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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 1 - 윌슨에서 케네디까지 ㅣ PEACE by PEACE
올리버 스톤.피터 커즈닉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20세기 특히 중,후반의 역사는 미국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그들은 '보통 사람의 세기'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결국 '미국의 세기'를 만들고야 말았고, 결과는 냉전은 종식되고 적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적을 스스로 만들어 내면서 전쟁의 시대를 연장시켰다.
역사에서 '만약'이라는 가정만큼 무의미한 건 없다지만 아니할 수가 없다.
만약, 2차 대전을 종식시켰던 루스밸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던 부통령 트루먼 대신 월리스가 부통령이 되었더라면?
만약, 흐루시초프 소련 서기장과 함께 쿠바 미사일 위기를 계기로 핵무기의 위험을 깨달은 케네디가 저격당하지만 않았더라면?
만약, 라틴아메리카가 하나의 국가라고만 알고 있던 무식한 배우 출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지만 않았더라면?
만약, 플로리다주 선거인단이 공화당 지지자의 폭력시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검표를 강행했더라면?
미국은 양차 대전을 통해 19세기식 유럽의 식민주의 체제를 비판했지만 자신들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친미독재정권을 지원하는 식으로 간접 통치를 강화해나갔다. 인권, 자유, 평화 등등 보편적 인류 가치는 언제나 립서비스에만 국한되어 있었다. 국제적인 상호 협정을 깨는 건 언제나 그들이었고, 심지어 그 원인을 상대편에게 돌리기 일수였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전세계인을 상대로 대량살상무기로 공격하겠다는 협박을 수시로 했고, 실제로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생명을 빼앗아왔다.
미국은 탄생 자체가 폭력이었다.
지난 200년 동안 미국은 인디언과 흑인 및 라틴아메리카인들을 희생시켜 성장의 발단을 닦았고, 이를 영구히하기 위해 전세계뿐만 아니라 심지어 지구와 우주까지도 공격과 지배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결국 누군가는 나서야 하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면죄부를 부여한다면, 인류의 역사는 마녀 사냥과 종교 전쟁으로 얼룩졌던 중세에서 단 한 발자국도 진보하지 못했음을 인정하는 셈이다.
이 책은 언론과 증언 및 위키리크스 등을 통해 공개된 자료와 내용들을 바탕으로 엮여졌다.
덕분에 현장감과 사실성은 높지만 올바른 역사관과 세계관이 부족한 상태에선 공포와 분노만 키울 뿐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데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우리가 이 책으로부터 배워야 할 가장 큰 교훈은 폭력은 공포와 분노를 먹고 산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평화를 폭력으로 얻겠다는 미국의 발상과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에 불과하다.
끝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만 누락되어 있다.
아마도 그 이유는 다음 둘 중 하나이리라.
너무 완벽해서 흠잡을 게 없거나 아니면 한통속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