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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양장)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51
낸시 태퍼리 글 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아기에게 읽어줄 책을 찾기 위해서 여기 저기 헤매고 있을 때, 먼저 이 책을 접하신 많은 분들이 올려주신 서평을 보고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글없는 책이라... 말주변 없는 내가 아기에게 이 책을 잘 읽어줄 수 있을까?' 책을 구입하면서, 또 책을 받아본 후에도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몇 개의 단문과 오밀조밀 그려진 그림 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그야말로 '그림책'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 그림들을 유심히 보지 않고 책을 뒤척거릴때는 '어라.. 아기 오리 한 마리가 왜 둥지를 떠나는거지?' 이런 의문이 들기도 했었는데, 책을 몇 번 읽어보니, 나비를 좇아 놀러 나간 것이더군요.. --; 관찰력없는 엄마라면 말을 만들어내기도 어려울 법한 책입니다.
그렇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잃은 오리를 찾는 어미 오리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더군요. '아.. 내 아이를 잃는다면... 나는 어떤 느낌일까..' '길잃은 아기 오리는 어떤 생각을 하며 떠돌아 다니는걸까..'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더군요.
비로소..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저희 아기는 아직, 원색적인 것만을 인식할 수 있는 월령이지만, 엄마가 땀을 뻘뻘흘려가며 아기 오리 어쩌구.. 를 주절거리자 귀담아 듣는 척 (?) 을 했습니다. 아기가 좀 더 크면 반응도 하고 미소도 띄우고.. 그러겠죠..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아기 오리에게 바침' 은, 이 책의 첫머리에 낸시 태퍼리 님이 남기신 짧은 글귀입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아기 오리...'
부모의 마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가고자 하던 길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가
때로는 다치기도 하고, 때로는 외로움도 느끼며 살았던 내 어린 시절..
결국, 내가 살던 부모 품으로 돌아와 평안을 느꼈던 경험들...
이런 것들이 나의 아기 오리 시절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어린날의 방황과 철없던 감정들을 통해 부모님의 사랑을 얼마나 절절하게 느꼈던지...
'아기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이 책은 아이와 어머니가 함께 사랑을 공유할 수 있도록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나의 아이가, 이 책을 통해 그 부모님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