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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너 왜 울었어? ㅣ 키큰하늘 6
박현경 지음, 이영환 그림 / 잇츠북 / 2021년 8월
평점 :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아이.
한창 이성에 관심도 많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게임과 유튜브의 재미에 시간 가는줄 모르는 아이를 보면 책을 읽는 즐거움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기에 어떻게 하면 아이가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며 관심을 가질까? 아이 책을 고르는데 더 신중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남자 주인공 강우처럼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농담도 잘하고 분위기 띄우기를 좋아하는 쾌활한 성격이 비슷한 우리 아이가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추천을 했는데 선뜻 읽어보겠단다.
<그때 너 왜 울었어?>
이 책은 성장기 아이가 가정폭력으로부터 겪게 되는 아픔, 이성친구와의 교제와 우정을 통해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창 코로나19로 인해 잠재된 폭력성이 대두되고 있어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기도 한데 가장 보호 받고 싶고 의지해야 할 가족사이에서 폭력에 노출된 우리아이들의 심리도 알 수 있고, 아이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어떻게 문제들을 해결해가는지 엿볼 수 있다.
쌍둥이 동생에 치여 엄마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하는 지영.
친구들은 몇 개씩 가지고 있는 컬러렌즈를 사고 싶은 지영의 마음을 몰라주고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는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고 집을 박차고 나온 지영은 공원에서 같은 반 친구 강우를 만난다.
공부도 잘하고 기발한 질문에 엉뚱하면서도 농담도 잘해 분위기를 띄우는 강우는 잘 차려입은 정장에 어울리지 않는 조리를 신고 나온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
그 날 이후 도서관 특강 수업을 같이 듣는 지영과 강우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게 되고 좋아하는 사이가 된다.
지영은 공주처럼 자라다가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부모님이 자신을 외할머니 집에 갖다 버렸다는 생각에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말썽꾸러기 쌍둥이들을 미워하기보다는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반면 강우는 자신은 혼자라서 외롭다며 지영이를 부러워하고, 이기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강해지고 싶다는 말을 한다.
누구를 이기고 싶은걸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강우가 생각하는 천국에는 가족이 없다라는 말도 뭔가를 암시하는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점차 강우에게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는 지영에게 절친인 라희가 강우에게 관심이 있다며 연결해주는 인간딱풀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한다.
지영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우리아이는 만약 이런 경우라면 친구에게 그 아이를 좋아한다며 인간딱풀이 되기를 거절할거란다.ㅋ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나무꾼과 선녀>의 독서 토론이다.
선녀의 날개 옷을 감추고 함께 부부로 살아온 나무꾼은 거짓말쟁이고 정정당당하지 않다는 지영의 주장.
나무꾼이 선녀를 사랑했지만 솔직하지 않았던 것이 잘못이다.
자식의 행복이 곧 엄마의 행복이라는 주장은 잘못되었고 엄마도 자신을 위한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나도 가족이 우선이고 나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은 항상 무시해버리곤 했는데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요즘은 나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고 나의 꿈을 향해 느리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한편 강우는 술만 마시면 아빠가 엄마와 자신을 폭행한다.
그런데 심부름을 온 지영이 문밖에서 듣게 되고, 갑자기 뛰쳐 나온 강우와 마주하게 된다.
하필 그날따라 엄마 몰래 산 칼러렌즈가 지영의 눈을 아프게 해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지영은 윗집에서 일어난 가정폭력을 친구들에게 얘기한 것인데 강우는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오해를 하고 그후 갑자기 변하기 시작한 강우.
지영이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못되게 굴며 지영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까지 하게 되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강우가 왜 그러는지 모르는 지영의 마음이 고구마 열 개를 한꺼번에 먹은것처럼 이렇게 답답했겠지 싶어 공감이 간다.
아이는 만약 강우같은 처지라면 솔직히 여자친구에게 말을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감추고 싶은 치부가 만천하에 드러낸것처럼 창피했겠다는 생각이 든단다.
지영은 강우가 왜 그러는지 당장 따지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엄마의 조언대로 강우가 화가 풀리기를 기다렸다가 말을 걸기로 결심한다.
말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려준다.
대부분은 억울한 오해를 빨리 풀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대화를 시도하는데 변명처럼 들리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과연 지영과 강우는 오해를 풀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강우는 지영을 통해 어떤 일을 해결하고 싶을 땐 계속 힘만 주지 말고 힘을 빼야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엄마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떠나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지영이와의 오해를 풀고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는 용기가 참 멋지다.
"진짜 친구라면 말이야, 힘들 땐 혼자 견디기보다 친구한테 어깨를 기댈 줄 알아야 한대.
그런 사이가 진짜 친구래."
책을 읽으면서 웃프다는 생각을 해본다.
주인공 지영의 비유의 표현과 말이 어쩜그리 구수하고 맛깔스러운지 재미있어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자꾸 책장을 넘기게 되는 반면 한편으론 가정폭력으로 공포와 고통속에 아파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이성교제를 한다고하면 색안경부터 끼고 걱정부터 하는데 이성과 교제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하려 노력하며, 우정을 쌓고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우며 성장해가는 모습들이 참 예쁘다.
반면 부모의 사랑을 받기에도 부족할 시간에 가정폭력의 그늘에 무방비 상태로 놓인 아픈 상처에 고통스러워하는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중한 꽃같은 우리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더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를 이해하는 시간~ 부모로써 아이에게 어떤 행동과 말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
건강한 이성교제, 친구와의 우정을 생각해 보는 시간~
가족의 행복과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대화하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잇츠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