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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서 그런 거 아니거든요! ㅣ 탐 청소년 문학 24
이명랑 지음 / 탐 / 2020년 7월
평점 :
13살 게임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내미를 이해하고 싶어서 함께 읽어 본 책 <사춘기라서 그런 거 아니거든요!>
청소년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작가이자 청소년들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 주고 소통하는 작가의 작품이다.
사춘기 딸의 아슬아슬한 하루를 그린 <사춘기라서 그래?>라는 작품 출간이후 두 번째 작품인 <사춘기라서 그런 거 아니거든요!>는 게임으로 똘똘 뭉치 사춘기 아들들의 진짜 속마음과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아이들을 이해하고 엄마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게임을 맘껏 하고 싶을뿐인데 부모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행동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이에게 벌어지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는지 배울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건우, 현상, 태양을 중심으로 게임을 주제로 아이들과 부모들간의 서로 추구하는 생각들의 차이로 인한 갈등과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중학교 입학식 날 PC방에서 우연한 기회에 아무나 갖을 수 없는 '구원의 부활'을 가지고 있는 전설의 소드 마스터 태양을 만나게 된다.
게임을 제일 잘하는 태양에게 돈을 주면 무기를 강화시켜 줄 수 있다고 해서 지금까지 모은 세뱃돈을 전부 준 현상, 중학교 입학 선물로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1백만원을 건넨 건우.
하지만 돈을 받았지만 약속과는 다르게 무기를 강화시켜주지않아 화가 난 현상과 건우.
베프인 현상이 태양에게 돈을 받을 때까지 매일 때리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건우는 자신의 말이라면 모두 들어주던 현상의 행동에 화가나고, 게임을 잘하는 것으로 아이들로부터 인정받고 주목을 받고 싶었던 태양은 다른 아이들은 지금 당장 무기 강화를 하지 않아도 게임을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미루고 있었다.
자신은 게임 말고는 애들한테 인정받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엄마가 하라는대로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 현상은 세계 평화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지만
속마음을 그대로 말했다가는 상담 치료를 받으러 가자고 할지 모르는 엄마에겐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다.
건우는 바쁜 엄마를 대신해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에 자라면서 엄마가 친척들 앞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편들어주기 보다는 아예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타박만 하는 엄마가 밉다.
어른들은 사춘기라서 그런다고 말하지만 사실 어른들이 듣기 싫은 말을해서 듣기 싫은 것뿐이다.
옆집 누구와 비교하고 공부하라는 소리만 하니 사실 듣기 싫기는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른들에겐 아이가 웃어넘길 가십거리일지 몰라도 아이들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공부하느라 힘들겠다, 지금으로도 충분히 멋지다. 용돈도 주고 맛난거 많이 먹자며 다독여주는 그런 어른들의 위로를 원하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잘한 점을 찾아 칭찬부터 해줘야 하는데 단점부터 들먹이는 어른들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태양은 새벽까지 장사를 하는 부모님을 보는 것도 어렵지만 매일 아침 용돈만을 남겨두는 부모님이 약속하기만 하다.몸의 빠른 성장과 다르게 정신의 성장은 느린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지도 않으면서 알아서 잘할거라는 것은 부모들의 착각임을 알게 되었다.
어른들의 세계가 있듯이 아이들의 세계가 있다.
아이들이 인정받으려면 공부를 완전 잘하거나, 싸움을 대박 잘하거나, 게임을 진짜 잘하거나 세가지가 있다.
어른들에게 인정받으려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힘들고 게임은 일단 재미있다.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빠져 들고 게임을 잘한다고 소문나면 학교에서 핵인싸가 된다.
게임만 잘하면 내가 우리 세계 중심이 될 수 있으니까 게임 무기를 레벨 업 하고 싶었다.
그래서 태양이에게 돈을 주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게임 속 세상에서 다들 슈퍼히어로로 살아간다
어른들도 사춘기를 경험했기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맘껏하고 싶은 욕구를 이해하면서도 그때와는 너무 다른 환경이기에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특히 게임~
우리 아이도 방학동안 일어나자마자 게임을 시작해서 웹툰, 재미있는 동영상 등 거의 하루종일 핸드폰을 끼고 살고 있기에 걱정이다.
물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맘껏 하게 두고 싶지만 이 시기에 해야 할 것들이 있기에 마음이 답답하고 속상해서 잔소리를 하게 된다.
아이들이 추구하는 세계와 어른들이 추구하는 세계의 동상이몽같은 격차를 다시금 마주하게 되어 공감하며 읽었다.
내가 다시금 확인하게 된 것은 아이에 대한 높은 기대를 내려놓고 사춘기를 경험한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다독이며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잔소리 해봐야 결국 반항심에 비뚤어지기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주인공의 부모님들도 마법의 세 단어인 '오케이', '노 프라블럼! 문제없어!','파이팅!'을 외치면서 마법처럼 대화가 풀리고 아이들과 갈등을 풀어간다.
저자가 아버지와의 깊은 갈등에 처했을 때 어머니가 제시한 마법의 세 단어를 통해 아버지와 대화를 하게 됐다는 경험을 반영한 이야기라 더 공감하게 된다.
"스스로 할 수 있거나 꿈꾸는 일이 있거든 당장 추진하라!
대담함 속에는 재능과 힘과 신비함이 모두 깃들어 있다."
-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