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2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12
금난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매일 모짜르트 음악을 1회 이상 듣는다." 라는 문구를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설사 약간의 과장이 들어간 주장이라고 해도 전혀 설득력 없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매일 클래식 음악을 1회 이상 듣는다." 라는 문구로 바꾸어 생각해 보자. 적어도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잠이 들기까지 드라마나 CF, 라디오, 영화, 뮤지컬, 혹은 길을 걷다가도 셀수없을 만큼 많은 클래식 음악에 노출됨에도 자연스러게 일상에 녹아 있어 느끼지 못할 뿐이다.

말하는 지휘자, 클래식의 전도사를 불리는 금난새님은 1994년부터 시작된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로 유명해지신 분이다. 방학숙제로 음악회를 다녀와서 감상문을 써야만했던 학생들, 혹은 단체로 음악회 관람을 갔던 청소년들 중에는 클래식이란 낯설은 분야에 대할때 단순히 두 가지로 분류되었으리라. 의무감으로 최선을 다해 듣는 쪽과 음악회를 포기하고 잠을 청하는 부류. 그때까지만 해도 대중들은 클래식이란 특별한 계층의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휘자가 청중을 향해 입을 여는 순간 클래식은 우리 모두의 음악이 되었다. 당시로서는 지휘자가 청중을 향해 이야기하는 것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획기적인 구상이었다고 하니 종잇장같은 벽을 허무는 것이 그리도 힘이 드는 것이었나보다.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2)>에서는 총 14명의 음악가가 등장하는데 대부분이 민족적이고 대중적이며 정치색을 띠는 작품도 눈에 띈다. 체코의 민족적 요소와 교향적 전통을 잘 조화시킨 드보르작과 체코 국민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메타나의 이야기와 "교향곡은 세계를 담아야 한다"라는 말을 내세우며 교향곡 안에 자신이 체험한 모든 것을 담아내려 했던 말러의 작품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민속적인 요소부터 선술집의 거친 정서까지 심지어 민요나 동요, 대중음악등 거리의 음악들까지 재료로 삼았던 말러의 교향곡은 '음악으로 쓴 자서전'으로 불리운다고 한다. 그리그와 시벨리우스,스트라빈스키와 바르토크등 많은 작곡자들이 19세기 프랑스 혁명의 영향으로 유럽 각지에서 민족적 각성이 일어난 영향을 받은 작곡을 하였다.

스탈린 시대를 살았던 쇼스타코비치는 작품으로 인해 탄압을 받았던 인물로 밤에 느닷없이 비밀경찰이 들이닥치지 않을까하는 공포속에서 작품 활도을 하였다고 한다. 그의 다섯번째 교향곡 <혁명>은 이례적으로 당국의 환영을 받은 곡이나 아이러니 하게도 쇼스타코비치가 작품에서 나타내려고 했던 것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공포 정치의 폭력 속에서도 살아 꿈틀대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라고 한다. 음악의 추상성 덕분에 빚어진 한 편의 블랙 코미디인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88올림픽 전까지 우리나라는 소련과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이 다른 사회주의 국가의 작곡가들처럼 연주가 금지되었는데 실은 그의 작품 대부분이 소련 정부와 다른 생각으로 작곡된 것들이라고 한다.

프랑스 음악가 비제와 생상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비제가 <카르멘>을 선보일 무렵 당시 파리에는 오락성 있는 오페라 즉, 요즘 영화로 치면 스펙터클한 블록버스터형이나 로맨틱 코미디형 오페라가 유행이었다. 그런데 <카르멘>의 경우 '비극적 사랑'을 그린 내용이라는 점, 주인공이 살해당하는 장면만으로도 상당히 반사회적인 작품이었다고 한다. 비제는 충격적인 장면을 완화시켜 극적으로 재창조해냈다. 작곡가 생상을 떠올리면 가장먼저 <동물의 사육제>가 떠오른다. 그러나, 생상 본인은 이 곡을 무척 싫어했다고 한다. 생상이 유럽 연주여행을 망치고 기분전환삼아 휴양지에 갔다가 가볍게 쓴 곡으로 진지함과 깊이등 작품성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어렴풋이 떠오른 생각인즉 우리 민요의 경우 고어체,구어체로 되어있어 내용을 알아듣기 힘든 경우가 많고 대중에게 많은 거리감이 있다. 금난새님의 클래식 여행처럼 설명을 곁들인 판소리와 민요, 혹은 가야금,거문고등 옛악기들의 연주회에 있어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분이 나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민족적인 색체를 띤 작곡가들이 많이 등장해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홍난파의 <봉선화>라는 가곡이 떠올랐다. 팬을 든 지식인들이 글을 통해서 대중을 선도했듯이 음악가들은 음악을 통해 애국심을 호소하였다. <봉선화>라는 곡 이후에 친일행적으로 인한 논란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적어도 이 작품을 쓸 무렵에는 작곡가의 순수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클래식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순화하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 어려서 클래식을 많이 접한 아이들은 사고가 깊어지고 감성이 풍부해진다고 한다. 모든 음악에는 나름의 장점이 있으나, 책에도 고전이 있듯 세기를 넘어 사랑받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클래식이 특정 계층만을 위한 것이라는 오해는 이제 그만 버리자.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모짜르트나 베토벤같은 유명한 음악가들이 주로 궁중에서 왕이나 귀족을 위한 작곡을 했었다는 사실만을 기억하기 때문에 빚어진 오해는 아닐까.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추구했던 음악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는다. 클래식은 정해진 누군가를 위한 음악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즐기고자 하는 사람의 음악이다. 이 책은 조금은 길이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음악을 들어주고, 감동받는 것이야말로 작곡가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바일 것이다.



덧붙임 :

CD가 같이 오는 줄 알았는데 안 보여서 실망할 뻔 했다. 두번째로 책을 펼쳤을 때 맨 뒷장에 CD를 발견했다. ㅎㅎ 나름 고상한 척 하면서 ^^;; 클래식을 들으며 독서를 했다. 책에 등장하는 14명의 주요 작품을 한가지씩이라도 실어주셨더라면 하는 투정을 해본다. 네~ 저는 욕심쟁이 입니당~
클래식은 어쩜 알다가도 모를 분야가 아닐까 싶다. 예를들어 누군가 그리그 작곡 <솔베이그의 노래>를 아느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음악을 직접 들어보면 지금까지 수도없이 들어왔던 낯익은 '음악'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늘 접하고 살면서도 작곡가나 제목을 연결짓지 못하는 음악, 이럴땐 클래식을 안다고 해야할까 모른다고 해야할까 아리송하다. ^^;;

분명한 것은 누구에게나 클래식이 막막하게 낯선 음악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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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 행복한 돈 이야기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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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테크로 분류된 책에는 쉽사리 손을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우선은 경제용어 자체가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과연 얼마나 실용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인데 과연 제테크 관련책을 읽는다고 해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앞섰다. 그런 염려스러움을 단번에 긍정적인 사고로 바꾸어준 계기가 된 책이 바로 <아버지의 가계부>이다. 제테크책 답지 않은 새로운 기법, 우화적인 형태로 마치 거울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우리 시대 평범한 서민들의 네가지 유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그 책이 나의 첫번째 제테크책이 되었던 것이다.

책에도 인연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불과 두어달전에 <아버지의 가계부>를 읽었고, 두번째 재테크책으로 내 손에 쥐어진 책이 바로 같은 저자의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이다. 첫장에서부터 돈 이야기, 제대로 한번 해보자며 벼르고 별렸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듯 돈이야기를 꺼낸다. 나는 돈맹인가 아닌가를 점검하는 부분에서 대박형 돈맹, 귀찮이형 돈맹, 초연형,낙관형,자포자기형 돈맹등 여러 부류로 나누고 각 사례별로 문제점과 극복방법을 제시하였다.

우리 부부는 결혼 8년차로 최근들어 제테크에 관심이 많아진 '귀찮이형 돈맹'이다. 지금까지는 돈이 모일새가 없어서 초연형에 낙관형으로 일관하다가 경제적으로 약간의 여유가 생기고, 부부의 노후와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것이다.
"터놓고 이야기 함 해보자. 은행원들은 도대체 어떻게 재테크 하는거유? 언니는 월급을 어떻게 관리해?" 17년차 은행원인 언니한테 요즘 어디다 돈을 묶어 놓으면 좋을지 물을때마다 그저 돌아오는 대답이라고는 "니가 알아서 해라. 나도 머리아프다." 라는 말뿐이다.

근무하는 사무실의 아래층이 증권, 그 아래층이 은행이다보니 업무적으로 은행 내려갈때마다 친한 행원들한테도 같은 질문을 자주 한다. 역시 대답도 비슷하다. 은행원들이라고해서 모두가 제테크의 달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펀드를 판매할때는 국내펀드,해외펀드 해서 상품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매달 본사에서 수익률등을 기준으로 판매를 권장하는 펀드가 내려온다고 한다. 상품을 팔때 그 자료를 기준으로 하고, 본인들도 참고해서 투자한다고 한다. 몇개의 펀드에 가입해 놓으면 일부는 수익이 나고, 일부는 손해를 보기도 한다며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약간은 의외인듯도 하지만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다. 사실 은행보다 증권은 더 심각하다. 바로 아래층이다보니 증권회사 직원이 고객의 자산과 본인의 돈까지 함께 투자해서 실패하고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심심찮게 목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은행이나 증권직원들조차 항상 성공할 수만은 없는 재테크이니 그저 포기하고 말아야 하나? 저자는 은행이나 은행직원대한 사고를 전환할 것과 똑소리 나는 금융소비를 하라고 충고한다. 우선 은행에서 당당해질 것과 깐깐한 금융소비자가 되라고 말이다. 펀드 하나를 가입하더라도 은행 직원이 연필로 동그라미 쳐준 곳에 아무생각없이 사인만 하고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버벅거리기 보다 펀드 가입할 때 물어볼 사항들을 철저히 준비하고, 궁금한 것은 확실하게 알아들을 때까지 물어보아야 한다.

<아버지의 가계부>에 이어 <불행한 제테크 행복한 가계부>에서도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것은 '새는 돈을 막는 것'과 '건전한 자산운용'에 대한 것이다. 어찌보면 대박을 꿈을 가진 이가 부동산이나 증권투자의 노하우같은 것을 기대하고 이 책을 펼쳤다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심리적 금전적 여유없이 바쁘게 살아오다가 비로소 제테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자가 부러움의 대상은 될지언정 존경받지는 못하는 사회가 대한민국이다. 학창시절부터 누군가를 짓밟지 않으면 올라설 수 없다는 교육을 받고, 부를 누리는 사람들을 대할때면 뒤돌아서서 속된 말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등을 쳤을까 욕하는 것이 현실아니던가?

서평을 마무리하면서 책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았 다.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이 책은 독자를 '갑부'로 만들어 주는 책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과 심리적인 당당함을 갖춘 참된 부자가 되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 해답은 확실히 들어있다.


덧붙임 : 단계적으로 경제 공부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제윤경님의 책 두 권 모두 쉽고 현실적이고, 실용적인면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다음엔 어떤 책일까 무척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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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 떠난 소년
마티외 리카르 지음, 권명희 옮김 / 샘터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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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지개는 화려하고 현란한 색채로 우리 앞에 있지만, 저 무지개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무지개는 공간 속에서 빛나고 있으나, 실은 공간과 다르지 않다. 또한 무지개는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 뒤에선 태양이 빛을 멈추고 있을 뿐, 어느 순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린다. 실제로 무지개란 수많은 원인과 조건들이 일시적으로 결합하여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세상도 무지개와 같이 여러 양상으로 드러난 무수한 관계의 그물망에 지나지 않는다. p.115

동화스런 표지와 얄팍한 두깨에 혹하여 만만하게 여겼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무척 당황하였다. 책의 분류는 분명 '프랑스 소설','어른을 위한 동화(우화)'이지만 엄밀히 말해서 '묵상집'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철학적이고 심오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주요 줄거리는 부탄 왕국, 히말라야 산기슭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데첸 도르제라는 소년이 삼촌인 잠양과 함께 눈의 왕국을 찾아가는 과정과 스승 독덴 린포체를 만나 영적인 깨달음을 얻기까지를 그린 것으로 잔잔하고 정적인 서술로 되어있다. 내용에 흥미를 더하기위해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였다든지 반전이나 기발함은 없지만 중간 중간의 삽화가 내용과 잘 어우러져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안에서 꽃피울 수 있는 무한한 영적 가능성이 존재함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수많은 그물망처럼 얽힌 인간관계속에서 우리의 말과 행동, 생각이 필연적으로 다른 이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는 것과 삶의 본질 즉,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되묻게 한다.

"행복한 생각을 떠올려 봐~" 이것이 나의 좌우명이다. 행복은 늘 팔을 뻗으면 닿을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면 행복해 지기 위해서 팔을 뻗어 허우적 거리곤 한다.행복과 불행은 백지 한장 차이보다 더 얇으며 손바닥을 뒤집는 것만큼 쉬운 일이다. 득도한 사람처럼 이런말을 서슴없이 하는 나도 젊은 한때는 성격이 까칠했었다. ^^;; 외모에도 그런 느낌이 풍겨서인지 좋은 말로 '이지적?' 으로 보인다고 말해주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성격도 외모도 자연스레 둥글둥글해 지는 것 같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책에서 말하는 진리는 기본적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말한다. 그러나 불교 신자가 아닌 독자가 읽어도 나 또한 그러하였듯이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파란눈의 승려 마티외 리카르가 시종일관 '나'의 존재만이 아닌 '너'의 존재를 함께 기억할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최고의 미덕이란, 바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또한 최고의 품성은 바로 타인을 위한 사랑이지요. 따라서 바르거나 그릇된 행위들은 모두 필연적으로 분별력에서 비롯됩니다. 매 순간 이런 의문을 마음에 지니도록 하세요. '죽는 순간 아무런 후회도 없으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라고요. " p.132

<행복을 찾아 떠난 소년> 데첸은 오랜 명상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고, 그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위해 방랑 시인이 되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며칠이건 몇달이건 명상에 전념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다시 명상에 빠져들면서 생각과 행동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누렸다. 그의 기도는 항상 같았다. "이 생과 마찬가지로 다음 생에서도 깨달음의 길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생명 있는 존재들의 행복을 위하여 나의 가장 미천한 부분까지 바칠 수 있기를... "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세계적으로 구호활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 사회단체나 혹은 작은 봉사활동이라도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사시는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구호활동을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큰 힘이고, 삶의 보람이라는 분들, 봉사 받는 이들로부터 오히려 위로를 얻는다는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으샤~ 으샤~ 힘내세요.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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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소 클랜시 꿀밤나무 그림책 8
라치 흄 지음, 장미란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07년 4월
절판


귀여운 송아지 클랜시가 태어났어요. 하지만 엄마, 아빠는 무척 실망했어요. 클랜시는 줄무늬가 없었거든요. 엄마도 아빠도 하얀 줄무늬가 있는데 클랜시는 온통 새까맸어요.

"세상에 줄무늬가 없다니!!!"
클랜시가 자라자 다른 소들은 클랜시를 따돌렸어요.

클랜시는 다른 친구들처럼 하얀 줄무늬가 가지고 싶었어요.
줄무늬를 만들기위해 눈밭에서 데굴데굴 구르기도 하고,
붕대를 꽁꽁 감아도 보고
설탕을 뿌리고, 하얀 줄무늬를 그려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클랜시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랍니다.
그래도 엄마 아빠는 클랜시는 아주아주 사랑했어요.

클랜시네 옆 목장에는 얼룩무늬 소들이 살고있었어요.
얼룩무늬 소들은 일년에 한 번 열리는 씨름 대회에서 늘 우승을 했고 그래서 목장의 맛있는 풀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어요. 얼룩무늬 소들은 점점 덩치가 커지고 튼튼해져서 해마다 씨름대회에서 이겼고, 줄무늬 소들은 점점 야위여 갔지요. 가끔씩 줄무늬 소들이 밤에 풀을 뜯으러 옆 목장에 가기도 했는데요 하얀 줄무늬 때문에 금새 들키고는 쫓겨 났지요.

어느 날 밤, 클랜시가 살그머니 이웃 목장으로 갔어요. 클랜시는 몸이 새까매서 깜깜한 곳에서는 눈에 띄지 않은 것이지요. 클랜시는 풀을 뜯어 먹다가 얼룩무늬 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헬가와 친구가 되었어요. 헬가는 얼룩무늬가 없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답니다.

밤마다 이웃 목장에서 풀을 뜯어먹고 힘이 세진 클랜시는 마침내 씨름대회의 새로운 승자가 되었어요. 줄무늬 소들은 약속대로 얼룩무늬 소들을 농장에서 쫓아내려 했지요. 그 때, 클랜시가 말했어요.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싸우며 지냈어요. 어떤 무늬가 있든 우린 모두 같은 소예요.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함께 살아요."
이렇게 해서 줄무늬 소들과 얼룩무늬 소들은 모두가 사이좋게 지냈어요.
크랜시와 헬가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클랜시와 헬가는 클랭가라는 송아지를 낳았어요. ^^
클랭가, 너무 귀엽죠?

남과 다르다는 것이 괴롭힘을 당해야하는 이유는 될 수 없어요. 클랜시처럼 남과 다른 점이 남보다 뛰어난 장점일수도 있으니까요. 누구나 개개인은 소중하고 귀한 존재랍니다. 이 책은 사회적 편견을 이겨낼 수 있게 해주고, 나와 타인이 똑같이 의미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에요. 유아기때 이와같은 주제의 책을 많이 읽은 어린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보다 넓은 사고로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될거라고 믿어요. 또한 자신감이 부족했던 어린이들은 이 책을 통해서 스스로의 장점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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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자전거 동시야 놀자 1
신현림 지음, 홍성지 그림 / 비룡소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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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손 파이, 엄마손 도시락, 엄마손 산후조리원까지... 신성한 어머니의 이름을 판 상술에는 왠지모를 거부감이 생기곤 했던 내게 시인이자 사진작가인 엄마가 '딸을 위해 쓴 첫 동시집'이란 말엔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을 보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베스트셀러에 올라 부를 이룬다는 후차적인 것보다 혼을 담고 마음을 담아 자식을 낳는 고통을 똑같이 겪는다는, 자식과 같은 애정을 쏟는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초코파이 자전거

초코파이 자전거를 탔더니
바람이 야금야금
다람쥐가 살금살금
까치가 조금조금
고양이가 슬금슬금 먹어서

내 초코파이 자전거
폭삭 주저앉아 버렸네


초코파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다람쥐,까치,고양이가 슬금슬금 먹어서 자전거가 폭삭 주저앉아 버렸다는 내용이 참으로 기발하다. 자전거가 주저앉아버려서 울상이 된 아이의 얼굴이 떠오르면서도 살며시 웃음이 지어지는 미묘한 상황~ ^^ 동시는 이처럼 흔한 자전거타기에서 초코파이 자전거를 만들어내고, 초코파이로 몰려드는 바람과 동물들과 아이의 마음이 경쾌하게 그려져 있다.



풍 덩

개구리가 고요한 연못에 퐁당
돌고래가 푸른 바다에 펑덩
나도 아늑한 엄마 품에 푸웅덩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을 통해서 느낀것이 있다면 시를 쓴다는 것, 동시를 쓴다는 것에 대해서(아마도 일반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것이고, 쉽게 생각하면 너무나도 간단한 것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말장난같은 동시를 통해 재미있는 시를 마음껏 감상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풍덩'이라는 이 짧고 간결한 시에 다른 어떤 시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작은 연못에 개구리 퐁당, 넓은 바다에 돌고래가 펑덩, 그 다음엔 생뚱맞게도 엄마 품이 등장한는데 바다 보다 더 넓은 엄마 품에 푸웅덩이라는 마무리가 절묘하다.

동시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른의 사고를 버리는 것, 어린이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아닐까 한다. 최대한 고개를 낮추고 어린시절 동심으로 돌아가고자 하여도 이미 오랜세월 몸에 배어버린 어른의 '가치관'과 어른의 '시선'을 완전히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들까.



부릉부글부들

차가
부릉부릉
배불러서 달린다

된장국이
부글부글
열 받고서 넘친다

엄마가
부들부들
화가 나서 쓰러진다



마치 초등학생 어린이가 쓴 시처럼 화난 엄마의 모습을 잘 표현한 시다. 동시를 짓는 동안 시인이 펼쳤을 동심의 세계가 얼마나 넓고 순수했는지 짐작이 간다. 뒤이어 <가래 뱉지 마>, <목욕 좀 해라>등 내용이 엽기적인 시도 몇편 등장한다. 더러운 것을 더럽다고 표현하고, 냄새나는 것을 그저 냄새난다고 말할 줄 아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그대로 들어난 동시들이다.

동시의 소재와 형식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한,두줄 짧은 동시여도 좋고, 하루동안 아이의 경험을 산문처럼 늘어뜨린 것도 상관없고 한 권의 동시집을 읽어내는 순간 아이도 나도 시인이 되어보고픈 욕심이 생긴다. 어쩌면 엉뚱생뚱한 아이들일수록 더 멋지고 기발한 동시를 내 놓을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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