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는 하얗고 까만 새들이
임성현 지음 / 오케이슬로울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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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글이라니!
이렇게 따스한 글이라니!

평소 독서모임으로 만난 선생님의 에피소드가 늘 따스했고, 다정했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국어 교사인 선생님의 직업 + 오래도록 글을 쓰셨던 경험이 더해져 굉장한 결과물이 나왔다.
(책 표지는 조쿰 아쉬워요. 😁)

글로 사람을 웃고 울리고 미소 짖게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 모든 경험을 하게 하는 책이다.
작가님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막내 동생? (사실 우리 아들을 보면서 느끼는…)느낌도 나서 귀엽기도 했다. 😅 영혼이 맑은 작가님의 선함이 이 책으로 널리 퍼지면 좋겠다.
서울 태생처럼 생겨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고, 온 맘으로 아이들을 품는 사랑 넘치는 선생님의 다정함에 빠져보시렵니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에세이추천 #지인의책 #다정한선생님의책 #다양한감정을주는책 #따스함을느끼고싶은분에게추천 #맑고따스함수혈

✔️ 여전히 푸석한 마음으로 쉽게 부스러지는 나에게 새끼손톱보다 작은 꽃을 피워낸 앵두나무가 말을 건네는 듯했다. 꽃을 언제 피우는지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든 꽃을 피우는 거라고, 그러니 견디며 살아보자고,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하자고.
무언가를 보살피는 건 결국 보살핌을 받는 일이었다. 흙 속에 손가락을 가만히 넣어 보자 남아 있는 수분과 가는 흙이 손가락을 간지럽혔다. 앵두나무의 뿌리 하나가 손가락을 타고 내 안의 수분을 확ㅇ니하는 듯했다. 38p

✔️ ‘삶은 희로애락의 연속‘이라는 표현은 상투적이라기보다 삶을 정확하게 나타낸 표현이다. 희에서 출발해 노와 애를 지나 락에 도착해도 노와 애가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희로 다시 가게 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더구나 도로와 달리 삶에 놓일 터널의 개수와 길이는 미리 알 수도 없다. 72p

✔️ 동생은 결국 ’동생‘이기에 결코 형의 ’형’이 될 수 없다. 그러니 혹시라도 다음 생이 있다면, 그리고 우리가 또다시 형제로 태어난다면 그때는 내가 형의 ‘형‘으로 태어나고 싶다. 그래서 동생이 하나밖에 없어서 그런 거라고, 하나만 더 있었어도 별 신경 안 썼을 거라는 농담을 나도 해보고 싶다.
사실 알고 있었다. 이 글의 끝에 내가 내가 형을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 글을 쓰는 동안 [외딴왕]의 한 구절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으니까. 소설 속에서 여동생은 큰 오빠를 보고 ‘자신을 돌봐주려고 이 세상에 온 사람 같다’라고 표혆한다. 그리고 그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
‘어떤 미래 속에서라도 그를 잊지 않으리.’ 93p

✔️ ‘선물‘의 드릴 선에는 착할 선자가 포함되어 있고 선자에는 ’착하다‘라는 의미 외에도 ’좋다, 소중히 여기다’의 뜻도 함께 있다. 선물이 주는 설렘과 기쁨을 생각해 보면 ‘선물’이란 단어에 ‘선‘이 들어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170p

✔️ 풀냄새가 났다.
어디선가 풀이 베이나 보다.
무언가가 떠나며 남기며 향은 이토록 진하게 퍼진다.
당신이 남긴 향도 그랬다.
몇 번의 계절에 나를 헹구어도 쉽게 빠지지 않았었다. 240p

아빠의 손, 형제 사이의 하청, 첫월급, 학생들이 자기들이 번 돈으로 나눈 초코파이와 음료. 나의 마음을 울린 것들

+ 은퇴 후 서점 오픈하시면 저도 손님으로 편히 다닐 수 있나요? 시니어 독서모임 기대됩니다.

+ 다음에 만나면 민주주의의 의의 시켜봐야지.

낭만적인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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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물
홍은전 지음 / 봄날의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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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그냥, 사람>과 이어지는 이야기들이다. 앞의 책이 최소한 사람으로 취급받고 싶은 사람들이 이야기가 주가 됐다면, 이 책은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같은 동물이지만 인간에게 착취 당하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섞여 있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동물권 #교양서적 #함께사는세상 #북스타그램
@mbbongeya 고맙습니다.

선을 넘는다는 건 위험한 일이다. 모욕과 멸시가 화살처럼 빗발치고 거대한 동물이 백주 대로에서 총을 맞고 살해된다. 그러나 진실을 본 존재는 반드시 선을 넘는다. 그리고 선을 넘은 존재들만이 볼 수 있는 어떤 세계가 있다. 나는 그들로부터 더 아름답고 위험한 세계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목숨을 걸고 탈주하는 비인간 동물과 짐승 취급을 거부하며 인간이 되기 위해 투쟁하는 장애인, 그리고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동물이 되기 위해 싸우는 어떤 인간 동물들 사이에서 나는 이 세계를 다르게 감각하는 법을 배운다.51p

고개를 끄덕이다가 나는 더 중요한 핵심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고기=단백질‘, 그러니까 ’고기=음식’이라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절대 풀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바로 축산업이라는 폭력이다. 그 잔혹함은 고기=음식’이 아니라 ’고기=동물‘이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야만 볼 수 있다. 축산업을 통과해 나온 동물들의 사체가 바로 고기다. 어떤 랜즈를 통해 보느냐에 따라 문제는 완전히 달라진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음식’이고 동물의 눈으로 보면 ’폭력’이다. 햄버거 패티처럼 ‘사소한 취향‘이 되기도 하고 ’역사상 일어난 몯ㄴ 전쟁이 만들어낸 비극을 다 합한 것보다 더 큰 폭력‘이 되기도 한다. 142p

“나는 돼지를 가공 처리하는 것과 돼지라고 규정된 사람들에게 똑같은 일을 하는 것 사이의 윤리적 차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도덕적인 고려가 동물에게까지 확장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것은 바로 나치가 유대인들에게 했던 말이다. (중략) 아우슈비츠가 기이하게도 익숙하게 보인다.“ 2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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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 텍스트T 12
이희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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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족을 다스리는 부르인이 선택한 베아
비스족을 지키는 ’솔‘인 화이거의 아들 타이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자신을 단련하며 사는 이성적인 울피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 자신이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들에게도 오늘을 즐기며 살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덧 17살이 된 그들에겐 감당해야 할 일들이 생긴다.
비스족을 이끄는 수장은 크게 둘.
하지만 그 두 자리에 앉히려는 후보자는 셋.

최근 죽음의 숲(케이블)를 넘어 시리아로 간 피프족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아무런 힘이 없는 변방족이라 알려진 그들은 어떻게 그 숲을 넘었을까?
한 번 찾아가면 돌아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죽음의 숲.
힘이 없는 그들 앞에 새로운 왕이 나타났고, 그 숲을 통과해 시리아로 넘어갔다는 피프족.

베아는 어떨결에 자신이 피프족의 왕을 만나러 떠난다 질러버렸다.
죽음의 숲을 통과해야 하는데?
추후 이 비스족을 이끌어야 하는 사람인데?

너무 중요한 위치에 있기에 그를 꼭! 비스족의 땅으로 델고 와야 하는 임무를 맡은 자가 필요했다.
냉철한 울피가 갈 것인가?
타고난 검술 장인인 타이가 갈 것인가?

자신의 아들이지만 솔의 후계자로 울피를 생각하는 화이거와
부르인의 생각이 서로 다르다.

화이거는 부르족을 위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걸까?
말은 그렇게 하지만 아들의 목숨이 걱정되서 그런 결정을 낸 것일까?

피프족은 정말 죽음의 숲을 건넌 것인가?
피프족의 새로운 왕은 어떤 능력을 갖은 것인가?
그들과 협력이 가능할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북스타그램 #역시이희영 #한국문학 #어른청소년함께읽는책 #한국형환타지 #장편소설추천

“전사가 되는 길만이 최고의 영예라는 생각도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겐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합니다.”
“전사가 되는 길만이 최고의 영예라는 생각도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겐 다양한 분야에서 활야갈 수 있는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합니다.” 124p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마음의 적이죠. 두겨움은 막아 내는 게 아니라 이겨 내는 겁니다 .그것이 전사의 정신 아닙니까? 126p

“그런데 내가 사라아를 못 찾는다고 해도, 피프족의 왕을 만나지 못한다 해도 이제 더는 두렵지 않아. 그 과정에서 배운 게 많거든. 때론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얻은 게 있어.“ 178p

“감사의 마음이지. 우리가 신들이 떠나는 길을 극진히 대접하면, 그다음 계절의 신에게도 복을 받은 거라잖아. 봄이 여름의 여신에게 가을이 겨울의 여신에게 좋은 이야기를 전해 준다고 했어. 만남보다 헤어짐에 더 큰 예를 갖추고,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고 배웠으니까. 사람 관계든 일이든 마무리는 늘 신중해야 해.’ 2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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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미술관 - 다정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그림과 인생 이야기
이진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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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기쁨 중 하나는 이진민 작가님을 알게된 것.
이토록 다정한 철학이라니 😍😍

내가 평소 생각하는 멋진 사람의 가치관을 다 갖고 계시는 분~
이런 고퀄리티에 유머까지 포함되었다니~~~

나의 올해의 책!이라고 일단 질러봅니다. (바뀔 수도 있지만요 😄😆)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북스타그램 #올해의도서 #멋진가치관을갖은작가의이야기 #허들낮은철학책 #미술과철학 #두마리토끼 #다정한인문서 #멋진언니

✔️ 몸에는 선이라는 게 있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다. 예쁘게 가꺼야 하는 무슨 라인을 말하는 게 아니라 삶 속에서 휘청거리지 않고 단단하게 서 있을 수 있는 중심선. 그런 선이 무너지지 않게 다듬고 정돈하는 것이 운동의 가장 중요한 기능임을 깨달았다. 57p

✔️ 남에게 보이는 것에 내 마음을 너무 할애하면 시간은 지루하고 밋밋하게 크로노스적으로 흐르기 쉽다. (…) 평범이 주는 행복도 깊지만 내 인생은 다수결이 아니다. 104p

✔️ 늙음은 맞설 수도 거스를 수도 없는 것이다. 어떤 자세로 어떻게 맞느냐 하는 문제일 뿐. 대신 희망을 거는 것은 우리가 멋있어질 수 있다는 기대다. 122p

✔️”슬픔은 가장 사랑스러운 보석일 거요. 모든 사람이 그리 아름답게 슬픔을 착용한다면.“ 162p
: 이번 독서모임 <리어왕>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을 꼽으라는데 누군가의 리뷰에서 이 글을 본 것이 머리 속에 남아있었던 것인지 오! 내가 꼽았던 그거랑 똑같;;; 깜짝 놀랐네. 내가 좋아하는 책에 대한 리뷰를 진짜 잘 읽는구나 싶었다. ㅎ

✔️’삶‘을 쓰려다 ’사람‘으로 오타가 났기에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실수하기에 ‘사람‘이 되고, 또 우리가 이렇게 실수를 하기에 사람이 크게 보인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만들려는 것보다는 그 서투름과 불완전함을 널리 사랑하는 일. 그게 먼저다. 우리 삶을 품는 것은 사실상 그 한 치의 오차, 거기에서 생기는 헐거운 틈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도. 193p

✔️서투르게 고민하는 그 거친 시간이 사랑이다. 매끄러움에 대한 강박이 오히려 사랑을 미끄러져 넘어지게 만든다. 인간은 모두 서툰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세상을 좀 더 편안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이다. 177p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우리는 맹점이라고 한다. 보지 못하는 포인트. 그렇게 인간은 기본적으로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서로에게 빚지고 산다. 서로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아주고, 서로의 미숙하고 불안전한 부분을 감싸주고, 그 과정에서 나누는 온기로 생을 엮으며 산다. 우리가 스스럼없이 등을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를 신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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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한강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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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책. 이제 읽었어요.
후기를 보고 도저히 읽을 엄두를 낼 수가 없었어요.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용기가 나기도 했고,
이 책을 먼저 읽은 지인분의 권유도 용기에 한 발을 더했어요.

평소, 스포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이 책만큼은 스포가 도움이 됐어요.
브런치 북클럽에서 이 책을 소개해주신 분이 계셔서 이 책을 펼칠 용기를 냈습니다.
지윤님 감사해요.

3남매 중 둘째 딸 영혜의 이야기입니다.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둔 영혜는 유달리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되는 일이 잦았어요.
이 영혜의 이야기를 영혜의 남편, 영혜의 형부, 영혜의 언니의 말로 3부로 나눠져 있어요.

꿈을 꾸고 갑자기 채식을 선언한 영혜는 지나치게 말라갑니다.
그런 채식을 힘들어하는 그들의 가족들은 억지로 영혜에게 고기를 먹이려는 시도를 하고, 순식간에 영혜는 손목을 긋는 행동을 합니다. 급한 치료를 마치고 정신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생기죠.
그 일로 영혜의 남편은 영혜를 떠나고, 영혜의 언니의 집에 잠시 머물다 작은 거처를 만들어 살아가요.

몽고반점이 뭐길래!
예술한다고 육아도 경제적인 책임에서도 벗어나 살던 영혜의 형부는 성인에게 여전히 남아있는 몽고반점에 꽂혀 예술혼을 불태웁니다.
예술인지 외설인지 😰
결국 머리 속에 구상한 모든 예술을 끝냈을 시점에 아내에게 모든 것을 들키고 말죠.

이번엔 둘 다 정신 병원에… 😮‍💨

이제 영혜의 곁엔 영혜의 언니만이 존재합니다.
홀로 돈도 벌고, 아이도 키우고, 영혜도 돌보고, 남편에게 얻은 상처도 끌어 안고..

폭력을 행했던 주체는 다 사라지고 피해자들만 남아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노벨상수상작 #한국문학추천 #장편소설추천 #가부장적인폭력 #식물이되고싶은여자이야기 #왜사람으로살게하지못하는건가

✔️ 그 이미지만 아니었다면 이 모든 조바심, 불편함, 불안, 고통스러운 의심과 자기검열을 겪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다. 그의 선택으로 인한 발걸음 한번에 그가 이뤄온 - 대단찮은 것이었으나 - 모든 것을, 가정마저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를 경험하지 않았어도 좋았을 것이다. 많은 것들이 그의 안에서 균열 일으키고 있었다. 자신은 정상적인 인간인가. 또는 제법 도덕적인 인간인가.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강한 인간인가. 확고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 질문들의 답을 그는 더이상 안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88p

✔️ 그녀가 살았으면 하고 그는 바랐지만, 동시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그는 의문했다. 그녀가 자신의 목숨을 내던져버리려 했던 순간은 인생의 코너 같은 거였을 것이다. 아무도 그녀를 도울 수 없었다. 모든 사람이- 강제로 고기를 먹이는 부모, 그것을 방관한 남편이나 형제자매까지도 - 철저한 타인, 혹은 적이었을 것이다. 96p

✔️ 산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그 웃음의 끝에 그녀는 생각한다. 어떤 일이 지나간 뒤에라도, 그토록 끔찍한 일들을 겪은 뒤에도 사람은 먹고 마시고, 용변을 보고, 몸을 씻고 살아간다. 때로는 소리내어 웃기까지 한다. 아마 그도 지금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 잊혀졌던 연민이 마치 졸음처럼 쓸쓸히 불러일으켜지기도 한다. 2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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