (Gastrocolic Reflex)를 일으켜 변비예방의 효과가 있습니다.  - P125

은퇴 중산층은 주거의 안정성과 함께 남의 도움 없이도 은퇴 생활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자산이 있는 가구를 말합니다. 즉, ‘은퇴자산의 수명이 적어도 ‘평균 수명은 넘을 수있는 가구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은퇴자산이란 자녀 교육비로 쓰거나 증여, 상속하려고 계획한 자산을 빼고 순수하게자신의 노후를 위해서 쓸 수 있는 자산을 말합니다.  - P155

 ‘단사리(斷捨離)‘라는 정리 기술을 고안한 일본의 컨설턴트 야마시타 히데코는 집안의 물건은 우리 신체와 마찬가지로 대사(代謝)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우리 몸에서는 새로운 영양소가 들어와 에너지를 만들고 반대로 묵은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대사가 매일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원활하지 않으면 변비에 걸리거나 큰 병이 생깁니다.  - P176

- 단(): 집안에 들어오는 불필요한 물건을 끊는다.
사(): 집에 틀어박혀 있는 쓸모없는 물건을 버린다.
리 ():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여유로움이 있는 공간에 존재한다.
- P177

우리가 인생 후반전에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는 살림을 줄여 생활비를 절약하자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집안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하면서 잘 살펴보면우리가 필요도 없는 물건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집안의 물건을정리해 보고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리는 습관을 키워봅시다.
차근차근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습관을 만들어 두면 건강한 노후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 P181

끊임없이 공부하는 습관은 뇌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해줘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자발적으로 공부하려면 하고 싶다는 의욕이 우선시되어야하는데, 주변을 살펴보면 그런 것 자체가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가토 도시노리 박사는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일이 없으면 ‘매너리즘에 빠진 뇌‘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머리가 나빠진다고 말하는 이유가 어른이 되면 더는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하고 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알다시피 우리 뇌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컴퓨터인데, 우리는 그중에서 극히 일부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도 계속해서 뇌를 자극하면서 새로운 것을 학습한다면 뇌는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 P189

죽음이 너무 갑작스러우면 남아있는 사람의 슬픔이 큽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병고에 시달리거나 연명 치료를 하는것은 본인에게나 가족들에게 너무 큰 고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 어떤 죽음을 맞을지 알 수 없습니다. 죽음의모습을 내가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인생 후반전에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습관을 갖고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을 미리미리 챙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사후정리를 하고 슬픔을 극복해야 하는 유족을 위한 마지막 배려이기도 합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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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습관‘을 기르려고 몸을 많이 움직이다 보면 돈도 절약되고 건강도 좋아집니다. 취미를 만드는 습관이나 뇌를쓰고 독학하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그것을 통해 제2의 직업이 될 만한 무언가를 찾아 평생 현역으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 P18

 변액연금이란 불입금을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투자수익이 커져도 10년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입니다. 연금에 관한 세제는 꽤나 복잡해서 세금까지계산해가면서 연금 수령 계획을 짜려면 머리가 상당히 아픔니다. 그런데 비과세 연금보험(변액연금)은 연금 수령 때 비과세이기 때문에 세금 문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 P31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길 수 있는 제도를 알게 되고 고민을 덜 수 있었습니다. 그 제도는 바로 ‘연금저축 계좌이전 제도 입니다. 기존에 은행, 보험사, 증권사에 가입한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펀드를 다른 금융기관의 연금저축계좌로 갈아타 자유롭게 여러 가지 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 P40

우리는 자신이 가진 보험에 대해 정말 아는 것이 없습니다. 원래는 계약을 담당하고 있는 보험 설계사가 꾸준히 고객을 관리하면서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하지만우리나라 보험 시장은 설계사의 잦은 이직 탓에 고아 계약이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보험이 어떤 것을 보장하 - P46

는지 스스로 파악해 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가입한 보험의약관에 자세한 보장 내용이 나와 있긴 하지만 일반인이 보험약관을 다 읽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보험을 잘 아는 사람에게 수시로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방법입니다.
- P47

여기저기 무료로 보장 분석을 받아보라고 권하는가 하면휴대폰을 켜면 모바일 보장 분석 앱을 다운받으라는 광고도수시로 뜹니다. 그러다보니 보험 리모델링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건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모두가 보험 마케팅의 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보험사의 수익성이 예전 같지 않다 보니 기존 보험을해지시키고 새로운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광고를보고 보험 리모델링을 했다는 지인을 여럿 보았는데, 잘 살펴보면 원래 가지고 있던 보험이 더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 P49

자동차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희박하지만 모두가 자동차 보험에 가입합니다. 반면 우리가 퇴직 후 몇십 년을 더 살 확률은 확실한것임에도 연금에는 다들 무심합니다. 그러니 연금은 단순한금융상품이 아니라 자동차보험처럼 꼭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셨음 합니다.
- P52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비결의 핵심은 생활 양식을 바꾸는것입니다. 마당 넓은 집이 없어도 집에서 가까운 공원이 내마당이라고 생각하고, 비싼 그림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미술관으로 언제든지 가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우아하게 가난해질 수 있는 환경이 완벽하게 갖춰진시대입니다. 은퇴 후에도 부자로 살 수 있는 법은 금수저보다는 문화적 금수저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습관, 은퇴를 준비하면서 꼭 만들어야 할 습관입니다.
- P62

일에서 얻는 즐거움은 행복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내가정말 하고 싶은 일, 천직이라고 생각되는 일을 할 수 있다면행복 앞으로 성큼 다가서게 됩니다. 마틴 셀리그만은 책 『긍정 심리학』에서 직업은 생업, 전문직, 천직으로 나눌 수 있다.
고 했습니다.  - P67

 예전에는 구직자와 재직자를 나누어 발급했지만,
2020년부터는 국민내일배움카드‘로 개편되면서 소상공인을 포함해서 계약직이거나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조건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대기업 직원도 월 임금이 300만 원 미만이거나 만 45세 이상인 경우라면 언제든발급이 가능합니다.
- P68

천직을 찾아 평생 현역으로 사는 것이 인생 후반전 삶을더욱 빛나게 해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노후자금을 충분히 준비했건 그러지 못했건 평생 현역으로 일할 제 2의 직업을 차근히 준비하는 습관은 꼭 필요합니다. 이것이여러분의 인생 후반전을 훨씬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줄것입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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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낀 이야기 스페이드의 여왕 - 뿌쉬낀 명작 단편선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백준현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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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킨의 작품 대위의 딸, 예브게니 오네긴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아직 접하지 못했던 단편 소설도 정말 기대되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뭐랄까, 독자를 손아귀에 쥐고 흔들었다 놓았다 하는 특유의 베짱이 느껴졌다. 최초의 운문소설이라는 예브게니 오네긴에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듯한 넉살 좋은 장난기나 재치가 느껴졌는데 이 책의 단편들에서도 유감없이 나타났다. 제정 러시아의 시대적 배경을 살아온 작가답게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나 주인공에는 군인이라는 공통점이 많았다. 다섯 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벨낀 이야기><스페이드의 여왕> 이야기로 되어있다.

 


 

발행인의 말은 빼뜨로비치 벨낀이 수집하고 다듬은 이야기를 발행인의 손을 거쳐 전달하는 형식을 갖춘 에필로그 격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푸쉬킨 자신이 지은 이야기면서 어떻게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했을까. 그뿐만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소설의 형식과 결말이 달라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자주 나온다. 이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러시아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는 결투가 아닌가 한다. <남겨둔 한 발>은 과거에 신기에 가까운 사격 솜씨를 가진 실비오에게 동경을 품고 있던 화자가 결투에 대한 사건을 이야기한다. 화자는 작은 마을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그 무리 속에는 35세의 퇴역 군인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이 실비오다. 어느 날, 실비오의 집에서 여럿이 모여 카드놀이를 했는데 모르는 장교 한 사람이 실비오에게 무례하게 군다. 청동 촛대를 실비오에게 던진다. 함께 있던 군인들은 경악을 하고 그 사람이 다음날 살아있을 것인가, 궁금했는데 사흘이 지나도 그자가 살아있다. 조금씩 잊혀졌지만 화자인 는 그에게 실망을 한다. 몇 번인가 변명하려는 눈치를 챘지만 듣지 않으려고 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실비오는 오늘 밤 갑작스레 이 마을을 떠나게 되었다며 모두 모여 저녁을 먹자고 한다. 저녁을 먹고 각자 흩어지는데 를 부르더니 궁금했던 결투 이야기와 과거의 결투 사건을 털어놓는 것이었다. 낭만적인 결투의 결말을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남겨진 한 발로 결투의 상대인 백작을 쏠 수도 있었는데 실비오는 그러지 않았다. 죽음 앞에서도 태연자약하게 체리 열매 씨앗을 내뱉는 백작의 태도에 큰 모욕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러시아 문학에 자주 등장하는 결투가 당시 불법이었다고 하는데 그러한 현실을 직시한 걸까. 아니면 죽음에 대해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그를 놀란 것일까.

 

 

 

다음 이야기 <눈보라><남겨진 한 발>과 비슷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네나라도보 마을의 자기 영지에 가브릴라 가브릴로비치 P아무개라는 지주에게 열일곱 살의 딸 마리야 가브릴로브나가 있었다. 손님을 환대하고 친절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고 예쁜 그의 딸을 보려고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였다. 마리야는 프랑스 소설을 들으며 자랐기에 사랑에 빠져있었는데, 상대는 가난한 육군 소위보 블라지미르였다. 눈치를 챈 그녀의 부모가 만나지 말라고 반대를 했지만 매일 단둘이 만났다. 서로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부모님의 뜻을 무시하자고 합의하는데, 마리야는 망설였지만 결국 함께 도주하기로 결심한다. 극심한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블라지미르는 결국 마리야를 만나지 못한다.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마리야 집으로 찾아갔으나 자기가 보낸 말과 마부는 없었다. 평소에도 그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그녀의 부모는 헛소리를 하는 마리야를 위해 둘이 결혼시키려고 했으나 이것도 어긋날 운명인지 블라지미르는 불행한 인간은 잊어달라, 남은 희망은 죽음뿐이다라는 편지를 적어보내고 군에 입대를 한다. 그런데 젊은 날 치기어린 군인이 장난삼아 교회 결혼식자리에 섰던 부르민을 다시 만나게 되다니. 그토록 마리야를 사랑했던 블라지미르는 아무것도 아닌 인물이 된다. 이처럼 우리가 원하는 결말에서 철저하게 벗어나 있다. 마치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굴러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이게 바로 푸쉬킨의 작품의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장의사>는 아드리안 쁘로호로프는 장의사 일을 하면서 두 딸과 하녀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제화공이며 이름은 고틀리프 슐츠라고 하는 이웃 사람이 아드리안에게 인사를 하러 와서 내일은 은혼식이라 영감님과 따님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하고 싶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에게 인사를 하고 건배를 제안하며 분위기가 좋았다. 그런데 누군가 망자들을 위해 한잔 해야지, 하는 말을 듣고 모욕을 당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는 죽은 사람들을 모두 불러낼 것이라고 중얼거린다. 그리고 침대에 쓰러져 코를 골기 시작하는데...

 



아드리안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자신이 묻어준 사람들이었다. 어떤 이는 관을 속이지 않았느냐 따지기도 하고 뼈만 앙상한 팔을 벌려 아드리안을 끌어안으려 한다. 망자들 사이에서 시달리던 아드리안은 그만 정신을 잃고 만다.

다행인 것은 꿈이었다는 것. 하녀가 얘기해 주는 말에 의하면 독일인 집에서 종일 술을 마시고 취해서 계속 지금까지 잤다는 말에 안도를 한다. 음울하고 말수가 없는 아드리안이 자신의 직업을 비하하는 말에 자격지심을 갖기도 했지만, 망자를 대하는 일을 하면서 삶을 꾸려가고 있지만, 그래도 공포스런 꿈속을 벗어나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안도하며 소박한 행복을 되찾아 간다.

 



<역참지기>는 당시 러시아 공무원 체계 중 가장 하급 직위 공무원인 역참지기의 신분과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다. 열네 살 짜리 딸 두냐를 경기병에게 빼앗기고 딸의 소식도 모른 채 죽어간 안타까운 이야기다. 참 경기병도 사악한 인간이지 않나 싶다. 그렇게 예쁜 딸을 꼬드겨(?)-두냐를 따라가게 한 건 아버지다. 그로 인해 평생 자책한다. 보통 소설에서라면 딸을 준 아버지를 은인으로 모셔야 하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좀 무례하게 말하지만 두냐를 버리진 않을 것이고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불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역참지기인 아버지는 그를 따라가도록 한 결과 비참해질 거라는 자책으로 자신의 죽음을 자초한 것이었다. 일반적인 감상주의 문학의 한계를 초월한 새로운 시대상을 구현하려 했던 것일까.

 



다섯 편의 이야기 중 <귀족 아가씨-시골 처녀>는 가장 재미있고 귀여움과 재치가 느껴지는 이야기라 하겠다. 두 귀족의 이웃이 서로의 영지를 경영하는 방식이 탐탁치 않아서 앙숙이 되었는데 각각의 아들과 딸이 사랑하게 되면서 깊은 우정의 관계로 발전한 이야기다. 읽을 독자를 위해 이 정도로만 언급하려 한다.

 



<스페이드의 여왕>은 눈치 챈 것처럼 카드게임에 관한 이야기다. 푸쉬킨이 두 번째로 볼지노에 머물렀던 1833년 가을에 써서 다음해인 1834년에 출간한 이 작품은 영화나 오페라로 상연되기도 했단다. 아버지가 물려준 돈으로 극도의 절약 생활을 하던 주인공 게르만이 카드게임 판을 구경하다가 일확천금을 보장한다는 카드 석 장의 비밀에 대한 일화를 듣게 된다. 백작부인의 침실에 몰래 잠입하여 그 비밀을 알려달라고 추궁하는 바람에 놀란 부인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둔다. 그런데 그의 욕망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았을까. 백작부인 유령이 나타나 카드게임을 할 때 ‘3, 7, 에이스를 하루에 하나씩만 사용해서 게임을 하고 거액을 걸면 큰돈을 거머쥔다, 그대신 그 이후에는 도박은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조건도 말해준다. 하지만 두 번을 성공하고 세 번째에는 에이스가 아니라 스페이드 여왕을 내는 바람에 모은 돈 전부를 잃게 되고 미쳐서 병원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렇게 오래전에 쓴 소설임에도 우리 현대인의 자화상을 잘 묘사해 놓은 듯 소름 돋지 않는가. 멋지게 한탕 해서 낭만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 말이다.

 



당신은 제 인생에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분입니다. 제게 돈을쓰실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저는 당신이 카드 석 장을 차례대로 맞춰 뽑을 수 있다는 건 압니다.”

(중략)

그건 농담이었어.”(P211)




지금까지도 많은 러시아 작가들에게 영감을 끼치고 있는 천재 시인이며 대문호인 푸쉬킨의 단편작품을 만나게 되어 유쾌하고 감동적인 시간을 보냈다. 역시 명작에는 우리의 삶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푸쉬킨의 작가적 역량과 재치를 이 단편 걸작선에서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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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4-01 1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푸쉬킨의 작품은 거의 다 읽으셨군요 ㅋ 전 아직 <예브게니 오네긴>을 못읽었어요 😅 저도 <벨킨이야기> 너무 좋더라구요. 역시 러시아는 결투죠 ^^

모나리자 2022-04-01 15:17   좋아요 3 | URL
아직 못 읽은 작품도 많아요.ㅎ
맞아요. 푸쉬킨의 단편은 처음 읽었는데 위트가 느껴지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푸쉬킨도 결투 때문에 세상을 떠났고 아무런 장례의식도 없이 묻혔다니
정말 안타까워요.
감사합니다~4월도 화이팅 하세요~새파랑님.^^

미미 2022-04-01 1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기 ‘스페이드의 여왕‘ 빼고는 다른 출판사 책으로 읽었고 <예브게니 오네긴>은 오디오북으로 듣다 말았는데 마저 들어야겠네요ㅎㅎ러시아 문학은 우리 정서와도 잘 맞는것 같아요. 모나리자님 4월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독서 함께해요~^^♡

모나리자 2022-04-01 15:20   좋아요 3 | URL
네.. 마저 얼른 들으세요.ㅎㅎ 미미님.^^
저도 20대 때는 러시아 문학 좋아해서 꽤 읽었는데.. 그 시절이 그립네요.
투르게네프의 작품을 좋아했었는데..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ㅎㅎ
<첫사랑>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미미님의 4월도 활기차고 즐거운 일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그레이스 2022-04-01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록된 단편들을 다 설명해주셨네요!
화자는 어떤 마음일까를 생각하게 되었었습니다^^

모나리자 2022-04-01 22: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그레이스님~
역시 러시아 소설 오랜만에 읽으니 좋았어요.
4월에도 화이팅 하세요~그레이스님.^^
 
자기만의 방 (리커버) 버지니아 울프 리커버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너무도 유명해서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기만의 방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왠지 마음을 술렁거리게 하지 않는가. 버지니아 울프가 살았던 당시에도 여성이 픽션을 쓰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선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어울리다 보면 자신과 오롯이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42월에 처음 읽고 두 번째로 작년 8월에 읽었는데 리뷰는 이제야 남긴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이야기 한 꼭지의 주제를 쓰기 위해 이번에는 책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다. 알라딘 서점 단독 리커버판이다. 울프의 작품 대부분이 의식 흐름 기법으로 쓰여 처음엔 어렵게 읽었다. 다른 건 별로 생각나지 않고 연 500파운드의 수입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만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이 에세이는 192810월 케임브리지 대학교 안에 있는 여자대학인 거턴과 뉴넘 학생들의 요청을 받고 행해진 강연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로부터 오 년 후 1932년에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가장 권위 있는 클라크(Clark) 강연 요청을 거절했으면서도 여자대학의 강연 요청을 수락한 것은 여성의 권리를 향상시키려는 의도 때문이었음을 잘 알 수 있다. 주된 내용은 브론테 자매, 제인 오스틴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 떨리는 작가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작품을 써야 했던 안타까움이나 셰익스피어에게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누이가 있었더라면 상황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상상하는 설정으로 가부장제의 이데올로기를 설파하기도 한다.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울프가 제기한 남녀평등 문제는 오늘날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다시 읽으면서 처음에 놓쳤던 울프의 메시지를 발견하고 그 깊은 뜻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좋은 책은 여러 번 읽을 필요가 있다는 말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 마음속을 샅샅이 뒤져보아도, 나는 남성의 동료라든가 남성과 대등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고귀한 감정을 찾을 수 없고 더 높은 목적을 위해 세상에 영향을 끼치려는 생각도 없습니다. 나는 그저 다른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간단하게 그리고 평범하게 중얼거릴 뿐입니다.’(P144~145)

 

 

 결국, 울프가 여성들을 향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 글쓰기란 다른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중요한 일이라는 거다.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서 나를 돌아보고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기도 하고 점점 당당한 자신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울프의 이 말에 깊이 수긍하게 되는 것이다.

 

 연 500파운드의 수입은 지금의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약 4천만 원이라고 한다. 보통의 개인에게 있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사실 울프가 살아가던 당시와 비교하면 우리의 물리적 환경은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편리해졌다. 자기만의 공간을 정하여 책을 읽고 글을 쓰면 어떨까. 소박한 공간이지만 나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되면서 이전보다 더욱 충만한 시간이 되었다. 500파운드의 수입은 없더라도 편안하고 아늑한 나만의 글쓰기 공간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지 않을까. ‘자기만의 방’, 가만히 되뇌어보아도 기분 좋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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