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섬 웅진 모두의 그림책 41
다비드 칼리 지음,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이현경 옮김, 황보연 감수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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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섬 #다비드칼리 #웅진주니어 #세계환경의날 #생물다양성

[책속한줄]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나요?"

"아무도......알 수 없지요.“

 -

6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세계 환경의 날은 1972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하며 제정한 날로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65일을 법정기념일인 '환경의 날'로 제정했다. 올 해는 '생태계 복원'이 주제다. 현재 우리는 매년 470만 헥타르의 산림이 파괴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바다가 산성화 되고 있다. 그로인해 바닷속 산호가 부식되는 '갯녹음 현상'이 일어나고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를 먹이로 오인한 생물들이 소화되지 않는 비닐을 먹고 서서히 죽어간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렇게,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다시 돌고돌아 우리의 삶을 위협한다.

한 생물종이 멸종되면 그로인한 나비효과는 범지구적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해충인 모기가 번식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었는데, 모기가 멸종하면 순록의 이동경로가 바뀌고, 이는 또 다른 생태계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도 신기했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지구는 모두가 유기적으로 순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로수로 자주 만날 수 있는 은행나무가 은행나무 목-은행나무과-은행나무속-은행나무로 이어지는 ‘1111식물이라는 내용이었다. 은행나무는 야생에서 인간의 도움 없이 번식하거나 자생하는 군락이 없어 인간의 도움으로만 그 종족이 유지되고 있어 사실상 멸종위기종이라고 한다. , 아이러니하게도.

그림자의 섬은 표지의 그림부터 의미심장하다. 우리의 곁에서 그림자만 남겨진 존재들. 기록으로만 찾을 수 있는 수많은 생물종들의 종말은 결국 인간의 욕심에서 시작된다. 무분별한 포획과 생태환경의 무차별적인 파괴와 같은. 책의 앞뒤로 빼곡한 다양한 동식물들의 그림에 먼저 흥미가 갔다. 하나같이 생소한 이름의 동물들. 이 책을 쓴 다비드 칼리와 클라우디아 팔마루치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가들인데, 묵직한 그림과 이야기는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하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이름 없는 숲속 '소원이 늪''잃어버린 시간의 폭포' 사이에 있는 '꿈의 그늘'에는 악몽을 치료하는 왈라비 박사가 있다. 동물들은 왈라비 박사를 찾아가 자신이 꾸는 악몽에 대해 상담하고, 왈라비 박사는 악몽사냥꾼 시리오와 함께 악몽을 사냥한다.

그런 어느 날, 태즈매니아주머니늑대 역시 자신의 악몽을 없애달라고 찾아온다. 그의 꿈에는 쫓기지도, 어딘가에 갇히기도, 누군가가 나타나지도 않는다. 그저 끝없는 어둠만이 존재한다. 그 어둠 속에서 태즈매니아주머니늑대는 다시 빛나는 꿈을 꿈꾼다. 태즈매니아주머니늑대는 현재 멸종된 생물종이다. 이들이 다시 자신의 색을 찾고, 지구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을까. 지난 해 코로나의 여파로 잠시 멈춘 곳엔 자연의 신비가 피어올랐다. 멸종된 줄 알았던 생물종이 발견되기도 하고, 자생이 불가능하다 여겼던 생물종이 군락을 이루기도 했다. 자연을 회복시키는 것은 결국 순환하는 자연임을 여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책의 말미에 담긴 스테바노 벤니의 "모든 동물 가운데 인간은 멸종될 위험이 가장 큰 동물이다. 우리는 판다와 바다표범을 걱정하지만, 판다와 바다표범은 우리를 보호해 줄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핵무기, 농약, 고엽제, 석유, 휴가철 별장들과 함께 우리가 영원히 사라져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말처럼 사라진 생물종의 미래는 곧 우리 인간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인간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생물종이고,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데 마치 지구의 주인인 것처럼 너무나 많은 파괴를 저지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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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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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남긴증오 #엔지토머스 #걷는사람

[책속한줄]

그가 이 자리에 있다면 그를 용서한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 대신 그에게 주먹을 날릴 것이다. 곧바로.


여전히 이 이야기가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이 가장 비현실적이다. 며칠 전에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무고한 시민의 이야기가 뉴스를 타고, 한 SNS채널의 유머에서는 피부 색 때문이라도 특정 브랜드의 커피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누군가를 어떤 이유로 차별하고 학대하면 안된다고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고 배우는데, 왜 여전히 우리는 다른 이유도 아닌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야 하는가.

이 차별의 역사는 1~2년 사이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쌓여온 차별의 역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점점 더 과격해지는 것 같다. 이 아이의 이 증오를 어떻게 위로하고 어루만져주어야 할까. 그리고 이 아이가 어른이 된 후에는 이 깊은 차별이 사라질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영화 '셀마'가 떠올랐다. 그 다리 위에 서로의 손을 잡고 두려움을 눌러가며 행진했던 이들은 그 두려움보다 더 큰 열망이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이 나라의 정당한 주민으로서 평등한 투표권을 갖겠다는 의지. 그리고 그 안에서 고뇌했던 인간적인 모습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야기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더이상 희생이 없이 모두가 행복하게 일상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라며 읽었다. 친구가 아무런 잘못 없이 눈 앞에서 스러져버린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유일한 증인이 되어버린 상처만 남은 이 아이의 마음 속에 가득한 울분이 현실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순응과 포기로 점철되지 않길 바라며.

책의 제목은 미국의 힙합가수 투팍의 노래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잘 들어! '당신이 아이들에게 심어 주는 분노가 모두를 망가뜨린 다(The Hate U Give Little Infants Fucks Everybody)' 앞 글자만을 보라고, 터그 라이프 THUG LIFE! 폭력배의 삶이잖아. 우리가 어릴 때 사회가 심어 준 사상이 우리가 통제 불능이 되었을 때 오히려 사회를 공격하게 하는 거야. 알겠어?"라는 책 속의 대사처럼 결국 사회가 안겨준 증오는 다시 사회로 돌아와 스스로를 해한다.

이 차별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흔히 차별은 편견에서 시작된다고들 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크고작은 편견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당연하게 총구를 겨누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삶이 보였다. 국가와 종교,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서로를 비하하고 혐오한다. 특히 동양인, 한국인에 대해서는 눈이 찢어지고 공부만 집착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비하적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차별로 상처받은 이들이 반대로 누군가에게 차별의 상처를 주는 아이러니가 서글프다. 또 우리의 삶 속에는 이런 증오가 생길 일상이 없을까. 우리고 국제결혼이 흔한 이야기가 되고, 혼혈가정이 많아지면서 이런 상처를 주는 차별이 만연하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그 아이들의 마음 속에도 이런 크고작은 증오가 생기지 않을까 고민하곤 한다. 이제, 앞으로는 나 먼저 이 작은 차별에서 자유로워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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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말공부
강원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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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어른답게말합니다 #강원국 #웅진지식하우스 #도서협찬


 

어른의 말에는 배울 점이 있다. 어른은 적게 말하면서 많은 것을 들려준다. 천방지축 끼어들고, 참견하고,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본보기가 되어 남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진다. 위로와 용기와 깨우침을 준다. 배울 게 하나도 없는 말은 '꼰대'의 잔소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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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로 먼저 접했던 강원국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그의 설득력있는 언어는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궁금해서 그의 강연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 확실히 경험이 주는 힘은 대단한 영향력을 준다. 그리고 글쓰기 역시 TPO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참 오랜만에 그의 책을 읽는다. 제목부터 왠지 마음 한 켠이 찔린다. 어른답게 말한다는 것.. 누군가보다 먼저 살아온 사람으로서 상대를 존중하고 내가 가진 삶의 농도를 전달하는 그런 말하기.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내가 뱉은 말의 무게를 정확히 알고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올바른 어른의 말을 한다는 것. 읽는 내내 ', 소위 꼰대라 불리는 나쁜 어른이 되는 것은 정말 쉽고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며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본받고 싶은 어른의 말투와 절대로 되고 싶지 않은 어른의 말투를 생각해본다. 그래, 그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얼마나 쉽게 나는 그 다짐을 잊고 살았나. 진짜 한 장씩 넘기면서 내가 갖고있던 나쁜 습관들을 보고 놀랐다. 은연중에 저런 말투를 버릇처럼 사용했구나, 내가 생각했던 의도와 다르게 내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대나무는 부러지지만 물은 자연스레 그 굴곡을 넘어 흐른다. 말 역시 물처럼 흘러가야 하는데, 간혹 나는 그 말에 흐름을 막는 굵직한 나무뿌리와 돌부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 상대가 던지는 돌부리에 놀라 물방울은 튈지언정 굽이굽이 흐르듯 듣고 내 마음에서도 긍정적으로 흘려야 좋은 말로 다시 정화되어 흐를텐데. 그리고 항상 모든 말하기의 기본은 듣기에서 시작한다. 경청의 중요성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다. 끼어들지 않고, 공감하며 경청하기. 그리고 상대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어줍잖은 견해와 지식으로 그렇게 시도했던 날들이 생각나 부끄럽다. 듣는 것이 말하기 보다 어렵다는데 나의 듣기 습관과 평소 내가 쓰는 버릇같은 어투들을 되돌아본다.

책은 정말 쉽게 술술 읽힌다. 그런데 그 한장한장이 마음을 콕콕 찌른다. 나는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말을 하는가. 내가 쓰는 말이 상대방을 어떻게 찌르는가. 무엇보다 잘 들어주고,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말해야지. 흔히 말하는 참견과 훈수는 참 쉽지만 그 사람을 진정으로 위하는 공감과 위로는 어렵다. 잘 하기 위해선 그 사람의 말을 더 잘듣고 이해해야 하는 것.

말은 결국 내 마음을 대변하는 거울이다. 내 마음이 여유로운 날에는 가시에 찔려도 유연히 튕겨낼 수 있지만 내가 흔들리고 힘든 날에는 아무리 좋은 명약을 이야기해도 쓰디쓴 맛만 남는다. 그래서 말이란 결국 내 마음을 유연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과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흔들리고 부러지는 나무보단 있는 그대로를 인식하고 품고지나가는 물처럼 마음을 쓰고 싶다. 진짜 어른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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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말공부
강원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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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있던 나의 말하기 습관을 들여다보게 된다. 어른의 말하기란 이런거구나! 그리고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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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 숲속의 삶 웅진 세계그림책 215
필리프 잘베르 지음, 이세진 옮김, 펠릭스 잘텐 원작 / 웅진주니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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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_숲속의삶 #필리프질베르 #웅진주니어
[책속한줄]
"밤비야, 이제 나는 너에게 가르칠 것이 별로 없구나. 나머지는 너 스스로 찾으면 된단다. 너를 믿는다. 너는 해낼 거야. 이제 우리가 헤어질 때가 됐다. 나는 이제 나이를 많이 먹었고, 너무 늙었지. 잘 지내거라, 아들아."
🌱
밤비는 어릴적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던 기억이 전부였다. 오래전 어린 사슴이 숲에서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 그림들, 밤비 뿐만이 아니라 숲 속에 사는 다른 동물들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성장하고, 그렇게 숲의 왕자가 되고 또 이 숲에는 새로운 삶의 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사실 이 만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처음 발을 떼고, 세상을 향해 작은 발을 대딛던 어린 밤비다.

'밤비:숲속의 삶'은 이 애니메이션의 원작소설이다. 밤비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이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에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숲 속에서 이어지는 삶의 순환을 담아낸다. 작고 연약했던 아기 사슴 밤비는 숲 속에서 엄마와 함께 살아간다. 그의 곁에는 든든한 엄마와 친구 플린이 있다. 어느 날, 호기심 가득한 밤비는 숲 밖에서 만난 큰 소리를 내는 인간이란 존재를 만나고, 그들에 대한 공포심을 배운다.

책 속은 조금 더 밤비의 삶이 현실적으로 녹아있다. 어린 아기사슴이 어떻게 숲의 왕자가 되는지 그 여정을 따라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의 이야기다. 인간의 총으로 엄마를 잃고, 자신도 총에 맞아 고통스러울 때 아버지인 숲의 왕자가 나타나 밤비를 구해주는 순간을 지나며 밤비는 비로소 어른으로서 성장을 완성했다.

보는 내내, 인간의 욕심이 참 어리석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자연의 순리를 있는 그대로 느끼지 못하고 왜 우리는 늘 그 시간을 통제하고 지배하려하는가. 사실 사슴의 목숨이 그리 필요한 것도 아니었으면서 말이야. 빽빽한 문장 만큼이나 밤비는 차곡차곡 성장했고, 그렇게 어른이 됐다. 그리고 자연은 언제나 그러하듯, 다시 순환한다. 밤비가 다시 무리로 돌아와 아버지가 되고, 다시 숲의 왕자가 되었듯이. 그리고 또 해가 지나 어둠이 한번 지나고 나면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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