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기담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호러, 괴기 단편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기담’이라는 단어에 열광하는 나인지라 출간 직후 일찍이 구해서 읽었건만. 불편하고 또 불편해서 이리 저리 던져놓기만 하다가 겨우 다 읽었다. 솔직히 다 못 읽을 줄 알았는데 스스로도 놀랍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사고를 하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인체 변형이나 훼손에 대해서 심한 거부감과 일종의 공포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 불쾌감을 느끼는 한편으로 묘하게 매혹되고야 마는 것이다. 이를테면, 로드킬을 당해서 처참하게 깔려 있는 동물의 사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되는 그런 심리 같은 게 아닐까?

 

딱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여하튼 미리 경고하건데 이 책은 참으로 불편하다. 이런 걸 잘 못 보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경고딱지를 붙여주고 싶을 정도.

 

관 시리즈로 유명한 아야츠지 유키토의 단편집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 가운데 하나의 제목을 따서 『안구기담』이라는 제목이 붙여졌지만, 개인적으로는 ‘사키타니 유이 시리즈’라고 부르고 싶다. 사키타니 유이 라는 여성이 매 이야기마다 주, 조연으로 출연한다. 그렇다고 각각의 단편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잘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각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유이’라는 인물은 동일인물이라고 보기 어렵고, 또 동일인물이 아니라고 보기도 애매하다. 외모에 대한 묘사를 보면 비슷한 용모를 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성격은 또 다르다. 도저히 같은 인물일 수가 없는 결말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까지 읽어버리고 나면 ‘그녀들’은 결국 한 사람인 것만 같다.

 

단편집의 순서문제나 같은 이름의 여성이 등장하는 설정이 어떤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름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한 결과 나는 이렇게 읽었다. 다음은 순전히 나의 상상이다.

 

첫 번째 단편 「재생」에서 묘사한 사키타니 유이는 아주 독특한 존재다. 신체가 훼손되고 절단되더라도 깨끗하게 재생되는, 그야말로 이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 같은 인물이다.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와 특별함에 매혹된 ‘나’는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이 이야기에서 묘사되는 사키타니 유이는 일본 공포만화 작가로 아주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이토 준지의 만화 ‘토미에’를 연상시킨다. 토미에는 아름다운 외모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결국 그들을 파멸로 이끄는 악녀 중의 악녀로, 그녀 또한 인체가 무한 재생되는 아주 무서운 능력을 지녔다. 소설 속의 유이의 경우는 잘려나가거나 훼손된 신체의 행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으므로 그녀의 능력이 토미에의 그것과 같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둘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닮은 구석이 많다. 토미에와 사랑에 빠진 남자들을 그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녀를 훼손해 버리고 만다. 소설속의 ‘나’도 토미에를 사랑한 남자들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되며, 유이와 사랑에 빠진 것만으로 ‘나’의 결말은 토미에의 남자들처럼 처참하다.

 

그렇다는 언질은 눈을 씻고 어디를 찾아봐도 나오지 않음만은, 만약 유이 또한 토미에처럼 재생은 물론이고 잘려진 신체가 무한 증식하는 능력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어떨까? 잘려지고 훼손된 유이의 ‘신체’가 또 다른 사키타니 유이가 되었다고 상상해 본다면 어떨까?

 

두 번째 단편 「요부코 연못의 괴어」 유이는 괴이한 일을 겪게 되는 ‘나’의 부인이다. 기묘한 연못에서 낚아 올린 괴어가 끊임없이 무언가로 변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하지만 부인인 유이는 무언가로 끊임없이 변해가는 ‘그것’에 묘한 애착을 갖는다. 심지어는 ‘그것’에 유대감을 느끼는 것도 같다.

 

세 번째 단편 「특별요리」에서 유이는 비밀스러운 회원제 식당의 아름다운 오너다. 악식을 하는 ‘나’에게 그 식당은 천국 같은 곳이다. 유이가 권하는 궁극의 악식에 매료당한 나는 엄청난 선택을 하게 된다.

 

네 번째 단편 「생일 선물」에서 유이는 스무 살 생일을 맞은 여학생이다. 생일이란 아주 특별한 날이다. 19살의 내가 죽고 20살의 내가 되는, 말하자면 새로 태어나는 날인 것이다. 스무 살 생일에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된 유이는 집에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그 일은 너무도 멋진 일이라고 유이는 생각한다.

 

다섯 번째 단편 「철교」에서 유이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이제까지 단편의 누구보다도 평범하다. 하지만 평범하면서도 조금은 비현실적인 존재인 것만 같다.

 

여섯 번째 단편 「인형」에서 유이는 ‘나’의 천진한 여동생이다. 이 이야기에서 벌어지는 괴이는 유이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왠지 전혀 무관하지도 않은 것만 같다.

 

마지막 단편 「안구기담」에서 유이는 입양아다. 축복받은 기적을 경험했다. 이 세상의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 기적은 첫 번째 단편 「재생」의 유이가 경험한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사키타니 유이가 토미에처럼 재생은 물론이고 무한 증식의 능력을 가진 존재라고 가정한다면, 각각 단편의 유이들은 각각 다른 존재이자 결국은 동일인이다. 본체에서 상실되어진 어딘가의 일부분이 또 다른 유이로 재생 했다. 그런데 그 유이들은 태생이 그러해서 인지 어쩐지, ‘상실’과 ‘재생’이라는 법칙에 갇히게 되고 마는 것 같다. 그 법칙이라는 것은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그 주변사람에게 까지도 영향을 끼쳐 버리게 되는 것이다. 토미에가 결국 주위사람들을 모두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의 구렁텅이에 몰아넣는 것처럼. 뭐 사키타니 유이의 경우는 그 정도로 악독하지는 않지만.

 

악식을 소재로 한 「특별요리」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행위가 바로 그렇다.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 자체가 ‘상실’이라면 섭취한 음식은 결국 양분이 되어 몸속 어딘가로 전해져 다른 무언가가 되니 ‘재생’되는 셈이다. 유이의 음식점에 매료된 ‘나’는 결국 궁극의 악식을 경험하기에 이르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나’를 부추기는 게 음식점의 여주인인 유이다. 유이의 부추김으로 「특별요리」의 나는 「재생」에서의 유이와 다르지만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그 결과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유이가 재생, 즉 증식한다는 명백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야기가 「생일선물」이다. 자세히 적으면 스포가 되니 여기까지. 「인형」에서 괴이를 겪는 이는 유이의 주변인인 오빠다. 하지만 그가 개와의 산책에서 주워온 괴이한 인형으로 말미암아 겪게 되는 이야기들 또한 결국에는 ‘내’가 사라지고 ‘내’가 재생된다는 이야기로 의미심장하다.

 

마지막 단편인 「안구기담」에서 유이에게 보내진 원고보다도 소름 돋는 것이 바로 유이에게 벌어진 기적에 대한 이야기다. 원고의 내용 가운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유년시절 유이의 신체에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급작스런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은 사실인 듯 보인다. 이는 유이의 양부모가 그녀에게 직접 전한 이야기이므로 분명하게 벌어진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첫 번째 이야기인 「재생」에서의 유이와 같은 일을 겪은 셈이다. 고로 이 ‘유이들’은 동일 인물이자 각자 다른 인물이 되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해 봤다. 작가가 처음에 “그녀들에게”라고 적은 것을 보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더니 결과는 왠지 토미에가 되어 버린 충격의 단편집! 『안구기담』내마대로 a. k. a 사키타니 유이 시리즈!!

 

뭐 어디까지나 나의 망상이고, 고어 물을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는 담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 한 책이다. 단편집으로서 독특한 설정, 뻔하지 않은 전개, 적절한 빨간색(?)이 어우러진 괜찮은 소설이다. 다만, 비위가 약한 사람은 읽는 게 좀 괴로울 지도 모르겠다. 여담이지만은, 악식이란 무엇인가, 궁극의 악식은 어떤 모습일까 등 악식에 대한 모든 것을 집요하게 파헤친 듯 한 단편 「특별요리」를 김밥을 먹으며 읽었던 나는, 그로부터 시간이 꽤 흘렀건만 아직까지도 김밥을 못 먹고 있다. 이 책을 뭐 먹으면서 읽지 말 것이며 가능하다면 읽어주세요. 한밤중에 혼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십이국기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머리색이 남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실이 멀쩡한 모범생을 불량아 취급한다든지, 가정에서는 여자아이니까 학업보다는 조신하게 신부수업이 하는 것이 좋다고 여기는 분위기 같은 것을 보면 확실히 현실감이 떨어지기는 한다. 이 시리즈가 세상에 나온 지도 벌써 20년도 더 됐다고 하니 어느 정도 감안은 해 줘야 할 부분이겠다. 그럼에도 흥미로운 것은 20년이 지났든, 앞으로 더 몇 년이 지난다 해도 식상해지지 않을 독특하고 탄탄한 세계관을 가진 소설이라는 점이다. 감히 단언컨대,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계 워프물 가운데서는 이 책이 가장 독보적이리라. 이 책이 다시 출간된다고 하니 정말 반갑고 기쁘다. 오노 후유미의 십이국기!

 

  

새로 시작하는 십이국으로의 여행

 

  이번에 엘릭시르에서 새롭게 나오는 십이국기는 시리즈 완간을 목표로 한다니 시작부터 든든한 기분이다. 이 시리즈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많았던 만큼이나 구판본의 번역에 대한 불만도 많았는데 이 부분도 충분히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운 좋게도 사전 평가단에 참여하게 되어 당장 서점에 진열해도 될법한 가제본을 받아 읽게 되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되니 새삼 새롭고 또 재미있더라.

 

   일단 이번에 받아든 가제본과 구판본을 비교해 보자면 눈에 띄는 부분은 아무래도 외형인데, 판형이 작아진 것이 마음에 든다. 일전에 1부, 2부로 나눴던 것을 한권으로 합치고 내지 디자인도 넣고 해서 더 빵빵해지고 더 화려해진 느낌이다. 가제본에는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지는 않는데 일러스트 까지 제대로 들어간 정식 출간 본은 진짜 멋질 듯하다. 개인적으로 구판 본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표지디자인이었는데, 이번에 나오는 버전에서는 표지디자인에도 일러스트를 살리는 쪽으로 가는 것 같더라. 이것도 마음에 드는 부분.

 

   번역 부분에 대해서는 좀 어렵다. 나는 일단 뜻이 통하게 잘 읽히기만 하면 땡큐인 사람이라 사람들이 그렇게 욕해대던 구판본도 사실 그리 나쁘지 않게 읽었다. (물론 오락가락하는 이름 표기와 오타는 나도 거슬렸다. 이건 번역문제가 아니라 성의 문제니까) 당장 눈에 띄는 것은 몇몇 고유명사 부분인데, 케이키가 게이키가 돼 버리고 타이호는 태보가 돼서 처음에는 좀 어리둥절했으나 번역자나 편집부에서 고유명사 번역에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라크슌은 라쿠슌으로 일본어 발음을 살렸고, 연왕은 연왕, 엔키도 그대로 엔키, 경동국의 왕은 케오오가 아닌 경왕(이건 구판도 그렇지만), 경의 기린인 경기가 케이키가 아닌 게이키가 된 것만 봐서는 이름에 있어서 일본식 발음을 살리는 한편 표기법에 맞춰 적는등 나름 원칙이 있는 것 같다. (케이키가 게이키가 된 것은 미묘하지만 조금 어색하긴 하다...) 가제본인지라 이대로 책이 나올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고유명사가 오락가락 이렇게 표기됐다 저렇게 표기됐다 하는 일은 없겠지. 당연히 그래야 되는 거지만 말이다. 일본식 존칭이 눈에 띄지 않는 점도 그렇고, 원체 번역에 말이 많았던 책이니 나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엘릭시르에서 출간하는 십이국기는 일본 신초샤 신장판을 텍스트로 번역했다고 하는데 신초샤 신장판이 개정판이라고 하더라. 개정판이라고는 하나 내용상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전보다 더 잘 읽힌다는 느낌이 드는것은 원작자가 가필 수정을 해서 그런 것인지 어쩐지 알 수 없다. 오랜만에 읽었는데 내용 전개를 다 아는데도 재미있게 술술 넘어가서 조금 놀랬다.

 

   어쨌든 가제본만 읽었을 뿐이지만은 전반적으로 공을 많이 들였다는 느낌이다. 이 시리즈가 무사히 완간될 수 있기를! 읽어보지 못한 뒷이야기들이 아직 많이 있다.

 

 

스케일이 엄청난 성장소설

 

   십이국기는 운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이 있고, 인간이 있고, 반인반수가 있고 요마가 위협하는 환상의 세계. 생명은 나무에서 열매의 형태로 잉태되고 신분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하늘이 정한 데로 왕이 세워지고 하늘의 뜻을 전하는 기린이라는 신비하고 영험한 신수가 존재하는 나라. 그런 세계에 나 홀로 떨어져 갖은 요마들의 위협과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에 너덜너덜해지는 주인공 요코가 진정한 조력자를 만나고 마음을 치유 받고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 결국에는 정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그런 이야기다.

 

   사실 평범한(줄 알았던) 사람이 사명을 받아서 어느 날 갑자기 영웅이 되는 유의 이야기는 멋있어 보일지는 몰라도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다. 정해진 운명대로 주워진 수순을 밟듯이 예정된 결말로 향해가는 이야기가 독자에게 무슨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을까?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십이국기도 그저 그런 이야기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십이국기에는 여고생 주인공의 생고생, 갖은 고생, 죽을 고생이 있다. 현실 세계에서도 제대로 발붙이지 못하고 그저 흘러가는 데로 받아들이고 제대로 반발해 본적도 없었던 나약했던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이계로 나 홀로 떨어진다. 믿을 만한 사람인줄 알았던 것은 종적을 감춰버리고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 하는 과정은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참혹하다. 그 면면에서 인간의 나약함과 악랄함, 이기적이고 바보 같은 모습들이 집요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그렇게 짓밟히고 꺾이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성숙해 간다. 그런 과정들이 좀 남다르달 까. 내가 이 책을 참으로 오래전에 읽었건만, 판타지 소설이라기보다는 성장소설로 기억하는 이유이다.

 

   이렇게 방대하고 엄청난 이야기가 고작 시리즈의 1편이다. 이 뒤로는 신비한 존재인 기린에 대한 이야기도, 12국의 다른 나라 이야기들도, 그 안에 살아가는 인간이거나 반인반수인 인물들의 이야기도 남아있다. 출판사가 끝까지 열심히 달려주길 바란다. 이 시리즈는 정말 재미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붉은 눈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6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글을 읽으며 공포를 느끼기는 정말 쉽지 않다. 그러면서도 호러 비슷한 장르의 소설이 나오면 호기심이 인다. 그런 류의 책을 좋아하지만,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밤잠도 설칠 만큼 공포를 느꼈던 적은 딱 한번 뿐이었다. 오노 후유미의 『악령이 깃든 집』이라고, 조금은 유치하지만 악령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다. 코소리가 있을까봐 답답하게 커튼을 쳐놓고 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그 책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아니 처음으로 소름이 돋았던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의 「붉은 눈」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읽다가 마지막 두 문단을 읽고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도조 겐야 시리즈와 작가 시리즈로 유명한 미쓰다 신조의 괴기 단편집이다. 8편의 이야기와 작가가 직접 수집했다는 짧은 괴담이 4편 실려 있다. 이야기의 화자는 미쓰다 신조 인 듯 하면서 미쓰다 신조가 아닌 것 같은 그런 인물이고, 작가 시리즈에서처럼 현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섞여있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너무나도 두려운 ‘그것’의 향연이며, 번역서에서는 제일 짜증난다는 애너그램도 가막히게 사용된 정말이지 완벽하게 미쓰다 신조의 책 같은 미쓰다 신조의 책이다. 음? 말이 조금 이상하지만 정리하자면, 작가의 스타일이 정말 집약적으로 농축되어있는 그런 책이구나 싶다.

 

   국내에 번역된 미쓰다 신조의 책들 가운데 - 도조 겐야 시리즈는 물론 다 읽진 못했지만 - 안 읽은걸 제외하고는 『작자미상 - 미스터리작가가 읽는 책』을 가장 좋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그 책을 곧잘 추천하곤 했는데 앞으로는 이 책을 권해야 겠다 싶을 정도로 괜찮은 책이다. 무엇보다 잘 읽히고, 단편집이다 보니 읽기에 부담이 없다는 점도 좋다. 그리고 단편집이지만 묘하게 연작소설인양 읽히는 점도 재미는 부분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붉은 눈」은 누군가가 작가에게 털어놓는 유년시절의 기억에 대한 것이다. 매혹적인 반 친구에 대한 기억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에 대한 공포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앞서 밝혔지만 마지막 두 문단이 정말 압권이다. 「붉은 눈」은 「죽음이 으뜸이다 : 사상학 탐정」이야기와 묘하게 연결되는데, 사상학 탐정 편은 호러와 본격미스터리가 적절히 섞인 이야기이다. 본격미스터리 요소가 짙기로는 「재나방 남자의 공포」가 그렇다. 좀 가벼운 도조 겐야 시리즈 같은 느낌도 있고 개인적으로 8개의 단편 가운데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내려다보는 집」「뒷골목 상가」는 집에 대한 공포를 제대로 보여주는 이야기다. 여기서도 섬뜩한 ‘그것’이 등장하며, 호러 성향이 짙은 단편들이다. 「괴기 사진작가」는 실제와 허구가 정말 교묘하게 섞여있어 더욱 섬뜩했고, 「한밤중의 전화」「맞거울 지옥」은 정말 묘하다. 어떻게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묘한 이야기다. 4편의 기담은 창작이 아니라 작가가 수집한 이야기라고 한다. 각종 이니셜이 나열되는 진짜 괴담인데 믿거나 말거나 라고 생각하고 싶을 정도로 뒷맛이 찝찝하다.

 

   뒤에 구사카 산조의 해설도 읽을 만하다. 해설이지만 어렵지 않고, 미쓰다 신조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격하게 공감할 내용에, 작가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미쓰다 신조의 책을 읽어 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이 알찬 해설로 미쓰다 신조의 소설세계에 빠져들게 될 것 같다. 해설까지 마음에 드는 책이라니. 이런 책이 어째 그리 소리 소문 없이 나왔는지...

 

   호러가 섞인 본격미스터리는 참 묘한 것이다. 호러가 되려면 끝까지 괴이의 정체를 숨기거나 밝히지 말아야 하고, 본격미스터리가 되려면 탐정같이 전지전능한 누군가가 나타나 괴이를 파헤쳐야 한다. 그 두 가지가 어울리기란 쉽지 않은데 미쓰다 신조는 그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능력을 가진 작가다. 『붉은 눈』은 그런 작가의 능력이 잘 발휘된 책 같다. 굳이 따지자면 호러 성향이 두드러지지만 뭐 이런 조합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제대로 소름 돋게 무섭고 재미있게 읽힌다. 앞으로 미쓰다 신조의 단편집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 단편집으로 또 어느 출판사에서 안 내주려나? 여튼 부담 없이 정말 재미있는 책이 읽고 싶다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물론 호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한정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1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벌인가? 제의적 살인인가?

- 나라 현 다로 군 하미 지방에서 벌어진 '신남 연쇄살인사건'에 대하여

 

   

  이것은 ‘미즈치’라는 신을 모시는 하미 지방에서 벌어진 불가해한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즈치라는 것은 물의 신으로 아마도 용의 모습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미 지방은 개척촌으로 논농사를 주로 하는데, 때문에 물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물을 다스리기 위해 하미 지방의 4개의 마을에서는 각각 신사를 꾸며 물의 신인 미즈치님을 모신다. 각각의 신사에서는 돌아가면서 가뭄이나 폭우 때 증의(기우제-祈雨祭)나 감의(기청제-祈晴祭)를 위해 특별한 의식을 집행한다. 그 의식이란 바로 미즈치님이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진신호(호수)에 신남이 공물을 바치는 것. 신남 역할은 의식을 주관하는 신사의 신관이 담당하며 다른 마을 신사의 신관들과 차기 신관들 까지 모두 참석하여 의식을 참관한다.

 

  고요하고 탁 트인 호수 위에 의식을 위한 쪽배가 띄워지고, 미즈치님을 모시는 신사의 사람들이 쪽배를 바라본다. 호수 위에는 오직 의식을 집행하는 신남과 노 젓는 사공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다 문득 쪽배가 흔들리고, 미츠지님에게 공물을 바치던 신남은 결국엔 피살된 채 발견된다. 모두가 지켜보던 호수 위에서 신남은 누구에게, 어떻게 살해된 것일까?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과거 미즈치님에게 올리는 제의를 담당했던 신남들이 하나 둘씩 살해된 채로 발견 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밀실 살인이 등장하는,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로 읽는 도조 겐야 시리즈다.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그 후로 쭉 미쓰다 신조의 팬이 돼 버렸다. 국내에 출간된 책은 열심히 사 모았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유독 이 도조 겐야 시리즈만큼은 잘 안 읽게 되더라. 아무래도 작가 시리즈나 여타 단편집들 보다 유독 스케일이 크고 호흡이 긴 이야기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질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책도 무려 600쪽이 훌쩍 넘어가는 넉넉한 페이지를 자랑한다.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도 50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구성이 참신해서인지 지루하다는 느낌 없이 한 번에 읽었는데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은 읽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초반이 아무리 지루한 책이라도 후반부에 가서는 모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므로 갈수록 읽기에 속도가 붙기 마련인데 이 책은 유독 그러질 못했다. 20번째 장에 책갈피를 끼워두고 며칠을 그냥 흘려보낼 정도로 긴장감 없는 독서였다. 어째서인고 하니,

 

   우선은, 사건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중반부에 가서야 일어난다. 전반부 300페이지 가량에서는 사건이 벌어지는 하미 지방의 독특한 이력에 대한 소개와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앞부분만 놓고 보자면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호러소설에 가깝다. 미쓰다 신조가 즐겨 사용하는 지시대명사를 활용한 현란한 (호러)스킬이 발동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완벽한 설명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그건 되레 흥을 깨뜨리거든요. 결국 분위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괴기 환상 계열 작품은 괴물이나 마물이 출몰해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만 조성하면 9할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죠.”

  이 인용은 미쓰다 신조의 최근 국내 번역출간작인 괴기단편집 『붉은 눈』에 나오는 이야기중 ‘미쓰다 신조’의 대사이다. 이 대사야 말로 『미즈치...』의 전반부 300페이지를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스산하고 음산한 것이 무언가 벌어질 듯 말 듯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는 거다. 근데 그런 분위기가 300페이지나 계속되니 질리고 지루해 진다. 그렇다고 책을 던저버릴 정도는 아니라서 그냥 책을 들었다 놨다 하게 되더라.

 

  드디어 사건이라고 부를 만한 일이 일어난 뒤에는 얼마간의 긴장감이 유지되지만 그마저도 금세 시들해 진다. 범인이 금세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엉성하거나 내가 추리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미즈치...』에서 다루는 살인사건은 호수 위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사건이다. 호수 위를 밀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호수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필요하고,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인물들이 그 관람자가 된다. 웬만한 인물들은 살인사건 현장에서 알리바이가 명백히 확인이 되는 상황이니 그 사람들을 제하고, 적당히 비중이 있으면서 살인 동기가 있을 만한 인물을 추리자면 추릴 것도 없이 한 명 남는다. 끝까지 읽지 않아도 그 인물을 떠올린다면 모든 상황이 설명이 된다. 작중에 도조 겐야는 거의 마지막까지 헤매고 또 헤매지만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독자는 헤맬 일이 없다.

 

  물론 미쓰다 신조는 그렇게 만만한 작가가 아니므로 비장의 마지막 반전을 준비해 두지만 글쎄. 기발한 트릭이라기엔 뭔가 억지스러운 면이 있고 몇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어찌됐든 뭐 그렇게 된 일이라고 하니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그뿐이고 ‘어떻게 그런 일이!’까지는 아니라서 별 감흥이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재미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무리하게 특수한 상황을 설정한 결과인지 범인 잡기는 다소 싱겁게 돼 버렸지만 그것만 제하면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읽는 재미는 충분히 있다. 그중 백미는 하미 지방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승과 기우제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고 미즈치님에게 올리는 제의의 원형에 대해 추리해내는 부분이었다. 거기에 기괴한 외눈 광, 죄인 광 이야기는 기발하고 섬뜩하기 까지 하다.

 

   미쓰다 신조는 이 책으로 무려 제10회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다. 본격미스터리로서 잘 써진 책이라고 인정받았다는 소리다. 그러므로 읽어볼 가치는 충분했으나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이 더 나았다. 그게 조금 아쉽다. 아직 읽지 않은 도조 겐야 시리즈 가운데 『잘린 머리...』보다 더 큰 재미를 안겨줄 책을 만나고 싶다. 얼른 만나고 싶다.

 

 

 ** 워낙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많은 명사들이 나오는데 그게 다 비슷비슷해서 읽는데 어지간히 헛갈렸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니었나보다. 한 글자 차이로 엉뚱한 이름이 쓰였다거나 오타가 난 부분들이 조금 보였다.

 

406쪽 - 위에서 7번째 줄; 대머리 수내 -> 대머리 사내

415쪽 - 밑에서 4번째 줄; 미즈치 가 -> 미즈시 가

595쪽 - 위에서 12번째 줄; 겐지는 -> 겐야는 (주인공 이름이...)

599쪽 - 밑에서 8번째 줄; 스이바 류지 -> 스이바 류마

류마, 류조, 류지, 미즈시, 미즈치 등등... 헛갈릴 만하지만 편집자가 헛갈리면 독자는 더더욱 헛갈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엠브리오 기담 이즈미 로안 시리즈
야마시로 아사코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태아를 주웠다. 새끼손가락만 한 크기에 하얀 뱃살이 개구리나 애벌레 같았다. 긴 머리를 말총처럼 묶은 단정한 얼굴의 이즈미 로안이 그것은 “엠브리오” 라고 한다고 알려줬다. 태아, 아니 태아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배아 상태의 인간. 그것은 인간인 것이다. 나는 인간을 주웠다. 아니 잠깐, 어떻게 태아가 탯줄도 없이 어미의 배 밖에서 멀쩡히 살아 있을 수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한 순간 엠브리오는 허여멀건 한 배를 부르르 떨더니 순식간에 거무튀튀해 졌다. 죽어버린 것이다.

 

놀라서 깨어나니 관자놀이가 뻣뻣했다. 책을 베고 자면 책 꿈을 꾼다는 말이 반쯤은 맞는 말이구나 싶었다. 간만에 만난 재미있는 단편소설이라 자기 전에 야금야금 읽고 있었는데, 머리맡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던 책이 머리에 베어져서 이상한 꿈까지 꾸게 한 모양이었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은, 참 상상하기 어려운 시절이구나 싶다. 잡다하게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까발려져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게으른 탓에 내 머리가 점점 굳어가고 있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스마트폰에, 인터넷에,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는 것 같은 검색포털에, 세상이 너무도 똑똑하고 편리하고 무뚝뚝하기 때문일까?

 

뭐 이유야 어찌됐든, 아니 그런 이유에선지 어쩐지, 이 책의 배경은 과거의 어느 시절이다. 이제 막 도로가 정비되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이제야 낯선 곳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그런 시절 말이다.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는 여행 가이드 역할을 하는 여행서가 인기이고, 또 그런 여행서를 전문으로 집필하는 전업 작가가 존재하는 세상이 『엠브리오 기담』의 세계인 것이다.

 

이즈미 로안은 단정한 얼굴에 삼단 같은 머릿결을 지닌 미남인데다가 나름 인기 있는 여행서 작가이다. 여러 곳에서 의뢰를 받고 유명한 온천지 같은 곳을 여행하며 여행서를 쓰는데, 신기할 정도로 매번 길을 잃어버리고 마는 길치다. 그런 주제에 본인은 태평한 성격이어서 어떤 상황이 닥치든 유유자적이다. 하지만 그와 종종 동행하는 짐꾼 미미히코의 사정을 들여다보자면 여간 안타까운 것이 아니다. 이즈미 로안과 함께 길을 잃으면 반드시 이 세상의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기괴한 것과 마주치게 되는데, 그 괴이라는 것이 마주치는데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낮이고 밤이고 할 것 없이 안개가 자욱한 마을에는 개구리 같기도 하고 벌레 같기도 한 엠브리오들이 꿈틀거리는 호수가 있고, 산길을 헤매다 들어선 평야의 마을에는 500년을 살아온 노파가 맑은 눈을 하고는 여행자를 맞는다. 우연히 흘러들어간 온천마을의 효엄있는 온천에는 밤마다 그리운 죽은 사람이 찾아오고, 산길을 오르다 만난 바닷가 마을에는 풀이고 나무고 돌멩이고 할 것 없이 모든 사물이 사람의 얼굴로 보인다. 오래전 무너져 없어지고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다리가 나타는 마을에, 내가 알지 못하는 ‘내’가 살다 죽은 마을까지. 태생부터 범상치 않은 이즈미 로안과 함께라면 이 세상의 어디든 닿게 되고,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닌 것 까지도 만나고 만다.

 

탯줄도 없이 자궁 밖으로 쫓겨난 엠브리오를 죽이지 않을 정도의 상상력으로 이야기는 이어지고 이어지고 이어지는 듯 하며 끝맺음 한다. 하나같이 기괴하지만 그 바탕에는 모성이라든지, 부성이라든지, 조금 뒤틀린듯하지만 어쨌든 ‘가족애’라고 부를만한 것이 녹아들어 있어서 끔찍하거나 두렵지는 않다. 소름이 돋기도 하지만 적당히 아련하고 따뜻해서 여운이 길다. 이런걸 바로 ‘기담’이라고 하는구나 싶은 말 그대로 기담이다. 그냥 기담이 아니라 ‘훌륭한’이라거나 ‘천재적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

 

상상하기는커녕 뭔가를 생각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지려고 하던 차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가 막힌 이야기를 만났다. 엠브리오를 줍는 꿈은 나쁘지 않았지만 수상한 데스마스크가 가득한 산적소굴에 잡혀 들어가는 꿈만은 꾸고 싶지 않으니 오늘부터 이 책은 책장에 고이고이 모셔놓기로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