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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알래스카
안나 볼츠 지음, 나현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평점 :
[책속한줄]
그렇게 말하고는 알래스카 옆에 잠자코 있는다. 알래스카의 머리에 팔을 두르고, 털 속에 머리를 파묻은 채.
이 세상에 동물 교도소는 없다. 동물들은 본질적으로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사바나에는 빵 바구니가 없으니까. 그렇다고 동물이 특별히 좋다는 건 아니다. 동물은 그저 단순할 뿐이다. 동물은 자기 자신이 될 뿐이다. 새 학년 안내 지침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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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상처 속에서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썩 좋아하진 않지만, 나는 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상처 속에서도 다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멋진 어른으로 자라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작은(?) 말 못하는 존재를 공유하면서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나누고, 그 안에서 결국은 작은 해결책을 찾아갈테니까.
그리고 조금 더 자라면 모두가 알지 않을까. 사실 우리를 다르다는 이유로 괴롭혔던 아이들 안에도 자기만의 특징을 가진 또 다른 누군가가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야. 또, 살면서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고, 함께 유기적으로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말이야.
스벤과 파커의 이야기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겪는 다양한 삶의 상처들을 적어내려간다. 스스로가 선택할 수 없는 아픔을 아이들은 고군분투하며 헤쳐나간다. 알래스카는 그들의 성장을 돕는 존재로서 역할을 다한다. 뇌전증을 앓는 스벤의 안내견이 된 알래스카는 공원에서 태어난 파커의 반려견이었다. 유일하게 자신의 곁에서 사랑을 보여주는 알래스카만이 두 아이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여전히 나는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살고싶다는 욕망이 늘 한켠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숨기고자 날을 세우기도 한다. 이런 나도, 알래스카가 필요한데 이 어린 아이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존재가 아닐까. 항상 날을 세운 채 살아가야했던 아이들이 적어도 스스로의 모습을 감추지 않아도 되었던 존재, 알래스카. 나의 알래스카는 누구일까, 나는 누군가에게 알래스카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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