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건너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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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바꿨으면 좋았을 거라고 누구나 생각하지만 아무도 지금 바꾸려 하지 않는다."

'다리를 건너다'는 요시다 슈이치의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이라 소개되지만 등장인물들의 불안, 히스테리적 반응과 같은 인간의 심리도 세밀하게 드러내고 있는 심리스릴러의 느낌도 들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총 4장과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읽을 때는 각기 독립된 단편집같은 형식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으나 마지막장에 가서는 흩어지고 의미없는 듯한 일상적인 이야기가 하나의 퍼즐처럼 연결이 되었으며, 이야기 중간 중간에 복선이 깔려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명확한 사건이 없으며,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기에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로써의 박진감이나 숨가쁜 스토리 전개는 느끼지 못하면서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정리가 안되는 면도 있어서 '어~ 이건 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옮긴이의 말처럼 전체의 핵심이 되는 명확한 사건이 없어서 세세하면서 잔잔하게 묘사된 평범한 일상의 풍경 하나하나가 어떻게 무엇으로 연결되는지 모른 채 그냥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면서도 읽다보면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버릴 수 없었다.

봄은 맥주회사에 다니며 순조로운 삶을 살던 아키라를 중심으로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름은 도의회 의원인 남편을 둔 평범한 주부인 아쓰코, 그런 그녀는 도의회 의원의 성희롱 사건과 비리사건에 자신의 남편이 연루된 것이 아닌지 불안감에 쌓이고 그래도 남편을 믿고 자신의 가정을 지켜내겠다는 의지와 함께 히스테리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가을은 보도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겐이치로, 그의 일상적인 모습과 보도영상 중 이해할 수 없는 영상이 담겨있는 사건이나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가 옛사랑을 만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일어나는 일 등이 담겨있다.


겨울은 70년 후인 2085년이라는 미래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 장에서는 앞선의 3장에서 등장했던 과거의 일들이 일부 거론이 되면서 우리가 알지 못하고 '지금 이순간'에 내리는 결정들이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앞서의 세 이야기들이 동떨어진 이야기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다리를 건너다'라는 작품은 기존에 내가 읽어본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이였다.
인간생체관련 연구, 세월호 사건, IS사건 등 실제 현실 속의 이슈가 된 사건들이 언급되면서 현실과 허구의 혼동도 느끼면서도 사인과 로봇 등의 미래의 모습을 그린 부분에서는 어느 영화의 한장면도 생각나면서 섬뜩함도 느꼈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우리가 내리는 작은 선택들이 미래에 우리의 삶의 방향을 달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저자의 메세지가 담겨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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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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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 뒤에서,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처절한 심리 싸움이 시작된다!

완벽함 뒤에 숨겨진 사이코패스 성향의 그와 그런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그녀의 이야기가 담긴 「비하인드 도어」

공포가 사람에게 주는 고통이 얼마나 크고 사고를 마비시키면서 그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였다.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면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게 전개되어나가는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주인공들의 심리묘사는 작품의 몰입도를 높여 주었다.
다소 여자 주인공인 그레이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거나 답답하다 느껴질 수 있을지 모르나 공포에 질린 상황이라면 그녀의 행동 역시 이해되지는 않을거라 여겨진다.

벗어나고 싶고 죽고 싶은 상황이지만 그녀에게는 지켜내야 하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순종적인 듯 생활하는데 벗어나려 할 때면 더욱 숨통을 조여오는 그녀의 남편인 잭의 사이코패스적 모습은 보는 이도 숨이 막히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굿리즈 최고의 데뷔 소설상과 최고의 스릴러 소설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인정받은 B. A. 패리스의 데뷔작 『비하인드 도어』

모두가 부러워하는 화려하고 완벽한 부부 잭과 그레이스.
그레이스는 백화점 구매담당이였으며 다운증후군을 가진 여동생으로 인해 결혼이 늦어졌으나 100%를 자랑하는 유명 가정 폭력 전문 변호사로, 완벽한 외모와 능력, 배려심까지 갖춘 잭을 만나 결혼했으며, 그는 그녀의 다운증후군을 가진 여동생 밀리까지 사랑해주는 말 그대로 완벽한 남편이였다.

하지만 이는 대외적인 그의 모습으로 완벽한 저녁 식사 파티가 끝나고 현관문이 닫히면, 저택은 누구도 탈출할 수 없는 감옥과도 같은 공간으로 바뀌고,  공포와 비명소리에 희열을 느끼는 그는 사이코패스이다. 그런 그의 손아귀에서 고통받는 아내는 끔찍한 폭력의 희생자로 그의 목표인 그레이스의 동생 밀리를 괴물 같은 그의 손길이 닿기 전에 이 악몽을 끝내려 하는데…….

 

 

 

 

 

 


그녀는 과연 이 끔찍한 공포와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이코패스인 잭의 계획에 맞서서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능동적으로 맞써 싸워나갈 수 있을까?

이 책을 있는 내내 이러한 물음을 가지면서 언제쯤 그녀가 악의 수렁에서 벗어나게 되며 잭은 끝까지 그의 계획대로 밀리를 차지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며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으며, 술술 넘어가는 책장에 더위도 잊은 채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나를 두려워 하는 너의 눈빛, 그걸 계속 보고 싶어. 영원히"

"내가 왜 그러겠어. 난 결코 당신을 떠나지 않아, 잭. 당신도 알고 있지? 하지만 죽일 수는 있지, 하고 나는 속으로 덧붙인다. 실은 그렇게 할 작정이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서고 그와의 심리게임을 해 나가는 그레이스와 다운증후군을 가졌지만 다소 영리함을 지닌 밀리, 자신이 최고라 여기며 상대가 느끼는 공포감을 즐기는 잭 등 「비하인드 도어」속의 숨은 관전포인트을 찾으면서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공포와 절망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힘겨운 싸움의 결론은 어떠할지 궁금하다면 「비하인드 도어」를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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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말이 됐어요 듬뿍그림책 3
지메나 텔로 지음, 조경실 옮김 / 듬뿍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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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손오공처럼 '분신술'을 써서 내몸이 열개라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육아를 하면서 아이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려다보면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다고 느낄 때가 많다.


「엄마가 말이 됐어요」속 엄마는 늘 뛰어다닌다.
아침에는 아이들과 학교로 자신의 직장으로 퇴근 후에도 쉬지 않고 가족들의 식사를 위해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헐레벌떡 뛰어와서는 아이들과 학원으로 병원으로...

아이들 눈에도 엄마는 늘 바쁘게 뛰어다니고 밤이 되어서는 자신들의 이야기도 들어주지 못하고 멍하니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 엄마가 어느 날은 아침에 늦잠을 자면서 학교에도 지각을 하고 일이 많아 늦게 퇴근을 하면서 학교 수위인 페레부인이 엄마에게 화를 내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힘든 하루를 보내는 엄마를 보며 '엄마 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다음날 깜짝 놀랄 일이 발생하는데 바로 엄마가 말이 된 것이다.
현실이라면 일어날 수 없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 속의 엄마의 모습...

말이 된 엄마를 보고 처음에는 당황하였으나 점차 적응이 되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 그리고 지각하는 일 없이 제시간에 도착하는 엄마
이 그림을 보면서 아이랑 막 웃다가 한편에서는 씁쓸하기도 하였는데 내가 엄마이기에 그런 것일까?


결론은....

「엄마가 말이 됐어요」라는 제목을 보고는 엄마가 왜 말이 되었을까 생각하며 어떠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해서 선택하게 된 이 책을 통해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들의 비애도 이해할 수 있었으며, 이는 비단 워킹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닌 세상의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엄마들의 일상이고 힘겨움을 담아내고 있기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모든 것을 잘해내야하는  '워더우먼' 엄마 의 자리를 잠시 내려놓고 조금은 느슨하게 생활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나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 그림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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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호롱의 소녀감성 종이인형 - 종이인형으로 만나는 추억의 동화와 영화 속 소녀들 (보관상자와 배경그림 수록)
애플호롱 지음 / 시대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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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학교앞 문방구에서 파는 종이인형을 사와선 친구와 가위로 오리고 '어떤 옷을 입힐까'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인형놀이를 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종이인형을 사오지 못할 때에는 직접 그림을 그려서 나만의 종이인형을 만들어서 책 사이 사이에 인형과 옷을 꽂아서 구겨지지 않도록 보관하면서 동생이 찢기라도 할까봐 소중이 다루었던 적도 있었다.

「애플호롱의 소녀감성 종이인형」은 이런 나에게 옛 추억에 젖게 하면서 아직도 나에게 소녀감성이 남아있긴 하구나 하는 감성에 젖게 해주었다.

초등학교 딸아이와 서로 어떤 인형을 올려볼까 즐거운 고민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가위질을 하고 오려놓은 인형으로 인형놀이도 해보면서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보았다.

「소녀감성 종이인형」은 손그림, 여행, 사진, 핸드메이드에 관심이 많은 파워블로거 애플호롱(박수현)씨가 아이들과 놀기 위해 수제인형을 만든 것이 계기가 되어 이렇게 책으로 출간한 손재주많은 아이엄마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속에는 동화 속의 소녀들, 고전명화 속의 주인공들, 일상 속의 귀여운 친구들 등 25가지 종류의 인형들이 담겨 있다.

딸아이는 일상 속의 주인공들에 관심을 보이며 이쁘다고 한 종류를 선택하고 나는 동화 속의 주인공들 중 한 종류를 선택해서 정말 무념무상으로 가위질을 하였고 아이가 오리기 어려운 부분에서는 내가 도와주기도 하였다.

그냥 보기만해도 이쁜 인형들이 많았지만 아이와 서로 골라 오리기를 하다보니 이야기거리도 생기게 되고  '엄마도 이런걸 좋아하는구나'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엄마도 소녀감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어릴 적 인형놀이를 좋아했다며 추억이야기도 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여러 종류의 인형 뿐만 아니라 보관상자와 배경그림도 수록되어 있어 인형을 올려서 놀이도 하고 놀이 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었다.

「소녀감성 종이인형」에는 작가의 섬세함과 색감의 화려함을 느낄 수 있었으며,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있어 눈이 즐겁고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세세한 부분의 오리기를 통해 소근육발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추억의 종이인형 놀이를 통해 그동안 잊고 지낸 어릴 적 추억과 소녀감성에 젖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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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Boy - of the still boy, by the still boy, for the still boy
SE OK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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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양장본인 「스틸보이」
책이 처음 도착하여 포장을 뜯기전에는 이  책 언제 다 읽지 했는데 막상 책장을 열어보니 괜한 걱정이였다.

일명 '아빠 육아일기'
일단 공감백배의 마음으로 한장 한장 넘겨읽으면서 혼자서 키득키득 웃었다.

내 주변에도 육아휴직을 하여 와이프 대신 육아를 전담하는 아이아빠가 있는데 그 아빠가 하소연을 하길 육아가 쉽지 않으며 체력소모가 많이 되어 하루 하루 지친다고...

육아는 운동경기로 비유하자면 '마라톤'경기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전이기에 체력안배와 페이스조절이 중요하다.
하지만 늘 예상치 못한 미션이 주어지기에 멘붕이 올 때가 많다.

「스틸보이」 속 아빠 역시 이러한 멘붕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꿈많던 소년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그 꿈을 접고 늘 남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으며, 아이의 탄생과 함께 진정으로 육아를 전담하면서 상상과는 다른 현실 속 육아전쟁을 경험하게 된다.

고군분투하는 코믹 육아일기로 읽는 내내 예전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웃기기도 하고 한편에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눈물짓기도 했다.

지나고 나니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담이 되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시간이 가면 나아지는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 하루 힘겹게 아이와 씨름을 하며 보냈기 때문이다.

누구 남편, 누구 아빠로 불리지만 가슴속에는 소년이 산다.

그림한컷 한컷과 태그에 담긴 센스있는 표현들이 공감백배로 진정한 육아일기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게 한 「스틸보이」

BEGINER, STILL BOY, HERO 이렇게 3파트로 구성되어 그 속에 깨알같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아내의 임신과 가진통, 기다림 끝의 출산 그리고 아내의 외출로 인한 젖몸살 제로의 모유수유, 뱃속에 있을 때가 천국이라 여기는 밤중수유, 씻고 생리적 현상 해결도 쉽지 않은 육아의 모습 등 정말 저랬는데 하며 공감백배의 장면들이 나오면 감탄사를 연발하며, 웃으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몰입도 100%상태로 보았다.

 

 

 


아이의 잠투정과의 전쟁, 자다가 봉변 당하는 이유식 전쟁, 날로 늘어가는 꼼수, 조용하다 싶으면 사고치고 있는 아이의 모습....

어쩜 이렇게 리얼하게 잘 표현하고 있는지...
육아를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땅에서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이들이 본다면 더욱 공감을 할 이야기들이 가득하기에 곁에 있는 신랑에게도 육아로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었다.

저자는 말한다.
'스틸보이'는 단순한 고군분투 코믹 육아 일기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것은 한 남자의 성장기이며,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일거라고...

현실에 치여 한쪽에 밀어 넣어두었을 그 꿈들을 응원한다. 조금은 철없고 부족해도, 여전히 방황하고 있더라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성장 중이니까.

「스틸보이」를 통해 매일이 미션인 하루 하루이지만 아이의 성장을 보면서 나 역시도 조금씩 성장하면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나아지고 꿈을 꿔나가는 아이와 함께 잊었던 꿈을 같이 꾸어나가는 지금의 일상을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군분투하는 이 땅의 엄마 아빠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당신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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