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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틈새 ㅣ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평점 :
2016년 #거기내가가면안돼요? 는 일제 강점기 조선에서 아버지의 빚 때문에 팔려간 한 주인공의 기구한 삶에 관한 이야기. 위안부 문제 등)
2020 #알로하나의엄마들 하와이에 사진으로 본 남자와 결혼하러 떠난 사진 신부들의 하와이 삶에 대한 이야기.
2025년에 출간된 슬픔의 틈새는 여러 경로로(강제 징용이 가장 많았지만) 모여 사할린에서 살아간 조선인들의 이야기다.
청소년 아동 도서를 주로 쓰시는 작가는 3작품 모두 묵직한 소재를 다루지만, 아이들이 읽을 수 있을 농도로 기록하셨다. 전 연령대가 함께 과거의 슬픔과 역사의 과오를 소설을 통해서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말로 속여 많은 사람들이 척박한 환경에 보내지던 시절이었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었던 때. 그저 한 끼니라도 먹을 수 있을 수 있다면! 이었던 시절 여기 한 집의 가장이 사할린으로 보내진다. 다행스럽게도 가족을 초청할 수 있었기에 함께 살 수 있었지만, 일제는 그리 편하게 놔두지 않았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 본토로 보내지기도 했고, 일구고 살던 땅을 빼앗기기도 러시아 내 다른 곳으로 강제로 보내지기도 했다.
조국으로 다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어떤 국적도 갖지 못하고 조선인의 신분으로 살아가야만 했다. 자신이 일본, 러시아 국적을 갖게 되면 혹여나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할까? 하는 불안 때문에 많은 불이익을 받으면서도 조선인의 신분을 지키고자 했다. 그런 그들에게 러시아, 한국, 일본은 책임을 미루기만 했다. 한국어와 일본어, 러시아어를 배우면서 살아가려 애쓰면서도 조선인이라는 신분을 버리지 않았던 그들은 끝내 이방인이었다.
사할린 한인 1세대들은 조국을 그리워하면서 원망했고, 미워하면서 절절히 사랑했다. 그들이 조국이, 가족과 헤어진 채 이방인으로 살았던 자신들의 고통받은 세월을 치유해 줄 낙원이라고 믿었다. 그렇기에 한국은 반드시 돌아가야만 하는 곳이었다. 그 바람이 절실할수록 배신감과 고통도 커졌다. 부모의 고통을 보고 자란 2세대들은 끝없이 상처만 주는 조국을 잊지 못하는 부모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신 지금 살고 있는 땅에 뿌리내리려고 애썼다. 342p
조국에서의 삶을 아는 이들과 달리 사할린에서 태어나고 자란 2세대 3세대들은 그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들이 마음이 조국을 향했을 때 따스한 손길 한 번 내어주지 않는 조국을 내내 품고 살았던 부모들의 마음을 어찌 다 이해할 수 있었을까?
닥쳐온 고난을 걷어내기도 전에 또 닥치는 고난. 애써 힘을 내면 또 던져지는 고난 속에서 버텨낸 사람들. 그 틈에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내며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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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우리의 기구한 운명과 불행, 고통, 슬픔을 듣고 그 이야기를 세상에 전했소.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사할린 한인의 삶에 대해서 알게 되고, 우리도 많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국 정부의 정책들도 나은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오. 앞으로는 사할린 한인들의 삶을 전할 때 우리가 모진 운명 속에서도 사람다움을 잃지 않고, 슬픔의 틈새에서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찾아내고자 애쓰며 살았다는 것 또한 함께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소. ❞
개인적으로 3 작품 중 요번 작품이 감정적으로 덜 힘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