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참 예쁘다.
표지가 끌려서 내용은 보지도 않고 구매했었다
뭉툭한 손톱에 관리라고는 받아본 적이 없을것 같은 손이다.
청량한 푸른 사과를 무심하게 깍고 있는 그 손에 끌려
책 전체의 청색에 끌려 구매했다..
표지에 끌려본 적 오랜만이다.
표지에 끌려 책 샀다가 실패한 적도 많은데
이 책은 다행이다.
내용도 좋고 재미있기까지 했다.
오랜만에 느껴본 뿌듯함...


한 남자의, 한 집의, 한 마을의 가구처럼 느껴지는 회색같 았던 한 여자의 청량한 사랑이야기이다.
수녀원에서 고아로 그리고 상처한 상처가 많은 남자집의 하녀에서 그 남자의 아내로 선택받아 살던 한 여자가
수녀님이 말한 사랑과 다른 사랑을 존재를 깨닫는 삶의 이야기이다.
한폭의 색이 많이 빠진 수채화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색같던 엘리라는 여자의 삶에 색이 입혀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안 떠올릴수가 없다. 비슷한 내용이면서 비슷한 결말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좀 다르다면 매디슨카운티의 다리는 나름 열정적인 사랑의 기억을 주었다면 이 책의 주인공들은 눈치보고 두려워하고 서로에 대한 사랑의 확신도 하지 못하는 소심한 사랑의 느낌이다.
그 어떤 약속도 하지 못하는 사랑. 그러나 그 마음은 느낄 수 있는 사랑. 따라나서지도 같이 가자고도 못하는 사랑.
서로의 과거에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사랑이지만 그들의 사랑에 그들이 선택한 삶에 그래~ 이런 것도 사랑일 수 밌어. 뜨거운 사랑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그래도 다른 사랑도 느끼고 타인에 의해 끌려왔던 삶을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던 이전의 삶과는 다른 -비록 같은 삶의 모습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선택에 의해 남은 엘리의 모습에서 예전의 회색이 아니라 책 표지의 청색의 삶을 살기로 한 그녀에게 공감이 가고 동정심과 책임감으로 남은 그녀에게 화가 나기 보다는 그래도 이 여자는 언젠가는 떠날 수 있겠구나..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겠구나 하는 믿음이 느껴졌다..
다만 그것을 조금 미루었을 뿐...

읽으면서 참 심플하게 잘 썼다. 책을 읽으면서 참 곱다는 느낌을 받았다. 번역의 힘인가?

글 속에 감정의 무게가 많이 실리지 않았는데 그 감정들의 느낌들을 오롯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노장의 힘인가..
윌리엄 트레버라는 작가가 거의 처음이니 비교의 대상도 없으니...
딘편집 비온뒤 도 읽어봐야겠다..
이 노장의 글에 호기심이 생긴다.


책을 덮으면서 여주인공 엘리의 선택을 보면서 남자작가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의 결말도 그렇고..
이와 비슷한 내용의 작품을 봤는데 여자작가였었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그녀는 떠났다.
남자와 함께도 아니고 남편도 아니고 혼자서 자신의 삶을 살러 떠났었던것 같다.
길 가다 우연히 사랑했던 남자를 만났어도 그냥 스쳐지나갔었던것 같다..
그 누구와의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되는 여자..
그래서 내가 지금은 아니더라도 같이 살던 남자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이후 떠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남기로 한 선택도 그녀의 조그마한 변화이었기에..




-- 마을 사람들은 라스모이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불평하면서도 대부분 이곳에서 살았다. 마을을 뜨는 쪽은 젊은이었었다. 그들은 더블린이나 코크나 리머릭으로 잉글랜드로 어떤 이들은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다수가 다시 돌아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 또한 과장이었다 (9p)

-- 그는 떠날 테고, 매일 아침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그가 떠났다는 사실이 될 것이다. 지금 아침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그가 있다는 사실인 것처럼. (185p)

-- 그는 사랑받는 느낌을 사랑했고, 다정함으로는 충분히 보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아, 우리 플로, 넌 왜 이렇게 엉망진창인 거니?˝ 이사벨라가 즐겨 하던 말, 사촌간의 애정을 담아 이탈리아어로도 영어로도 되풀이하던 말이었다. 그때는 그 말이 좋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190p)

-- 그녀는 자신이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다는 사실을, 환상으로 시작된 것이 날이 갈수록 조금씩 현실처럼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엘리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스스로를 통제하려 애썼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231p)

고요한 부엌에서, 엘리는 자신을 집으로 들인 이 남자의 비극은 거절당한 사랑보다 훨씬 끔찍하다는 서늘한 진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혼란 속에 한가닥 선명한 빛저럼 그녀를 찾아왔다. 확실했다. 이제는 너무 늦었다. 엘리가 깨달은 또 하나의 서늘한 진실은 그의 괴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사실을 말한다면 그것은 자신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을, 아무런 잘못이 없는 사람이 겪어서는 안 되는 그런 고통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었다 (273p)

무엇을 기억하게 될지 너는 안다. 그는 생각에 잠긴다. 허술한 기억이 무엇을 간직하게 할 지 너는 안다. (2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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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2-0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저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었어요.
저도 표지에 이끌려 눈독들인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야금야금^^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그런 내용이군요?
초반부를 읽고는 무슨 내용이지?하다가 지금 딱 중반부,엘리가 사랑임을 깨달았다는 대목을 읽었어요.
안그래도 약간 그런 내용으로 전개되려나?싶었는데 음.......
끝까지 읽어봐야겠군요.
잘 읽고 갑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2-09 14:31   좋아요 1 | URL
전 매디슨카운티의 다리보다 더 좋았어요~ 더 따뜻하고 인간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할까요? 단순한 사랑이야기라고 하기엔 좀 더 층이 쌓인 느낌.. 문체의 차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서니데이 2017-02-0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표지의 파란 사과가 예뻐서 읽고 싶었던 기억이 나요. 그치만 아직까지 읽지 않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지금행복하자님, 즐거운 오후,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2-09 20:11   좋아요 1 | URL
표지에 끌려 구입한 사람들이 좀 있을 듯해요~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따뜻한 밤 되세요~^^

단발머리 2017-02-09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지만 느낌을 풀어내는게 힘들어 리뷰 안 썼는데 지금 행복하자님 리뷰 읽으니 그 때 생각도 나고 무척 좋네요. ㅎㅎㅎ 전 현대문학 단편집 <윌리엄 트레버> 에서 한 작품 읽었는데요. (부끄럽네요ㅠ)
<페기 미한의 죽음> 넘 좋았어요~~
하트가 뿅뿅~~ ❤️ 뿅뿅 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7-02-10 09:44   좋아요 0 | URL
하트 뿅뿅 날리실 정도로 좋으셨나봐요~ 저도 이 작가의 다른 작품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보니 번역된것이 별로 없더군요~ 안타까웠어요.. 단발머리님이 말씀하신 그 책도 찜 해놓습니다~^^

서니데이 2017-02-16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날씨가 따뜻해요.
지금행복하자님,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2-17 09:57   좋아요 1 | URL
답글이 늦었어요~ 오늘은 날이 좀 추워요~ 제가 추운건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몸이 적응을 못하나봐요~ 잠이 너무 와요~ ㅎㅎ
오늘.. 행복한 하루 되세요♡♡
 

82년생 30대 중반의 나이..
한창 아이를 기르느라 정신없을 나이이다.
거의 대부분의 늦든 빠르던지간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여자들은 30대에는 아이를 기르고 있을 것이다.
그로부터 10여년전에 태어난 여자나 그후 10년후에 태어난 여자들이라고 해서 82년생 김지영씨의 삶과 그다지 다르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과연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요즘 여자아이들의 여자로서의 삶은 과연 어떨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전의 여자들과는 좀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제발 눈에 보이는 그런 가사일의 편함이나 이 전보다 사회에 나갈 기회가 늘지 않았냐는 등의 수치적이고 형식적인 달라진 삶이 아니라.,


이렇게도 평범한 여자의 일생이 소설로 될 정도로~
누구를 희생한것도 아니고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을 살리기 위해 몸을 판것도 아니고 입신양명을 추구한 성공한 여자의 삶도 아닌 정말 아무나인 여자의 삶이 소설의 소재가 될 정도로 대한민국의 여자의 삶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딸로 소녀로 여자로 아내로 엄마로 시어머니로 친정엄마로 할머니까지... 요구되어지고 강요되고 밀어붙여지는 그 삶이 소설속의 소재가 아닐까...

이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최근 딸을 성추행했다는 선생을 죽이고 자수한 엄마의 기사가 생각난다.

담담히 써 내려간 글들이기에 차분히 그 삶속에 나 자신이 보여지는듯 하다.
당신들 이야기가 아닐수 있다는 듯이 누구누구씨 하면서 써내려가는 글을 읽으면서... 어, 난데.. 정말 난데.. 내가 딱 아이들 기르면서 일하면서 했던 생각들 그대로 인데..
10년이 지나도 변한것이 없네... 정말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그렇다.
집안일하는 것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
그런 일들이 내가 우겨서, 하고 싶다니까 집안 편하고자 해서 봐 주는 일이 아니라
인정받고 싶다..는 것이다.

차례음식을 준비하면서 아들한테
나 죽으면 제사고 뭐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데..
정 뭔가를 하고 싶으면 니 손으로 직접하라고 했다.
니 와이프 손으로 하게 하지 말고..
전에 제사지내지 말고 기일에 제사지낸다고 모이지 말아라.. 나는 죽어서라도 자유롭게 살거니까...내가 오고 싶을 때 올거니까 제사같은거 지내지 마라 했더니 그것은 남은 사람의 몫이라고 해서 아니다 죽은 사람에게도 강제 소환되지 않을 권리도 있다고 하지 말 라고 했었다.

그 일이 생각나서 이번에 제사지내고 싶음 니가 직접 준비하라고
나는 너의 엄마이지 니 와이프의 엄마가 아니다.
명심해라.. 반드시.. 그랬더니 울 아들.. 제사지내지 말라며? ㅋㅋ
물론~~ ㅋㅋ
만약 그런것을 하겠다면 말이다~

귀에 딱지가 앉게 이야기할 예정이다.
나 내버려 두라고 ㅎㅎㅎㅎ




-- 할머니의 억양과 눈빛, 고개의 각도와 어깨의 높이, 내쉬고 들이수는 숨까지 모두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최대한 표현하자면, ‘감히‘ 귀한 내 손자 것에 욕심을 내? 하는 느낌이었다. 남동생과 남동생의 몫을 소중하고 귀해서 아무나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되고, 김지영씨는 그 ‘아무‘보다도 못한 존재인듯 했다. 언니도 비슷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25p)

-- 어머니는 자신의 인생을, 김지영씨의 어머니가 된 일을, 후회하고 있었다. 길게 늘어진 치맛자락 끝을 꾹 밟고 선 작지만 묵직하고 굳건한 돌덩이, 김지영씨는 그런 돌덩이가 된 기분이었고 왠지 슬폈다. 어머니는 김지영씨의 마음을 알아채고 너저분하게 흐트러진 딸의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다정하게 넘겨 주었다 (37p)

-- 암도 고치고 심장도 이식하는 세상에 생리통 한 약이 한 알 없다니 이게 무슨 일이라니, 자궁에 약 기운 퍼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아나 봐, 여기가 무슨 불가침 성역이라도 되는 거야? (63p)

-- ˝죽집도 내가 하자고 했고, 아파트도 내가 샀어. 애들은 지들이 알아서 잘 큰거고, 당신 인생 이정도면 성공한 건 맞은데, 그거 다 당신공 아니니까 나랑 애들한테 잘 하셔, 술 냄새나니까 당신은 거실에서 자고.˝
˝ 그럼, 그럼! 절반은 당신 공이지!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절반 좋아하네. 못해도 7대3이거든? 내가 7, 당신이 3˝ (89p)

-- 우리 학교도 웃기지? 너무 똑똑해서 부담스럽다고 할 때는 언제고 학교 지원 하나 없이 혼자 준비햐서 합격하고 나니까 자랑스러운 동문 타령이야.
김지영씨는 안개가 잔뜩 낀 좁은 골목길에 서 있는 기분이었고, 기업들이 하반기 공채를 시작하자 안개는 빗줄기가 되어 맨살 위로 쏟아져 내렸다 (99p)

-- 김지영씨는 미로 한가운데 선 기분이었다. 성실하고 차분하게 출구를 찾고 있는데 애초부터 출구가 없었다고 한다. 망연히 주저 앉으니 더 노력해야 한다고, 안 되면 벽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한다고, 안 되면 벽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한다. 사업가의 목표는 결국 돈을 버는 것이고, 최소 투자로 최대이익을 내겠다는 대표를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효율과 합리만을 내세우는 게 과연 공정한 걸까. 공정하지 않은 세상에는 결국 무엇이 남을까.. 남은 이들은 행복할까 (123p)

-- 그 놈의 돕는다 소리좀 그만 할 수 없어? 살림도 돕겠다, 애 키우는 것도 돕겠다, 내가 일하는 것도 돕겠다, 이집 오빠집 아니야? 오빠 살림 아니야? 애는 오빠 애 아니야? 그리고 내가 일하면 그 돈은 나만 써? 왜 남의 일에 선심쓰는 것처렁 그렇게 말해? (144p)

-- 전업주부가 된 후, 김지영씨는 ‘살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이중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때로는 ‘집에서 논다‘고 난이도를 후려깎고 때로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떠 받들어지면서 좀처럼 비용을 환산하려 하지 않는다. 값이 매겨지는 순간 누군가는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겠지 (149p)

-- 그런데 왜 어머니는 힘들다고 얘기하지 않았을까. 김지영씨의 어머니뿐 만 아니라 이미 아이를 낳아 키워 본 친척들, 선배들, 친구들 누구도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 tv나 영화에는 예쁘고 귀여운 아이들만 나왔고 어머니는 아름답다고 위대하다고만 했다. 물론 김지영씨는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 아이를 잘 키울 것이다. 하지만 대견하다거나 위대하다거나 하는 말은 정말 듣기 싫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힘들어 하는 것 조차 안 될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머리만 좀 지끈거려도 쉽게 진통제를 삼키는 사람들이, 점 하나 뺄때도 꼭 마취 연고를 바르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는 엄마들에게는 기꺼이 다 아프고, 다 힘들고 죽을것 같은 공포도 다 이겨 내라고 한다. 그게 모성애인것처럼 말한다. 세상에는 모성애라는 종교가 있는것이 아닐까. 모성애를 믿으십쇼. 천국이 가까이 있습니다!! (150~151p)

-- 여유가 있으면 취미생활을 하고 여유가 없으면 내 애든 남의 애든 가르치라는 건가,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관심사와 재능까지 제한받는 기분이었다. 설렘은 잦아들고 무기력이 찾아왔다... 김지영씨는 앞으로 시간과 조건이 맞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생기면 업종에 관계없이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63p)

-- 그 커피 1500원이었어. 그 사람들도 같은 커피 마셨으니까 얼만지 알았을 거야. 오빠, 나 1500원짜리 커피 마실 자격도 없어? 아니 1500원 아니라 1500만원이라도 그래. 내 남편이 번 돈으로 내가 뭘 사든 그건 우리 가족 일이잖아. 내가 오빠 돈을 훔친것도 아니잖아. 죽을 만큼 아프면서 아이를 낳았고,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나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그랬더니 벌레가 됐어.... (165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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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0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차례상을 사진으로 올리며 자신의 어머닌 차례상준비하고 절을 하는데 , 여러분은 어떠냐는 페친님이 계셨네요 . ( 정확한 표현인지 잘 모르겠는데) 다들 자기 집에선 엄마가 상차리고 절한다고 , 차례상 원래 남자몫아니었냐 ㅡ설왕설래 ..아니 차려도 주고절하는게 그게 큰 일이나되는 듯한 댓글들에 ...뾰족해졌었어요 . 절하게 해준다 ㅡ 이거 넘 웃긴거예요 . 그래서 어쩜 여성들 스스로 자존심 지키느라 굽히지 않는 의미로 절은 안하는 게 암암리에 궂어진건 아닐까 ㅡ 뭐 ..그런생각 들데요 . 하도 절하나에 유새를 하니까 ..ㅎㅎㅎ 아직 아직 멀었군 싶어요 . 그런데 이 모든 일이 사랑해서 즐거운 일 , 애틋한 일이 될 수없는건지 .. 그쵸?

지금행복하자 2017-02-06 09:57   좋아요 1 | URL
절하게 해준다.. 별걸 다 생색내네요~ 내 조상한테도 절 못하는데... 그런 절 안한다고 하고 싶어요 ㅋㅋ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해서 상차리고 치우고 언제 옷 갖춰입고와서 절하고 하겠어요. 남자들은 가만히 있다가 절만 하면 되는데 그들이 절하는 동안에 여자들은 계속 일하고 있잖아요~ 그냥 절 안하고 싶다고요 ㅎㅎ

[그장소] 2017-02-06 22:44   좋아요 0 | URL
ㅎㅎㅎ그런데, 그마저도 자릴 양보해준듯 말하니 얄미웠다는 ..

2017-02-06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2-07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행복하자님, 맛있는 저녁 드시고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2-07 21:26   좋아요 1 | URL
늦은 저녁 이제 먹고 글도 이제 봤어요~^^ 서니데이님 굿밤입니다~^^
 

아는 형 안은영
아는 형 은영이가 아닌 안은영
귀신보는 안은영

재미있게 유쾌하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생활 밀착형 퇴마이야기 보건교사 안은영

안은영선생님이 퇴마록이나 검은 사제처럼 거창한 퇴마사. 신부.. 무당도 포함시켜 직업적 퇴마사가 아닌것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퇴마사 하면 엑소시스트의 모습이나 퇴마록의 그 퇴마사의 모습. 최근의 강동원 김윤석의 모습이 바로 떠오르고
악이 깃든 대상은 거의 어린 소녀이거나 성인이 되기 직전의 여자였던것을 생각하면
여자 퇴마사에.. 그것도 네컷 명랑만화 팔등신이 아닌 4등신의 만화컷이 어울릴것 같은 느낌의 퇴마사라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작은 자잘한 여러 귀신들.. 사실 내버려둬도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을 만큼의 귀엽지 않지만 무시무시하지도 않은 귀신들이라면 우리 주위에 같이 공존해도 괜찮지 않을까?
이 생을 떠나지 못해 염원이 모여 도깨비가 되면 어때?
우리나라 도깨비는 장난꾸러기에 복을 준다고 하니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눈에 보이지 않은 귀신보다
도깨비보다 더 무서운 사람들을 보다보니
이러다가 이런 사람같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져
어지간한 일은 일도 아니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문득 드는것을 보면 귀신쫒는 안은영선생님이 아니라
머리속의 익숙해져 귀신처럼 유영하는 상념들을 쫒는 안은영선생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렸을 때도 위험하다고 절대 사주지 않았던
비비탄총. 장난감칼을 비치해두고 머리속에 자꾸 자꾸 만들어지는 귀신보다 더 무서운 생각들을 퇴치해야 하는것이 아닌가....

밤이 깊어가고..
사람이 잠이 들면 장난감들만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웅크리고 있던 귀신들도 살아날것이다.
그런것을 생각하면 불을 끄고 그들이 돌아다닐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소위 장르소설이라는 분야가 아닌 순수문학이라고 하는 분야에서 이런 소재의 소설이 나왔다는 것이 새롭고
한국문학도 어둡고 칙칙하고 무겁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고맙고 조금더 욕심내 보자면 좀 가볍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고 약간 허술해보이고 비어보이는 에피소드들이 보여 좀만 더 서사를 잘 쌓아 전개시켰으면 하는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류의 작품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 들게해준 작품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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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이 또 밝아옵니다.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는 닭의 해입니다.
이게 맞는거지요.? 음력이니까..
닭에게도 닭답게 살 권리가 있을 겁니다.
닭이 닭답게 사람이 사람답게
많은거 안 바라고 사방팔방 어디를 봐도 웃을수 있고
긍정의 기운 밝은 기운이 퍼져 가는 정유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행운도 듬뿍 드리겠습니다~^^

올해도 좋은 책 많이 읽고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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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1-27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눈이 많이 올꺼라해서 잔뜩 걱정했는더 이곳은 눈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혹시 그곳은 눈이 많이 내렸을까요?

올 해는 지금행복하자님 말씀처럼 웃을 일 많고 행복한 기운 듬뿍 느낄 수 있는 한해로 보낼 수 있길 기원합니다 ㅎ

지금 행복 하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과 행운 가득 하신 한 해 보내시길 바래요^~^

지금행복하자 2017-01-27 19:21   좋아요 1 | URL
여기는 따뜻해요. 눈 온다고 해서 저도 걱정했는데 다행이에요. 일하는데 날씨 궂으면 기분이 더 꿀꿀해지잖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더욱 행복해져요~ 우리^^

yureka01 2017-01-27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 이루어지시길 바라구요..
더 행복 만드시구요..^^..

지금행복하자 2017-01-27 19:21   좋아요 2 | URL
유레카님도 행복과 행운 듬뿍 드립니다~^^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장소] 2017-01-27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행복하자 ㅡ님도 멋진 설날 연휴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1-27 19:22   좋아요 2 | URL
그장소님도 판타스틱한 연휴 되세요~^^ 복 듬뿍 받으시고요^^

서니데이 2017-01-27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유년에는 좋은 일들로 바쁜 한 해 보내고 싶어요.
지금행복하자님도 행복한 한 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1-27 19:22   좋아요 2 | URL
우리 함께 좋은 일 있기로 해요~ 행복한 해 행운이 가득한 해 만들어요~^^
 

삽을 씻으며 - 고정국

나보다 삽을 먼저 씻는다
시린 물속에 삽날과 손을 담그고
한 해 저물도록 피와 땀을 쏟았던
흙묻은 살갗들을 어루만진다
빗나간 바늘귀
삽질한 만큼 거둔다는 약속이야 그렇지만
저기압의 일기예보때마다
뼈와 근육이 따로 뒤척이는 이부자리에
밤새도록 파고드는
물파스 냄새를 너는 안다
너는 안다

귤 농사 배추 농사 때로는
자식농사의 밭때기 거래가 끝나고
진눈깨비 농로길로 돌아온 밥상머리에
아들이 흘린 밥알을 주워먹는
아홉개 반
지문없는 손가락의 내력을
너는 안다
너는 안다

세모 때면 들판으로 눈이 내리고
추곡수매를 거절당한 노적가리마다 시름이 쌓이면
협동조합에서 지급받은 새 영농수첩에다
서울 간 혈육의 산번지 주소를 옮겨 적는다

그러나 삽이여,
녹슬기보다 부러지기를 갈구하는 삽이여
칼날보다도 휘장보다도 더 숭고한
너의 번득임을 나는 안다 나는 안다,
새해에도 거듭 새해에도
너와 내가 일궈야 할 이 땅 어드메
가슴처럼 뜨거운 영토가 기다리고 있음을
너는 안다
너는 안다,
녹슬기보다 차라리
부러지기를 갈구하는 삽이여!




눈이 왔다
올 눈다운 눈은 처음이다
겨울이다
겨울이 겨울다워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겨울이 아니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땅이 녹고 씨앗이 움트고
순리대로 흘러야 무리가 없다
순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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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1-22 1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삽자루의 내력이 지문의 내력과 맞닿았을때....^^..

지금행복하자 2017-01-23 09:31   좋아요 0 | URL
이 시를 접할 때마다 숙연해집니다. 삶의 고단함과 동시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cyrus 2017-01-22 14: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대구에 눈다운 눈이 내렸습니다. 아침에 눈 떠보니까 제법 하얗게 쌓였어요. 낮에 햇볕이 쨍쨍하게 뜨니까 거의 다 녹았습니다. 이번 달 날씨야말로 겨울 날씨답습니다. 눈 다 내리고 나면 날씨가 쌀쌀합니다. 이 날은 평소보다 춥게 느껴집니다. ^^;;

지금행복하자 2017-01-23 09:29   좋아요 0 | URL
오늘은 더 춥다고 하네요. 여기는 어제도 하루종일 눈발이 왔다갔다 하더니 오늘까지도 눈이 남아있어요.. 눈놀이 하는 아이들도 보기 좋고 추워도 겨울다워서 좋아요~

단발머리 2017-01-23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이미지가 안 떠서 클릭했더니 고정국 시인의 시집이군요. 마음에 와닿는 시예요.
기억해야겠어요, 시인 고정국^^

지금행복하자 2017-01-23 09:35   좋아요 0 | URL
이미지가 안 뜨는군요~ 옛날책이라 그럴까요? 우연히 알게 된 시인데.. 읽으면서 숙연해지는 시에요.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북프리쿠키 2017-01-23 0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심코 힘든 일이라곤 해본적 없는 제 지문을 들여다보니 결이 살아있네요^^; 머쓱했어요.ㅎㅎ
어쩌면 삶이란게 그 누구에겐 죽음보다
힘든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1-24 17:43   좋아요 0 | URL
고된 노동일을 한 사람의 지문을 어떻게 따라갈까요? 메니큐어 칠해져 있는 제 손이 부끄러워질때가 가끔 있어요~~

서니데이 2017-01-26 15: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행복하자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새해엔 소망하시는 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1-26 19:2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행복한 명절 되세요~^^ 새해 복 뜸북 받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