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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왈츠 ㅣ 로빈의 YA 역사소설
원유순 지음 / 안녕로빈 / 2025년 6월
평점 :
#도서협찬
1987.6.29. 열 여섯 소녀 둘. 그들이 맞이한 그 날의 선언.
"여야 합의 하에 조속히 대통령 직선제 개현을 하고, 새 헌법에 의한 대통령 선거를 통해 88년 2월 평화적 정부 이양을 실현토록 해야 하겠습니다."
민주화(民主化) : 민주화는 정치, 경제, 문화를 포함한 사회 전 영역에서 자유와 평등을 포괄한 민주주의의 원리들이 확산되고 심화되는 과정을 가리키는 사회학 용어
국민주권정부 시대에 되돌아보는 그 시절 어린 소녀들의 눈으로 지켜본 항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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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오빠를 걱정하는 전주에 사는 첼로 연주자 연우, 손가락 두개를 잃은 레슨 선생님을 좋아하는 원주에 사는 바이올린 연주자 은수.
서울 연세대 콩쿨장에서 만난 두 소녀. 86년 6월 시위로 취소된 콩쿨. 둘은 민주화 운동에 참가한 오빠와 선생님이라는 공통 서사로 친구가 된다.
삶에서 가장 예민한 시기. 사랑하는 존재를 볼 수 없고, 가슴 졸이며 걱정하고 기다리는 시간. 그리고 마침내 다가온 승리!
두 소녀의 떨리는 시간을 통해 작가는 뜨겁게 거리에 나와 매캐한 최루탄을 헤집고 주먹을 불끈쥐고 외쳤던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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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당시 반 친구가 윤리 선생님께 당돌하게 물었다. "선생님은 왜 자꾸 시위에 나가시는거에요?"
"언젠가 우리가 민주화의 꽃방석에 앉을텐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꽃방석에 앉기에는 너무 염치가 없어서 그런다..."
그 때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2024년 12월 3일 밤. 그 밤에 여의도로 달려가는 그 많은 시민들을 보면서 그 윤리 선생님이 생각났다. 4일 새벽 계엄이 해제되면서 '나 참... 염치가 없네... 이 밤에 그냥 집에 앉아서 뉴스만 들여다보고 있는 내가... 참... 염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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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정치에 대해 무관심했던 자신, 아이가 자랄 세상을 누가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 뒤늦게 부끄러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소설을 썼다 한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얻어지는 건 아닌 듯 하다. 또 한 번 얻어진 민주주의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닌 듯 하다.
지켜보고 목소리를 내고 그래서 이 땅에 국민이 주인되고 자유와 평등이 공기와 같이 당연하면서도 소중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노력해야 지킬 수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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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책을 받자 마자 빠르게 읽었는데 리뷰를 쓰기까지는 며칠이 걸렸네요. 책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한참 고민했어요.
찾아낸 키워드는 '참여'. 요즘 대통령실 브리핑 보는 재미가 쏠쏠하잖아요. 성숙한 민주주의는 '관심과 참여'인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고, 민주화 항쟁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게 하는 책인 것 같아요. 지금의 아이들은 최루탄 맛을 모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