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말공부
강원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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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에는 배울 점이 있다. 어른은 적게 말하면서 많은 것을 들려준다. 천방지축 끼어들고, 참견하고,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본보기가 되어 남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진다. 위로와 용기와 깨우침을 준다. 배울 게 하나도 없는 말은 '꼰대'의 잔소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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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로 먼저 접했던 강원국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그의 설득력있는 언어는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궁금해서 그의 강연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 확실히 경험이 주는 힘은 대단한 영향력을 준다. 그리고 글쓰기 역시 TPO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참 오랜만에 그의 책을 읽는다. 제목부터 왠지 마음 한 켠이 찔린다. 어른답게 말한다는 것.. 누군가보다 먼저 살아온 사람으로서 상대를 존중하고 내가 가진 삶의 농도를 전달하는 그런 말하기.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내가 뱉은 말의 무게를 정확히 알고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올바른 어른의 말을 한다는 것. 읽는 내내 ', 소위 꼰대라 불리는 나쁜 어른이 되는 것은 정말 쉽고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며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본받고 싶은 어른의 말투와 절대로 되고 싶지 않은 어른의 말투를 생각해본다. 그래, 그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얼마나 쉽게 나는 그 다짐을 잊고 살았나. 진짜 한 장씩 넘기면서 내가 갖고있던 나쁜 습관들을 보고 놀랐다. 은연중에 저런 말투를 버릇처럼 사용했구나, 내가 생각했던 의도와 다르게 내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대나무는 부러지지만 물은 자연스레 그 굴곡을 넘어 흐른다. 말 역시 물처럼 흘러가야 하는데, 간혹 나는 그 말에 흐름을 막는 굵직한 나무뿌리와 돌부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 상대가 던지는 돌부리에 놀라 물방울은 튈지언정 굽이굽이 흐르듯 듣고 내 마음에서도 긍정적으로 흘려야 좋은 말로 다시 정화되어 흐를텐데. 그리고 항상 모든 말하기의 기본은 듣기에서 시작한다. 경청의 중요성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다. 끼어들지 않고, 공감하며 경청하기. 그리고 상대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어줍잖은 견해와 지식으로 그렇게 시도했던 날들이 생각나 부끄럽다. 듣는 것이 말하기 보다 어렵다는데 나의 듣기 습관과 평소 내가 쓰는 버릇같은 어투들을 되돌아본다.

책은 정말 쉽게 술술 읽힌다. 그런데 그 한장한장이 마음을 콕콕 찌른다. 나는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말을 하는가. 내가 쓰는 말이 상대방을 어떻게 찌르는가. 무엇보다 잘 들어주고,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말해야지. 흔히 말하는 참견과 훈수는 참 쉽지만 그 사람을 진정으로 위하는 공감과 위로는 어렵다. 잘 하기 위해선 그 사람의 말을 더 잘듣고 이해해야 하는 것.

말은 결국 내 마음을 대변하는 거울이다. 내 마음이 여유로운 날에는 가시에 찔려도 유연히 튕겨낼 수 있지만 내가 흔들리고 힘든 날에는 아무리 좋은 명약을 이야기해도 쓰디쓴 맛만 남는다. 그래서 말이란 결국 내 마음을 유연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과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흔들리고 부러지는 나무보단 있는 그대로를 인식하고 품고지나가는 물처럼 마음을 쓰고 싶다. 진짜 어른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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