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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평점 :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같은 장소에서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돌아온 것 같아 좌절했어. 하지만 경험을 쌓았으니 실패를 했든 성공을 했든 같은 장소를 헤맨 건 아닐거야.
- 리틀 포레스트
고전은 시대를 관통하는 커다란 울림을 전한다. 고전을 접할 때, 책을 먼저 접하는 적도 영화를 먼저 접하는 적도 있다. 영화는 글은 모든 장면을 상상하는 재미도 있지만, 눈 앞에 명확히 그려지지 않아 아쉬울 때가 있다. 반면, 영화는 막연히 상상 속에 있던 글을 한 자 한 자 내 눈앞에 흩뜨려준다. 영화는 막연히 지나가는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눈 앞에 펼쳐내 그 안으로 나를 잡아두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영화를 보는 것은 늘 설레인다. 짙은 어둠과 적막을 깨고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도 기분이 좋지만, 집에서 우연히 보게 되는 영화가 오히려 더 좋을 때가 있다. 아빠 손을 잡고 빌려보던 영화들도, 명절이면 삼삼오오 둘러앉아 보던 특선영화도.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오늘도 살아갈 힘을 얻고 위로를 얻는다.
인문학 도서 못지않게 영화는 인간 본연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특히 이 책은 영화 200편을 8개의 챕터로 나누고 삶의 통찰력을 키우는 문장 1000개를 담아냈다. 어떤 영화를 떠올릴 때 누군가는 음악을 누군가는 주인공을 누군가는 배경화면을 기억할 것이다. 나는 그 영화 속의 냄새를 종종 상상하곤 한다. 이 영화를 어떤 카테고리의 향으로 묶어내면 좋을까.
하루에도 수많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는 그 안에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겠지. 200편의 영화 중에서 리틀 포레스트나 지금 만나러 갑니다 처럼 원작과 리메이크작을 모두 본 영화도 있었고, 직접 본 영화도 있지만, 아직 접하지 못한 영화들이 훨씬 더 많았다. 200편의 영화를 모두 챙겨보았다면 더 좋겠지만, 사실상 그럴 수 없어 아쉬웠는데 중간중간 담긴 삽화와 짧게 적힌 영화에 대한 줄거리가 있어서 더 좋았다.
대부분 삶에 한번쯤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 감정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이나 감정에 따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문장들이 다양하게 담겨서 좋았다. 무엇보다 작품마다 쓰여진 명대사들을 보며 다시 보고싶은 영화들이 생겼다. 앞으로 영화보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를 하나하나 담아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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