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지름길이 없다 - 하버드대 인생학 명강의, 개정판
스웨이 지음, 김정자 옯김 / 정민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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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 세계적으로 수재들이 모여 있다는 '하버드 대학교'
그곳의 학생들의 배움은 뭐가 다를까? 그들은 단순한 학문적 지식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성공철학과 지혜와 열정을 배우고 있었다.

<인생은 지름길이 없다>속에는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의 성공습관이 담겨 있었다.
평정심 유지하기, 마음 열기, 타인에게 휩쓸리지 않기, 원망하지 않기, 신념지키기, 끌어당기기, 현재의 행복 즐기기 등 총 24가지의 성공습관을 짧은 일화와 저자의 견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글을 쓴 저자는 베이징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 교육학 이론을 연구하여 다수의 칼럼과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이 책의 원작은 <하버드 24시>로 의식상태와 마음의 작용을 심리학 이론과 하버드 성공철학으로 풀어낸 자기계발서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성공한 이들의 성공 비법을 배우기보다는 성공을 향한, 행복을 향한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볼 수 있었다.

"무한한 지혜가 나를 인도하여 건강을 회복시킬 것이다. 내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과 사랑, 평화로움을 가져올 것이다.올바른 행동과 신성의 의지가 내 삶을 제어할 것이다. 내 미래는 인생의 진리를 바탕으로 펼쳐질 것이다. 나의 잠재의식을 믿으며 내가 원하는 대로 모두 이루어질 것이다." (56p)

원망이라는 잘못된 심리암시를 반복된 긍정적 암시를 통해 잠재의식의 변화를 가져와 점차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일화를 소개하며, 자아의식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살면서 힘든 점이야 여러 가지이겠지만 그 중 잘 안되는 것이 심리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나의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욱하는 순간이 올 때 한 템포 쉬면서 호흡을 조절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그 순간을 모면한다는 게 말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스스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는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는 법도 소개하고 있다.
물론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늘 강조하듯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
알면서 못하는 것과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의 차이에서 성공과 실패가 갈리는 법이니.

책을 읽다보면 각자 마음에 새기게 되는 부분이 다를 것이다.
나의 경우 8장의 '몸과 마음 사용법으로 행운을 부르다'에서 행운을 불러오기 위한 노력을 소개하는 부분을 눈여겨보았다.

가슴을 활짝 펴고 걸어라, 주말에는 낮잠을 즐겨라, 휴일에 하고 싶었던 일 다섯 가지를 하라, 긍정적인 사람에게 배워라, 매일 일기를 써라

이 중에서도 '주말에는 낮잠을 즐겨라'는 생각으로도 즐거웠다.
어린 아이가 있다보니 주말이 더 힘든 날이기도 해서 마음껏 낮잠을 자기란 쉽지 않기에.
평일의 긴장감을 풀 수있는 주말이 더 바쁘고 정신없는 엄마들에겐 이 부분이 제일하고 싶을 것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는 이렇게 가르친다.
'사람은 모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잠들어 있던 잠재력이 깨어나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151p)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잠재력의 10분의 1만 활용한다고 한다.
숨은 잠재력을 깨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는 하버드대학교의 성공습관은 우리 아이와 나에게도 꼭 필요한 습관인 것같다.

분명 인생은 지름길이 없다. 하지만 먼저 걸어가본 인생 선배들의 지침서는 있다.
그들이 알려주는 인생의 지침서를 참고하여 부족함은 채워나가고 넘치는 부분은 버릴 줄 아는 과감함도 필요한 것같다.
성공이 곧 행복은 아니다. 하지만 성공의 비결 속에서 행복의 비결도 찾을 수 있다.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을 기르고 세상을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면서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지도,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지도 말고 현재를 즐기는 마음이 가지자고 오늘도 내 자신에게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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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포자 탈출! 뇌새김 한자 암기법 - 연상그림으로 부수한자 214개를 정복한다!
나인수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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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신문을 볼려면 한자를 알아야 이해가 되는 단어들이 많았다.
그러기에 학교다닐 때 한문선생님은 '한자'를 알아두면 좋다라는 말을 하곤 하셨다.
그 선생님은 '한자'를 그저 한자 한자 써서 외우기만 하지 않고 부수와 획수를 가르쳐주시며 한자의 생성 원리도 알려주셨다.
그래서 였을까? 그 선생님의 '한문'시간은 나에겐 기다려지는 시간이였다.
그렇다고 한자를 잘했느냐? 그건 아니였다.
'한포자'까지는 아니였지만 역시나 '한자'는 알면 알수록 어려운 글자로 다가왔다.

한자가 섞인 신문이나 서적을 보지 않는다면 생활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다보니 어느 순간 '한자'는 내게서 동떨어진 글자가 되었다.
아이들 이름의 한문조차 자주 쓰지 않아서 가끔은 생각나지 않을 때는 '한자 공부 좀 해야하는데'라고 속으로 말하곤 했다.

그런 나에게 <뇌새김 한자 암기법>은 좋은 한자 교재였다.
연상 그림을 통한 한자 공부.
이미지트레닝을 통한 학습법이라고 할까? 그림을 통해 연상되는 부수들 알려주고 뇌에 새기는 방식의 '뇌새김 한자 암기법'은 볼수록 신기하고 머릿 속에 쏙쏙 들어왔다.

일단 재미있어야 효과가 큰 법인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한자 학습서를 집필하고 있지만 사실은 세상에서 한자를 제일 싫어한 자타공인 '한포자'였다는 저자.
한자를 몰라도 사는데 그렇게 지장이 없었기에 그 역시 한자와 동떨어진 삶을 살다가 한자에 대한 무지가 자신을 괴롭히면서 시작하게 된 한자 공부와 학습법 개발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뇌새김 한자 암기법'을 탄생시킨 것이다.

친절하게도 이 책을 '읽는 법'도 소개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책은 연상 그림을 통한 214개의 부수한자를 정복해나가면서 단순히 부수만이 아닌 스토리텔링과 그림 그리고 사자성어 등 부수를 알면 읽기도 이해하기도 쉬운 구성으로 우리에게 재미있게 한자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책은 학교에서 한자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초등학교 딸아이가 더 좋아했다.
쉽고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기에 막 한자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학습만화 중 <마법 천자문>이 있다.
만화도 보고 한자도 익힐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인데 그 책을 통해 한자를 좋아하게 된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저자 역시도 <마법 천자문>을 본 아이와 한자 배틀을 하자가 할 때면 슬그머니 도망갔던 적이 있었다가 고백했는데.

'한포자'에서 탈출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처음부터 연상 그림을 통한 뇌새김 한자 암기법이 잘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를 반복적으로 해본다면 분명 한자를 그냥 암기하려고 할때보다는 효과가 크고 기억에도 많이 남는다.

'한포자'에서 한자의 고수로 거듭난 그의 오랜 연구의 결정체인 <뇌새김 한자 암기법>을 통해 이제라도 '한포자'에서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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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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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에게 '운동'이라함은 그저 '숨쉬기 운동'이 다이다.
흔히 말하는 '유산소 운동'
체력이 고갈되어 우울한 날이면 체력 증진을 위해 운동을 시작해야하는데 하면서 실천은 안하고 있는 나에게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는 제목부터가 확 끌림을 주었다.

책상에만 붙어 있고, 다이어트에 집착하다 급격한 체력저하를 경험한 저자의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는 급공감대를 형성하며 빠르게 책장을 넘기게 만들었다.

마법의 단어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체력이 떨어지면 사소한 실수에도 지나치게 엄격해지고, 퇴근하고 만나는 가족에게 짜증이 난다. 다정도 체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 #다정도 체력 (14p)

체력이 인성을 만든다에 격하게 한 표요. 육아를 하며 더욱 느끼게 된 체력의 중요성.
급격히 저하된 체력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속사포 잔소리가 늘어가는 나의 모습은 몸과 마음을 힘들게 했다.
체력을 향상시키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나 체력 고갈은 순식간이였다.
꾸준한 운동을 통한 체력 관리의 필요성은 느끼면서 '왜' 시작이 어려운지.

지금까지 내가 해 본 운동이라곤 헬스와 아쿠아로빅이다.
그것도 한 달에서 두 달정도하고는 그만두었다.
경제적 이유도 있었지만 끈기 부족이 큰 원인이였다.
체력이 좋아진다 싶으면 그만두고는 간사함도 한 몫을 한 것같다.
이처럼 나에겐 '운동'이 가까이하기에 먼 당신이였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하는데>는 무엇보다도 저자의 재미있는 표현과 각종 운동의 등장이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고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

필라테스를 하면서 고통이 몰려오고 묶기에는 짧은 단발은 그야말로 산발이 된 채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은 공허함과 불안감에 떨면서 주변의 회원들과 눈이 마주치고는 공동체 의식을 느꼈다는 저자의 경험은 웃기면서도 그저 웃을 수 없었다. 그건 운동을 통해 힘든 경험을 해 본 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언니의 결혼식을 위해 다시금 다이어트에 돌입, 결혼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자 마자 두 달동안 참았던 라면을 2개 끊여먹으며 더 이상의 운동은 없을 줄 알았던 저자에게 금쪽같은 PT 트레이너가 나타났다.
그렇게 시작된 트레이너와의 만남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트레이너가 없이 헬스를 했던 나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였다.
트레이너에 대한 저자의 경험담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와 또 다른 운동 도전기를 보는 재미와운동의 종류가 무궁무진함을 깨닫게 해 주었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는 저자의 '운동 도전기'가 현재진행형적인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자신을 잘 지탱해주는 힘을 기를 목적으로 운동에 재미를 붙이는 중이라는 운동 새싹라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저자는 운동의 달인이나 운동으로 성공한 이들이 쓴 책보다 더 공감을 주었다.
그리고 운동을 꾸준하게 못하고 있거나 운동의 '운'자도 시작 못하고 해야하는데라고 생각만 하고 있는 이들에게 '괜찮다고. 자신도 아직 이러고 있다고'말하며 용기를 주는 듯했다.

그저 매일 '운동을 하긴 해야하는데...'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는 코믹함과 동질감을 주는 책이였다.
시작이 어렵고 유지는 더 어려운 '운동'
정말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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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쳐 - 양자와 시공간, 생명의 기원까지 모든 것의 우주적 의미에 관하여, 장하석 교수 추천 과학책
션 캐럴 지음, 최가영 옮김 / 글루온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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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쳐>는 내게 쉽지 않은 책이였다. 그럼에도 재미있었고 서서히 책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며 읽었느냐고 묻는다며?
대답은 "아니요."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단순한 과학 서적이나 교양 서적이 아닌 고차원적인 지식을 담은 한마디로 어떠한 장르의 책이라 분류할 수 없다.

양자역학에서부터 생명의 기원까지 표면적으로 보면 우주와 과학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이라고 할까?

저자인 션 캐럴은 캘러포니아 공과대학의 이론물리학자로 최근에는 양자역학, 시간의 화살, 그리고 복합계의 창발이란 주제에 몰입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저자의 이력과 관심사가 <빅 픽쳐>라는 저서에 농축되어 담아져있다.
현대물리학뿐 아니라 과학이 풀어내고 답할 수 없는 철학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다양한 과학적 주제와 이야기를 펼쳐나가며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물론, 모든 행성이 안정한 상태인 건 아니다. 사람들은 평생 수많은 믿음을 품고 살아간다. 그러니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그중에 일부가 상충하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사실, 믿음의 행성은 다양한 믿음들이 서로 접하면서 느리지만 꾸준하게 소용돌이치고 있다. 진짜 행성의 지표면 바로 아래에서 맨틀 대류와 지각판 이동이 끊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때 양립 불가능한 두 믿음이 정면충돌하면 고반응성 화학물질이 섞일 때처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151p)

이는 '믿음의 행성'에 대한 이야기로 책의 일부분이긴 하지만 이처럼 저자는 우리의 삶과 철학을 과학적 현상과 연관하여 해석하고 과학적 세계관을 통해 보다 폭넓은 시야와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은 분명 아니였다. 그리고 가볍게 읽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책도 아니다.
하지만 단순한 과학적 지식의 전달이 아닌 과학적 발견과 함께 인간의 삶과 그에 따른 세계관의 변화와 광대한 우주 현상 앞에 우리의 삶은 너무도 작은 또다른 우주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던지는 수많은 질문을 하나 하나 따라가다보면 블랙홀처럼 강한 흡입력으로 빨려들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하석 교수 추천 과학책' - <빅 픽쳐>
수많은 이들의 추천을 받았다고 해도 나와 맞지 않으면 실망감에 제대로 읽지 않게 되는데 <빅 픽쳐>의 경우는 벽돌책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펼쳐보게 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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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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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세이를 좋아한다. 소설과 달리 현실 속 이야기이자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을 엿보기도 하고 그들과 나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음에 때론 위안을 받기도 하기에.

언제나 여름인 남태평양의 외딴섬 보라보라에서 9년째 살고 있는 김태연 작가의 그곳에서의 일상 속 행복의 조각들을 담고 있는 <우리만 아는 농담>

청명하고 높은 하늘과 푸르름이 가득한 바다가 펼쳐 있는 낭만의 대명소이자 신혼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는 '보라보라섬'
검색을 통해 본 그곳의 모습은 꼭 한번 가고 싶다는 마음에 갖게 할 뿐 아니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이는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환상이자 로망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거.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장소가 나의 또 다른 삶의 터전이 될 때는 그 느낌이 다를 뿐 아니라 섬이라는 환경 속에서 생존이라는 부분이 늘 낭만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외딴 바다 마을에 살게 되면 한번쯤 빠지는 함정이 있다. 바로 <월든>의 소로우처럼 간소한 삶을 살아야 할 것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아니지, 어쩌면 그런 삶을 꿈꿨기에 이곳으로 흘러들었는지 모르겠다. 나도 처음에는 로망이 있었다. (252p)

레온사인이 가득한 도시 속 전투적이고 무미건조한 삶을 벗어나 한적하고 조용한 휴양지를 찾아서 살고 싶다고 꿈 꾼적이 있었다.
그때는 불편함보다도 도피하고픈 마음이 클 때.
그런 나에게 김태연 작가의 <우리만 아는 농담>속 그녀의 삶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은 '보라보라섬'에서의 그녀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가감하지 않은 상태인 있는 그대로의 삶.
낭만과 현실을 오가며 써 내려가고 있는 그녀의 일상은 어쩌면 불편함도 감내하고 가끔씩 밀려드는 외로움과 고독함도 이겨낼 용기가 있어야 함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좋았다. 그리고 울고 웃을 수 있었다.
짠함과 부러움의 경계 속에서 나라면 이 곳에서 생활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지만 모든 것을 한국에 두고 떠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우리만 아는 농담>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땐 어떤 내용의 책인지 감이 사실 오지 않았는데 책을 주욱 읽어나가던 중 발견한 제목에서 여러 에피소드 중 하나에 해당하는 제목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만 아는 농담'을 통해 나 역시도 왠지 작가와 한결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함 오버이려나?

쓱쓱 써 내려가고 있는 그녀의 문장 속에선 따뜻함을,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짠함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의 남편이 남자친구이던 때, 모두가 잠든 늦은 밤 자신을 깨워서 보여주고 싶은 장소가 있다며 데려간 곳인 1층의 거실에서 2층의 방들로 이어지는 중간 계단에서 어릴 적 부모님의 다투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던 날이 많았다고 말하는 남자친구를 꼭 안아주며, 우리라고 뭐 그렇게 다를 수 없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과거로 돌아가서 어린 그를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회상하는 부분에선 먹먹함이 들었다.

시어머니 오드레와의 동거, 예감과는 서로 살아온 삶의 방식이 달라 부딪히는 부분이 있었지만 요리 비법에 있어 감칠맛의 비결인 한국으로 치면 다시다와 같은 모 브랜드의 치킨 스톡을 넣으라고 말하며 자신의 아들에겐 비밀로 해 달라는 부분에선 웃음이 터졌다.

둘만 아는 작은 비밀이 생겼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 친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다른 음식, 다른 생활 방식, 다른 세대 ... 이 모든 전달 불가능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106p)

모기떼의 습격, 잦은 정전, 언어의 한계, 극장이나 패스트푸드점이 없는 건 물론이고 상점 자체가 손꼽히는 곳에서 마트가 유일하건만 그마저도 식료품이 금방이 동이 난다는 거.

모두가 말 못 할 사정이 있다. 나도 그렇다.정신 바짝 차리고 행복해지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있다. 따뜻하게 남아 있는 순간들에 대해서. (146p)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에도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으로 판단하며 그들을 부러워하고 행복할 거라 여길 때가 많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 모든 것들을 감내하며 그 속에서 낭만과 행복을 찾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바로 <우리만 아는 농담>이 그렇다.
읽는 동안 웃고 울고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
그녀가 잘하는 말이 있다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대책없는 말같지만 사실이다. 내일 일은 모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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