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창작그림책 52
이기훈 글.그림 / 비룡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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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 아이라면? 아이가 아니라면?

 

. 이기훈. 2017/3/18 비룡소/ 정기화

 

두꺼운 질감의 계란판 상자에 알 하나 담겨 있다. 그 알에는 이라는 글자 쓰여 있다. 작은 동그라미형태인데 토돌토돌한 촉감이 느껴지는 것들로 알이라는 글자가 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뭔가 형태를 알 수 있을 것만도 같다.

그리고 면지. 깜짝 놀란다. 수많은 눈동자들이 동그랗게 두 눈을 뜨고 있다. 나를 보고 있기도 하고 왼편 오른편을 바라보기도 한데 어둠속에서 숨을 죽이고 내다보는 것 같아 오싹한 기분이 드는 이면지다. 저 눈동자들의 주인공은 무엇일까?

 

< 나무상자안에 병아리를 가지고 팔고 있는 할머니가 오른편에 그려져 있고 왼편에는 울며 떼를 쓰고 있는 소녀와 그 손을 강력히 잡아 끄는 엄마가 있다.>

병아리를 사달라고 떼를 쓰며 울고 있는 아이일것이고 절대 안된다고 단호하게 잡아끄는 사람은 엄마일 것이다. 왜 안되는 걸까? 마당이 없는 아파트라 그네들에게 좋은 환경이 아니어서일수도 있고 생명이 있는 거라 귀찮을 수도 있겠다.

 

<알이 조금 깨어지기 시작했다.>

표지에서 보았던 토돌토돌한 알갱이로 쓰여진 알이 있다. 느낌...꽤나 귀찮으면서 께름칙하다.

 

< 가로로 긴 세컷의 그림의 왼편과 오른편에 큰 한컷. 하얀 테두리로 들어가 있다.

계란을 가지고 와서 부화시키려고 한다. >

여자아이는 계란?을 몽땅 가지고 와서 이불을 씌웠다. 부화시키려는 모양새다. 엄마가 와서 이불을 뺏는데 아이가 매달린다. 그리고 엄마는 그냥 신경질적인 태도로 문을 닫고 나가고 아이는 이불을 덮고 흐뭇해한다. 이불속에 알을 들키지 않아서?

 

<세컷의 긴 가로그림의 왼편은 테두리가 있고 오른편은 테두리가 없어진 큰 한컷

알이 깨어나기를 기다리는데 수많은 작은 동물들이 깨어난다>

손전등을 비추며 알을 들여다보는 아이를 보면서 기대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알이 깨어날까하는데 정말 뾰족...하고 알이 반응을 보인다. 그것도 전부..무슨 일? 이불을 뒤집어 쓴 상태의 저 작은 동굴같은 공간이 아늑하고 따뜻하다. 그런데 갑자기 수십마리의 작은 동물들로 알이 한꺼번에 몽땅 깨어나 울부짖고 아이는 까암짝~~ 놀란다. 뒤로 벌렁 자빠질만큼. 이불은 하늘로 휘릭 젖혀지고.

 

<양편으로 여섯컷의 긴 그림들이 테두리안에 들어가 있다. 엄마가 계란이 없어진 것을 의심하지만..아이는 부인하면서 우유며 빵고기등을 몰래 가지고 와서 먹인다>

계란이 큰걸로 한판은 부화시킬거 같은데 10개들이 판이 보인다. 그냥 넘어가야 하는.? 아이는 엄마가 따지는 탓에 놀랄틈도 없이 동물들을 숨기고 먹을거리를 숨켜온다. 이리저리 나눠주고 동물들을 그걸 먹거나 아이몸에서 장난치고 논다.

신이 나 있는 아이가 보인다.

 

< 큰 한컷의 왼편 그림과 세로로 긴 세컷의 그림이 오른편에 테두리를 가지고 있다. 동물들이 부잡스럽게 활동하는 모습에 당황해하면서도 먹을 것을 가져다 주고 있다. 시간이 흐르는 모습이다.>

아이방을 거의 뒤집듯이 놀고 있다. 화장지를 빼서 뿌리고 책을 뜯고 빵을 엎고 물장난을 치면서 사자와 육식동물들은 이불을 물어뜯는다. 당황해하면서 뜯어 말린다? 그럼에도 아이는 부모들 몰래 먹을거리를 가지고 온다. 양동이에 물을 가져올만큼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아이옷은 그대로다. >

 

<양쪽으로 큰 하나의 컷의 그림이 테두리 안에 그려져 있다. 먹을거를 들고 온 아이를 바라보는 동물과 온갖 난장판을 치며 노는 동물들과 아이가 있다.>

얌전히 앞발 모으고 아이들 기다리는? 먹이를 기다리는? 모습의 동물들이 왼편에 있는가하면 오른편은 종이를 찢고 전등에 매달리고 침대에서 뛰어노는 동물들이 있다. 그런데 왼편에 아이와 동물들의 시선이 이상하다. 무언가를 놀라며 보는 듯한데 그게 뭘까? 의문이 든다. 오른편에 다른 동물들일까?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방안의 풍경이 이질적인 두 분위기가 모여서 하나일까 시간차로 달라진 동물일까? 아이를 보면 시간차로 달라진 동물같은데 왼편 그림에 있는 아이 시선은 분명 방향이 있어보이는데..해석이 안된다.

 

<가로로 긴 세컷의 왼편 그림과 큰 한컷의 오른편 그림이 테두리안에 그려져 있다. 놀던 동물들이 엄마의 급작스런 방문에 숨는다>

한밤중이었나보다. 엄마가 들어와 찢어진 책이며 먹다남은 사과를 본다. 그러나 곧 정리된 방이 보이고 엄마는 돌아간다. 동물들은 숨어 눈만 껌벅이고 있다.

저리 난장판이 빨리 정리된거가 보이고. 동물들이 아이와 공감하면서 얼른 맘조리며 숨어 있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모두들 숨었다. 눈만 껌뻑이며..조용히 숨어 엄마가 가기를 기다린다.

 

< 양면에 가로로 긴 세컷의 그림이 테두리 안에 들어가 있다. 몰래 숨어 있던 동물들과 아이는 창문으로 집 밖으로 나가 오리배를 탄다.>

가로등이 켜진 밤거리를 동물들이 자유롭게 거닐고 있다.낯선 기미도 있고 머뭇거리면서 주춤하는 호랑이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곧 그들은 아이와 함께 즐거워하며 달려간다. 강가에 있던 오리배를 발견하고 오리배에 올라탄다

오리배가 저 많은 동물들을 태우긴 어려운데..

< 세컷의 가로로 긴 테두리의 그림인 왼편과 처음으로 작게 화면 분할된 작은 컷과 중간컷의 테두리 있는 오른편의 그림. 물을 즐기며 보름달이 뜬날 놀다 어느새 달은 사라지고 비가 퍼붓는다> 보름달이 뜬 날이다. 곧 달은 사라지고 물놀이를 즐기던 동물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오리배안으로 올라탄다. 먹구름이 온통 하늘을 덮고 있다.

 

<세로로 긴 그림 테두리 있는 세컷의 왼편과 큰 하나의 컷으로 테두리 있는 오른편. 다리를 지나 폭포가 있는 곳으로 배가 흘러가다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떨어진다.> 폭포로 내려가는 그림이 지구를 뚫고 땅속 어딘가로 꺼져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싱크홀같은.

 

<세컷의 가로로 긴 그림 테두리 있는 왼편과 또 다시 작은 컷 두장과 중간크기 그림의 오른편. 폭포를 떨어져 내려 도시 어딘가 중앙을 뚫고 나아간다. 파도가 엄청나게 이리저리 흔들이는 어떤 곳이다.> 망망대해같은 지구 끝? 벼랑들이 보이는 파도가 엄청나게 넘실거리는 곳이다. 그 파도안에서 간단히 오리배는 뒤집힌다. 공간이 막힌 곳에 다다른 느낌이다. 멀리 있는 곳에 파도는 보이지 않는데 그 물결이 막힌 이곳에 다다라 갈곳을 잃은 기분이다

 

< 세컷의 가로로 긴 테두리 있는 그림 왼편과 큰 한컷의 테두리 있는 한컷 그림의 오른편. 고래가 있다. 큰 고래가 오리배를 삼킨다> 거대한 고래가 소실점과 같은 어떤 곳으로 향하고 있다. 향하고 있는지 아니면 빨려 들어가는지 구분하기 어려우나 고래의 저 잔잔한 지느러미는 향하고 있는 듯하다. 소실되어가는 공포심에 비하면 고래의 움직임은 평화롭기까지 하다.

 

< 양면에 세컷의 가로로 긴 그림이 테두리안에 있다. 고래뱃속? 으로 보이는 뭔가 디딜곳으로 내려앉아 물속에 반짝이는 아귀를 신기해하다 깜짝 놀라게 된다.>

집처럼 보이는 오리배가 누워있고 동물들이 한 마리씩 나온다. 그들가까이 물속에 밝은 빛들이 모여든다. 뭘까라는 호기심에 아이는 잡아보지만 이빨이 무시무시한 심해아귀와 같은 것들이 몰려온다. 그들은 모두 허리?를 붙잡고 일렬로 늘어선다. 어디를 가려는 걸까?

 

< 세로로 긴 세컷의 테두리 있는 그림의 왼편과 작은 컷의 두 개와 중간크기의 테두리 있는 그림이 오른편. 위에서 뭔가 쏟아져 내리는 물과 그들 주변으로 몰려드는 아귀들을 피해 동물들이 오리배에 올라탄다. 고래가 보인다>

비가 온다는 거와 비슷하게 우에서 물이 쏟아지지만 뭔가 흐름이 규칙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그 틈사이로 아귀들이 물을 타고 가ᄁᆞ이 오자 동물들이 모두 뭉쳐 겁을 내고 있다. 고래는 헤엄을 치고 있다.

<큰 하나의 컷으로 테두리 있는 왼편과 세로로 긴 세컷의 테두리 있는 그림의 오른편. 고래가 숨을 뿜으면서 오리배를 같이 뿜었다.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비가 오던 하늘과 다른 주홍빛의 하늘로 오리배가 날아올랐다 이대로 떨어지려나 하는데 더 높이 올라간다.

 

< 세로로 킨 세컷의 테두리 있는 그림의 왼편과 하나의 큰 컷의 테두리 있는 오른편. 오리배가 날아오른다. 날개가 있다.>

주홍빛 하늘고 오리배가 점점 높이 날아오르다가 날개가 생겼다. 돋아난건가. 그 아래로는 고래가 뛰어 오른다. 제갈길 가는 이들처럼. 한 화면안에 고래와 오리배가 조그맣게 그려져 있다. 이 장면이 푸근하게 다가온다. 이제 집에 가려나

 

< 가로로 세컷의 테두리 있는 그림 왼편과 하나의 큰 컷의 테두리 있는 그림 오른편. 아이가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들고 엄마가 창밖을 본다. 아무도 없는 방안에 엄마가 침대에 걸터 앉았다.> 방안에 아이 사진만 있다. 엄마는 창밖을 바라보는데 오리배를 탄 거리가 보인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에 엄마가 작게 앉아 있다.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다.

 

< 양면에 세로로 긴 테두리가 있는 세컷의 그림이 있다.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멀리에서 새가 한 마리 날아온다. 창틀에 엎드려 알을 놓고 간다.>

멀리 날아오는 오리배가 아니라 새가 한 마리다. 구름 사이로 구세주 오듯이 뭔가 웅장한 오리?와 닮은 새가 창틀에 엎드려 엄마를 본다. 그리고 알을 하나 놓고 날아가고 엄마가 고개를 들어 뒷모습을 본다.

 

< 양면에 연결지어지는 하나의 그림이 테두리를 갖고 있다. 알을 발견하고 엄마가 손을 뻗친다.> 붉은 벽돌집이었나보다. 알이 하나 창틀에 있고 엄마가 극것을 향해 집중해서 손을 뻗고 있다. 뭔가 두려움반 호기심 반. 깨질까 하는 조바심도 느껴지고 창에 비치는 새가 날아가는 모습이 있다.

 

< 마지막 페이지 이면지에 눈동자가 하나 있다. >

아이인가?

 

처음 읽었던 기분은 약간 충격이었다.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다. 날아오던 새가 오리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어서 조금 충격인데 그 새가 알을 낳고 엄마가 잡으려던 모습이 이건 뭔가? 하는 기분. 보통 아이들이 원하는 던 것을 얻지 못하고 좌절되었을 때 환타지를 만들어 그 안으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도 알에서 태어난 병아리를 키우고 싶었던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풀기 위한 장치로 작은 동물들을 부화시키고 여행을 떠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연이 날아오는 새는 아이가 탄 오리배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말 오리배라면..그 안에 동물들은 어떻게 되었어야 하지? 환타지 안에서 욕구를 충족시켰으니 잡아먹어? 사라지게 할 방법이 딱히 없었나. 그럼 마지막에 새가 놓고 간 알에서 그 아이가 나오려는지?

아마도 그 알을 엄마가 아이를 생각하며 부화를 시키면 아이가 나올 듯 하다.

정말 그럴까. 아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안전장치로 알을 사용한 것일까

갑자기 좀 서운한데. 그런데 난 마지막 알에만 집중하고 있는 건 왤까.

중간에 고래가 나오고 오리배를 탄 장면들에모험이라는 단어로만 정리해도 되는가. 다시 찬찬히 가보자.

첫 번재 질문은 왜 고래인가? 고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큰 포우류다. 바다에 살면서 새끼를 키우는. 알을 낳지 않고..꼭 고래여야 했을까? 왠지 평화롭고 친근하고 물을 뿜어 수면으로 날려 보낼수 있으니까? 고래여야 하는 이유가 큰 몸체 때문에 고래 뱃속에서는 많은 일들이 생겨날 수 있을거라는 이미지에서 사용했을까?

두 번째 질문은 고래가 소실점과 같은 곳으로 향하는 느낌의 그림은 뭘까?

어떤 공간에서 사라져가는 기분. 새로운 곳으로 점프하는 기분이 든다. 블랙홀? 이 책을 보면서 씽크홀, 블랙홀, 그렇다면 무언가 뿜어져 나오는 화이트홀이 알인가?

( - 알이라는 것은 생명이 잉태되어 나올 수 있는 의미가 더 가깝다.)

현재 공간이 아닌 새로운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암시.

쓰다가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떠오르고 노아의 방주가 떠오른다.

맥스가 엄마의 꾸중으로 다른 나라로 가서 모험을 겪고 다시 돌아오는.

아이가 꾸중을 듣지만 그거에 대한 화가 아닌 조금 더 자유롭게 동물들과 놀기 위해서 나온다? 아니다 분명 야단을 많이 맞았을거라 짐작되는 그림은 있다. 이불속에 옷장속에 문 뒤에 숨어있던 동물들이 나온 장면. 그럼 꾸중을 듣고 모험을 떠난다. 맥스와 다른 점은 다른 공간으로 넘어갔을 때 괴물들이 있지만 여기서 아이는 현재 자신이 부화시킨 동물이다. 현재 상황에서도 존재한다고 그리고 있다.

그리고 모험을 끝내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는 지점. 아이가 그 알에 들어있다면 ! 마무리도 비슷하다고 할수 있나? 다른 무엇에 의해 옮겨진다. 아이는. 새에 의해서. 괴물들과 놀다가 지쳐서 돌아온 맥스는 자신의 선택에 의해 돌아온다. 그 반면에 여기에서 아이는 선택이라기 보다는 위험한 상황에 의해서 피하다가 돌아온다.

훨훨 오리배가 나는 동안 그들은 일심동체가 되어 새와 한몸이 되었다. 그리고 아이는 알로서 오리새에게서 세상으로 나온다. 돌아온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와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뼈대는 그래보이나 뭔가 아쉬운 부분이 크다. 돌아오는 지점에서.

노아의 방주. 이건 동물들이 꽤 여러종류가 보이고 두 마리씩 보인다는 거다. 개중 한 마리만 보이기도 하는 이 있다. 이건 제물일까? 아마 양도 두 마리겠지. 다들 두 마리니까..원숭이도 한 마리만 보였던거 같은데. 그리고 오리를 타고 노아의 방주처럼 비가 퍼붓자 그 비로 인한 물의 힘으로 넘실거리를 파도를 타고 폭포로 떨어져 어디론가로 향하는 지점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마지막에 이 그 아이가 아니라면.

송미경의 오빠 믿지와 비슷한 마무리. 환타지를 꾸며서 그려낸 세계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진짜 그 환타지가 진짜라는 마무리. 그래서 마무리를 보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이건 뭘까.? 라는 질문이 돌아오는 책이다.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그럼 어디에 있으면 엄마에게 주어진 이 알을 뭐란 말인가? 엄마도 똑 같이 알을 부화시켜 거기에서 나온 무엇과 아이들 찾으러 떠나란 말인가? 문든 첫 이면지에 눈동자들은 아이가 부화한 동물들 눈동자고 마지막 이면지에 있는 눈동자 하는 아이일 것이다. 라는. 그렇다면 이건 그냥 알이 아니고 정말아이가 있는 알이다.

마지막에서 다시 따라오는 질문 하나. 그렇다면 아이는 다시 엄마에 의해 부화되어야만 하는가?

그렇게 모험을 겪고 돌아오는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부화하는데 있어서도 엄마의 손을 거쳐야 한다니..더 아쉬움이 남은 결말이다.

여전히 마무리로 돌아오는 질문에 더 관심이 쏠린다.

 

<<<<‘ 알이 아이라면 ? 아이가 아니라면 ? >>>>

   

----글을 붙여 본다.

1. 뭔가 떠오른다.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를 보니 내 안에 뭔가 간질 간질 하는 것이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에게 병아리를 사 달라고 졸랐다. 그러나 그녀는 병아리를 사주지 않았다.

2.간질거리는 기분이 강해져서 집에 있는 계란을 가지고 왔다. 부화하려면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고 책에서 읽었다. 이불을 여러 채 가지고 와서 덮어주려는데 엄마가 야단을 친다. 그래도 다행히 계란을 들키지 않았다.

3.손전등으로 열을 더 높이면 부화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간질거리는 기분은 이제 온 몸에 퍼져 있다. 드디어 뾰족하는 소리가 보인다. 다른 알들도 뾰족하며 소리를 낸다. 뭔가가 시작되었다. 낯선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익숙한 기분이 든다.

4. 세상에 동물들이 내 눈앞에 있다. 모두 두 마리씩 작은 동물들이 알에서 깨어났다. 노란 병아리가 아닐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많은 동물들이 깨어날 줄은 몰랐다.

5. 이내 엄마가 계란 때문에 다시 화를 낸다. 그녀한테는 미안하지만 내게는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안전하게 그들을 농 안으로 숨겼다. 그들을 먹일 만한 것들을 가져와야 겠다. 어서 키워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간질이던 기분은 사라지고 어디에서 나를 부르는 거 같다. 그게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우선은 이 동물들을 먹여야 한다는 것만 알겠다.

6. 조금은 소란스럽고 귀찮은 일이다. 조금씩 자라면서 맘대로 어지르고 찢고 뛰어다닌다. 엄마가 내 어릴적에 이야기를 할 때 이런 풍경이었다. 어린 생명체들은 비슷한가? 아무튼 바쁘게 먹어야 한다. 힘들다

7. 하루가 다르게 컸다. 아침과 저녁이 달랐다. 왼편에 친구들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질서를 유지했고 오른편에 친구들은 마구 날뛰며 찢고 떠드는 친구들이다. 나는 가끔 오고 가며 그들 사이에서 놀았다. 두 쌍의 동물들이 모양만 같고 행동이 달라서 신기하고 즐거웠다.

8. 또 엄마에게 걸릴 뻔 했다. 이제 이 공간에서는 더 이상 할 일이 없었다.

동물들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서 무언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다.

9.살그머니 그러나 재빠르게 움직였다. 밤거리에 아무도 없고 우리만 있으니 두려웠지만 금새 익숙해졌다. 그렇게 움직이다가 오리배가 눈에 보인다. 우리들에게 타라고 눈짓을 하고 있었다. 비좁은듯했지만 어느새 우리들이 모두 올라탈 수 있었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어떤 일이 가까워지고 있는 거 같다.

10. 물놀이를 하면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하늘이 온통 시커맸다. 커다란 비구름이 온통 차지하고 있다

11. 둥글게 올라간 다리의 아치를 지나 불어난 호수를 따라 흘러갔다. 거대한 폭포에 쓸려 떨어졌다. 땅속으로 박혀 들어가는 것 같았다. 우리들은 모두 소리를 질렀다.

12. 폭포를 지나 눈 깜짝할 사이에 커다란 파도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파도가 넘실대는 모양새가 그곳의 끝같았다. 기억속 어딘가에서 파도가 모두 모여 부서지면서 사라지는 곳이라고 했다. 파도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우리를 들어올렸다.

이 곳에서 흔들거림이 낯설지 않았다. 여기가 그곳인가 보다.

13. 고래가 우리를 마중나왔다. 유유히 헤엄치면서 우리를 집어 삼켰다. 그리고 고래는 그곳의 끝을 지나 머물러야 하는 점으로 들어갔다. 온통 파랗다가 보라색인 머물러야 하는 점은 빗살처럼 쏘면서 조여들었다 펼쳐졌다.

14. 머물러야 하는 곳에서 우리가 할 일이 있었다. 그게 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저 빛을 보면 알거 같았다. 가만히 잡아보려고 손을 내밀었다.

출썩~~하면서 이빨이 날카로운 해귀가 떠올랐다. 우리들이 내 뱉은 숨을 삼키려고 다가오고 있었다. 모두들 깜짝 놀라 한 줄로 서서 숨을 하나의 방향으로 맞췄다.

15. 하지만 해귀들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들은 모두 한 방향으로 서서 움직였다. 고래가 곧 뱉어낼 숨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방향이 흐트러지면서 위험해 진다. 하지만 지나가야 한다. 모든 동물들이 빠르게 뛰면서 움직였다. ‘을 이곳저곳에 뿜으면서 잔재들을 안개처럼 뿌려놓았다. 곧 숨구름이 여기저기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모두 오리배에 올라탔다. 고래의 숨을 올라타야 한다. 제발..

16. 고래에 숨에 올라탔다. 그리고 평평한 고리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17. 많은 시간을 지나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는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평평한 고리를 통과했다. 고래야 안녕.

18. 액자속에서 입을 활짝 벌리고 웃는 아이를 그녀가 보고 있다. 아이가 바라보던 창 밖을 그녀가 바라보고 있다.

19. ‘구름속에 새가 그녀에게 알을 건넸다.

20. 새는 멀리 날아오르고 그녀가 알을 잡으려 한다.

 

 

다시 수정해보는 글

 

----글을 붙여 본다.

1. 뭔가 떠오른다.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를 보니 내 안에 뭔가 간질 간질 하는 것이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에게 병아리를 사 달라고 졸랐다. 그러나 그녀는 병아리를 사주지 않았다.

2.간질거리는 기분이 강해져서 집에 있는 계란을 가지고 왔다. 부화하려면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이불을 여러 채 가지고 왔는데 엄마가 야단을 쳤다. 할수 없이 내 이불에만 덮어주었다. 그래도 다행히 계란은 들키지 않았다.

3.손전등으로 열을 더 높여보기로 했다. 간질거리는 기분이 이제 온 몸에 퍼져 있다. 드디어 뾰족하는 소리가 보인다. 다른 알들도 뾰족하며 소리를 낸다. 뭔가가 시작되었다. 낯선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익숙한 기분이 든다.

4. 세상에 동물들이 내 눈앞에 있다. 모두 두 마리씩 작은 동물들이 알에서 깨어났다. 노란 병아리가 아닐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많은 동물들이 깨어날 줄은 몰랐다.

5. 엄마가 계란이 없어졌다고 화를 낸다. 그녀한테는 미안하지만 내게는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안전하게 그들을 농 안으로 숨겼다. 그들을 먹일 만한 것들을 가져와야 겠다. 어서 키워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간질이던 기분은 사라졌다. 어딘가로 가야할거 같다. 그게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우선은 이 동물들을 먹여야 한다는 것만 알겠다.

6. 동물들을 키우는 것은 소란스럽고 귀찮은 일이다. 조금씩 자라면서 맘대로 어지르고 찢고 뛰어다닌다. 가끔 엄마가 말하는 내 어릴 때 모습과 비슷했다. 어린 생명체들은 비슷한가? 아무튼 바쁘게 먹어야 한다. 힘들다

7. 하루가 다르게 컸다. 아침과 저녁이 달랐다. 어떤 친구들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질서를 유지했지만 다른 친구들은 마구 날뛰며 찢고 떠드는 친구들이다. 나는 가끔 오고 가며 그들 사이에서 놀았다. 두 쌍의 동물들이 모양만 같고 행동이 달라서 신기하고 즐거웠다.

8. 또 엄마에게 걸릴 뻔 했다. 동물들이 커져서 더 이상 집에서 데리고 있을 수가 없다. 어디로 가야 한다. 가끔 꿈에 보았던 고래가 헤엄치는 풍경이 떠올랐다. 동물들을 데리고 가기로 했다. 그곳이 어디인지 가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를 기다리는 무엇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9.살그머니 그러나 재빠르게 움직였다. 밤거리에 아무도 없고 우리만 있으니 두려웠지만 금새 익숙해졌다. 심장이 두근 두근 빠르게 뛰었다. 그렇게 움직이다가 붉은 리본을 맨 오리배가 눈에 보인다. 우리들에게 타라고 눈짓을 하고 있었다. 비좁은듯했지만 우리들이 모두 올라탈 수 있었다. 그곳에 가까워지고 있는 거 같다.

10. 물놀이를 하는데 갑자기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하늘이 온통 시커맸다. 커다란 비구름이 온통 차지하고 있다

11. 둥글게 올라간 다리의 아치를 지나 불어난 호수를 따라 흘러갔다. 거대한 폭포에 쓸려 떨어졌다. 땅속으로 박혀 들어가는 것 같았다. 우리들은 모두 소리를 질렀다.

12. 폭포를 지나 눈 깜짝할 사이에 커다란 파도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파도가 넘실 넘실거리고 오리배를 탄 우리들은 파도를 타고 있었다. 파도가 모두 모여 부서지면서 다시 넘실거리면서 흔들리다가 사라지고 있었다. 파도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우리를 들어올렸다. 흔들거림이 낯설지 않았다.

13. 갑자기 바다사이에 틈이 생겼다. 그 아래로 한없이 떨어지는데 고래가 있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유히 헤엄치면서 우리를 집어 삼켰다. 고래는 온통 파랗다가 보라색으로 빗살처럼 쏘면서 조여들었다 펼쳐지는 곳으로 향했다.

14. 잠시 후에 어둡지만 빛이 하나 둘씩 있는 장소에 닿았다. 여기를 지나가야 할거 같았다. 오싹한 기억이 들었다. 그게 뭔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저 불빛을 보면 알거 같았다. 잡아보려고 손을 내밀었다.

출썩~~하면서 이빨이 날카로운 해귀가 떠올랐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모두들 가파른 그곳을 한줄로 서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해귀들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따라왔다. 우리들이 뱉는 숨으로 따라오는 것 같았다. 모두들 깜짝 놀라 한 줄로 서서 숨을 하나의 방향으로 맞췄다.

15. 하지만 해귀들도 만만치 않았다. 가다보니 바닥에 분화구같은 구멍이 올라와 있었다. 위에서는 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고래가 뱉어내는 숨구멍 같았다.

해귀들은 계속 쫒아왔다. 숨구멍으로 들어가서 고래가 곧 뱉어낼 숨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방향이 흐트러지면서 위험해지지만 모든 동물들이 빠르게 뛰면서 움직였다. ‘을 이곳저곳에 뿜으면서 안개처럼 뿌려놓았다. 곧 숨구름이 여기저기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모두 오리배에 올라탔다. 고래의 숨을 올라타야 한다. 제발..

16. 고래 숨에 올라탔다. 그리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17. 많은 시간을 지나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는 하늘과 바다가 만나고 있었다. 꿈에 보았던 그곳이다. 고래가 헤엄치고 풍경에 돌아왔다. 이제야 평온한 기분이 들었다. 날개를 달고 날아갔다.

18. 액자속에서 입을 활짝 벌리고 웃는 아이를 그녀가 보고 있다. 아이가 바라보던 창 밖을 그녀가 바라보고 있다.

19. 그녀에게 새를 보내기로 했다. ‘구름속에 새가 그녀에게 알을 건넸다.

20. 새는 멀리 날아오르고 그녀가 알을 잡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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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낙하 미래그림책 52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이지유 해설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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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꿈을 그리다.

 

자유낙하. 데이비드 위즈너. 2017.3.12.정기화

 

물결이 일고 있는 바다를 나뭇잎을 타고 소년이 날고 있다.

수면에 아주 가깝게 날고 있다.

안개가 잔뜩 끼어 있는 공간이 으스스하기도 하면서 물고기의 펄쩍 펄쩍 뛰어오르는 모습이 무슨 일인가에 대한 기대감도 불러 온다. 나뭇잎이 더 힘있게 그려졌더라면 안정감이 들었을텐데.

 

자유 낙하.

지도와 같은 종이 한 장이 공중에 물결처럼 날고 있는 듯하다. 그 옆을 세 마리의 새들이 같이 비행한다. 호위무사?

 

< 내일은 여름방학 캠프를 간다. 다른 나라로 가는 캠프라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서 지도책에서 찾아보았다. 지도에서는 15센티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두꺼운 책을 껴안고 어린 소년이 잠들었다. 한 켠에는 작은 상자가 열려져 있고 작은 등이 켜져 있다. 아무래도 책을 보다가 슬며시 잠이 든 모양이다.

 

< 사방이 산과 바다로 둘러 싸인 곳이라고 들었다. 내가 사는 이곳은 아주 멀리까지 보아도 산은 보이지 않는다. 바다도 없고 넓은 논과 밭만 있다. >

바둑판 무늬의 이불이 스르르 논과 밭의 네모난 모양새를 연결해서 펼쳐져 있다. 아이가 보던 지도책의 한 장이 떨어져 날아간다. 창가에 커튼이 열리고 바람이 들어오고 있다.

 

< 자유시간에 할 수 있는 장기판을 가져갈까 한다. 거기에서 나와 장기를 둘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

논과 밭의 네모난 모양이 서양 장기판모양으로 펼쳐지고 킹과 여왕으로 보이는 장기들이 서 있다. 소년의 주위에는 외계인과 비슷한 인물들이 서 있다. 잠옷 차림의 소년의 얼굴을 그다지 놀라보이지 않는다.

 

< 이번에는 미로를 만들어서 함정을 만들어 봐야지. 수비를 최소 두명만 세우고 상대진영으로 쳐들어가는 작전을 짜야 겠다.>

여기저기 장기판의 말들이 성의 꼭대기모양으로 변신하면서 갑옷을 입은 기사 두명이 깃발을 들고 서 있다. 침대맡의 등에 허리띠를 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저 멀리 아주 작게 배들이 지나다니고 미로가 보이고 일행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 산에도 가야지. 산에 무슨 소리가 나는지 어떤 동물들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갑옷을 입은 기사가 분해되면서 그 안에서 새들이 날아 나온다. 소년은 기사와 악수를 하다 놀란 얼굴이다. 외계인 같던 일행중의 모자 쓴 인물이 손짓을 하며 그들을 부른다. 성을 만드는 기둥들이 나뭇잎의 결을 입으면서 차츰차츰 나무들로 변신하고 있다. 성벽의 뾰족한 상판이 멀리 웅크리고 앉아 있는 커다란 동물의 형상으로 변신하고 있다.

 

< 무서운 동물들도 있을까? 캠프장 근처에서 곰도 나타난다는 기사도 봤는데..하다못해 도마뱀이라도 보고 싶다.>

소년은 방패와 칼을 들고 울창한 나무숲으로 들어간다. 그 뒤로는 용이 한 마리 조용히 숨고르기 하고 엎드려 지켜보고 있다. 저 멀리 책들이 변한 틈 사이로 일행들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 책읽고 독후감 같은거 시키면 도마뱀이 책을 먹어치우도록 훈련을 시켜야지. >

여러권의 책들로 둘러쌓인 공간에 소년이 책에서 ᄈᆞ져나오려고 하고 있다. 다른 외계인 친구들이 엎드려 있던 용을 책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으면서 책들 덮으려 하고 있다.

 

< 내 이름은이상한 캠프의 잭이 될거야. 걸리버 여행기처럼 이상한 친구들도 만나야지 >

작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무리지어 있으면서 소년을 올려다보고 있다. 걸리버여행기의 소인국과 같은 느낌이 든다. 돼지 몇 마리가 오른편에 그려져 있다.

 

< 거기선 돼지등에 올라타고 놀아도 될까 ? >

돼지 세 마리에 올라타서 가파른 절벽길을 간다 돼지 등에 여러 물건들을 싣고 간다. 어디로 향하는 건지 소년은 아래를 조심스레 내려다보고 있다. 나는 새와 여전히 날고 있는 지도책 한페이지가 있다. 안개가 끼어 있는 듯한 절벽아래가 보인다.

 

< 아무리 이라고 해도 돼지들이 싫을거야. 돼지들은 같이 밤에 순무나 찾으러 가는걸 좋아할거야. >

여러 건물들이 있는 도시의 한 장면으로 전화되었지만 이내 도시는 종이의 한 페이지로 분해되고 소년은 멀리 달을 바라보고 있는 지? 시선이 앞에 있지 않고 멀리 있다. 밤인 듯 하나 오른편을 밝은 낮으로 보인다.

 

< 그런데 순무를 찾다가 땅을 뚫어 버리면 그 산 밑으로 떨어져 내릴까? 지구를 통과하는 길을 발견할 수도 있을거야. >

종이장처럼 소년과 일행이 디디고 서 있던 공간에 흩어져 내린다. 공중을 날 듯이 내려가는 모습이다.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왠지 위험하거나 놀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뒷모습이 행글라이더와 같은 비행하는 자세같다.

 

< 떨어져 내리다가 바다에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을까? 그 바닥은 땅바닥처럼 단단할까? >

흩어져 내려가다가 그릇과 수저모양의 거대한 식탁위로 떨어져 내린 모양이다. 나뭇잎이 있고 여태 같이 다니던 일행들과 비슷해보이는 후추통과 장기말이 보인다. 비행하던 뒷모습의 앞장과 달리 땅에 떨어지면서 당황? 과 비슷한 감정이 보인다. 빈 옷자락때문일까?

 

< 거기서 멈추고 싶지는 않아. 난 백조들이 모는 바닷말을 타고 날아가고 싶어. 어디까지도 갈수 있을 거 같아.>

나뭇잎배를 타고 소년은 앞장 선 백조들의 호위를 받으며 바다위로 날아가고 있다. 수면 위에는 물고디들이 펄덕인다. 책 표지와 같은 그림이다. 저 멀리 어둑한 파란빛이 멀리 펼쳐진 공간처럼 보인다.

 

< 백조들이 날 맞으러 올거야. 파도를 타고....

새들의 날개짓 소리에 멀리 물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온다. >

백조들이 무리지어 소년의 머리맡으로 다가온다. 파도의 물결이 잠자는 이불의 물결로 변해간다. 소년은 잠을 자고 있다.

 

< 드디어 아침이다. 캠프 간다. >

 

 

자유낙하. 꿈꾸는 이야기.

꿈을 길게 길게 이어 붙여 놓은 그림책이다. 연이어 연결지어 볼 수 있게 전체 그림책을 붙여 보면 재미있을거 같은데.. 책을 분해해서 붙여볼까?

꿈에 들어가는 소년의 장면에서는 사방이 흰 여백으로 막혀 있다가 꿈들이 연결지어지는 부분은 여백이 사라지고 위 아래만 남아 있다.

위 아래 여백은 왜 있을까?

꿈이 연결지어 지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일까 아니면 꿈이라 해도 언젠가는 현실로 깨어나 돌아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연결고리이거나 어떤 모험이나 위험한 상황이라 해도 이건 꿈이라는 안전장치일까? 안전장치라는 쪽에 한표 던지고 싶다.

논리적인 어떤 설명으로도 연결하기 힘든 것이 꿈이다. 더구나 온갖 모험을 떠나기도 하고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거나 날개없이 추락하기도 하는 위험들이 연결고리 없이 불쑥 불쑥 나왔다 사라지기도 한다. 물론 가끔 죽기도 한다. 그 안에서 온갖 감정들의 파노라마를 한꺼번에 겪어지기도 하는 꿈을 그림책으로 펼쳤다.

깨어나면 그 안에서 겪은 모든 것들이 꿈이네라는 안도하는 숨으로 넘길수 있어야 하는 장치가 위 아래 여백으로 감싸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백 없이 전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좀 무시무시하다. 그렇게 날것으로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자연스럽게 이불의 무늬가 장기판의 무늬로 연결되어지거나 성곽의 뾰족한 부분들이 용의 등에 있는 뾰족함으로 연결되는 것들이 자연스럽다.

꿈에서 우리가 말이 안되는 것들이 그냥 일어나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움.

위즈너는 이 그림책을 만들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자신도 꿈을 잘꾸는 사람이었을 거 같다.

중간에 종이로 만든거 같은 세상이 모두 떨어져 내리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비행하는 자세로 떨어져 내린다. 무서울거 같은데 소년은 아닌거 같아 왠지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그 다음에 페이지는 조금 연결이 이상했다. 소년의 이불과 비슷한 바닥으로 떨어져 내려서 실제 깨어나는 부분과 연결이 되어야 자연스러울거 같은데..소년은 떨어져 내렸다가 바다로 같다. 그림이 이불처럼 보였다가 그 흐름이 바다로 연결이 되고 다시 바다가 이불로 된다. 몇 장면 되지 않는 바다를 넣은 이유는 뭘까?

꿈에 깊게 들어갔다가 선잠을 깨었다는 으로 들여다보는 해석을 해야하나?

의미가 있을 거 같은데..아니면 꿈을 완전 뒤집어 엎어서 해석을 해야하나?

혼자 그냥 읽기보다 같이 읽어 다행인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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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무나리의 동물원 비룡소의 그림동화 206
브루노 무나리 글.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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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렸다. 들어가자.

 

브루노 무나리의 동물원.

2017.3.3. 정기화

 

표지그림부터 보아야 이야기전개가 쉬워진다.

철조망이 있고 한 구석이 얽키설키해서 구멍이 생겼다. 보아하니 구멍이 여러군데가 있다. 좀 오래전에 세워진 동물원인가보다. 그 구멍으로 초록색파란색이 들어간 나비 두 마리가 날아들어간다.

화살표 방향으로 동물원을 가르키면서 주의사항이 표지판도 있다.

그렇게 화살표를 따라가면 어떤 동물들이 어느방향에 있는지 여러 가지 크기의 표지판들이 서 있다. 여느 표지판과는 느낌 살짝 다르다.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다.

 

<앵무새는 무지개가 뜬 날에 태어났어요.>

앵무새가 그래서 무지개색일까? 앵무새가 앉아 있는 나뭇가지와 앵무새의 색감이 다르다. 질감이 몽땅 묻어나는 나뭇가지는 사진을 붙여놓은 듯 하다. 하얀눈동자의 앵무새가 돌아보는데 몸체도 크고 노골적으로 바라본다는 기분이 든다. ..?

근데 이 나비들이 앵무새가 무지개가 뜬 날 태어났다는 걸 어찌 알지? 이번이 처음 놀러온게 아니었나? 아니면 자기들끼리 앵무새 몸 색을 보고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고 있나?

 

<비가 오면 새들은 코끼리 배 밑에서 비를 피해요.>

코끼리는 앞선 나뭇가지의 질감으로 그려져 있다. 그려져있다라기보다 사진으로 찍어 그것을 콜라쥬? 하듯이 붙인?거 같은 느낌이 든다. 그만큼 질감이 느껴진다. 코끼리가..정말 비를 맞고 있는 듯하게 그려져 있다.

그렇게 코끼리밑에서 비를 피하는 새? 암만 병아리같기도 한데..새들은 펜으로 마무리선을 따고 그 안에 노란색으로 칠했다.

두 마리의 초록파랑나비들과 같은 기법으로 그렸다.

 

<플랑밍고들은 자기들이 아름답고 특별하다는 걸 잘 알아요. 놀 때도 대칭을 이루고 놀지요>

양면이 플랑밍고 놀 듯이 대칭으로 그려져 있다. 여기는 펜선을 마무리하지 않고 한붓으로 그리듯이 가장자리선이 드러나지 않게 그려져있다. 플라밍고의 색이 붉은빛도 아니고 다홍빛?이 많이 섞여있는 갈망하는감정을 일으킨다고 해야하나? 곱다라고 말하기에는 생기가 넘치는 색이다. 내 맘에 이쁘게 들어온다. 근사하군.

 

< 얼룩말은 줄무늬 파자마를 입었어요.>

얼룩말이 두 마리다. 절반씩의 몸체가 앞모습과 꼬리가 있는 뒷모습이 나뉘어 두 마리다. 왜일까? 나비가 한 마리씩 얼룩말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왜 얼룩말은 절반으로 나뉘어 두 마리지? 얼룩말의 특징이 뭐지? 그러고 곰곰 생각해보면 얼룩말을 볼 때 몇 마리인지 셈해보면서 놀았던거 같다. 왜일까? 다른 우리에서는 세어보지 않는다. 아마도 얼룩말을 줄무늬가 착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몇 마리인지 헷갈리게 하는 . 그래서 몇 마리인지 자꾸 세어보고 싶은 놀이같다.

 

<사자는 세상에 무서운 게 없지요>

진짜..그렇게 생각했다. 사자는 가만히 털푸덕하니 앉아 있다.

움직여봐 움직여봐 하며 짓궂게 놀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가만히 앉아 우리를 마주보고 있을때가 많다. 그렇게 우리를 쳐다보면..

재네들은 좋겠다. 동물들의 왕이잖아. 무서운게 없을거야. 젤 세니까

그런 이미지의 사자가 턱 하니 앉아 우리는 저리 매력적인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씩 웃으며....이책 좋은데.

저 많은 갈기털..한번 쓰다듬어 보고 싶은 빗질을 해보고 싶은데 가까이 근접할수 없는 동물들의 왕 사자. 멋지다.

 

<다람쥐는 여름 내내 겨울에 먹을 도토리를 모아요>

다람쥐하면 이내 생각하는 도토리라는 먹잇감을 모으는 습성을 떠올린다. 다른 동물들에서 나타나지 않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도토리를 여기저기 숨기고 일년내내 그렇게 식량으로 도토리를 모으는 이미지. 어디다 숨겼는지도 모를만큼 .

 

<코뿔소는 언제든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요.>

파이터다. 커다란 체격하며 상대가 무엇이 되었든 뿔로 들이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고 그런 모습을 티비에서 많이 보았다. 나무도 들이받고..할만큼 눈은 나쁜거 같고 표정이 험상궂어 보여서 파이터라고 하는 이미지.

그에 비해 실제 코뿔소가 그려져있는데 눈빛이 영..파이터는 아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코뿔소는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동물로 보인다.

 

<뱀은 자기 몸을 묶었다 풀었다 해요.>

좋아 좋아. 그래그래 뱀의 몸뚱이의 길고 가늠으로 해서 저렇게 해보고 싶었다. 묶었다가 풀어보고 싶은 충동 ..그 매끄럽고 탐스럽기까지 하는 풍만함도 느껴지는 뱀의 몸에서 풍겨나는 육감적인 느낌이 고대로 묻어나는 커다란 뱀이 있다. 가늘가늘한 애들한테서는 느껴지지 않는. ..이 매력뽀인트를 어찌 잘 잡았을까.

 

<여우는 모피 장사꾼을 보면 얼른 숨어요>

모피목도리에 대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내 기억에 동물원에 여우는 참 작고 볼품없었다. 여우누이를 읽고 자랐던 어린시절이 있기에 여우는 영악하고 꾀가 많은 무시무시한 동물인데 그 체격이 작은데서 오는 실망감이라니..서운했다. ‘여우누이라는 이미지가 없는 서양인이 갖는 여우는 모피목도리인가보다.

 

< 새들은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어요.>

진짜 그렇다. 새들은 몸통이나 그런 것들로 비숫한 애들은 동물원에 가면 커다란 높은 우리에 한꺼번에 몽땅 두었다. 그래서 도대체 몇 마리가 있는지..몇 종이나 있는지 알수 없다. 또 어찌나 뭔가들의 소리로 가득차 있는지..셀수 없다. 그리고 끼리끼리 잘도 앉아 있다. 보면 자기들끼리 뭔가 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한. 그 이미지로 그려져 있다.

나무의 탈을 쓴 가짜 나무 이미지가 역력한 나무의 양 사이드 가지에 올라앉아 나란히 나란히 앉아 있는거..날아다니는 아이들은 거의 보기 드물다.

 

< 어떤 낙타는 혹이 두 개예요. , 우리가 올라탈 자리가 있네요.>

낙타를 볼 때 혹이 몇 개인지부터 센다. 쌍봉낙타인지 단봉낙타인지..그리고 거기에 올라타서 정말 어디론가 움직일수 있을것인지..머나먼 사막의 모래길을 저것을 올라타고 갈수 있을지가 궁금해지는..혼자 우뚝 서 있는 낙타의 모습이다. 눈길을 저기 멀리 사막의 열기를 그리워하나 싶은 먼곳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눈빛의 낙타가 서 있다.

그리고 발밑은 흙들이 보실보실 일어나있어서 낙타가 가만히만 서 있지는 앉는다고 느껴진다. 어디론가 가야할 채비가 끝났다는 말인가 싶다.

<물개는 묘기 부리는 걸 좋아해요>

묘기부리는 동물 = 물개. 좋아하지 않은 공식이지만 익숙한 공식이기도 하다. 색이 예쁜 공을 가지고 놀이하는 듯한 물개. 실제 그들의 성질에 한 부분일수도 있다. 뭔가를 가지고 이리저리 굴려보고 올려보는 습성이 있을수도 있다. 아무튼 수면에 올라온 듯한 머리만 보이는 물개의 놀이로도 보이고 수면밖에서도 놀이하는 모습을 표현한 듯 물그림자.

나비도 물개와 같이 묘기를 부리고 있다. 가만히 모자를 쓰고 나를 바라보는 물개의 모습이다.

 

<원숭이들은 손을 발처럼, 발을 손처럼 사용해요>

기다란 몸으로 꼬리며 손과 발을 자유로이 움직이며 유연하게 빠르게.

그 기억안에 원숭이들. 가늘가늘한 나뭇가지들 사이를 휘리릭 움직이기도 하는 원숭이들이 보인다. 손을 발처럼, 발을 손처럼

 

<호랑이는 커다란 줄무늬 고양이예요>

...대박이다. 호랑이가 고양이. 고양이움직이는게 호랑이를 같은 과야.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호랑이도 큰 줄무늬 고양이라고 하고 싶다. 그렇게 애네들은 고양이와 내가 관계맺음과 비슷하게 느긋하게 살고 싶은 욕구..?

천천히 몸을 살짝 낮춰 걷고 있는 고양이와 같은 호랑이.

굵은 테두리 선으로 호랑이를 그려놓음으로서 무섭다기 보다 뭔가 애매한 크기의 호랑이다. 고양이보다는 크고 위협적이고 호랑이보다는 작고 부드럽다. 그러니 나비들이 호랑이 꼬리쯤에 놀고 있다.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나비놀잇감처럼..

 

<표범은 커다란 얼룩 고양이고요.>

저 붉은 눈동자..콧등의 분홍색과 쭈삣하니 서 있는 수염에서 점점이.땡땡무늬옷을 입은 표범. ..검정 표범을 좋아하는데..까만 몸을 배고 누워보고 싶다는. 그런면에서 땡땡무늬 표범도 얼룩고양이와 같이 다가온다.

테두리선을 그리고 눈동자는 대신 매력이 있으나 약간 묘한 분위기의 색으로 그려넣었다.

 

<하마는 늘 수영장이 비좁다고 투덜거려요>

콧등만 불뚝이 나와서 그 커다란 몸체는 저기 물 아래 어디엔가 있을거야.하면서 막상 그 몸이 물 밖으로 나오면 참 어이없이 크면서도 둥둥하면서 짧은 녀석들. 무진 숏다리로 보이는 녀석들. 그에 비해 콧구멍은 어찌나 큰지..물빛도 난 절대 들어가고 싶지 않은 뭔가로 잔뜻 밀도나 물기가 다른 물에 비해 섞여있는 분비물이 많아 보이는 늡늡해보이는 물이다. 물빛이라는 단어도 어울리지 않는 하마만이 들어가 편안해 보이는 물이다.

저 멀리 보이는 네모난 것들은 하마 이빨~~^^

 

< 공작은 뽐내며 거닐어요. 공작은 원래 그런 거예요.>

.. .. .. .

깔끔하다. 공작은 난 우아하고 아름다우니 나에게 복종하라. 내 아름다움은 모두에게 알려 숭배하라. ’ 라고 하는 포스를 수시로 보여준다.

수시로 자신의 날개를 펼쳐들고 우~~하게 걸어 나온다.

난 원래 이래..라는 원조들이 여기있다.

 

< 캥거루는 자기 뒷다리가 너무 길다는 걸 몰라요.>

그렇군. 캥거루는 뒷다리가 길구나. 그래 무진장하니 길게 그려져 있다. 그리고 꼬리또한 무진장하니 길다. 캥거루는 .. 뱃속의 아기주머니만 기억에 있나? 그러면서 꼬리힘이 장난이 아니라는 지식이 들어있어서.

가만히 쳐다보다가 저 꼬리로 휙~~ 칠수도 있겠다는.

잘못하다가는 저 꼬리로 한 대 볼수~!도 있을거 같다는.

 

<북극곰은 영리해요. 만약 곰들이 야구 경기를 한다면 북극곰이 심판을 볼거예요>

그런가? 북극곰이 영리한가. 접해본 기억이나 본 매체들이 없어서리.

그 이미지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으나 이렇게 사람처럼 서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 북극곰이라면 그럴수도 있겠다. 노란..금빛으로 서 있는 곰이 생소하면서 실제 이런 색일수도 있나 의심스럽기도 한..

그런데 앞서 모습들의 그네들이 갖고 있는 특징을 중심으로 이미지를 표현해놓고 있으니 노란빛의 곰이 실재하다고 짐작되어지는데..

 

<호저는 풀숲에 들어가면 찾기 힘들어요>

찾기 힘드니 호저가 풀숲에 들어가면 조심해야 해요. 풀숲이라도 아무곳에나 걸어다니고 앉았다가 호저를 만나면 아찔해요. 그러니 호저하고 풀숲에서는 숨밖꼭질같은거 하면 안되요. 크크크..

 

<거북은 산만큼 나이가 많아요>

산만큼 나이가 많은 거 거북. 그러며는 거북이 산처럼 나이가 많고 많고 많아지면 산이 될수도 있을까라는 헛생각 잠시 지나간다.

그렇게 거북은 오래 살고 천천히 살아가는 거처럼 보인다. 끊임없이 먹으면서 ..우리가 다가가도 자신의 할 일을 멈추는지 잘 모를만큼 꾸준하게 산다. 세상의 우리 사는 속도와는 다른 시간대로 거북이는 산다.

저 앞산이 내가 보이는 산이 거북이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그 거북산 시간의 속도가 나와는 참 달라서 서로가 모른다.

 

나가는 곳. 이라는 팻말에 나비의 친척? 들로 보이는 애벌레며 베짱이며 다른 나비들이 여러마리 모여있다. 동물원에 놀러온 나비두마리를 배웅한다고 생각하는 건 무리이겠고..그냥 거기에 있는거다. 개네들이 무리지어 살만한 공간이 저기 인가보다.

 

 

앵무새를 보면서 깜짝 놀라게 다가오는 점은 그들은 정말 화려한 색.

정말 실제 눈으로 보지 않으면 물들였거나 색을 입혔다고 할만큼 화려한 앵무새들이 많다.

코끼리..그 거대함에 놀란다. ..정말 거대하다. 그 배밑에서 뭔가 다른 무엇들이 비를 피해도 좋을 만큼 거대하다.

홍학. 늘씬 늘씬 쫘악 쫘악 뻗어갈만큼 길게 뻗어있는데 가만히 서 있다.

우아하게. 그들이 가진 색감도 비현실적이고 몸체도 비현실적이지만 그런 존재들이 우아하게 가만히 서 있어서..조용 보고 있으면 현실이기보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얼룩말의 줄무늬가 뭔가 착가에 빠지게 하는 놀이를 할수 있다. 그들은 잘 움직이고 뛰는 모습들을 관찰된다. 그런 움직임이 가만히 있는 홍학과 다른 비현실성이 있다.

다시 보게되었다. 부르노 무나리. 동물원. 그 동물들의 이미지를 잡아서 정말 군더더기 없는 한두문장으로 표현했다. 동물들 또한 다른 질감이나 테두리선으로 우리가 느끼는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식의 동물들 한 마리 한마리 그림책의 재미가 이런거였구나.

그림책의 재미중에 한꺼풀의 안개가 걷힌 듯한 재미를 알았다.

단순하게 별다른 배경이나 설명없이 동물원을 나타내고 있다.

좋다. 완전 행복하다. 즐겁다

 

 

맘대로 동물을 보다, 놀다

 

브루노 무나리. 2017.4.4. 정기화

 

동물원에 들어가 표지판 앞에 서서 어디서부터 돌아야 할까?

내가 좋아하는 동물부터? 아니면 동선을 가장 짧게 잡아 전체 동물을 휘리릭 둘러보는거? 아니면 지금 가장 활동적으로 움직일만한 동물부터? 것도 아니면 사람들이 가장 붐비지 않는 동물부터?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다양한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동물원이라는 제목으로 그림책을 만들었다.

제목으로 미루어 하게 동물들이 한 마리씩 있고 이름이 있고 글이 있다.

뻔할까? 앵무새는 알록달록하다. 코끼리는 커다란 담처럼 비를 맞아도 무감각한 듯 거대하게 그려져 있다. 매력적인 눈빛을 갖고 있는 사자는 우리를 마주보며 그냥 앉아 있다.

얼룩말은 반쪽으로 나눠 그렸다 왜지?

호랑이와 표범은 장난치듯이 그렸다. 이상하다.

한명의 작가가 그렸는데 그리는 방법이 다르다. 마무리선 없이 그린 앵무새나 사자, 사진을 갖다 붙인 듯한 코끼리, 두꺼운 마무리선으로 그려넣은 호랑이와 표범. 물감의 결이 다른 듯한 뱀과 북극곰.

그러면 짤막하게 붙여 놓은 글은 어떤가?

<앵무새는 무지개가 뜬 날에 태어났어요.> 앵무새? 색이 화려해

<사자는 세상에 무서운 게 없지요.> 사자는? 동물의 왕이지

<다람쥐는 여름 내내 겨울에 먹을 도토리를 모아요.> 다람쥐는? 도토리.

동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동물의 먹이나 크기, 사는 지역, 등등 어떤 일관성으로 분류한 글이 아니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그리고 썼다.

얼룩말의 우리에 갔을 때 습관적으로 몇 마리가 있는지 세어보곤 했다. 줄무늬가 있어서 재미도 있지만 그 줄무늬로 인해서 몇 마리가 있는지 헷갈려서 처음부터 제대로 세어지지가 않는다. 한 마리를 반으로 나눠 그림으로서 헷갈림을 표현한 게 아닐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 <뱀은 자기 몸을 묶었다 풀었다 해요.>

항상 궁금했다. 뱀을 한번 묶어 보면 어떻게 될까? 가느다란 실뱀은 그냥 풀어질 거 같다. 하지만 두꺼운 뱀은? 과연 묶어질까? 묶으면 숨이 막혀할까? 뼈가 없으니 유연해서 묶어도 부러지지 않을거야. 하는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정말 뱀이 묶어지는지 모른다.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았다.

생각하는 이미지를 기준으로 동물을 표현하고 있다.

단순한 동물원 그림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단순함 안에 작가의 기준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내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감정적인 섬세함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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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상자 베틀북 그림책 86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 베틀북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빨간 우체통이 사라지는 시간대에 산다

 

시간상자. 데이비드 위즈너.

2017.3.3. 정기화

 

모래사장같은 이면지를 지나고 지나서

해변가에 삽을 들고 있는 어떤 소년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새가 세 마리. 멀리 배경으로 사람들이 있다. 한적하지만 여유가 묻어나는 외롭지 않은 바닷가 풍경이다.

시간상자의 제목. 어디선가 본 듯한 물건들이 늘어져 있다. 쓸모를 알지 못하지만멋져보이거나, 손때가 묻었거나, 세월이 지나간 흔적들이 있거는 자잘한 물건들.

그 사이로 멀리 동그란 동전이 있다. 저거 우리나라 대전통보 그런 엽전들인가?

다들 사연들을 담고 돌고 돌아 여기에 모아놓은 물건들. 그렇다면 작가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어느 구석에 있는 물건들을 그려놓은건가?

 

..이건 뭐야? 하고 보니 뭔 생명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눈동자가 뒤에 있다.

서로 이 생명체를 보고 있는 모양새다. 그림책에 눈동자와 내가.

그럼 이 생명체는 나를 보고 화들짝 놀란거야? 발이 몇 개야?

그렇게 잠시 놀란 장면을 지나가면 어떤 소년이 돋보기를 들고 아까 그 벌레를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들여다보고 있다. 그리고 모래에서 놀기에 적당한 삽들과 양동이들이 있다. 친숙한 자세로 엎드려 있어서인지 눈높이가 나와 같아 편안하다

 

해변가에 파도가 밀려오는 장면을 배경으로 여러컷의 긴 그림들이 폭이 다르게 그려져 있다.

멀지만 걸어오는 모습, 조금 두껍게 엎드려 땅파는 역동적인 컷..그리고 길지만 아주 가깝게 들여다보는 옆얼굴. 그리고 파도에 덮쳐지는 두컷의 그림. 해변가에 가깝게 다가가는 듯하다.

으으....미역줄거리같은 것들이라니..실타.

그 사이로 낯선 물건하나. 수중카메라?? 신기한데.

아이는 필름을 현상한다.

여러컷으로 아이의 조급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서두르면서 뛰어가고..현상되기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그리고 들여다본다.

들여다보는 장면은 전체에 프레임없이 깔려있다. 이 모든 것이 사진을 보기위한 작은 과정이라는 듯이..이런 형식으로 반복되고 있다. 프레임이 없이 배경을 깔고 그 안에 작은 컷으로 프레임으로 그려넣은 그림들.

..로봇물고기다. 짙은 파란색의 바다로 보이는 곳에 붉은 빛의 물고기들이 떼지어 가고 있다. 그 가운데 로봇물고기가 나란히 물고기처럼 나아가고 있다.

도대체 저건 뭐지?

그리고 다른 사진. 바다의 대왕오징어들이 새끼오징어를 앞에 두고 소파에 앉아 책을 읽어주고 있다. 저 밝은 빛의 물고기는 아귀? 크크크..

검정 프레임을 두른 그림들은 모두 현상된 사진인가보다.

세 번째 검정프레임안에는 가시복 기구를 탄 물고기들? 납치되는 건가? 왠지 기구를 탄 물고기들 표정이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비명을 지르나? 놀란 기운이다.

장면을 넘어갈수록 점점 더 상상이 넘어서는 사진들이 나온다.

카메라가 떨어지는 외계인들의 수중도시 사진을 지나가면서 다른 장면에도 사진기가 있는지 찾아보지만 별로 없다

그리고 사진을 한 장 들고 있는 어느 동양인소녀. 그리고 소년 소녀들..

다들 사진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배율을 높여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시대를 거슬러 흑백의 사진들이 남겨져있다

아이는 자신도 사진을 들고 찍고는 다시 그 카메라를 바다로 던진다.

현상했던 사진들은 바다로 흘러가고..아이는 그 카메라가 던져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 카메라는 바다 멀리멀리 다양한 생명체들을 지나 건네지고 건네져서

어느 바닷가에 아이에게로 다가간다.

그리고 모래사장의 면지가 남겨져있다.

 

시간상자. 원제는 뭘까?

찾아보니 해변에 밀려온 표류물. ..제목을 시간상자로 하니 더 포장이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단순히 영어의 원뜻도 저 의미만 있는 단어일지 의문이 든다.

카메라의 기능을 생각해보았다.

기록하고 추억할 수 있는 지금 현재를 고스란히 종이에 옮기는 물건.

아주 오래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고.

여기가 아닌 먼 나라의 사람이나 생활도 알 수 있는.

연결지을 수도 있고 전달할 수도 있고 그러면서 시간을 저장할 수도 있다는 생각.

하지만 아이가 현상한 다른 사진들을 바다로 흘러가도록 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진들도 신기할텐데..간직하고 싶지 않았을까?

다른 아이들과 같은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는거 같다.

시간은 소유할 수 없이 흘러가는 거라는 의미일까?

그렇지만 사진을 찍음으로서 소통할 수 있는 어떤 의미를 남겨놓기?

난 무엇을 생각하면서 이 책을 즐겼는지 곰곰 자면서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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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화요일 비룡소의 그림동화 84
데이비드 위스너 글.그림 / 비룡소 / 200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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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화요일

데이비드 위즈너. 비룡소.

2017.3.2. 정기화

 

아주 오래전에 읽었고 데이비드 위즈너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했다.

뼈대는 간단하다.

연잎에서 자고 있던 개구리들이 연잎을 타고 날아가는 하룻밤이야기다.

잠잠하던 동네를 습격하는 개구리들의 비행.

글이 거의 없이 전개하는 방법이 어울려 보인다.

 

처음 시작 세로로 긴 세 컷의 그림이 있다.

곤히 자고 있는 개구리 -> 가운데 개구리 눈이 붕 떠지면서 연잎과 함께 몸이 붕 떴다.-> 다른 개구리들이 놀라는 가운데 같이 부웅 뜨려고 한다.

이 세컷의 그림이 앞으로 전개될 그림책에 대한 기대감을 확실히 높여준다.

그림또한 개구리의 축축하고 안개가 낀 숲속 연못같은 눅눅함도 잘 표현되어 있다.

갈대와 부들의 흐릿한 그림자 배경이 그럴싸하다.

 

화요일 저녁, 8시쯤.

이번엔 가로로 긴 세컷의 그림이다.

노을빛으로 물들어가다가 달이 떠오르는데 연못의 죽은 나무껍질에 올라앉은 자라가 점점 크게 다가오고 있다. 다가오는 자라의 두리번 거리는 시선의 방향과 눈빛에서 무언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이런 ..에그머니나. 의 시늉이 보이는 등껍질로 화들짝 말려 들어갈 틈도 없이 버둥거리는 듯한 자라의 팔다리가 ..기세등등하게 연잎을 타고 날아가는 개구리들 밑으로 깔려있다. 위풍당당하다고 해야하나. 까맣게 반들거리고 축축한 눈빛의 개구리들이다. 어디를 가는지.

그렇고 넘어가면 개구리들이 곡예비행을 하며 신이 났다. 전신주에 앉아 수많은 새떼들이 놀라 달아나게 할만큼 하늘을 개구리들이 뒤덮었다.

이 장면을 실제로 본다면....목아지가 쪼여드는거 같다.

 

그럼 날아가서 어디 마을을 둘러나볼까? 개구리반장? 통장처럼 느껴지는 통장개구리를 위시하여 마을에 하늘로 날아간다.

이때 시작 밤 1121. 연못에서 여기까지 3시간 반즘 걸렸다. 꽤 거리가 있다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 어떤 사람(-작가라 추정했다.) 유리창너머로 개구리가 손을 흔들며 지나간다. ..예절바른 개구리다.

빨랫줄에 걸려 연잎에서 떨어진 개구리도 있고 빨래를 뒤집어쓰고 날아가는 개구리도 있다. 유령놀이라도 하려나?

웬걸 빨래감이 어느새 망토로 변신해서 바람을 펄럭이며 날아온다. 멋진데..

열린 문으로 굴뚝으로 들어와 밤늦게 티비를 보기도 하고..그렇게 개구리들의 공간에서 틈사이로 상황을 살피는 고양이가 눈에 띤다

영리한 고양이.

 

새벽 438.

...이제야 눈에 보이는 새벽시간이다. 12시까지 너무 짧은 비행이라고 생각했을까? 하룻밤을 온전히 날았구나. 시간이 눈에 들어오지 않은건?

개가 개구리를 몰고 뛰어가는 장면이 리얼해서였나?

역전되어서 개구리에게 쫒겨 혀를 내밀고 공포에 질려 도망가는 개의 모양새가 웃겨서인가?

생각보다 개구리들의 표정이 경직된 듯 느껴진다. 가끔 활짝 웃는 개구리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표정들이 다양하지 않다. 개의 몇 개의 컷으로도 잘 그려지는데 비해..개구리의 표정을 실제 우리가 관찰하기 어려워서 인것도 같다.

개구리가 속한 파충류부류가 세세히 표정을 표현하기 어려움도 있을 듯 하고..

 

동이 트는 듯한 빛이 살풋이 들어오자 갑자기 연잎들이 출렁이며 개구리들을 떨어뜨린다. 펄쩍 펄쩍 뛰어 자신들이 살던 연못으로 돌아와..불만에 가득찬 개구리라니 표정들이 볼만하다.

그나저나 마을은 의문투성이다. 수많은 연잎들. 샌드위치먹던 남자의 증언등으로..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8시즘.

그림자에 설마..돼지꼬리? 뭐를 타고?

..돼지들은 아무것도 타지 않았다. 아니 자기들 꼬리를 타고 있는건가?

날아오름에도 잠자는 돼지도 있다. 분홍빛의 토실토실한 돼지들..

 

시간만 한줄씩 쓰여져있고 글이 생략된 그림책.

굳이 글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그렇다 해도 글이 들어간다면 어떤 방향이어야 할까?

그림을 보충할 필요의 글? 아니면 어떤 해석의 글? 그냥 이대로가 좋은 그림책?

의문의 하룻밤에 대한 해석이나 설명을 읽는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보는 재미가 있는 그림책이다. 각자의 해석을 들으면서 뜯어먹는 재미가 있는.

그러기에 충분한.

 

그런데 작가는 왜 이런 상상을 했을까? 어디에서 시작한걸까?

연잎이 넙대대하고 질겨서 비행접시하기에 좋다고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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