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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면하는 마음 - 나날이 바뀌는 플랫폼에 몸을 던져 분투하는 어느 예능PD의 생존기
권성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책속한줄]
PD가 아니더라도 우선순위를 알고 타협하는 능력은 중요하다. 인생에서 아무것도 타협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는 순간은 드물다는 말조차 후하니까. 우리는 늘 무언가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한다. 끊임없이 타협을 거치며 살아야 한다. 사소한 것 하나도 타협하지 않는 거장은 마스터피스를 남기지만, 사소한 것 하나도 타협하지 않는 PD가 만나게 될 것은 방송사고이다. 삶이 거장의 예술이면 좋으련만, 실제로는 완성도를 기다려주지 않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방송시간에 더 가깝다. 삶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이 되면 어떻게든 나가게 되어 있는 방송처럼.-우리가 접하는 유명한 예능은 어느새 PD조차 하나의 출연자로 자리매김했다. 김태호 PD나 나영석 PD와 같이 유명한 예능 PD들의 삶은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고. 그래서 늘 궁금했다. 우리가 즐겁게 보는 프로그램의 생태는 어떤지,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삶은 어떤지.항상 급여와 일의 강도가 비례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특히나 요즘처럼 빠르게 트렌드의 변화가 흐르는 시대에서 예능PD로 살아남기란 녹록치가 않다. 지금은 '톡이나 할까?'를 연출하고 있다는 그녀의 선택은 과연 앞으로 어떤 평가로 남게될까?재미있던 부분은 녹화를 하던 방송의 오디오가 오류가 생겨 다양한 대처능력을 보였던 방송사고 이야기나 어려서부터 늘 가고싶었던 음악방송의 뒷이야기를 그 공간에서 일을 하는 사람의 시선으로 보는 것. 생방송과 녹화방송의 차이가 이렇게나 크다는 것도 재미있는 비교 포인트였다. 방송이 완전히 될 때까지 마음을 졸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왜인지 낯설어야하는데 낯설지만도 않았고.PD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지만, 사실 그 안에는 우리의 사는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하다. 직업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모두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느 세상이나 직장인의 삶은 고단하다. 모두의 삶이 마스터피스일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어떻게는 나의 삶이라는 방송을 시시각각 생방송으로 꾸려나가고 있다. 이 방송시간이 얼마나 이어질 지는 모르지만, 끝날 때까지 우린 펑크가 나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하고.#직면하는마음 #권성민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