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자들 위픽
백온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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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온유 작가의 책은 읽을 때는 덤덤하게 읽는데 여운이 무척이나 길다.
남들이 다 추천하는 <유원>, <경우의 없는 세계>를 읽을 때 이걸 왜 이렇게까지 추천하지? 싶었다.
그런데 여운이 길다.. 길어도 너무 길다.
문뜩문뜩 생각나게 만든다. 아직까지도..
책을 읽고 충분히 사유할 시간을 두지 않는 독서가인 나에게(좋지 않다는 것을 아는데.. 책 욕심이 좋지 못한 습관을 언제나 이긴다. ㅠ) 이 정도의 여운을 준다는 것은 그 작품이 대단한 것.

이번 작품은 또 언제까지 내 속에 살아 있을까?

태화가 죽었다.
죽은 태화가 나를 찾아온다.
태화는 엄마가 식당을 하던 시절 우리 식당에서 버려진 아이였다.

식당을 접고 뭔가 북적이는 일을 했던 엄마는
살림을 풍요롭게 했으나, 곧 감옥에 갔고 그렇게 보육 시설에 가서 태화를 다시 만나게 된다.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선생님들이 통제를 힘들어하던 아이 태화는 어쩐지 내 말을 잘 들었다. 나를 믿고 따랐던 태화.

출소했던 엄마가 찾아왔기에 보육 시설에서 나오게 되었지만,
꾸준히 느슨히 연락을 취하고 살았던 태화에겐 가족처럼 여겨졌던 나는 어쩐지 그의 징징거림이 피곤해서 점차 연의 끈을 더 느슨하게 푼다.

그렇게 느슨해진 나를 계속 찾아오는 이유가 뭘까?

삶의 의욕을 갖고 열심히 살던 태화를 잃게 된 많은 이유.
그 이유의 주가 된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기나 할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단편추천 #짧지만긴여운 #백온유단편 #아픈아이들 #청소년주인공 #가족이란 #북스타그램

“아니야, 누나. 내가 죽어보니까 살아 있는 게 전부야. 그러니까 죽지 마. 죽을 생각도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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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약속의 피 4부작 2
와즈디 무아와드 지음, 최준호.임재일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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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Incendies
#와즈디무아와드 #WajdiMouad
#최준호_임재일_옮김
#지만지드라마

영화 <그을린 사랑> 원작/ 강렬함 주의!

배경 : 레바논

시몽 : 마지막까지 우릴 미치게 만드네! 더러운 년이! 늙은 화냥년 같으니라고! 추접스런 년! 개 같은 년! 추한 쌍년! 늙은 잡년아! 가문의 수치야! 진짜 끝까지 우릴 돌게 만드네! 예전부터 그년이 쓰러질 거라고 사람들이 매일 얘기했지, 개 같은 년, 우릴 그만 괴롭힐거고 구역질 나게 하지 않을 거라고, 이런 갈보 같은 년을 봤나! 그래 좋아, 빙고다! 나자빠져 뒈지고 말더니! 그리고 ‘서프라이즈!’ 아직도 안 끝났어! 더러운 년아! 이걸 왜 안 알려 준 거야, 내가 이런 좆같은 걸 보러 오려고 했던 게 아닌데! 혼자 잔꾀를 부리고 재산까지 정리해 놔, 이런 미친년을 봤나! 그년 송장을 패대기쳐야 하는 건데! 감히 땅을 마주 보게 하고 묻어 달라니! 그렇게 말한 거야! 그 위에 가래침이나 내뱉겠다! 16p

엄마가 죽고 공증인이 유언장을 쌍둥이에게 전한다.
자산을 공평하게 나누어 줄 것이고, 옷은 자선단체에 보낼 것. 만년필은 공증인에게 등등
관을 쓰지 말고 얼굴이 바닥을 향하도록 묻어 달라는 유언.

그리고 남긴 두 통의 편지.
한 통은 쌍둥이 누이인 잔느가 받아 아빠한테 전하라는 편지.
한 통은 시몽이 받아 형에게 전하라는 편지.

what! 😳😳😳
아버지라고? 죽었다며?
오빠 아니 형이 있다고?

이때부터 펼쳐진 시몽의 욕설~

노래하는 여인.
72번.
죽기 전 5년이 넘게 침묵을 했던 사람.

도대체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인가?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희곡추천 #강렬한이야기 #역사기반희곡 #북스타그램 #영화그을린사랑원작 #영화원작

의사 : 복수하기 위해서죠. 이틀 전, 민병들이 난민 캠프 밖에서 뛰어놀던 난민 청소년 세 명을 교수형에 처했습니다. 왜 민병들이 그 세 아이들을 매달았을까요? 난민 캠프의 두 남자가 크파르 사미라 마을의 한 소녀를 성폭행하고 죽여 버렸기 때문이죠. 왜 그 두 녀석은 그 소녀를 성폭행했을까요? 민병들이 한 난민 가족을 돌로 때려죽였기 때문이죠. 왜 민병들은 그들을 돌로 때려죽였을까요? 난민들이 백리향 언덕 근처에 있는 집을 불태웠기 때문이죠. 왜 난민들은 그 집을 불태웠을까요? 자기들이 파놓은 우물을 부숴 버린 민병들에게 보복하기 위해섭니다. 왜 민병들은 우물을 부쉈을까요? 난민들이 도그 강변에서 거둔 수확물을 태워 버렸기 때문이죠. 왜 그들은 수확물을 태웠을까요?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만, 제 기억이 거기서 멈춰 버렸죠, 더 거슬러 올라가진 못합니다, 그렇지만 이야기는 오래전으로 계속 이어지겠죠, 이런저런 말을 해 가며 분노에서 분노로, 고통에서 슬픔으로, 성폭행에서 살인으로 이어지겠죠, 태초의 세상으로까지 말입니다. 77p

이 책의 배경인 레바논 종교 내전은 1975년부터 1990년까지 기독교(민병대)와 이슬람(팔레스타인 난민이 주를 이룬 수니파 무슬림) 등 다양한 종교 집단 간의 갈등과 무력 충돌로 발생한 내전이다. 이 내전으로 약 12만 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 이상 난민 발생. 이 기간 동안 시아파 무장 조직 헤즈볼라 부상했고, 그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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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잡아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9
솔 벨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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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나호텔에 투숙하고 있는(아버지가 거기 살고 있어서) 자칭 열심히 살는 윌헬름의 이야기다.

삶에 있어 늘 치열하게 고민하지만 그가 택한 것은 늘 b급. 그렇게 40대 중반까지 살아오고 있는 이 남자는 애인과 결혼하고 싶지만 부인이 이혼에 합의해 주지 않고, 승진에 누락되자 퇴사했고, 투자한 라드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데…

아버지인 애들러 박사는 은퇴한 의사다. 재산이 꽤 많으니 간단히 아들을 도와줄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아버지는 윌헬름에게 조언을 하지만 금전적 도움을 줄 생각이 없다. 아들을 맘에 들어 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선 아들의 상황을 가장 좋은 언어로 표현한다. 자신의 평판을 생각해서일까? 당신 자신만 사랑하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 윌헬름은 화가 치밀기 일쑤다. 하지만, 자신에게 도움을 줄 사람은 아버지뿐이기에 그가 머무는 호텔로 찾아왔다.

아버지가 조심하라고 했던 탬킨 박사는 의사라는데 허름은 차림에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다. 하는 말마다 사기꾼 냄새가 폴폴 풍겨 의심이 한가득이고 그가 하는 말에 빈정거리는 생각을 품지만, 결국 그가 권하는 투자에 수표를 내놓았다. 자신이 갖은 전 재산을..
당장 호텔비와 식비, 아이들 양육비 등 급하게 써야 할 곳을 뒤로하고..

그 어떤 말의 반박에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템킨 박사는 튼튼한 동아줄일까? 썩은 동아줄일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노벨상수상작가 #세계문학 #고전추천 #중편소설추천 #메멘토모리 #카르페디엠 #북스타그램

우리한테 과거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미래는 근심 걱정만 가득하고. 진짜는 현재뿐이야. ‘지금 여기’뿐이라고. 오늘을 잡아야지. 97p

기계주의 대 기능주의
이즘Ism 대 Hism <- 이게 뭔가요?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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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의 조건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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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환과의 결혼을 약속하던 시점 육이오가 터졌다.
명환은 H 읍으로 내려갈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강옥을 기다리느라 피할 틈을 놓쳐 다락에 숨어 살다 이념이 뭐라고 친구가 남긴 쪽지 한 장으로 목숨을 잃었다.

결혼을 했다고 하기도, 안 했다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강옥은 시댁에서 사는 것을 택했다.

7년.

처녀 며느리. 그게 강옥을 설명하는 단어였다.

골방에 앉아 바느질을 하며 지내는 그녀를 보는 가족들 모두 불편했다.
강옥의 가족도 그런 청춘이 아까워 애가 탔고,
강옥의 시댁 어른들도 그런 며느리를 바라보는 게 힘들었다.

시어른들의 권유로 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러 나가게 되면서,
강옥의 삶에 타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자신처럼 전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사랑 없이 결혼을 한 남선생.
그리고, 강옥의 남편 명환의 친구였던 이치영.
치영은 처음부터 강옥에게 호감을 느꼈으나, 자신의 친구인 명환과 사랑을 시작했었다.
그걸 보고도 사랑의 마음을 계속 품은 치영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못하고 내내 마음만을 품고 살았던 것.

사랑의 작대기를 언제나 그렇듯
유부남인 남선생에게 강옥의 마음이 향했고
현실은 솔로에 의사 신분인 이치영이고

사랑이란?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중편소설추천 #한국문학 #한국전쟁후 #북스타그램 #소설추천

❛알 수 없지. 삼촌에게 강옥은 무엇을 느꼈는지도. 두 사람에게는 합칠 수 있는 요소가 있어. 강옥이야말로 삼촌에게는 영혼의 일부분이 될 수 있는 여자야. 그리고 삼촌도 강옥에게는 영혼의 일부분이 될 수 있는 사람이지. 다만 두 사람의 감성이 너무나 청교도적이어서……. ❜ 87p

“저는 어른이나 아이나 다 생각하는 것은 같을 것만 같아요. 다만 바보들이 공부만 잘하면 제일인 줄 알거든요. 아마 선생님도 학교 시절엔 공부 잘 못했을 거예요.“
”그럼 공부 잘 못하는 아이가 착한 애냐?“ <— 어른인 내가 들어도 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
”그런 그렇지 않지만 공부만 하는 애들보다 난 다른 일을 많이 생각하거든요.“
”생각도 나쁜 생각이 있고 좋은 생각이 있지.“
”어떻게 좋은 생각만 하나요? 나쁜 생각이 있으니까 좋은 생각도 있을 거 아녜요?“ 101p

강옥은 운명이 참으로 아이로니컬하다고 생각했다. 남성우의 존재가 강옥으로 하여금 서울로 가게 하고 남성우의 존재로 말미암아 이치영과의 결혼에다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으니 말이다. 1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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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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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고민했으면 하는 문제들을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상황을 만들어 질문을 던지는 작가님.
긴 문장에 리듬감이 좋아 춤을 추는 느낌이랄까. 묵직한 질문에 웃음까지 곁들여 주는 작가님의 문체에 울어야 하는데 웃기고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하나?

📍영생불사연구소
98주년 기념행사.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시작했던 인간의 영생의 욕망.
막내(막내가 막내가 아닌..😜 요거이 반전)가 과장인 이 연구소에서 행사를 준비하는 이야기.
초대장 하나를 만드는 데 제목 부분에서만 일주일이 걸렸다는 에피소드는 약간의 과장이 더해졌을 뿐 현실 그대로. 😮‍💨 이놈은 이렇게 저놈은 저렇게 그러다 최종 승인자의 미적 감각 꽝이면 디자인너를 왜 섭외했는지 의야할 지경의 결과물이 나오는거지.

📍너의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어때?”
그래서 제로였구나.

📍여행의 끝
사람이 다른 인간을 먹잇감으로 간주하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다.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
감염이 되지 않은 것이 확정된 사람들 중 우주항공 전문가와 운항 기술자, 의학, 생물학, 화학, 약학 관련 분야 전문가에 국방부 소석의 언어학 전공인 주인공이 탑승하여 우주로 향한다. 우주선 내에서 ’전염병‘관련 연구 진행 상황을 암호화해서 고국센터에 극비에 전송하는 역할을 당당하고 있다.
그런 우주선에서 전염병이 발병한다. 하필 선임 조종사였다. 이 우주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뭐니뭐니 해도 인간 고기가 최고야? 🥶🥶🥶

📍아주 보통의 결혼
치과에서 서로 손님으로 만난 인연으로 부부가 됐다. 아내는 전화를 많이 했다. 내 어머니에게, 여동생에게 매일 전화했고, 형수에게도 자주 전화했다. 어머니와 형수는 그런 그녀를 좋아했다. 그런데 새벽마다 전화기를 들고 거실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 시간에 아내는 누구랑 통화를 하는 것일까?
“너 누구야?”
“뭐 하는 새끼야? 지영이랑 무슨 관계야?”
“저는 박지영 씨의 상관입니다. 박지영 씨의 업무 내용 보고를 받는 사람입니다. 그 이상의 관계는 없습니다.”
“새벽 4시에 무슨 보고를 받아! 남편이 앓아누웠는데 새벽 4시에 보고받는 직장 상사가 어디 있냐고!”

📍그녀를 만나다.
120살이 되는 나를 폭탄 테러 용의자로 주목했단다. 기뻐해야 하나?
쌍지팡이에 몸을 기대야만 비명 지르는 발바닥과 다 닳아버린 발목과 무릎 고관저을 달래가며 간신히 걸을 수 있는 나아가 돼버린 할머니인데.
폭탄 테러로 부상을 입은 몸에 나노봇이 내 몸 속을 돌아다니며 고치고, 간병 로봇에 의존하여 치료를 받는다.

나는 이래 봬도 개명한 20세기에 태어나 자란 사람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기계는 믿지 않는다. 내 몸을 돌보는 일은 내 손으로 해야만 했다. 내가 기억하는 기계는 사람을 죽였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서 멀쩡한 청년이 죽었고 크레인이 무너져서 밑에 있던 사람을 깔아 죽였고 혼자 운행하던 지하철이 광고판 고치던 사람을 치어 죽였고 배가 가라앉고 독극물을 뿜어내고 치고 떨어뜨리고 밀어 내면서 장비는, 기계는 기계로 가득한 생산 설비는, 공장은, 작업장은, 일터는 사람을 죽이고 또 죽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살마들은, 기계가 자기와 같은 사람을 그렇게 허무하고 무의미하고 끔찍하게 죽이는 걸 그저 보고만 있었다. 241p

그렇게 기다리던 그녀를 드디어 만났다.

“저는 군인이고, 엄마이고, 아내이고, 음악가입니다. 우리는 당연히 이 모든 걸 다 가질 수 있어야 했고, 이제는 다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모습을 여러 사람 앞에 당당하게 내보이려고 합니다.” 266p

📍Maria, Gratia Plena
그녀가 약물에 집착했던 이유…

📍씨앗
자연 vs 인간은 있을 수 없다. 함께 살아가는 것. 우주 관점에서 먼지일 뿐인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단편소설집 #사회문제책 #계속싸우는이야기 #한국문학 #북스타그램 #도서추천 #틈새독서추천

인간은 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2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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