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그만 돛단배로 혼자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이었다. 팔십사 일 동안 그는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다. 처음 사십 일 동안은 한 소년이 그와 함께 나갔다. 하지만 사십일이 지나도록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자 소년의 부모는 노인이 이제 정말이지 돌이킬 수 없게 ‘살라오‘ 즉 운수가 완전히 바닥난 지경이 되었다고 소년에게 말했다 -p9-




운수가 바닥난 노인과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그는 폭풍우 치는 꿈은 더 이상 꾸지 않았다. 여자나 큰 사건도, 커다란 물고기도, 싸움이나 힘겨루기 대회도, 그리고 아내도 더 이상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오직 이런저런 장소들과, 해변을 어슬렁거리는 사자들 꿈만 꾸었다. 사자들은 황혼 속에서 새끼 고양이들처럼 장난을 쳤다. 그는 소년을 좋아하는 만큼 사자를 좋아했다. 소년을 꿈에서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p 27-




아프리카의 넓은 초원과사자
풍랑이 거친 바다와 노인
그리고 소년의 이야기




노인은 언제나 바다를 ‘라 마르(la mar)‘라고 생각했딘. 그것은 사람들이 바다를 다정하게 부를 때 쓰는 스페인어였다.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이따금 바다를 나쁘게 말하긴 하지만 그런 때도 항상 바다를 여자처럼 여기며 말했다. 젊은 어부들 가운데, 상어 간으로 한창 벌이가 좋을 때 구입한 모터보트를 타고 다니며, 찌대신 부표른 낚시줄에 매달아 사용하는 자들은 바다를 남성인 ‘엘 마르(el mar)‘라고 불렀다. 그들은 바다를 경쟁자나 투쟁장소, 심지어 적처럼 여기며 말했다. 만약 바다가 사납고 악한 행동을 한다면 그건 바다도 어쩔 수 없어서 그러는 것이었다. 여자와 마찬가지로 바다는 달의 영향을 받는다는게 노인의 생각이었다 -p31-




˝그렇지만 난 놈을 죽이고 말거야.˝ 노인은 말했다. ‘위대함봐 영광의 절정에 있는 저놈을˝
그게 부당한 짓이라고 해도 어쩔수 없어, 노인은 생각했다.
나는 인간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견뎌낼수 있는지 놈에게 보여주고 말겠어.
˝내가 이상한 노인이라고 그 애한테도 말했지˝ 그는 말했다.
˝이제 그걸 증명해 보일 때야. ˝
과거에 이미 수천번이나 증명해 보였다는 사실은 그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그걸 다시 증명해 보이려는 것이다. 언제나 매번 새로 처음 하는 일이었고, 그 일을 하고 있는 순간에는 과거를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 -p69-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어.˝ 노인은 말했다 ˝사람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 지언정 패배하진 않아˝ .............. 하지만 난 생각을 해야만 해, 노인은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에게 남은 건 그것밖에 없거든.. -p108-


이 말이 노인과바다에서 나온 어구였었다니..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라는 유명한 어구가 파우스트에 나오는 표현이라는 것을 안것도 별로 안 됐는데....
파멸당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아...



희망을 버리는 건 어리섞은 짓이야. 노인은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난 그건 죄악이라고 믿어. 죄악 같은 것에 대해선 생각하지 말자, 그는 생각했다. 죄 말고도 지금은 문제거리가 충분하니까, 게다가 나는 죄가 뭔지도 아는게 없잖아.
죄에 대해 난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 더구나 죄라는 걸 내가 믿는지조차 확신할 수없어. 저 물고기를 죽인건 어쩌면 죄였는지도 몰라. 비록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많은 사람을 먹이기 위해서 그랬다 하더라도 그건 죄가 아닌가 싶어. 그렇게 따지면 모든 게 죄가 되잖아. 죄에 대해선 생각하지 말자. 그러기엔 이미 너무 늦었고 또 죄에 대해 생각하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이 따로 있으니까. 그 사람들더러 생각하라고 하자. 물고기가 물고기로 태어난 것처럼 나도 어부로 태어났을 뿐이이야...................네가 먹을 거리로 팔기 위해서만이 아니었어. 노인은 생각했다. 넌 물고기가 살아 있을 때 녀석을 사랑했고 또 죽은 후에도 사랑했어. 네가 녀석을 사랑한다면서 죽이는 건 죄가 아냐. 아니, 오히려 죄보다 더한 것이 되닌?
-p109~110





그 놈을 죽인건 정당방위였어. 노인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훌륭하게 죽였어.
게다가 세상의 모든 것은 어떤 식으로든 뭔가를 죽이게 끔 되어있어. 노인은 생각했다. 고기잡이는 나를 살아가게 해주는 일이면서 날 죽이는 일이기도 하잖아. 아냐 날 살아가게 해주는 건 그 애야. 노인은 생각했다. 나 자신을 너무 속여선 안 되지 -p111-



저 길 위쪽 오두막에서 노인은 다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엎드려서 자고 있었고 소년이 옆에 앉아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p133




읽었으나 읽지 않았고 읽지 않은것이 확실한데 읽는것 같은 작품중 하나가 노인과 바다이다.
제목만 알고 여러번 읽어보려고 시도는 했지만 별로 재미가 없어서 슬며시 덮어버리고 치워버리고 잊어버렸던 책이었는데.... 맘 먹고 내 너를 반드시 읽어버리리라 생각하고 읽었더니 .. 이게 웬일.. 전에 읽었던 것이라니..
안 읽었는데..분명 안 읽었는데...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엔 노인이 물고기잡느라 고분분투하는 장면만 있고 작품의 처음과 끝에 나오는 소년은 전혀 없으니 이는 안 읽은것만 못 한것도 같고...

어째든 읽었다고 이리 방점을 찍지 않으면 또 시간이 지나 안 읽었다고 생각할지 모르니까 이리 흔적을 남겨놓으면 괜찮을거라 스스로를 속여본다.

읽었으나 읽지 않은것으로 되어있던 노인과바다는
다시 읽어도 그다지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서 기억의 한 구석탱이로 밀어두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예전에 읽었을 때는 그저 내용만 따라갔을것같고
지금도 여전히 완전히 그 심오한 뜻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물고기는 물고기로 태어나고 어부는 어부로 태어나고 사람은 사람으로 태어났을거라는.. 그래서 삶과 죽음이 인간의 어설픈 잣대로 함부로 선을 긋지 말아야한다는것.. 섣부른 판단도 어설픈 동정도 연민도 말아야 한다는것....
자신의 삶을 자신의 숙명에 따라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 인간이 인간으로 존엄하게 사는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금 많이 살게 된 지금 드는 생각이다.


왜 죽음을 무릅쓰고 결국 상어에게 뺏겨 뼈만 남은 청새치를 잡을거면서 물고기를 잡으러 가야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러지 않으면 사는것이 아니라는 그 이유도...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1-09 0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9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또 컵이다

감동스러운 컵 하나를 선물받았다
우리지역에 사는 조소가인 김희상님의 작품인 컵이다
커피를 좋아하고 컵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시고
내가 좋아할것 같다는 색의 컵을 골라 마을공동체 대표님이 선물해 주셨다
흙을 빚어서 유약을 발라 구운 그 정성을 익히 알기에
원래는 생활소품을 만드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대표님이 선물해주신 컵이 더 감동이다

김 희상작가는 사람꽃이라 하는 테라코타로 인물상을 만드시는 분이다.
내가 몇년전 두서너번 작업실을 방문했을때만 해도 100여개의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는데 지금은 170개가 넘었다고 한다
웃는 모습 우는 모습 찡그린 모습 세월호의 사람들의 모습등 우리네 인생사의 자연스런 모습들을 담아 만드는것이 꿈이라고 했었는데 삶에 바빠 나는 잊어가고 있어서도 그 분은 자신의 꿈을 꾸준히 이루어가고 계셨었나보다
천개의 사람꽃을 만드시려나 ..
운주사의 천불천탑이 완성되면 절 뒤의 와불이 일어나 천지가 개벽한다는 전설이 있었었는데.. 이 작가님의 사람꽃이 다 만들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언젠가 한번 같이 다시 가자고 하시는데,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그때 참 좋았었는데..
세월의 흐름이 참 무심하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8-01-08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8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8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8-01-08 18:33   좋아요 0 | URL
세월을 한번 담아볼까요?^^

라로 2018-01-08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멋진 컵인걸요!!! 색감이 너무 좋고 디자인도 멋져요!!!

2018-01-08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8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8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입] Maudie (내 사랑) (BD-R)(한글무자막)(Blu-ray)
SPE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만났다
보고 싶었지만 상영관도 거의 없었고 시간도 맞지 않아 못 보고 지나버려 잊어가고 있었던 영화였다
그런데 무료영화에 뜨다니 이런 개이득~

내가 좋아하는 에단 호크를 보고 싶어 내용도 신경안썼었는데
생각보다 더 좋았던 영화이다
자연스럽게 나이들어가는 에단 호크도 너무 좋고- 에단호크의 인생영화라 흔히들 말하는 비포선라이즈에서 보다 더 멋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물고기잡고 거칠고 털털한 에단호크의 모습.. 좋다

에단 호크에 꽂혀 선택한 이 영화는 에단호크가 주인공이 아니었었다. 정말 우리나라 제목선택하는 센스라니..

원제는 Moudie
캐나다의 나이브작가 모디 루이즈의 이야기였다.
나이브작가라는 말도 처음 알게 되었다
정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전원을 그리는 화가들을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신체적인 불편함을 이기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낸 화가 모디
신체적인 한계때문에 물리적인 이동이 힘들지만
창틀이 세상을 보는 유일한 프레임이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더 크게 넖게 세상을 바라보는 화가 모디의 이야기이다

물론 이런 류의 영화는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내용의 영화를 볼 때마다 소위 주류의 흐름을 따르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는 사람의 이야기를 볼 때마다 너무 좋다
그림 그리는 사람의 이야기라 더 좋을 수도 있고..

포스터들도 예술이다
아름답다

에단의 발등에 올라 춤을 추는 장면도 아름답고 결혹식후 수레에 태워오는 모습도 아름답고 집을 그림으로 하나 하나 채워가는 모습도 아름답다

그림을 그리고 싶게 만드는 영화였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1-06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6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6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6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6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6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6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6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1-06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죠. 저도 이 영화 작년에 본 영화 중 제일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행복하자 님이 보셨다니 반가운데요..

지금행복하자 2018-01-06 14:25   좋아요 0 | URL
정말 좋았어요 비록 극장에서는 놓쳤지만 이렇게라도 보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라로 2018-01-0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보고 싶었는데 놓친 영화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들을 올려주시니
꼭 보고 싶네요!!!

지금행복하자 2018-01-08 18:30   좋아요 0 | URL
시간 내셔서 꼭 보세요~ 정말 좋았어요~ ^^ ost도 너무 좋고
 

한번씩 이상한 데서 꽂힌다
컵이다
왜 겨울이 오면 컵에 꽂히는 걸까
차를 즐겨 마시지도 않는데..
기껏해야 커피이고 차는 드문드문..
쓰잘데기 없을 지도 모르는 싼 라떼컵에 꽂혀 서너개씩 사고~ 지금은 굳즈 머그를 사고 책이 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작년인가엔 도라에몽 컵에 꽂혀 내책 이며 도서관책이며 일부러 도라에몽 굳즈 주는 책으로 무지 사다날랐는데....

올해는 어떤 모양의 컵일지 궁금 또 궁금...
실용적이지 못하는 나...
그 컵이 맘에 들면 올해는 얼마나 사다나를까..

아.. 못 말린다 ㅎㅎ


아무리 봐도 앨리스는 책보다는 영화다
봐도 봐도 재밌다
조니뎁도 이때는 멋있었고..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1-05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8-01-05 12:32   좋아요 1 | URL
밥그릇은 그리 신경쓰지 않는 편인데 컵은 예쁜것을 갖고 싶어요 ㅎㅎ
예쁜 컵에 향기좋은 커피 한잔 하루의 낙 이죠~^^

우민(愚民)ngs01 2018-01-0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컵이 실용적이고 디자인도 예쁜 것 같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8-01-05 12:33   좋아요 1 | URL
유리컵은 예쁜데 약해서 다 깨먹는데 머그는 최고인듯 해요. 미적으로 실용적으로도요^^

hnine 2018-01-05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하기 전 학생때부터 머그 컵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집에 있어도 맘에 드는 것 발견하면 또 사고 싶고 그랬었어요.
커피만 마시는 데 쓰려니 대부분은 주방 선반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길래 가끔 반찬 그릇 대용으로도 마구 쓴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8-01-05 21:29   좋아요 0 | URL
저는 스프나 죽그릇으로는 사용해봤어요. 좀 넙적한 컵으로요~ 반찬그릇도 생각해봐야 겠어요 ㅎㅎ
그릇은 사용하라고 있는거니까 어떻게든지 사용하면 되겠죠?

라로 2018-01-0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저도요!! 컵 파는 가게에만 가면 서성이다가 꼭 하나 사들고 나온다는;;;;
한 예로 스타벅스 컵이 몇 개나 되는지 몰라요~~~.ㅠㅠ
암튼 컵 좋아하는 분을 만나니 강력한 공감대를 느끼네요!!!^^

지금행복하자 2018-01-08 18:29   좋아요 0 | URL
ㅎ 컵 너무 좋아요. 예쁜 컵에 마시는 커피. 차. 맥주등등.. 컵이 예쁘고 맘에 들어야 맛이나요~^^
 

사랑에 관하여
- 안톤 체홉


고전책 읽기 동아리 <향연 > 2017년 마지막 모이는 날
찡한 사랑이야기를 읽고서 바람많은 추운 날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송년회겸 점심식사하러 <필링>으로 고고
맛있는 점심과 멋진 사람들과 함께 입과 입을 즐겁게 한 날.
다음은 방학맞이 번개팅??



- 머리 속에 뭔가 있는게 느껴져... 꼭 누가 들어앉아 있는것 같아., 이건 어쩌면 내가... 그러니까.... 오늘 하루도... 못 먹어서 그런건지도 몰라... 난.... 이상한 사람이야... 병신이라고.... 그 사람들이 굴 값으로 10루블 내는걸 보고도 왜 다가가서 몇 루블만.... 빌려달라고 말하지 못했을까? 아마 빌려줬을 텐데...‘ <굴 p16>


- 맨정신인 사람은 역겹지만 취한 사람의 영혼은 기뻐 노래하는 곳이 있는 법이지 <진창 p48>

- 그녀를 천상의 여인이라 부르지 말고 이 땅에서 그녀를 앗아 가지마오.. <진창 p49>

- 자네는 왜 온 세상이 신뢰하는 천재들이 환영을 본 적이 없을거라고 생각하지? 요즘은 학자들도 천재성은 광기와 유사한 거라고 하지 않나, 이보게, 평범한 군중들이나 건강하고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게야, 삶의 목표른 현재에서 찾는 군중들이나 병적인 시대, 과로, 쇠토 같은 문제들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거라네......<검은 수사 p102 >

- 왜 도대체 왜 당신들은 나를 치료한거지? 브로산칼륨 약, 게으름, 열탕. 감시, 뭘 한 모금 마실 때마다 한걸음 걸을 때마다 노심초사해야하는 그 소심함, 이 모든게 결국 날 바보로 만들거야, 난 미쳤고 과대망상증에 걸렸었지. 하지만 대신 즐겁고 활기차게 심지어 행복하기까지 했어. 난 재미있고 특별한 사람이었단 말이야. 이제 더 논리적이고 더 근엄한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대신 모든 사람들과 똑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단 말야, 난 평범함 그 자체야, 사는게 지겨워.... 아, 당신들이 나를 얼마나 잔인하게 다뤘는지 알아? 그래, 난 환각을 봤어. 하지맛 내가 누구한테 피해를 줬나? 대답좀 해 보라고. 그게 누구한테 피해를 줬지? <검은 수사- p115>


- 우리가 도시에서 갑갑하고 비좁게 살면서 쓸데없이 서류들을 쓰고 빈트놀이를 하는 것, 그건 상자가 아닐까요? 우리가 평생을 한량, 소송꾼, 어리섞고 하는 일 없는 여자들 사이에서 살면서 이런저런 바보같은 이야기를 말하고 듣는것, 그건 상자가 아닐까요? <상자속의 사나이 p166>

- 푸시킨이 말한대로 ‘진리의 어둠보다는 우리를 고양시킬 기만이 더 소중한 법이죠 <산딸기 p183>


우리 안에는 검은 수사도 상자도 가지고 있다
진창속의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여인이 되고싶어 그 여인을 부러워하면서도 그러지 못한것에 질투를 느끼고 시기하고 폄하시키기까지 한다 말년이 안 좋을거야~~
굴 속의 아버지처럼 자식배고파 죽는것보다 체면이 먼저일 수도 있다..
치명적인 그 여인은 검은 수사쪽에 가깝고 굴은 일종의 또 다른 상자인걸까? 상자를 벗고 검은 수사와 친해져야할 텐데..
갈수록 둘러싸고 있는 상자만 늘어나는 기분이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yrus 2017-12-28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굴>. 꿈도 희망도 없는 암울한 단편으로 기억합니다. 체호프의 단편 중에 인상 깊은 결말의 작품들이 있어요. 그래서 체호프의 단편소설은 다시 봐도 재미있어요. ^^

지금행복하자 2017-12-28 14:19   좋아요 0 | URL
맞아요. 굴도 그렇고 구제프도...
검은 사수는 누런벽지랑 같이 읽어도 재미있겠다 생각했어요~

체홉은 책 마다 겹치지 않는 작품들이 많아 더 좋아요ㅎㅎ 어쩜 이렇게도 안 겹칠수 있는지 ~^ ^

2017-12-29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9 0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8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7-12-29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톤 체호프는 정말 단편의 아버지에요. 저는 번역된 체호프를 읽었는데 최근에 기회가 되어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을 영어 번역으로 읽었어요. 러시아어를 잘 아는 분이 93%완벽에 가까운 번역이라고 했는데, 줄거리도 그렇지만, 그의 단어선택이며 문장의 아름다움에 반했어요. 단순한 단어를 가지고 아름다운 문장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작가이겠죠.
코바늘도 잘하시고 독서 모임도 하시는 님 멋지십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12-29 07:11   좋아요 0 | URL
읽을 때마다 감탄해요~ 러시아작가라 영어로 읽어볼 생각은 안 해봤는데.. 저도 한번 읽어봐야 겠어요. 우리말 번역도 책마자 번역자마다 느낌이 다른데 영어번역도 궁금해집니다~

라로 2017-12-29 14:11   좋아요 0 | URL
영어 번역 좋았어요. 어려운 단어 많이 안 나오고 그래도 쉽게 번역이 되어 그런가? 아니면 이미 내용을 알아서 그런가?ㅎㅎㅎ 암튼 재밌게 읽었어요. 지금행복하자 님도 읽고보세요. 그리고 짧은 편이잖아요~~.^^

지금행복하자 2017-12-29 20:07   좋아요 0 | URL
네 기회만들어 읽어볼께요~^^

서니데이 2017-12-30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의 사진은 수채화로 그린 것 같아서, 여러번 보아도 신기합니다.

지금행복하자님, 연말을 맞아 새해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이제 내일을 지나면 2018년 새해가 됩니다.
새해엔 좋은 일들 가득하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날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즐거운 주말 그리고 행복한 새해 맞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12-31 11:58   좋아요 2 | URL
앱이 수채화느낌을 주는거에요~요즘 꽂힌 앱이에요~^^

서니데이님도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좋은일 듬뿍~ 원하는 일 이루기 기도할께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