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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도서리뷰]바닷가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김정운/21세기북스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게 책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작가의 솔직한 속이야기에 공감도 되면서 혼자 피식하며 많이 웃었지요.
저자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방송을 좀 타신 분 같기도 한데
저는 유명하신 분인줄은 몰랐네요?ㅎㅎㅎ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이
몸으로 제안하는 슈필라움의 심리학.
슈필라움이란 뭘까?
놀이와 공간이 합쳐진 슈필라움은 우리말로 여유 공간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독일어에만 존재하는 단어라 우리말로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답니다.
주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공간'을 뜻하는데
물리적인 공간 + 심리적 여유까지 포함하는 단어에요.
우리들은 '독립된 개체'이기 때문에 자의식을 '공간'으로 확인하려는 하는데
아이들이 자기방을 갖고 싶어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네요.

저자는 여수의 작은섬에 위치한 '미역창고'를 사서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었어요.
자기만의 슈필라움을 만든 것이죠.
이 책은 그 공간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나와있고
저자가 일상을 살아가며 생각한 이야기 등등 담겨있어요.
그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 속에 철학, 심리학적인 내용도 같이 나와
내용이 어려운듯 싶다가도 이내 일상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에
이 책이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유쾌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어답니다.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을 때는
폼나보이게 클래식을 듣지만
이어폰으로 들을 때는 7080가요를 듣는다는 이야기
드라이기로 애먼 곳을 말리는 아저씨 이야기
강아지를 데리고 분당 집 근처 공원나가면
말걸어오는 젊은 처자들에게 무심한 척
강아지를 만져도 된다고 하는 이야기
한국 남자들이 운전하면서
자동차 앞을 양보하면 인생 끝나는 줄 아는 이야기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갈 때
젊은 여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이어폰을 슬그머니 뺀 이야기
등등
이런저런 사소한 일상들에서
50대 남자들의 생각도 들여다볼수있고
그 속에서 발견된 생각들이 참 좋았어요.

이 책은 저자가 살고 있는 여수의 멋진 사진이
글귀와 함께 실려있어
우리의 눈과 생각을 즐겁게 해준답니다.

저자는 50년은 밀려살았으니
남은 50년은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살고싶다해서
교수를 그만두고 일본에 가서 그림공부를 하고 왔어요.
책에는 그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각 챕터마다 실려있어
저자의 그림을 감상할수도 있지요.

그만의 공간이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멋진 내 공간이 갖고 싶어지네요.
자기만의 공간이 있어야 자기 이야기가 생기고
자기 이야기가 있어야 자존감도 생기고,
봐줄만한 매력도 생긴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어느정도는 공감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