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화책을 본듯하다.
여러 책들을 읽고만 있고 마무리 하지 못하고 다른 책에 또 손을 내밀고 있다.
생각만 많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입으로는 바쁘다를 하고 있다.
그럴땐 글보다 그림.
구입해놓고 밀쳐두고 있다가 이제야 제대로 읽는다.
역시 그림은 아름다워~ ㅎㅎ

르네상스 시대
여자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유명화가의 공방에 들어가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던 르네상스시대. 이태리 피렌체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긴 머리를 삭뚝 자르고 긴 치마를 질끈 동여 매고 두팔 걷어올리고 자신의 세계를 찾고자 떠나는 아르테.
서양의 중세나 근대이야기는 그 나라보다 일본 만화를 통해 더 자주 만난다.
특히 만화.
그 예전 베르사이유 장미. 올훠스의 창. 셜리 등등
더 재미있기도 하고.. 다른 나라 이야기라 더 낭만적으로 그릴 수도 있을것이다.
실제 서양에 대한 환상이 그 만화들을 통해서 심어지지 않아다고 자신할 수 없다.

남자들의 세계에 뛰어들기 위해 용기와 끈기. 힘을 내는 여인의 이야기는 구태의연하지만 아직도 힘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수 백년이 흘렀어도 여자라는 이름은 약자이고 소외자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만 여자들의 권리가 성장된 것 처럼 보이지만 그리고 그 현상에 스스로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는 먼 옛날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야기도 한 것이다.

좀 더 많은 여자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와야 한다.
만화든. 소설이든 어떤 형태로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7-01-10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만화가 참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를 쓰는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지금행복하자님,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1-10 17:10   좋아요 1 | URL
일본이 만화강국이 된데에는 소재에 제한을 두지 않은것에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
맘에 안 드는 점도 있지만 부러운 것은 부러운 것이니까... 솔직히 부러워요~^^

서니데이님.. 남은 하루도 잘 보내세요~^^

cyrus 2017-01-10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르테’가 여성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에서 따온 것 같군요. 정말 아르테미시아는 시대를 잘못 만났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1-10 17:08   좋아요 1 | URL
그런것 같아요. 이름 듣는 순간 아르테미시아가 생각 났어요. 요즘 에곤쉴레나 세잔처럼 화가에 대한 영화가 많이 나오던데 아르테미시아에 관한 영화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가끔 뜬금없는 책이 같이 배송되어오는 경우가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히라마쓰 요코의 다른 책을 주문하면서 같이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가 휩쓸려 구입된 듯 하다.
어째든 내 눈길이 한 번 갔으니까 장바구니에 담겨있을 거라 생각하고 반품이 귀찮은 것도 있고 읽고 나서 도서관에 가져다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도서관에서 모든 책들까지 전부 구입할 수 없으니 소위 시시껄렁한 (절대 하찮다는 말이 아니다) 로맨스소설이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류는 거의 내가 읽고 기증한 책들이다. 이래 저래 책값이 장난이 아니다..
줄인다 줄인다 해도 쉽지 않다. 도서관에서 빌려봐야 하는데 먼저 사서 먼저 보고 도서관에 주고 있으니...

우리도서관은 월마다 나름의 주제를 정해 놓고 책을 골라본다. 우리도서관 수서팀이 하는 일은 구입도서 선정이 주된 업무가 아니라 각 달에 맞는 주제의 도서를 찾아 고르는 일이 주 업무이다.
주제를 정해 놓고 각자의 해석을 통해서 책을 골라온다.
주제를 제안한 사람에 의도에 따라 고르기도 하고 완전 주관적인 해석으로 고르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가끔 뜬금없는 책이 선정되기도 한다
그 마저도 그 책을 고른 사람의 의도에 따라 동의를 얻고 이달의 책에 넣어둔다.
여러사람의 시선과 해석이 모이니 여러 책들이 등장한다
이렇게 라도 다양한 책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많은 책들이 묶일 수도 해체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시작한 일이다.
한번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책들을 선보이는 역할도 있다.

1월의 주제는 ‘밥‘이다.
음식이 아니라 밥을 주제로 한 데는 ‘밥‘이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이야기한다.
밥벌이의 비루함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밥 이야기도 하지만
나의 밥 이야기는 힘들때 몸과 마음이 지칠때 따뜻한 밥 한 그릇. 반찬이 없어도 하얀 밥 만으로도 그래 아직은 살고 있음에 안도하고 내일을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 그런 밥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삶의 원천이 되는 밥.
누구는 힐링이라고 하는데 힐링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될 수 없는 밥의 힘.
아마 이 책도 그 주제의 연장선으로 고른듯 한데 마지막에 탈락시켰는데.. 나에게로 온 것이 이 책이 나에게 갖는 생명력인가 보다.

이 전에 읽었던 책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보다 더 짧고 더 가볍다.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 가 식당에서 먹는 혼밥이었다면 이 책은 집에서 먹는 혼밥이야기다.
잘 제대로 차려먹는 혼 밥이 아니라 정말 잘 만들어 먹는 마음을 담아 만들어먹는 혼밥이야기이다.
밥 한릇. 얼음한 그릇. 김치하나. 잘 퍼진 죽 한그릇.
우메보시 보리차 한잔 등
보잘것 없어 보이는 이런 것들은 아마 집에서 식탁에 올렸다가는 반찬없다고 밥 안 먹는다고 툴툴거릴 식단들이지만~

이 글 쓴다고 정신놓고 있다가 김치찜 한다고 가스위에 올려놓고 잊어버려 태웠다. 으~~ 탄내..
다행히 많이 타지는 않았지만......
이건 내 몫으로만 남을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든다. 탄 내가 나니 곱게 키우지도 않은 이 아들놈들이 안 먹을것이 분명하니..
아~~

사소하지만 별거 아니지만 화려하지 않지만
먹어 불편한 밥보다 편한 밥.
차리는 사람도 편한 먹는 사람도 편한 그런 밥을 이야기하고 싶다.
밥 한끼 먹기가 힘든 세상이다 보니.

공간. 머리만 비울것이 아니라 먹는 것도 비워야겠다.
실상 먹는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은것을 알면서도
설명하기 힘든 허기짐을 채우기 위해 뻘 짓을 많이 하고 다녔으니까 말이다.

말로 하는 심플이 아니라 직접 행동하는 심플..
심플하게 먹기. 나를 위해 먹기.


옆에서 아들이 왜 엄마는 혼자사는 책. 혼자 먹는 밥 이런 책을 읽냐고 물어본다. 자다가 왜 내 방으로 들어오는데...다 큰 놈이..
글쎄... 니들 밥 해주기 싫은가 보지~~
니들 독립하고 혼자 살 준비할려고 그러지..
울 아들.. .엄마는 충분한데..
지금도 거의 혼자 살다시피 하는 것 같은데..
엄마는 엄마의 뇌구조에 자식칸이 별로 없잖아. 엄마영역에 자식을 끼워놓은 구조잖아. 그래서 걱정안해~
며칠전 어쩌다 어른에서 양~ 뭐라는 정신과의사가 나와서 그러준 뇌구조이야기를 하고 있나보다...

어째든 잘 먹고 잘 살고 잘 죽는데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고 그 과정에 아들놈 말처럼 ~와 같이 보다는 나 자신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 별 할 말이 없어진다.
그니까 나한테 기대지 말고 니들이나 잘 살아.
자꾸 나 한테 밥 해달라고 하지말고 해 먹고...


책속에서
- 색색이 다양한 소재, 갑져보이는 접시. 평소에는 절대 만들 수 없는 무척이나 손이 많이 가는 반찬.. 그런것들이 지닌 ‘좋음‘이 분명 있을것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마음을 다해보고, 먹고 느끼는 사람은 요리의 본질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요리란 어디까지나 이 유한한 삶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또는 살아가기 위해, 식물이든 동물이든지간에 다른 이의 생명을 거두는 일. 그렇기에 어떤 속임수도 없이 최고의 것을 끌어내고 최고의 타이밍에 심플하게 맛보는 것이 평생을 가는 추억이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저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는 행위 자체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인생의 보물이 되는 것이 아닐까. 내 삶의 이미지를 그려나가는 힘이 먹는 일과 거의 동등한 것은 아닐까 (7p 요시모토 바나나 추천의 글속에서)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1-07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1-07 16:36   좋아요 1 | URL
왜 아이들은 엄마만 보면 밥줘 배고파 할까요. 유레카님 따님은 아빠한테지만요~
오죽하면 니들은 내가 밥으로 밖에 안 보이냐? 나 보면 밥 밖에 할 말이 없냐? 한탄을 해요 ㅎㅎ
업보지만 가끔은 외면하고픈... ㅋ

samadhi(眞我) 2017-01-0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리에 쓸데없이(?) 정성을 기울이곤 합니다. 그 자체가 기쁘더라구요. 그런 일이 아주 가끔 일어나지만. 한번 작정하고 요리할 때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바람에 지쳐버려 한동안 요리할 마음이 안 나게 되거든요.

행복하자님이 인용하신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을 보니 공감이 가서요. ㅎㅎ

지금행복하자 2017-01-07 16:34   좋아요 0 | URL
1년에 서너번 제사 명절 음식을 하다보니 평상시 힘줘서 요리하기가 정말 싫어요 ㅎㅎ 대강 배만 고프지 말게 먹자고 하는데 자식이 뭔지 자꾸 뭔가를 만들어내라고 하네요.. 엄마의 의무라나 뭐라나 ㅎㅎ
사랑한다면 밥을 해 줘라. 사랑하니까 피자 사 주라. 이런정도?

저도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 많이 공감했어요. 잘 먹는것이 결국은 저런것이 아니었나.. 먹어도 헛헛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있는거죠~

해피북 2017-01-07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달에 한번 주제를 정하고 각자 책을 선정하고 선정된 책을 함께 읽어보고.. 참 멋진 활동이에요 이달의 주제가 밥인것도 좋고요 ㅎ
요즘 지금행복하자님의 책들이 제가 다 읽고싶었던 책들이라서 더 재밌게 글을 읽었습니다 ㅎ 아들이 엄마 책에 관심이 있는 부분도 참 좋네요 ㅎㅎ

지금행복하자 2017-01-07 16:30   좋아요 1 | URL
주제 정해서 읽는데.. 읽기 싫은 주제가 나오면 그냥 책만 선정해 놓고 안 읽기도 해요 ㅎㅎ
이번 주제는 제가 제안한 주제라 더 애정이 가요~ ㅎㅎ

울 아들은 제가 밥 안해줄까 걱정해서 저한테 관심을 줄거에요 ㅎㅎ

mira 2017-01-07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혼자산지 오래되었서 사먹는 밥보다 제가 해먹는게 더 좋더라구요. 가끔 누가 해주는 밥이 더 맛있긴 하지만요

지금행복하자 2017-01-07 16:27   좋아요 0 | URL
사 먹는 밥. 한 두번은 좋은데.. 저도 갈수록 집밥이 좋아요. 문제는 제가 요리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거죠~ ㅎㅎ

서니데이 2017-01-07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사진도 참 예쁘네요.
음식은 맛과 향이 중요하지만, 가끔은 예쁘게 찍힌 사진에서도 그런 느낌이 전해지는 것 같아요.
지금행복하자님 좋은주말 보내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1-07 16:26   좋아요 1 | URL
사진 좋아요. 따뜻한 느낌의 사진이에요. 잘 찍은 사진은 식욕을 불러일으킨다는데 동의해요~^^
좀 이르지만 저녁 맛있게 드세요~^^

서니데이 2017-01-08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오후가 많이 지나갔어요.
곧 저녁이 가까워오네요.^^
지금행복하자님 즐거운 주말 오후 보내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1-09 10:51   좋아요 1 | URL
하루가 지났어요~ 너무 늦게 봤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2017-01-10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0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1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1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혼자 먹는 밥을 좋아한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찬 밥에 물을 말아 된장기 슬쩍 한 멸치로 푹 지진 시래기나 김치 쭉 찢어 한 술 크게 뜬 숟가락 위에 척 올려 먹어도 좋고
집에 있는 반찬 대강 차려놓고
음악 틀어놓고 책이나 만화책 한 권 펴놓고 세월아 네월아하고 차분히 먹는 밥도 좋다
다른 사람 신경쓰지 않아서 좋고 특별히 안 챙겨줘도 좋아서 좋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이 다른 사람이 해 준밥이라는데
나에게는 그것은 아닌듯 하다
내가 해 먹어도 좋으니 나만의 시간으로 오롯히 만들어서 먹는 밥이 제일 맛있는것 같다.
집에서 혼자 먹는 밥은 신경쓰지않고 대강 먹는것이 대부분이라는데 물론 그럴때도 있지만
나만을 위한 만찬이라는 기분으로 제대로 차려 먹는경우도 많다
물론 나 혼자만을 위해 한번만 요리를 한다면 정말 즐겁게 먹을 수 있을 건데...
먹고 설겆이까지 다 해놓고 나서 한숨 돌리고 나면
다시 다른 끼니를 가족들을 위해 준비해야한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순간....


한참 오래전... 기억이 난다
혼자라는 것만으로도 시선을 끌던 그 시절.
살던 고향을 떠나 낯선 서울땅에
친구하나 없고 모든 것이 낯설던 그 때
영화는 보고 싶고 같이 갈 만한 사람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혼자 영화를 보러갔던 때..
실제 친구들한테 영화보러가자고 해도 안 갔을지도 모른다
내 친구들은 영화보는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영화제목도 기억이 안 나는데 을지로 그 근처에 있던 극장이었던것 같다.
그것이 혼자 뭔가를 하기시작한 처음이었던것 같다.

영화한편보고 집에 와서 점심 먹든지 아니면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세편짜리 심야영화보고 졸면서 자면서 집에 와서 자고.. 심야영화는 혼자 보러 못 갔었다. 무서워서~ 끝나면 지하철 다니기 시작했었을때 였을 것이다. 동생 꼬드겨서 다녔던 기억이 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즐겁게 자신에게 충실하게 살았던 때 인것 같다.
타인을 신경쓰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보고 싶은 것을 맘껏 할 수 있었던 시기.
문화적으로 정서적으로 가장 혼란스러웠으면서도 가장 충만했었던 시기..
비록 혼밥은 못 했지만.. 식당에 들어가 혼자 밥 먹는게 왜 그리 창피하다고 느껴졌는지.. 그래서 주로 김밥. 도넛. 그런것을 먹고 다녔던것 같다.
소심하기는...

지금은 혼자라는 것이 흔하다
카페를 가도 혼자 와서 공부하고 차 마시고 자기할 일 하다간다. 옛날 어렸을 때 작은 소원중 하나가 지나가다가 혼자 들어가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카페를 하는 것이었다.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는 그런 카페. 지금은 워낙 많으니까. 극장도 여행도 혼자 하고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러가도 혼자 온 사람들이 많다.
문화활동은 혼자가 편하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도 높은 문턱 중 하나가 혼자 밥 먹는 것이다
식당에 들어가서 앉으면 꼭 묻는다. 일행 올 때까지 기다리시겠어요? 몇분 오세요? 메뉴도 2인이상이어야 가능한 경우도 많다. 심지어 백반을 시켜도 1인분은 반찬가지수가 한 두개 빠진다고 하면서 그래도 시킬려면 시키라고 한다.그럴때 참... 어차피 다 먹을 것도 아닌데 빠진다고 하면 손해보는 기분이 들어 안 시키게 된다.
반찬 가짓수가 한식의 특성때문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혼자 먹으러 갈 때는 단품요리. 일품요리를 많이 먹게 된다. 비빔밥. 국수등..
그래도 요즘은 찌개요리도 1인분이 가능해 좋다.
물론 1인분 주세요. 그럼 싫어하는 식당주인도 있지만~~

누군가 그랬다고 한다
진정한 독립은 혼자서 밥을 즐기면서 먹을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이 책은 요리책도 식당 소개책도 아니다
물론 책 말미에 혼자 가기 좋은 식당 100개를 소개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거기는 패스!!!
혼자서 다니면서 먹었던 음식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평범하던 음식이 추억과 사연이 쌓이면서 기억속에 차곡히 쌓여가면서 특별한 음식이 되고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것이다. 거리를 걷다가 어딘선가 흘러나오는 냄새로 그 기억들이 스멀 스멀 나올것이다. 그 맛과 추억의 농도는 짙어질 것이다.

결국에 음식의 맛도 기억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나중에 다시 먹으면 그 맛이 안 나는 것을 보면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책 속의 음식들도 사진이 아니라 펜으로 그린 음식그림들도 정감가고 좋다. 화려한 색감의 요리사진들을 보면 가끔 보면서 질린다는 느낌이 들때도 있다.
담백하고 간결한 음식들. 책 속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기주장을 확실히 하는 음식들이지만 강요는 하지 않은 음식들..
글로 보는 심야식당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 애당초 혼자 먹는 것은 외로운 일도 부끄러운 일도 전혀 아니다. 다른 무엇보다 배가 고프면 사회에서 치열한 싸움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오늘 하루를 버터낼 기운도 안 난다. 먹고 이겨내야 하는 상황에 혼자든 둘이든 매번 흠칫거리거나 엉거추춤한 태도를 취한다면 세상을 살아나갈 수도 없다. (7p)

-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또 하나 있다. 혼자 일때는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조금 더 먹고 싶고 마시고 싶을 때라도 그 직전에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즐거운 와중에 과감하게 매듭짓는다. 그러면 기쁜 마음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다. 그게 바로 다른 사람을 대접할 때와는 다른 면이다. 누군가를 대접한다면, 시간도 노력도 아낌없이 듬뿍! 그렇지만 자기가 자기를 대접할 때는 만족하기 일보 직전이 좋다. 이제 슬슬 만족에 손이 닿을 듯하다 그것을 알아채는 순간, 과감하고 깔끔하게, 요컨대 일찌감치 끝낸다. 물론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이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15p)

- 혼자는 재미있다. 자기 멋대로 계획없이 무작정,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얽매이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가끔 하는 실패나 낭비도 나 혼자 받아들이고 끝내면 그만이니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이 있다.
‘그래, 다음에는 그 사람을 데리고 와야지‘라는 생각이 들 때다. 혼자만의 시간에 새로운 선물을 받는 기분이다. (17p)

- 정식은 가정식에 가장 가깝다. 특별한 요리가 아닌 것이다. 자기가 손수 만들든 주부가 만들든 엄마가 만들든 요컨대 가족 누군가가 평소에 만들 법한 평범한 맛, 지나치게 공을 들이지 않은 맛... ‘난 지나치게 맛있으면 묘하게 산만해져서 오히려 싫던데‘... (71p)

- ‘된장국만 제대로 먹어도 절대 감기에 안 걸린단다‘ 지금이라면 순순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된장국이나 수프나 마찬가지이다. 보글보글 푹 끓여서 자양분이 듬뿍 배어 나온 뜨거운 국물이 목을 타고 흘러들어 온몸으로 서서히 파고들면, 신기하게도 힘이 불끈 솟는다. 손 끝에도 목덜미에도 등에도 전열선처럼 찌르르 열기가 전해지며 불이 밝혀진다. 설령 짜증스럽고 화가 날 때라도 잠시나마 편안하게 가라 앉는다 (96p)

- 도시락에는 본심이 드러난다. 허술하면 허술한 대로.
정성을 쏟으면 정성을 쏟은대로 과도하게 허세를 부리면 그것 또한 고스란히 드러난다.... 눈가림이나 허세가 없었다. 그래서 먹다보면 마음이 온화해졌다. 또 먹고 싶다. 저절로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126p)


- 혼자라도 즐겁다. 둘이어도 물론 즐겁다. 분명 기운이 없을 때라도 분명히 나름대로 온화하게 파도를 잠재울 수 있을것 같다. 속 깊은 곳이었네. 선술집은.
˝뭐 하긴 궁합이지, 최종적으로는.˝ ... (225p)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amadhi(眞我) 2017-01-03 0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 때부터 혼자 잘 먹고 댕겼어요. 영화도 잘 보러 다녔고. 연애하면서부터 영화 혼자 안 보게 됐네요.
웬만하면 혼자 가능한데 야구보러 갈 때랑 집회갈 때는 혼자 못 가겠어요.

지금행복하자 2017-01-03 07:47   좋아요 2 | URL
맞아요. 집회는 정말 혼자 못 가겠어요. 혼자 가게 되면 언저리에서 서성서성하다 그냥 와버려요 ㅎㅎ 집단문화에 아직 자유롭지 못해요 ㅎㅎ


[그장소] 2017-01-03 0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밥만 ~ 잘만 먹더라 ..( 이거 누구 노래 있지 않았나요^^?) ㅎㅎ 여행도 그렇고 , 자유로운 영혼이 아니라 , 요즘은 외로움에 무지˝ 한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 하는 중이네요. 외로움의 무지 .. 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7-01-03 07:45   좋아요 3 | URL
혼자만 있다보면 외릅다는 것이 뭔지 모를수도 있을것 같아요. 외동들이 형제들이 없어서 외로울거라고 생각하는것은 형제들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생각인걸 보면요. 외동들이 심심할 때는 있어도 외롭지는 않다고 하는걸 보면요. 그냥 그려려니 한다고...

타인에 대한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요. 혼자가 될수 있다는 것은.. 유난히 우리나라는 혼자라는 것에 예민하게 생각하는것 같아서요.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요.. 좀더 개인적인 삶을 누려야한다고 생각해요~ 외로운 삶이 아니라~^^

[그장소] 2017-01-03 15:12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이전 대가족의 시대가 확연히 핵, 탈 가족화 되면서 외동은 많아졌고 흔하게 된 게 아닌가 해요. 저 학교다닐때 만해도 정말 사무쳐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
그것과는 상관없이 ...그렇네요 . 혼자가 익숙해져서 외로움 자체를 모르는 거.. 끄덕 거리게 되네요. 개인적인 삶도 그렇고요!^^

잠자냥 2017-01-03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화생활은 혼자 하는 게 편하기는 하지요. 그런데 정말 혼자 밥 먹는 일은 내공이 좀 쌓여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샌드위치, 햄버거, 도넛 이런 류로 시작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한식을 혼자 먹고 있는 걸 보고 ‘와, 나 다컸구나‘ ㅋㅋㅋ 했습니다. 지금은 밖에서 혼밥하는 거 아무렇지도 않아요. 다음 도전 코스는 혼자 술마시기? ㅎㅎ

지금행복하자 2017-01-03 16:37   좋아요 0 | URL
혼술이야말고 혼자임을 즐기기 최고이지 않을까요? 즐겁게 왁자지껄 마시는 것도 좋지만 분위기 좋은 곳에서 꼭 와인바 그런곳이 아니더라도 혼자 술을 마셔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 곳을 아직 못 찾았어요 ㅎㅎ

yureka01 2017-01-03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대부분 혼자 밥 먹어요..
혼밥. 전에 한창 술 마실때도 혼술.
음악도 혼자서..
사진도 혼자서.

대부분 혼자였어요.


지금행복하자 2017-01-03 16:42   좋아요 1 | URL
오~~~ 고수님이시군요^^ 아무래도 여자들은 혼자보다는 여럿이 익숙하고 편해요. 지방은 더 그런것도 같고요. 지금까지도 혼자 영화보고 혼자 어디가는 것도 안 해본 여자들이 주변에 많은 것을 보면요. 꼭 어디를 가더라도 누구든 한명이라도 데리고 가려고 하죠ㅎㅎ 저는 주로 거절을 하는 편이고요~ 전부는 아니겠지만요.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지고 혼자라는 것에 당연해져야 하는 사회가 되고 있는듯 해요~

cyrus 2017-01-0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실에 작은 밥상 차려놓고, TV 보면서 혼자 식사할 때 정말 좋아요. 집에 부모님이 계시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죠. ^^

지금행복하자 2017-01-03 16:38   좋아요 0 | URL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식사하기모드 입니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남편. 아이가 있어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ㅠㅠ

해피북 2017-01-03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생각해보면 즐겁게 자신에게 가장 충실했던 때‘라던 말이 참 인상적이예요. 저도 혼자서 즐겨 하는 일이 많지만 커피숍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일까지가 한계더라고요. 혼자 밥을 먹는다거나, 술을 마시는 일은 아직 시도 못했는데 조금 더 용기내봐야겠어요 ㅎ이 책읽고 싶었는데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1-04 10:30   좋아요 0 | URL
해피북님~ 정말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죠? 정말 반가워요~~

재미있게 읽었어요. 워낙 글로 쓰는 요리에 관한 책을 좋아해서요~^^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더 이상의 해피엔딩은 없다

Lala Land
꿈의 나라, 비현실적인 세계 ((특히, 영화·TV 산업과 연관지어 Los Angeles, Hollywood, 남캘리포니아를 가리킴))

많은 사람들이 꿈을 꾼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한다
사랑도 하고 좌절을 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꿈을 잃기도 하고 사랑을 놓치기도 한다
우리는 사랑은 이루어져야 하고 꿈은 실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사랑은 쟁취하는 자만의 것이라는..
그런 의미로 꿈과 사랑을 동시에 거머쥐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라 말 할것이다.

절반정도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지금..
과연 저런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어렸을 때 라라랜드를 봤다면 새드는 아니지만 해피엔딩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해피엔딩 추종자인 헐리우드스럽지 않다고 생각했을것이다.
비록 그 당시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것은 슬픈 일이지만 주인공인 미아와 세바스찬이 그토록 꿈 꿔왔던 그들의 꿈들이 이루어진것은 완벽한 해피엔딩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과는 달리 꿈이라는 것을 이루는 것이 더 어려워진 현대이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 지도 모르겠다.
심지어는 꿈 꾸기도 힘든 세상이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만이 아니라 글로벌한 시대인 지금은 세계 어디든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위해 살기 보다는 질긴 한 목숨 부지하기에도 벅찬 삶들이 더 많아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화는 상당히 복고풍이다.
처음에 보면서 헐리우드 ppl 영화인가 생각할 정도로 헐리우드를 구석구석 보여준다. 한창 전성기때의 헐리우드. 그레이스 켈리가 보이고 잉그리드버그만의 포스터가 보인다. 헐리우드를 꿈 꿀때 미아가 입고 있는 원색의 드레스도 마릴린 먼로의 의상들을 연상시키고 그들의 꿈을 거부하고 방해하는 칙칙한 현실에 대비해 더 비 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들이 살고 있는 그곳. 그들이 꿈을 꾸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것 같다.
정통 재즈클럽. 오디션을 통한 배우입문. 연기와 스토리를 꽉 채울 수 있는 배우..이들이 꾸는 꿈 그 자체가 lala land 인것이 아닐까? 그 꿈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lala land일지도 모른다.

사랑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꿈을 지지해주고 그 꿈이 이루어지도록 격려해주고 그리고 꿈을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
세월이 흘러 우연히 그 사람을 만났을 때 얼굴을 돌려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향해 웃어 줄 수 있는 것.
이들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나는 이 영화가 완벽한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판타지 인것이다.
판타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응원을 하게된다.

과거가 아름다운 것은 현재가 만족스럽기 때문이라는 말에 수긍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모든 사랑이 이루어질 필요는 없는것 같다는 동행인의 말도..

비록 영화자체는 so so.
대부분의 뮤지컬 영화가 그렇지만~
뮤지컬 영화치고는 노래보다는 스토리가 많은 편이고.
묘한 영화이다
전작인 위플래쉬를 안 봤으니 원래 이런 스탈의 감독인지 섣불리 판단의 안 되고..
스토리도 연출도 요즘 한참 핫하다는 ost도 so so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니.. (개인의 취향은 존중해야한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라이언 고슬링은 이런 스타일의 연기에 최적화인듯하다
쌉싸름한 사랑.. 삶속에 지쳐가는 사랑.
블루 발렌타인에서도 좋았던것 같다.
연기의 힘이었을까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지지 않았으니..
물론 시간순삭도 아니었다.
그리고 함께 있어야만 사랑이라는 사랑지상주의 결말이 아니라는 것도 좋다.

더불어 엔딩이 인상적..
그들이 얼굴을 마주치기를
서로를 향해 웃어 주기를
영화를 보면서 제발... 웃어야해.. .
빌기까지....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겨울호랑이 2016-12-29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에는 지금행복하자님의 꿈이 이루어지는 한 해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12-29 14:16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도 멋진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yureka01 2016-12-29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라랜드라고 읽었는데..엘에이 랜드로 읽어야 했군요..
로스엘젤레스의 아메리칸 드림..ㄷㄷㄷㄷ

지금행복하자 2016-12-29 14:15   좋아요 1 | URL
아메리칸 드림하고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la가 아닐까요. 헐리우드, 라스베가스도 있고 이전의 서부 개척시대부터~~

엘에이 랜드 이상해요 ㅎㅎ 라라랜드가 더 좋아요 ㅎㅎ

cyrus 2016-12-2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도 웃음이 많은 해가 되길 바랍니다. 연말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지금행복하자 2016-12-29 14:14   좋아요 0 | URL
사이러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서니데이 2016-12-30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행복하자님, 연말이 되어 새해인사 드리러 왔어요.
올 한해 좋은 시간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희망찬 새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맞이하시길 바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12-31 13:0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새해 맞이하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17-01-0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좋은 일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금행복하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1-02 07:28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도 올해는 하고픈일 다 이루시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후애(厚愛) 2017-01-0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행복한 일들만 가득한 한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1-03 08:21   좋아요 0 | URL
후애님도 새해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십대 아이들에게 가장 친숙한 공간이 편의점일것이다
초등학교때에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먹는 것이 소원이었었고 중딩이때는 몰려 다니면서 컵라면. 삼각김밥을 먹고 다녔고 고딩이인 지금은 학교 매점을 애정하는 관계로 편의점이 좀 멀어졌을 뿐 아마 편의점이 없으면 이 아이들의 삶은 더 피폐해졌을지도 모른다.
교통카드만 채워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곳..

생각해보니 중학생때 아이들이 편의점하면 로망이 있던것이 삼각김밥 말고도 편의점 알바도 있었던것 같다.
돈벌이의 기준이 편의점 알바는 얼마 받아요? 와~ 고등학생되면 편의점에서 알바한다면서 경제적으로 독립을 선언했던적도 있었다
그 아이들에게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돈벌이가 편의점알바였을 것이다.
물론 유행했던 웹툰 와라편의점도 무시못한다
편의점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데 한 몫 제대로 한 만화이다.
와라편의점표 막대아이스크림도 나오고..
초코맛 지금도 기억이 난다
곧 출시될거라는 말에 목 빠지라고 기다리고
아이스크림 나왔다는 말에 꽁지 빠지게 뛰어가 지네들 용돈 털어 사오면서 흥분해서 먹어보라고 엄청 맛있다고 호들갑 떨던 때도 있었는데..
아마 지금 아이들에게는 그 예전 우리가 부러워했던 수퍼가 편의점일것이다.
다른 것은 수퍼집 딸. 아들이 되는것이 소원이었던 우리였는데 이 아이들은 편의점 알바가 소원일 뿐..

손 쉽게 접근성 좋은 알바 이다
편의점 알바.
이제는 어느정도 전문성도 요구한단다
반조리 음식이 많아져서 ㅋㅋ
알바가 어리버리하면 그 편의점은 가기 싫단다
신제품에 대해 잘 알아야하고 빠릿빠릿해야하고..

그런 편의점에도 편차가 있다
대학가나 번화가가 아닌 주택가에 있는 편의점에는 젊은 사람보다 나이드신 분이 카운터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인인듯 하기도 하고 실제 나이 제법 드신 분이신데 편의점에서 알바를 해 보신 분도 계셨다.
편의점 알바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건가?
편의점마저도? 설마하지만... 지금 세상은 모든 설마가 사람 잡는 세상이어서 뭔들 예측해도 그 이상이라 섣불리 판단 못 하겠다..

이미 편의점 알바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편의점 인간>속의 나 처럼 사는 것이 낯설어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실제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을 지도 모른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느니 알바로 버는 돈이 더 낫다는 통계도 본적이 있는 것 같고..
실제 비정규직이나 알바나 다를게 뭘까 싶기도 하다
실제 요즘 청춘들은 일이년 반짝 벌어서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물론 이 청춘들은 대부분 흔히 이야기하는 미래나 가족을 꿈꾸지 않는다.
사실 한 입은 어떻게든 살게 마련이다.
그래서 삼포니. 오포니 자신 이외의 것들을 포기하는 것이다. 선택이 아니라 포기...
편의점 이라는 단어속에서는 인간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인간이 편리하게 사용되어지는 곳이라는 느낌이 점점 드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로망의 대상에서 좌절과 환멸의 대상이 되고 있을지도..
그러면서도 호주머니가 궁해지면 제일 먼저 손 쉽게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될지도.. 알바 구한다는 광고보고 왔는데요~~




- 아침이 되면 또 나는 점원이 되어 세계의 톱니바퀴가 될 수 있다. 그것만이 나를 정상적인 인간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30p)

-점장도 점원도 나무젓가락도 숟가락도 제복도 동전도 바코드가 찍힌 우유와 달걀도 그것을 담는 비닐봉지도 가게를 오픈했을 당시의 것은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줄곧 있긴 하지만 조금씩 교체되고 있다.
그것이 ‘변함없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66p)

- 비닐 봉지 안에 조심스럽게 달걀을 담는다. 어제 판 것과 같지만 다른 달걀을 담는다. 손님은 어제 넣은 것과 같은 비닐봉지에 같은 젓가락을 넣고 잔돈을 받아 들고 같은 아침을 미소짓고 있다 (90p)

- 정상적인 세계는 대단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 않는 인간은 처리된다.
그런가? 그래서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치지 않으면 정상인 사람들에게서 삭제된다.
가족이 왜 그렇게 나를 고쳐주려고 하는지, 겨우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98p)


- ˝밖에 나가면 내 인생은 또 간강당합니다. 남자라면 일해라. 결혼해라, 결혼을 했다면 돈을 벌어라, 애를 낳아라. 무리의 노예예요. 평생 일하라고 세상은 명령하죠. 내 불알조차 무리의 소유예요. 성 경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정자를 낭비하고 있는 것처럼 취급당한다니까요˝
˝ 당신 자궁도 무리의 소유예요. 쓸모가 없으니까 거들떠 보지 않을 뿐이죠. 나는 평생 아무일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그냥 숨을 쉬고 싶어요. 그것만 바라고 있습니다. ˝ (128~129p)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12-27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7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27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때 편의점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어서 물건 사러 편의점에 들리면, 알바 직원들을 공손하게 대합니다.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돼서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지금행복하자 2016-12-28 00:17   좋아요 0 | URL
어릴 때는 뭘 몰라서 무심하게 대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더 조심스럽고 공손해지는 지고 있어요. 그래도 무작위로 걸려오는 텔레마케터한테는 가끔 성격이 나오기도 하지만요;;

사이러스님도 서재의 달인이시죠?제가 서재의 달인이 될 정도면 사이러스님은 당연한건데~~ 축하 감사드리고 사이러스님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