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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평점 :
40대 런던 증권 중개인으로 가정을 이루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 남자가 갑자기 가족을 떠나 파리로 간다. 이제 자신은 누구의 남편, 아버지, 구성원으로 삶을 다 벗어던지고 그림만 그리고 살겠단다. 사전에 상의가 있었다거나, 그림을 그리고 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 것도 아니고 그냥 떠났다.
이걸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앞, 뒤, 옆을 돌아보지 않는다.
남이 뭐라고 하든 듣지 않는다.
그림을 팔 생각도 없다.
그냥 그린다.
숙식? 은 가능하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고
죽지 않을 만큼 먹고 자고!가 가능하게만 산다.
이런 예술가의 삶을 이해하고 그의 천재성을 알아봤으며 마음이 따스한 상업적으로 성공한 더크 스트로브가 그를 도와주지만, 그의 아내까지 뺏긴다. 🙀
물에 빠진 놈 살려놨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는 것보다 더한 경우가 아닌가? 싶지만…
그 아내 역시 힘겨운 상황 속에 놓였던 그녀를 평온한 삶에 데려다 놓은 남편을 배신한 것.
두 사람의 배신에도 다 괜찮아. 나에게 돌아오면 받아줄 거야. 하는 남자.
오로지 예술! 그 외에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을 것. 그게 나를 잃는 일일지라도..의 삶을 사는 찰스 스트릭랜드
죽은 사람 살려 놓으니 내 아내와 바람난 남자의 예술성이 얼마나 높은데~
그렇게 배신하고 떠난 여자가 바람난 남자에게 버림받다니 나에게 다시 돌아와~ 하는 더크 스트로브
나는 후자가 더 이해되지 않았다는… 사람인가? 성자인가?
그가 진정 평온함을 느끼며 그림을 그렸던 그의 생의 마지막
타히티에서의 삶.
40이 넘은 그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아타와 타인과의 교류가 있기 힘든 후미진 곳에 정착하여 살며 오로지 그림만 그리며 산다.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시력을 잃고 병으로 고생하면서도
종이가 아닌 집 자체에 그림을 그리며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
아마도 그의 그림의 최고였을 그 집을 태우라는 유언을 남기도 떠난 예술가.
그의 마지막 말을 들어준 아타.
보통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의 삶.
나랑 관계없는 사람의 삶이라니 이해되고,
성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간이 이해 가지 않는 인간의 모순.
그런데 또 한편 모든 사람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사람의 곁에 사는 사람도 힘들겠구나. 싶네?
🤧🤧🤧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일이라니..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에 서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안녕이라 그랬어> 다시 소환. 🤭
#제로책방 #책리뷰 #책추천 #책기록 #고전추천 #장편추천 #재밌는고전 #가독성좋은고전 #고갱의삶각색 #북스타그램 #예술에미치다 #광기 #몰입 #고전중가장잼남
아름다움이란 예술가가 온갖 영혼의 고통을 겪어 가면서 이 세상의 혼돈에서 만들어 내는 경이롭고 신비한 것이오. 그리고 예술가가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다고 해서 아무나 그것을 알아보는 것도 아냐. 그것을 알아보자면 예술가가 겪은 과정을 똑가이 겪어 보아야 해요. 예술가가 들려주는 건 하나의 멜로디인데, 우리가 그것을 우리 가슴속에서 다시 들을 수 있으려면 지식과 감수성과 상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113p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나의 의견을 상대방이 얼마나 존중해 주느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미치는 나의 힘을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싫어한다. 그처럼 사람의 자존심에 아픈 상처를 주는 것은 없을 테니까. 227p
❝남을 완전히 무시해 버린다는 일이 가능할까요? ❞ 227p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 그리고 연수입 일만파운드에 예쁜 아내를 얻은 저명한 외과의가 되는 것이 성공인 것일까? 그것은 이생에 부여하는 의미, 사회로부터 받아들이는 요구, 그리고 개인의 권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를 것이다. 28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