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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박목월.박동규 지음 / 대산출판사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문제) 다음중 청록파 시인이 아닌 사람은 누구인가?
1) 박목월 2) 박두진 3)이효석 4)조지훈
객관식 문제 '사지선다형' 세대인 내게 책의 저자인 박목월님의 이름은 아련한 학창시절의 기억들을 되살려 주었다. ^^    구수하고 정겨운 시, 가슴 따뜻한 시를 만드신 분은 어떤 생각을 하셨고 무엇을 추구하였는지 그분의 삶이 궁금했다.
책 한권을 아버지 박목월님과 아들 박동규님이 반씩 나눠 쓰셨다.
박목월님은 아내와 자식에 대한 이야기를 박동규님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가난하고 불안정한 시대를 살았지만 가슴에 따뜻함을 품고 살았던 아름다운 가족,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두 부자가 쓴 책의 주제는 '가족'이다.
어머니나 아내에 대한 신뢰와, 어머니나 아내가 어린것이나 남편에게 가지는 염려와 애정은 인간으로서 간직하는 가장 따뜻한 것이며, 이와 같은 친밀한 유대를 자각함으로써 그 훈훈한 훈기 속에서 무한의 신뢰를 서로의 가슴속에 싹트게 하고... p.98-99 박목월

이 평범한 일상의 생활이 가족끼리 모여 사는 모습이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일상 속에서 생명을 엮어주는 혈연의 끈이 묶여 잇는 것이다. 언제나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살고 있어서 생명의 연대가 주는 소중함을 잊고 지나치게 마련이지만 세상을 사는 동안 한시도 떠날 수 없는 모든 것의 중심이 되는 것이 가족인 것이다. p.180 박동규


두 사람이 생각하는 가족, 그리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아름다운 추억들의 회상과 함께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로 유명한 박목월님의 <나그네>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문학하는 사람으로서의 자부심, 원고료와 작가의 미묘한 관계등 읽을 거리가 풍성하다.
날짜가 적인 일기 형식으로 써 내려간 박목월님의 글, 낯설지 않은 반가움과 그리움이 깃들어 있는 전형적인 수필이다. 간결한 문체 속에 녹아들어간 고상한 어휘들의 조합이 학창시절 배웠던 수필들을 떠오르게 했다. 이하윤 <메모광>, 이효석 <낙엽을 태우며>, 피천득 <인연> 등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푸근해 진다. <낙엽을 태우고>라는 수필을 읽고 하교길에 낙엽을 주워다가 언니들과 화단에서 낙엽을 태웠던 기억이 있다. 생각보다 불이 잘 붙지 않았고 매캐한 연기 냄새에 기침을 멈출 수 없었을 뿐더러 불장난 한다고 호되게 혼나기까지 했던 웃지못할 사건이었지만 지금은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최근에 감동적으로 읽었고, 깊은 공감을 했던 책들이 여성작가의 책이거나 여성을 주제로 한 책이 많았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책을 고를 때 무의식적으로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수가 없나보다. 그 들 책 속에서 스치듯 언급한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문득 아버지에 대한 책을 읽고 싶었다. 그리고, 만족한다. 이 책은 내 기억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 내 주었고, 아버지에 대한 감사함과 내게 아버지가 얼마나 소중한 분이었던가 하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어린시절 내 아버지는 참으로 무서운 존재였다.
성년이 될때까지 아버지의 한마디는 집안에서 법이요 진리라고 믿고 살았다.
"아버지 회사가신다~" 하는 어머니의 소리에 세 자매가 대청마루 마루 끝에 조롱조롱 줄을 서서 90도 넘게 허리숙여 아버지를 배웅하고, 저녁에 퇴근하실때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시절에도 우리집 자매들은 MT한번 가보지 못하고 졸업했다. 연애 시절에도 통금때문에 얼마나 가슴 졸이며 살았던지. ^^;;     아버지께 앉겨 어리광부린다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컸다. 다른 친구들이 '아빠'라고 부르는 호칭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시절 국민학교 입학전이었던것 같다. 매일 퇴근하실 때, 커다란 일호봉투 속에서 '뽀빠이'를 꺼내 하나씩 건네주시면서 웃으시던 모습 ^^ "우리 딸들 놀다가 다친데는 없냐? " 하는 질문으로 하루를 마감했던 기억.
고3 때, 늦은밤 독서실 앞에서 우두커니 서 계시던 아버지, 아버지는 말없이 내 가방을 받아 어깨에 걸치시고는 세걸음쯤 앞서 뚜벅뚜벅 걸어가셨다. 붉은색과 노란색 줄이 섞인 가방, 달랑거리는 곰인형을 쳐다보며 왜그리 눈물이 쏟아지던지...

그때부터 이미 아버지의 어깨가 조금씩 움츠러들고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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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유디트 얀베르크.엘리자베트 데사이 지음, 조선희 옮김 / 지향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자신의 삶을 찾은 한 여자의 충격적인 보고문!' 이라는 문구에서 대략 구성이나 내용을 짐작하고 책을 펼쳤지만, 첫장에서 부터 나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아이들에 대한 무관심, 폭언, 폭력, 외도 그러면서도 겉으로 보이는 그 남자는 교수이면서 인정받는 정치가였다.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야! 당신은 그저 조용히 사라질 존재, 이 세상에 아무 흔적도 남길 수 없어. 당신이란 인간은 오직 나를 통해서만 그 가치가 있을 뿐이야! "
철저한 위선자요 이중인격자인 볼프강의 이 한마디에 갑자기 화딱지가 났다.
자신의 아내를 함부로 대하는 그의 태도도 화가 났지만 주인공 유디트, 남편에게 그런 대접을 받으면서도 참고만 있는 그녀에게 더욱 화가났다.

자신의 꿈을 접고, 결혼과 동시에 전업 주부가 된 많은 여인들이 어느순간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된다. 남편과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며 살리라 다짐하지만 그 댓가로 자신의 존재, 자신의 '이름'를 잃어버려야 했다.
그녀의 불행했던 결혼생활을 계속 읽어야만 하는 고통, 같은 여자로서 너무나도 힘겨웠다.
유디트! 이제 그만... 이젠 자신을 찾아가는 너의 모습을 보여줘.
멋진 반전을 기대하며, 나 스스로를 다독여가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나 자신에 대해 순수해 지기 위해서는 볼프강을 떠나야 한다는 확신을 가진 이후부터 나는 여성 문학의 핵심 구절들을 침대 머리맡에 붙여놓고 꾸준히 나를 강하게 만드는 훈련을 시작하였다. 나는 시집에서 따낸 격언 <자신의 가치는 자신이 부여한다>와 그 바로 곁에는 <회의에 빠져있을 때는 홀로! 아무에게도 들키지 말 것!> 그리고 <나는 내게 속한다> 라는 구절들을 걸어 두었다. p.149

불현듯 몇달전 읽었던 자기개발서 <옵티미스트> 라는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아홉까지 단계중 마지막 9단계 사랑을 확인하는 것 - 나를 사랑하고 나의 가족,친구, 이웃을 사랑하며, 나아가 모든 사물과 하늘,땅, 별,달까지 사랑하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라~ ' 세상엔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지만, 가족과 타인을 사랑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사랑해야 할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를 함부로 하고 자학하는 사람은 동정은 받을 지언정 사랑 받지는 못할 것이다.


그는 자신 역시 그의 아버지 세대처럼 살 수 있으리라 믿고 있었지만 그의 아내는 아니었다.
그녀는 자기 어머니와 같은 인생을 계속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p.220

드디어 그녀의 반격이 시작된다. 통쾌하고 짜릿하다.
그러나 당장 그녀가 짊어져야할 삶의 무게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많은 여성들이 불행한 결혼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갖가지 이유들 양육권, 경제력, 사회적 시선등 더구나 이미 유명인사가 되어버린 남편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도망치듯 떠나야 했던 그녀의 가슴아픈 생활들이 참으로 마음아팠다.


아무리 차디찬 물속이라도 두려움 없이, 주춤거리지 않고 수영선수는 뛰어드는 법이야. 발가락 한쪽만 조심스럽게 담그면서 물이 아주 차지는 않을까 따위를 묻는 짓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어.
나는 내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다리이론>까지도 내던져 버렸다. 다리이론-모든 인간은 혼자 설 수 있는 다리가 필요하다. 이 다리는 어디든 한 곳에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 언제나 찾아가 쉴 집이나, 아내와 그의 듬직한 남편이 있고, 직장은 영구적이어야 하며... 그러나 나는 이 안정을 벗어버리기로 했다. p.223



마침내 <나는 나>를 외치며 자신을 되찾은 주인공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쉬운 점은 주인공이 '여권운동가'로서가 아닌 평범한 직장녀로서 성공한 여성이었다면 감동이 더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앞서가는 여권운동가'에 대한 거부감이 없지 않음을 밝힌다.
초기의 여권운동가들은 명백한 차별주의적 관습에서 여성의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로의 역할을 잘 해주었다. 남성과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 사회 활동할 권리, 참정권을 위해 노력했던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최근에는 '여권운동가'들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남자와 똑같아 지기위해 투쟁하는 것 같아 씁쓸할 때가 많다. 내가 생각하는 평등은... 남자가 하는 일을 여자가 하고,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도 해야 하는 것이 평등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권리를 동등하게 누리되, 서로의 역할을 존중해 주는 것'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덮을 때쯤 아이가 다가와 TV를 켰다. 때마침 케이블에서 <브리짓 존스의 일기> 라는 영화가 방영되고 있었다.
그녀의 친구들이 브리짓의 생일날 건배를 제안하는 장면이었다.
"브리짓을 위하여~ 있는 모습 그대로! " 얼마나 멋진 말인가~ ^^ 


당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Just as you 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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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 동창중에서  결혼당시  부러움과  질투를  한몸에 받으며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시작했던  친구가 있었다.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었음에도  50평형대의 아파트를 청소하기가 힘들다며 남편이 도움이 아줌마를 불러준다던 그 친구는  결혼 4년만에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하게 되었다.   그 잘나간다던 남편은  재산을 철저히 감추었고  보통수준의 위자료와 아이 양육비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마저도  지켜지지 않았고  숨겨둔 재산을 찾아내고 압류하는등  한때 사랑했던 두사람의  마지막이  차마  말로는 표현못할 난투극이 되고 말았다.
 
우리 사회에서 이혼 가정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물론 남녀 모두 성인으로서 자신의 결정에 책임질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에 이른 것이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은 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한다.  사랑하는 남녀가  함께 행복하기위해  결혼을 했지만  두사람이 함께하는 생활들이 서로에게 상처만  안겨준다면  더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은가?
 
사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누구인가  이혼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알게된다면  우선은 말리고 싶다.
실제로 이혼한 그 친구는  부부간의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들을 만날때마다 무조건  헤어지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30대 초반으로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딸을 둔 친구,   당장 경제적으로 힘들고  아이 교육문제, 주위의 시선  모든 것이 너무  큰 짐이라고 털어 놓는다.  더구나 이혼후  재혼을  고려한 적도 있는데 결국은 이혼남과  그의 자녀들과 한 가정을 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만나본 남자들은(여자도 마찬가지 이다)  거의  별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노란 코끼리>의 요군 가정도 아빠의 외도로  부모님이 이혼한 경우다.
첫 장면에서  뜬금없이 운전을 배우고 차를 사겠다고 선언하는 엄마를 보고 황당해 하는  요군. 이제 막 11번째 생일을 맞은 5학년 요군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과 그 속에 서 있는 엄마는 늘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존재다.  요군의 엄마는 남편과 이혼후 두 아이를 돌보며 생계를 꾸려가야만 했다.  매사에 덜렁대고  실수를  하며,   때문에  왠지 자신감 없어 보인다.
마침내  면허증을 따고 운전을 하면서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는 엄마, 반항아처럼 굴며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만  사실은 엄마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사랑하는 요군,   마냥 귀여운 나나,   이 세사람이  가장 힘든 순간에 함께 있어 주었던 노란코끼리(자동차의 애칭) 야 말로  가족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연결해준 끈이 었다.
 
<노란 코끼리>는  특별한 가족의 이야기라기 보다  그저 우리 이웃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기본적인 인성을  교육받는다.  이혼한 가정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  아이에게  요군과 같은 친구들을 이상한 시선으로 대하거나  놀림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등은 어른으로서 내 아이에게 꼭 주지시켜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덮은 후에야  책의 삽화가 눈에 들어왔다.  흑백 그림속에 노란코끼리가 유난히 눈에 띈다.
회색빛 거리에 노란 자동차가 달려가고  앙상한 가지에도 노란 새 잎이 흩날린다~
 
 
"엄마는 노란 아기 코끼리를 타고 있을 때면 늘 기분이 좋았단다. 엄마노릇도 잘 못하고 아내로서도 부족했지만, 복잡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의 물결에 함께 섞여 달라다보면 '어때, 나도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잘 하잖아'하는 기분이 들었거든. 엄마가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갈 수 있었던 건 모두 이 노란 아기 코끼리 덕분이야. 우리도 이젠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어떻게든 씩씩하게 살아가야해. 별일도 아닌 걸 가지고 놀란 고슴도치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 말이야. 엄마는 이제 가슴을 펴고 씩씩하게 나아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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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교육학자 박옥춘 박사의 미래형 자녀교육법
박옥춘 지음 / 예담Friend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얼마전   올렸던 자녀교육서의  서평에  달린 덧글을 보고 한참 동안  웃으며 공감했던 적이 있다.
덧글 "육아서 읽으면 뭐해... 육아책 읽을 때 아이가 달라붙으면 엄마 책 읽잖아 저리가~  책을 읽으면 뭐하나... 실천이 안되는데..."     그렇다.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자기개발서와 마찬가지로  실천이 안되는  육아서는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이가 커가면서   하루하루 새로운 문제에 부딪히고,   아이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등  많은 고민을 하게되었다.  
내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방법에 있어서는 저마다  다르다.   자라온 환경, 교육 여건, 경제적 능력등  부모에 의해서 아이의 인생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두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했던 것,  이웃과 대화하면서  얻은 육아에 대한 노하우나  느낀 점을  바탕으로 씌여진  글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세계적인 교육학자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박사였지만   때로는 아이를 통해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발견하고 그것을 솔직히 고백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간적이었다.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참관수업에 참석했다가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의 모습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는 모습,  그 자신이  교육학 박사이면서  일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통해  아이들을 향한 애정과 열정에 감동받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책은 크게 세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1부에서 3부까지 각각 많은 메세지가 담겨있지만 그중 내게 특히 와닿았던 부분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부 현명한 부모는 자기 역할을 안다.
 
작가는 아이에  대해서 고민하기 전에 먼저  부모 스스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학자들이 나눈 부모의 유형은  방목형, 허용형, 권위형,잔소리형,민주원칙형  다섯가지 이다.   어떤 부모 유형인지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알려주고, 각 유형별로  특징과 고쳐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 말해준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민주원칙형 부모라고 자부했던 나로서는  결과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내가  '잔소리형' 부모라니...  
일찌기 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능한 많은 대화를 나눔으로써  친구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는데  저자는 내가 했던 모든 말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포장된 잔소리'로 규정지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잔소리형 부모는 아이에게 온 정성을 쏟아붓는 대신  아이가 하는 모든 일을 알고자 하고 간섭한다.   읽고 보니 맞는 말이다.  아이의 독립성, 자율성, 긍지를 꺽을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아이에 대한 욕심을 버리라고 충고한다.  
 
그렇다면 민주원칙형 부모의 유형은 어떠한가?
함께 의논하되 결정은 아이가 하게하고,  결정한 것을 실천하고 결과에 책임지도록 한다.
그리고,  사랑을 나누는 것도 배워야 한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에 대한 일방적인  내리사랑을 당연하게 여긴다.  자식들에게  가사의 일을 분담시키거나 스스로 용돈을 벌어 쓰도록 하는 부모는 극히 드물 것이다.  부모의 기념일 때,  아이가  자신의 능력에 맞게 카드나 선물을  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에 공감한다.
 
2부  지혜로운 부모는 자녀를 존중한다.
 
이 부분은  자녀 교육에 대한  이론적인 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부모의 지나친 열정이 자녀를 망친다는 경고와 함께   자녀 스스로 성취하게 하고, 자발적 동기를 가지도록 유도하라는 것,  아이가 즐길 수 있는 것을 찾게하고  성공적인 삶이 목적이 아닌 가치있는 삶을 목적으로 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라는 점이다.
아이들 인격의 기초는 부모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며, 성장하면서도  대부분의 환경 조건들이 부모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임감을 길러 주라는 것이다.

부모가 깨워주어야만  힘들게 일어났던 아이에게  알람을  주며 스스로 일어나게  했던 저자의 경험이  처음엔  냉정한 처사라고 여겨졌다.  아이는  지각을 하고  선생님과 친구들앞에서 창피함을 느꼈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그런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을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는 두번다시 지각하지 않게 되고 스스로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

아파트내에서 쓰레기를 분리하고 있다보면   초등학교 고학년인 한 아이와  간혹 마주친다.
처음 보았을 때는 안쓰러운 마음에    칭찬 해주면서  '어쩌다  한번  심부름 하는가 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그 아이를 만나는 것에  익숙하다.  그 아이의 엄마는  안쓰러운 마음을  접어두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책임감있는  가족의 구성원으로  자랄 것인지 잘 아는  부모였던 것이다.
아직도  가끔씩은 밥그릇을 들고 따라다니며  떠먹이는 내 모습을 떠올리며 진짜 독한 마음 먹어볼까 고민 중이다.
 
3부 영리한 부모는 진정한 공부를 가르친다.
 
3부는  실천적인 면을 강조한 부분으로  독서, 토론, 논술등  현실과 직결되는 부분에 대한 내용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공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라고 말한다.  대학입학 자체가 목적이 되기보다  그 후의 삶, 미래를 내다보는  마음으로  자녀 교육에 임해야 할 것이다.
독서의 중요성과 함께 책을 고를 때는  아이의 흥미를  고려하라는 점,  대화를 통한 칭찬을 아끼지 말라는  점등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었다.
 
그중  토론과 논술 능력을 키워주는  예시  세가지가  눈에 띈다
첫째는  일기  쓰기다.   초등학생들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고 사생활 침범 논란으로 일기 검사가 없어진 학교가 많다고 하지만  '일기쓰기'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
1주일중 하루  보여주어도 괜찮은 부분을  검사하는 방법도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대화를 하되  질문을 많이 던져서  아이의 답을 유도해 내는 방법이다.
부모가 생각하는 사고를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기 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세째는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글로  써오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때  장점과 단점을  적어 비교 하는 방법으로도  좋을 것이다. 
 
 
먼저 나 자신이  어떤 부모 유형인지 먼저 알고,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구성이 돋보였다.  
추상적인  자녀교육관을 심어주기 보다  '이 정도라면  나도 실천할 수 있겠다' 싶은  방법들이 많아서  더욱 끌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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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로냐프 강 1부 1 - 로젠다로의 하늘, 한국환상문학걸작선
이상균 지음 / 제우미디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첫 느낌은 '오래간만에  주눅들게 하는 책을 만났구나~' 하는 것이었다.   만만치 않은 책의 두깨가  그러했고,  독자를 위해 마련했다는 <일러두기>에서 주요 등장인물과  신화구조도, 권력구조도, 귀족과 기사단에 대한 설명을 보는 순간  머리가  살짜기 아파오기 시작했다.  표지를 덮었다가 다시 넘기는데 이상균 작가의  나이가 눈에 들어왔다.  허걱 ^^;   내 나이와  같다.    글을 쓰는데는  작가의 타고난 상상력과  글재주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경륜또한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나였기에  99년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이토록  방대한 양의  판타지를  썼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동갑내기 작가에 대한  반가움보다는  또 다른 압박이었다.  

 단어사전까지 포함해서 총 575페이지다.   책을 읽기 시작한지 한참동안  낯설은  이름, 직위, 지명 등 으로 인해  앞부분을 뒤적거려 가면서 읽었다.   1/5 지점을 넘어서자  본격적으로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탄력이 붙기 시작하자  정말이지  걷잡을 수 없었다.  판타지 소설이란  이런것이구나 하는,  손에 잡히는 어떤 매력이  철철 넘치는 책이다.

 # 전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다.

이 책 속에 나오는 모든 것은 새롭게 명명된다.   기사들의 무기는 하야덴,  화폐 단위는 더프, 기사들끼리의 1:1  결투는 렉카아드 등 새로운  단어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오죽하면 맨 뒷편 부록에 단어사전까지 있겠는가?    그러나, 걱정할 것은 없다.   곳곳에 주석이 나오고  이것또한  책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할 무렵에는  어느정도 머리속에  익숙해 진다.   몰입하기 까지 시간이 좀  필요할뿐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기 위한  수고로움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단어들이  낯익을 때쯤엔  어느새  이나바뉴 왕국의 한가운데 서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 판타지보다는  로멘틱 소설에 가깝다.

판타지를 경험해 볼  기회가 많이 없어서 인지  판타지하면 젤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헤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정도가  전부이다.    내게 있어  판타지란  마법이 난무해야 하고,  그림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괴상하게 생긴 괴물이나  적어도  드래곤 정도는  나와주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아주 가벼운 수준의 마법만이 나오고,  대체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엮어가는  스토리이다.   귀족 기사와  천민 출신 여인의  사랑이  주요  구도이고,  삼국의 전쟁이 배경이 되며, 기사들의 활약상(전술, 전쟁 장면, 결투 등에서 작가의 뛰어난 묘사가 돋보인다)  이  조화롭게 엮어져  있다.

소녀들의 환상을 실현해 주는   카발리에로  제도

생각만해도 미소가  지어진다.  ^^;;     '백마탄 왕자님' 을 그리며  행복에 젖었던  예전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기사들은  지켜야할 세가지의  의무이자 명예가 있다.   세번째는  자신의 명예, 이것은 기사간의 1:1  결투로 결정지어 지기도 한다.  두번째는  왕과 왕국을 지키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첫번째 명예는  '카발리에로' 로서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다.   오직 한명, 귀부인의  카발리에로가 되면  그 여인의 명예를 지켜주고,  존중하며  평생  충성해야만  한다.   심지어  전쟁중일때조차   귀부인의  신변에 위협이  닥치면  전장을 이탈해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허용될 만큼  '기사도'의  핵심이다.

 퀴트린과 아아젠의  만남, 우연히 함께 여행하게 되면서 사랑이 무르익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진  단락과  치열한 전쟁 장면이  지속적으로  교차되면서  사랑과 전쟁이 더욱 강렬하게 대비되는  느낌을 받았다. 

 책의 뒷부분에 <설정집>  또한 얼마나 상세한지.  ^^  세 왕국의  신화, 역사,정치,사회,문화,기사 제도등  책속에 중간중간 언급된  내용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함으로써  왜 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되고,   전쟁을 일으킨 나라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작가가 이 책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지...   그것이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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