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금 사랑해
시라이시 가즈후미 지음, 노재명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월
평점 :
지금 사랑해는 세편의 중편소설이 담긴 시라이시 가즈후미의
소설집이다. 지금 사랑해라는 제목인 소설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현재..지금을 사랑해라 라는 말이 사랑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꼬집어주는 느낌이든다. 우리는 늘 자신의 연인, 가족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열등의식을 갖지는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현재에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히 대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공허함으로 가득찰것이다
만약 진실을 안다 해도 ..
는 쇼킹한 이야기이다. 히사코와 12년째의 결혼기념일을 맞이하는
이치가와는 출판사직원으로, 자신이 담당했던 유명작가의 사토미가
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얼마가 지나지 않아
아내 히사코에게 이혼하자는 말을 듣게 된다. 그 이유는 둘 사이의
자식인 후미히코가 사토미의 아들이라는 것.
그러나 히사코와 결혼전에 이치가와는 사토미의 아내와 불륜사이
였던 것이다. 결국 사실을 말해도, 진실을 안다 해도, 히사코와
이치가와의 결혼생활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누가먼저 잘못을 시작한것일까, 사랑이 이러한 오점이라고
기억되는 사람의 인생은 얼마나 허망한 것일까?
다윈의 법칙
은, 역시나 불륜에 관한 이야기 선상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아버지의 불륜으로 상대방 여자를 찾아갔던 경험을
갖고 있는 치카는 어른이 된 후에 가정이 있는 히데이치의
애인이 된다. 그리고 그녀는 히데이치의 딸이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아이러니한 경험도 하게 된다.
작가가 말하는 다윈의 법칙이란,
‘생물은 생존투쟁의 결과, 개체의 생존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변이를 가진 종이 보존되고 퍼져, 이에 따라 새로운 종이
탄생하고 진화가 일어난다‘
라기 보다는 종이 보존되고 퍼져, 똑같은 경험을 되풀이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는 사랑이 발생한다..가 아니었을까
한동안 만나지 않기로 하자라고 애인에게 말했던 치카는
결국에는 다시 히데이치에게 돌아간다고 다짐하고
소설은 끝이난다.
그녀에게는 종의 보존이나 진화가 중요한 것이 아닌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하면 보다 풍요롭고 애정이 넘
치는 삶으로 살아낼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삶이란 참 알수가 없다. 지금 유부남을 사랑하는 그녀에게는
지금 사랑하는 것이 가장 소중한 일인듯싶다.
20년 후의 나에게
는,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한 마흔의 미사키가 등장한다
그녀는 소개받은 잘나가는 남자의 프로포즈도 거절하고
마음을 열지못한다. 자신과 이혼하고 결혼하여 쌍둥이
아빠가 된 전남편을 보고 쓸쓸한 마음에 젖어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의 직장동료인 안자이가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되고,
자신이 20년전에 대학에서 썼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그 당시 교수님께서 보내주셔서 우편으로
받아보게 된다.
20년후의, 현재의 자신은, 승무원도 아니고,
행복한 가정도 아니고,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20년전의 나는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이 걸어온 20년
인생에 박수를 보냅니다...라는 응원의 편지에
그녀는 눈물을 흘린다. 인생은 정말 마음처럼 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내 마음속, 내 꿈속에선
내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별처럼 반짝이지만
현실의 나는 초라할 뿐이다. 그러나 실패한
인생이라고 규정짓는 요소는 대체 무엇일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인생을 나름의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받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젊음이 떠나버린, 시작이 힘들어진
시점에 이혼을 당한 그녀는 자신의 생각처럼
늙거나,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녀를 짝사랑
해온 매력적인 연하남 안자이와 행복한 사랑을
할 것이라고 믿어의심치않는다.
나 또한 미사키의 인생에 박수를 보내며
지금 사랑해의 의미를 지금 나 자신을 사랑해
지금 내 인생의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해
라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