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롭, 드롭, 드롭
설재인 지음 / 슬로우리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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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요즘은 아이들 책을 주로 읽다 보니 읽기 쉬운 문체에 익숙해져 있다. 

아이를 위해 고르고, 함께 읽는 책이 대부분이라 

내가 보기 위해 책을 읽은 게 언제였는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엔 오랜만에 나를 위한 책을 골랐다. 

단편소설집이라 조금은 덜 부담스러울 것 같았고, 

낯선 작가의 이름이 오히려 궁금증을 자극했다. 

설재인이라는 이름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고, 

그녀의 네 번째 책이라는 『드롭, 드롭, 드롭』이 그 시작이 되었다.


처음엔 솔직히 조금 낯설었다. 

문장도, 분위기도, 인물들이 하는 말들도 익숙한 방식이 아니었다. 

그래서 네 편의 단편을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읽어나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 낯섦이 오히려 매력처럼 느껴졌다. 

익숙하지 않기에 더 오래 붙들게 되고, 다시 곱씹게 되는 문장들이 있었다.


이 소설집은 ‘멸종’을 하나의 키워드로 네 편의 이야기를 엮는다. 

표제작 「드롭, 드롭, 드롭」은 비혼 여성이 반려동물을 

키우며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세상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깊게 남은 건 「미림 한 스푼」이었다. 

지하방에 사는 여성과 상처 입은 아이가 서로를 통해 조용히 회복해 가는 이야기다. 

이건 분명히 ‘멸종’이지만, 동시에 부드럽고 따뜻한 구원처럼 느껴졌다. 

그밖에도 「쓰리 코드」에서는 이루지 못한 꿈의 잔상,

「멸종의 자국」에서는 폭력 이후에 남은 마음의 균열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조용한 여운을 남긴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그 낯섦 덕분에 더 오래 생각하게 되었고, 

현실 판타지라는 말이 정말 어울리는 글이었다. 

작가가 왜 이런 이야기를 쓰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인물들을 바라보는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언젠가 이 책을 다시 한 번 꺼내어 읽게 될 것 같다.


#드롭드롭드롭 #설재인 #단편소설 #슬로우리드 #미림한스푼 #쓰리코드 #멸종의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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