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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0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지영 작가
책읽는 사람 중에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예전에 그녀의 책을 읽었던 기억을 더듬어보며
오랫만에 그녀의 장편소설을 읽어본다.
표지에 써있는 문구
"첫사랑, 가닿지 못한 모든 사랑들에게 바치는 헌사"
라는 말처럼 이 책은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40년이 지나고 첫사랑을 만난다면 기분이 어떨까?
떨릴까?
무덤덤할까?
실망할까?
후회될까?
여전히 좋을까?
오랫만에 소설책을 읽게 되어
책을 받자마자 설레는 마음으로 펼쳤는데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책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단숨에 반이나 읽어버렸다.

재직하는 대학의 영문과 교수들의 문학기행에
빈자리가 나게되어 우연히 합류하게 된 그녀의 마이애미행.
미국에 엄마를 보러 가려고 하던차에 잘된 일이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1년 전에 연락이 닿은 그 사람도 미국에 간김에 만나기로 했다.
첫사랑과 40년만의 만남.
그녀는 첫사랑 그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었다.
맘속에 간직해둔.....

그녀에게는 임신한 딸이 하나 있다.
미국으로 여행가는 엄마에게 메세지를 하나 보내왔는데
참 표현력이 풍부한 딸이네? 이런 생각을 하며
하나하나 곱씹어 몇 번을 읽었다.
이런 감성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배 속의 루가 땅이 두근거리는 소리에 발걸음을 맞추어 내 배를 딛었다니까.
엄마 생각하면서 조금 울었어.
중략
남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을 이 신비.
내 안에 또다른 우주가 들어있는 것 같았어."
(30페이지)
내 아이가 배 속에 있을 때 그저 힘듦에 난 이런 감상적인 생각은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울 엄마도 나를 이렇게 예뻐하며 키웠겠구나 하며
엄마 생각이 참 많이 난다.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인생 주기가 거의 비슷하지만
그 속에 내가 맞이하는 일상의 모습은 모두 다를 것이다.
그 일상들을 하나하나 느끼며 저렇게 기뻐하며 살고 싶어진다.

"지구가 중력으로 모든 사람을 똑바로 서 있게 하는 걸
모른다 해도 서 있는 데 아무 지장이 없듯이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알아갔다.
서로의 무엇이 그들을 끌고 있는지 전혀 모른 채로."
(59페이지)
성당에서 만난 여고생 미호와 신학생 요셉은 첫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대학입시가 끝나고 미호의 가정에 어려움이 닥쳐올무렵
요셉은 미호에게 갑작스러운 고백을 하게 된다.
당황한 미호는 이렇다저렇다 대답도 못하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나왔고
둘의 만남은 그렇게 마지막이 되었다.
미호는 독일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고
요셉은 결혼하여 미국으로 갔다.
그리고 40년이 흘렀다.
성직자의 길을 갈꺼라 생각했던 그는 왜 인생의 방향이 바뀌게 되었을까?

대학교수였던 아버지덕분에 미호는 어려움없이 자랐었다.
그러나 독재에 항거했던 아버지덕분에 가난한 유학생 시절을 보내게 되었다.
하루라도 빨리 이 나라를 떠나라는 아버지의 마지막 말씀.
희망도 없는 나라가 지긋지긋했던 엄마도 그녀를 독일로 보냈다.
독일, 그 곳에서 그녀는
아버지의 유품인 편지를 읽게 되었고 울고 말았다.
"그녀는 울면서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나도 그녀가 아버지의 부재에
적응할 수는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영원한 부재, 우리가 이 지상에서 체험하는 유일한 영원, 죽음"
(103페이지)
부재... 영원히 적응할 수 없다는 말에 너무나 공감하며
내 마음이 무너졌다.
이후의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