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극치
나태주

황홀, 눈부심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함
좋아서 까무러칠 것 같음
어쨌든 좋아서 죽겠음

해 뜨는 것이 황홀이고
해 지는 것이 황홀이고
새 우는 것 꽃 피는 것 황홀이고
강물이 꼬리를 흔들며 바다에
이르는 것 황홀이다

그렇지, 무엇보다
바다 울렁임, 일파만파, 그곳의 노을,
빠져 죽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황홀이다

아니다, 내 앞에
웃고 있는 네가 황홀, 황홀의 극치다.

도대체 너는 어디서 온 거냐?
어떻게 온 거냐?
왜 온 거냐?
천 년 전 약속이나 이루려는 듯.



어제 일요일
두번째 동아리 만남이다 아~~ 싸!!
다시 찾은 수레국화 군락지
축제에서 하루 늦게 갔더니 하마터면 싹 잘린 밭을 볼뻔했다
다 베고 모내기 할 예정이었는데
계약이 되어서 그대로 둘거라고 가을이 될 때까지 코스모스등 꽂들을 심을거라고..
그 마을이 환벽당과 광주생태공원으로 연결되어 있을거라 누가 생각했을까?
환벽당 따로 생태공원 따로 따로 따로 항상 따로 국밥이었으니 말이다

마을공동체 사무장을 만나 마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따뜻한 주먹밥도 얻어먹고 분교 아이들을 위한 아빠들이 직접 만든 트리하우스도 들어가보고..
우연히 만난 친절에 마음이한껏 따뜻해진 하루였다

우연히 만난 나태주의 시가 수레국화를 만나는 우리를 보고 하는 말 같고 한껏 피고지고 있는 남보라빛의 수레국화밭을 보고 읇은 시어인것 같아 안 그래도 시어들이 예쁜 그 시가 더 예쁘고 맘에 쏙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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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1 23: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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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2 06: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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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2 08: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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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2 0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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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3 09: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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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3 23: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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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도서관 청소년 고전읽기 동아리
세익스피어 4대비극 낭독하기 도전중

첫번째로 오셀로 함께 읽기 
역할을 나누어 돌아가면서 읽기 
3주에 거쳐 완독
옆길로 새고 뒷길로 새고 대놓고 딴 세상을 헤매고 다녀도
결국 끝까지 다 읽어냈다


책 읽고 함께 이야기하기

왜 비극일까? 
비극이란것은 무엇일까
오셀로의 비극은
이아고의 비극은 
데스데모나의 비극은
왜 사이프러스섬으로 이들이 오게 되었을까? 
당사자들이 아니 3자들이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될때 어떻게 해야할까? 
오셀로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왜 셰익스피어는 이 소설을 썼을까? 

읽고 이야기하고 웃고 즐기고... 
결론은 세익스피어가 젤 나쁘다고
이렇게 어려운 책을 써서 자기들 읽게 만들었다고
그렇게 보면 나도 나쁘다고
토요일 오후 황금같은 시간을 이렇게 보내게 만들었다고 ㅎㅎ
난 상관없다고 ㅋㅋ
니들 책만 읽으면 된다고

도서관에 있는 책과 내가 가지고있는 책들로 읽다보니
출판사가 각양각색
민음사 열린책들 펭귄클래식
덕분에 번역도 비교되고 여러가지를 경험하게 되는 시간~


다음은 햄릿 함께 읽기 
햄릿은 문학동네까지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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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당신

도종환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내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불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씨앗들고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 구석을
꾸러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약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어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내립니다
이제 또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시가 접시꽃 당신이다. 그후 재혼을 빨리 했다고 해서 실망감을 주기도 했지만 사이가 좋은 부부일수록 사별후 재혼이 빠르다고 하니
너무 사랑해서 그 옆자리가 더 허전했을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을 어느정도 살아본 지금은 그럴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징글징글한 배우자라면 그 반대일테고...
실물을 보게된 접시꽃은 꽃에 대해 전혀 모르던 나에게는 이상하게 생긴 무궁화였다. 무궁화처럼 생겼는데 무궁화는 아니고 저 꽃이 접시꽃이라는 말을 들었을때 어? 생각보다 예쁘네?
도대체 난 뭘 상상한걸까? ㅋㅋ
분홍 빨강 흰 색의 접시꽃이 있는데... 흰색꽃이 제일 예쁘다

흐린 날씨에 찌뿌둥한 듯해 버닝을 보러갈까 바람을 쐬러갈까 하다가 수레국화를 본 적이 없다는 엄마말에 쓱 나간 공원에서 만난 접시꽃을 보니 이제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는 것이 실감난다
이제 나도 꽃을 보고 계절을 느끼다니 별일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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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00: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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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16: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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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10: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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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16: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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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알몸에게/ 문정희
 
아침에 샤워를 하며
알몸에게 말한다
더 이상 나를 따라오지 마라
내가 시인이라 해도
너까지 시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제 나는 하루에 세 살을 더 먹었다
문득 그랬다
이제 백 년 묵은 여우가 되었다
그러니 알몸이여, 너는 하루에 세 살씩 젊어져라
너처럼 자주 나를 배반한 것은 없었지만
네 멋대로 뚱뚱해지고
네 멋대로 주름이 생겼지만
나의 시가 침묵과 경쟁을 하는 사이
네 멋대로 사내를 만났지만
그래도 그냥 너는 알몸으로 살아라
책상보다 침대에서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싱싱하게
나의 방앗간, 나의 예배당이여






장성 황룡강생태공원 다시 방문.
양귀비를 보니 모네가 안 떠오를수가 없다
양산과 드레스를 입어야 할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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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5 00: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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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5 05: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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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브레히트/김 남주 번역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장성 황룡강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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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6-03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 양귀비꽃 맞나요? 사진 진짜 예쁘게 찍으셨네요.
작은 액자에 넣어서 집에 걸어도 좋을 것 같아요.^^
오늘 많이 더웠는데, 주말 잘 보내셨나요.
지금행복하자님, 편안한 밤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8-06-03 22:45   좋아요 1 | URL
네 양귀비꽃 맞아요~ 이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편한 밤 되세요^^

2018-06-03 22: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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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07: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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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2018-06-04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행복한 감상 시간 가졌습니다 ^^
오늘도 좋은 시간 되세요 ~

지금행복하자 2018-06-04 14: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