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5년 1월
평점 :
같이 고민했으면 하는 문제들을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상황을 만들어 질문을 던지는 작가님.
긴 문장에 리듬감이 좋아 춤을 추는 느낌이랄까. 묵직한 질문에 웃음까지 곁들여 주는 작가님의 문체에 울어야 하는데 웃기고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하나?
📍영생불사연구소
98주년 기념행사.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시작했던 인간의 영생의 욕망.
막내(막내가 막내가 아닌..😜 요거이 반전)가 과장인 이 연구소에서 행사를 준비하는 이야기.
초대장 하나를 만드는 데 제목 부분에서만 일주일이 걸렸다는 에피소드는 약간의 과장이 더해졌을 뿐 현실 그대로. 😮💨 이놈은 이렇게 저놈은 저렇게 그러다 최종 승인자의 미적 감각 꽝이면 디자인너를 왜 섭외했는지 의야할 지경의 결과물이 나오는거지.
📍너의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어때?”
그래서 제로였구나.
📍여행의 끝
사람이 다른 인간을 먹잇감으로 간주하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다.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
감염이 되지 않은 것이 확정된 사람들 중 우주항공 전문가와 운항 기술자, 의학, 생물학, 화학, 약학 관련 분야 전문가에 국방부 소석의 언어학 전공인 주인공이 탑승하여 우주로 향한다. 우주선 내에서 ’전염병‘관련 연구 진행 상황을 암호화해서 고국센터에 극비에 전송하는 역할을 당당하고 있다.
그런 우주선에서 전염병이 발병한다. 하필 선임 조종사였다. 이 우주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뭐니뭐니 해도 인간 고기가 최고야? 🥶🥶🥶
📍아주 보통의 결혼
치과에서 서로 손님으로 만난 인연으로 부부가 됐다. 아내는 전화를 많이 했다. 내 어머니에게, 여동생에게 매일 전화했고, 형수에게도 자주 전화했다. 어머니와 형수는 그런 그녀를 좋아했다. 그런데 새벽마다 전화기를 들고 거실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 시간에 아내는 누구랑 통화를 하는 것일까?
“너 누구야?”
“뭐 하는 새끼야? 지영이랑 무슨 관계야?”
“저는 박지영 씨의 상관입니다. 박지영 씨의 업무 내용 보고를 받는 사람입니다. 그 이상의 관계는 없습니다.”
“새벽 4시에 무슨 보고를 받아! 남편이 앓아누웠는데 새벽 4시에 보고받는 직장 상사가 어디 있냐고!”
📍그녀를 만나다.
120살이 되는 나를 폭탄 테러 용의자로 주목했단다. 기뻐해야 하나?
쌍지팡이에 몸을 기대야만 비명 지르는 발바닥과 다 닳아버린 발목과 무릎 고관저을 달래가며 간신히 걸을 수 있는 나아가 돼버린 할머니인데.
폭탄 테러로 부상을 입은 몸에 나노봇이 내 몸 속을 돌아다니며 고치고, 간병 로봇에 의존하여 치료를 받는다.
나는 이래 봬도 개명한 20세기에 태어나 자란 사람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기계는 믿지 않는다. 내 몸을 돌보는 일은 내 손으로 해야만 했다. 내가 기억하는 기계는 사람을 죽였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서 멀쩡한 청년이 죽었고 크레인이 무너져서 밑에 있던 사람을 깔아 죽였고 혼자 운행하던 지하철이 광고판 고치던 사람을 치어 죽였고 배가 가라앉고 독극물을 뿜어내고 치고 떨어뜨리고 밀어 내면서 장비는, 기계는 기계로 가득한 생산 설비는, 공장은, 작업장은, 일터는 사람을 죽이고 또 죽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살마들은, 기계가 자기와 같은 사람을 그렇게 허무하고 무의미하고 끔찍하게 죽이는 걸 그저 보고만 있었다. 241p
그렇게 기다리던 그녀를 드디어 만났다.
“저는 군인이고, 엄마이고, 아내이고, 음악가입니다. 우리는 당연히 이 모든 걸 다 가질 수 있어야 했고, 이제는 다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모습을 여러 사람 앞에 당당하게 내보이려고 합니다.” 266p
📍Maria, Gratia Plena
그녀가 약물에 집착했던 이유…
📍씨앗
자연 vs 인간은 있을 수 없다. 함께 살아가는 것. 우주 관점에서 먼지일 뿐인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단편소설집 #사회문제책 #계속싸우는이야기 #한국문학 #북스타그램 #도서추천 #틈새독서추천
인간은 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26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