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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감정의 치유
데이비드 A. 씨맨즈 지음, 송헌복 옮김 / 두란노 / 199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상하다 : (근심이나 슬픔 등으로) 마음이 언짢게 되다★ 감정(感情): ① 느끼어 일어나는 심정. 마음·기분.② 어떠한 대상이나 상태에 따라 일어나는, 기쁨·노여움·슬픔·두려움·쾌감·불쾌감 따위 마음의 현상★ 치유(治癒) :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이렇게 사전적 의미의 단어들을 나열하고 보니, '상한 감정' 이라는 것은 '어떠한 사건이나 사람으로 인해 생겨난, 상황에 맞지 않는 마음의 감정'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만약, 기뻐야 할 때 노여워하고, 즐거워야 할 때 불쾌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당사자 자신으로서도 견딜수 없는 힘듦이 되겠지만, 주위 사람들까지 힘들어지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러한 상한 감정은, 낮은 자존감을 갖게 하여 자신을 과소평가하며 열등감에 빠지게 하거나 잠재력을 마비시키고, 비전을 파괴시키기도 하며,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을 보면 자신을 욕하는 것으로 느끼게 하여 대인관계를 해치거나, 일을 시행하기도 전에 나쁜 결과를 상상하여 애초에 결정조차 하지도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어린시절 성(性)에 관한 문제로 인해 받은 상처는 그 사람의 전 인격적인 부분에 까지 큰 영향을 미쳐, 성장하여 어른이 되고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해결되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방해거리가 된다.
우리의 죄와 병 든 것 사이 어디엔가 성경이 말하는 '연약한 부분'으로 간주되는 곳이 있다. 그것이 바로 '상한 감정'이다. 영적으로 치유받고 회복되기 전에, 감정적으로-신체적으로 치유되어야 할 곳이 있다는 것이다. 엘리야가 왕후 이세벨을 피해 다니다가 지쳐서 로뎀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을 때, 천사가 가져다준 음식을 먹고 신체적으로 기운을 회복한 후에 다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열상 19:4-8), 신체적인 회복은 감정적인 회복의 근원이 되어주며, 신체적으로 또한 감정적으로 회복이 되어진 사람은, 영적으로도 부흥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으로 인해 많은 위안을 느꼈고, 내 안에 있는 문제들에 대해 다시한 번 되짚어볼 수 있었다. 새로운 환경속에서 내 모습은 어떠한지, 아직까지 예전의 영적 어린아이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예전의 나는, 보수적인 성향의 부모님으로 인해 상처들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또한, 어릴적부터 가져온 '외모컴플랙스'는 내 인생의 크나큰 제약이 되어왔다. 대학에 들어가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그러한 상처들은 사라지려 하지 않았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것은 나 스스로가 나에게 주입시켜온 피해의식이었다. 대인관계는 원만했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 나는 지극히 보편적인 아이였지만, 내 속에서는 매일같이 감정과 이성간의 다툼이 있었다. 그러나, 원인은 나를 둘러싼 환경이 아니라, '나'에게 있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 주위 모든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 나의 사고, 나의 라이프스타일, 나의 자아상.. 모든 것이 변화되어야 할 것들이었다.
먼저, 그 상처의 근원지에 있는 사람들을 용서할 필요가 있었다. 내 경우에는 '아버지'였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경상도분이셨던 아버지...... 아버지는 나와 남동생에게 부족함없이 필요를 채워주셨고, 당신 자신을 희생해오신 분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나는 그러한 것들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아버지로 인해 나는 상처를 받았으며, 내 모난 성격은 아버지로 인해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기억속에 남은 부모님의 싸우시던 모습은, 내 이성교제에 영향을 미쳤다. 남자들을 무시하고, 깊은 대화를 할 수 없도록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후,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아버지를 용서하고 또 아버지께 용서받음으로 그 문제들은 해결되었다.
여러가지 상처들로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과 상담관련 일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끝까지 읽어간다면 분명히 자기 안의 상처를 찾아내고,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