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박영숙 지음 / 알마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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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랫만이다.

전에 읽고 참 좋았다라고 생각했었다. 무엇이 좋았는지는 전혀 감도 오지 않는데도 주위 사람들한테 자주 권했던 책이다.

두번째 읽으면서..
난 두번 읽은 책이 거의 없다. 할수없이 읽을 일이 있어서..읽었다.
그리고 그 할수 없이 읽어야 했던 일이 반갑다.

이런 내용이었나?
제목과는 별로 무관한 내용들이었던 감이 있긴 했지만..
제목에 낚인다라는 말이 딱 맞다.
얼핏 보면 내 아이가 책을 잘 읽을수 있는 미끼들이 깔려있는 책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 책으로 인해 아이가 얼마나 똑똑이가 되어가는지의 과정을 보여줄지 모른다는 그런 기대감.
깬다. 기대감을 깨고 내 아이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모습들을 내 가슴 한 구석에 얹어주고 있다.
그리고 묵직한 목소리로 한번 불러보고 싶다.

 " 아짐마..도대체 어디서 떨어진 사람이오? " 

화성과 금성에 복성이 있다면 그 안에 있는 복은 다 받을 사람같다.
너무 욕심인가? 그럼 절반이라두..^^

도서관에서 시작해서 공부방까지의 활약이 숨넘어가게 걸어다닌다.
무섭다는 건 내가 그것을 모르는 것이라는 말이다.
상황 무지 열악한 공부방에서 아이가 " 아이 짜증나네" 했었다.
두번째 수업시간에. 그날 잠도 안왔다. 어떻게 그럴수가..
지금은? " 짜증나냐. 너가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짜증난다. 어쩌까"
라고 대꾸한다. 그 사이 나 많이 컸다
그러나 그 사이 아이들 더 많이 컸다.

늘상 고만고만하게 보지 말고 새롭고 보라고 한다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 보듬어주자고 한다.
교육은 뒤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도서관은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한다.

겁이 나지만 용감하게 한발자국씩 나아가는 이들이다.
진짜 어떻게 이렇게까지 용감할수 있을까?
그 많은 에너지는 어디서 나올까?
태어날때부터 에너자이저심장과 근육과 실핏줄들을 달고 나온걸까
대단하다라는 말밖에 떠오르지를 않는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던 눈물과 에너지를 얻어간다.
대단한 대한민국의 아짐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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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선지 위의 시간
홍지윤 지음 / 정글프레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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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을 잘 들여다봐야 했다.
작년에 쓰던  수첩에 꽃들의 화려함 선물포장지같은 따뜻함이 아니라 화선지의 단어를 골랐다는 것을 잘 보아야 했다.
수묵그림과 시라는 작은 소제목을 보아야 했을까
수묵그림을 싫어한다기 보다는 그녀의 이미지를 내 머릿속에 그려왔던 것과 너무 다른 책이다.
중고로 샀음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건지
무척 기다렸는데 두 세 페이지 읽고 나서 휘리릭 뒤에서부터 휘리릭 넘겼다. 5분 정도 지난후에 책을 완전히 덮고 .. 싫어라.

혹시 그녀의 나이가 몇일까 하면서 뒤적거렸다. 이십대이거나 삼십대초반이면 절반은 접어주려고 . 그랬는데 나와 같은 나이대. 92년에 졸업했다하니 나와 같다. 그럼 그녀는 어디에서 살다 뚝 떨어졌나? 어떻게 이십대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을까. 
이십대의 감정폭탄같은 오버된 감수성으로 글을 쓰고 있다. 신선하다기 보다는 약간 식상한 표현들이 주를 이룬다.

-비와 작은 새 나 마른 꽃..

단어와 단어 사이에 느낌들
행간에 얽혀 있는 예민하고 섬세하다 추측되는 일상들
자잘한 일들을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슬퍼하고 좌절하고 그런 그녀의 감정선들이 느껴진다. 그래서 싫다.  나와 같은 나이대이지만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기에 바이올린 선처런 팽팽할거 같은 신경선이 '가정'이라는 복잡하고 구질구질하고 끈질긴 생활을 꾸릴거 같지도 않다
물론 그녀가 포장을 아주 능숙하게 해 나가는 일과 가정을 별개로 보는 프로라면 또 모르긴 하다만.

한 밤에 멍하니 유리창을 통해 내려다보이는 세상의 불빛으로도 무언가 생각을 끄집어 내는 인간일거 같다. 아무 이유 없이도 그냥 잠 안자고. 보편적인 일상사에는 게으른 인간일것 같다.
뭐 아니면 말고의 정신이니까 그렇게 추측된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궁상 떨어지는 내 과거의 시간을 보여주는 책이 지금은 안 끌린다. 십몇년전 일기. 딱 그거.
그녀가 쓰고 싶었던 편지와 일기같다는 책으로는 완벽하다.

-지나간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나의 수묵그림과 시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꿈과 희망들을
기억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에는  진실한 책이다.
단지 그녀가 지금 걸어가는 진실함을 내가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
가벼운 일상과 생동감을 내가 원한다는 것.
진지한 시간 말고 지식을 주거나 봄바람 같은 발랄함을 원한다는 것이다.
제임스딘의 절절한 눈빛이 아니라 어떤 시간대이든 무엇을 하든 "괜찮아" 하고 미소짓는 정우성의 세련됨으로 위장할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그림과 글이 주는 느낌이 따로 따로 논다. 그림을 전공한 이가 자신이 잘하는 분야와  글로 통합시키려는 작업이 욕심으로 느껴지는 책이다. 
그림은 마음에 드는데..설명해주는 듯한 덧붙임 글이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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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행복하게 하는 친밀함 - 좋은 관계를 만드는 비밀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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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가 내담자. (도움이 필요한 사람) 을 만날때 일어날수 있는 기본을 기록한 책이다. 

시간제한을 하는 이유. 치료비에 대한 내담자와 합의 하는 것. 언제까지 상담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 어떤 자세로 만나는지. 상담자가 내담자의 시야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유 등등 자잘하다 생각하는 문제들에 하나하나 기록을 했다.

그리고 그런 약속들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에 대해서도 기록했다. 약속이라는 무게때문에 아니라 바로 그런 부분에서 내담자의 문제가 잘 드러나기 쉽기 때문이라는 것.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하는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들에서도 많은 것들이 읽히는 것을 기록했다. 먼 길을 왔다 해도 늦어서 5분 밖에 상담시간이 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 상담은 5분으로 끝을 낸다는 것. 그랬을때 내담자가 왜 늦었는지 밑에 깔린 감정을 읽어보려 하고 짧게 끝냈을때에 반응을 기록하고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것.

정신분석에 관련된 책을 몇권 읽어보았다. 가벼운것만. 생각보다 그들은 말을 어렵게 쓰지 않는다. 어렵지는 않으나 꼭 이렇게까지 파고 들어가야 해? 이것이 저것같고 저것이 이것같은데.. 프로이트라는 사람을 빼면 남는게 없다는 생각. 

밑줄 긋고 싶은 부분

-지식의 습득만으로는 정신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만약 지식의 습득만으로 정신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분석은 아주 쉬워진다. 오래 걸릴 것도 없이 "당신의 문제는 이것입니다" 라고 강의해 주면 끝나게 된다.....변화를 위해서는 당시 동반되는 감정의 경험과 비의식의 생생한 체험이 필요하다. 그것도 반복적으로 체험해야 변화가 일어난다.

책을 읽으면서 뭔가 나를 이해하고 싶고 그 이해심으로 내 자신이 성장하고 싶다. 그렇게 업그레이드된 나의 능력이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고 싶다. 그런 목적이 있지만 다시 상황들은 반복되기만 한다.  밑줄 그으면서 '맞어 맞어  바로 그거야. 그렇게 행동해야지.'하고 몇번 다짐한다.  실제 나의 행동이 변화를 일으키기에 나는 많은 것을 '지식화' 단계로만 받아들이고 있다.

머리와 마음의 거리가 가장 멀다 하고 그 마음에서 손으로 행동하는 것은 더 멀다 한다. 그러니 머리만 아는 지식화라는 것이 손으로 가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싶다.

거기에 나는 무척 게으르다. 움직이는 것이 싫다. 눈동자 움직이는 운동만도 하기 싫어 멍때리는 자세로 티브이 앞에 앉아 있는 것이 좋다. 

나 혼자 움직이는 에너지도 지금은 고갈된 느낌이다. 그냥 만사가 귀찮다는 느낌이 슬럼프이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극복할수 있는 슬럼프. 버티는 힘으로 슬럼프에서 벗어나야 할 것인지 바닥을 치면 다시 일어나겠지 하는 생각으로 하고 싶은대로 집에 박혀 멍하게 시간 죽이며 벗어날것인지..

이것도 저것도 머리만 복잡하게 하루종일 복닥거린다.
그냥 살자.뱃살 어루만지면서 그냥 살자. 싶다가 겹쳐지는 살이 짜증나게 한다. 나만이 아닌 아들넘 둘이 남편이 주변에 겹쳐있는 인간관계들이 나를 남겨두지 않아 귀찮다.
진짜 다 귀찮다. 
말은 이리 하면서도 일을 만들고 있는 나는 또 뭔가 싶다.
귀찮아 하고 복잡하고 게으르고 바쁘고 잊어버리고 곱씹고 운동하고 싶고 한밤중에 통닭 먹고.. 
다리미로 말끔하게 정리하면서 살고 싶다.

머리 아프네.
몸은 살찌고.

몸 살찌는 가운데에서도 이 책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연구만 하는 사람이 아닌 실제 상담도 하면서 자신의 정신분석을 40세가 넘어 2년이 넘게 스스로 들여다보기도 했다는 내공이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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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
김창완 지음 / 황소자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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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

부러 따로 쓴다. 산문집이라고.
내가 산문집을 싫어한다고 확실히 알았다고 쓰려했다.
뭔가 찜찜해서 보니  점선아짐것도 맘에 들고 목수정아짐것도 마음에 든것을 기억했다. 그럼 창완아저씨의 글이 마음에 별로 안들어서인가?

내가 참 오래동안 좋아하는 가수이면서 연기자인 사람. 보기에 무척 마음좋은 아저씨같지만 까칠한 성격이라는거. 자전거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거. 은근히 부티나는 삶이라는 거( 내 보기엔 ) 그러고 자식이 외국에 있는지 한국에 돌아왔는지 . 암튼 바다건넌적이 있다는 거. 그러니까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만드는 사람이라는 인상과는 상당히 다른 사람이라는 걸 조금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글이 심심했다.

 은근 가수 김c가 마음에 들었다. 아침 라디오 방송할때 '비'에게 여러 정황 물어보다가 콕 찍어서 " 그럼 노래연습은 언제 합니까" 했다. 그때만해도 비는 인지도 상당히 오르는 중이고 김c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아침 나절 설겆이 하면서 와우~ 했던 기억이 난다. 도대체 누구길래 저렇게 간 크게 질문을 할까? 가수이기에 춤이나 안무보다는 노래에 신경써야 하지 않느냐는 느낌이 확 묻어있는 질문이었다. 그때의 김c는 지금보다 훨씬 까칠한 아저씨였었다. 지금이야 여기저기 달인의 모습으로 별 재간없이 자리 채우는 모습도 보이지만 그래도 난 그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그가 쓴 책도 읽었다. 그 까칠한 모습뒤에 무어가 있을까?  딱 하나 기억에 남는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한자로 표기할때 우리나라는 '아름다울 미' 를 쓰지만 일본은 '쌀미'를 쓴다고 했던 말. 굉장히 충격이었다. 시각에 차이가 와닿게 말하는 짧은 서너줄의 글이었다. 그 부분만으로 난 이 책을 산 값어치를 얻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랬는데 창완아저씨의 노래하는 스타일이나 사는 스타일을 보며 난 무언가 많이 기대를 했었나 보다. 무언가 그 만의 특별한 소스를 그래서 내가 그것에 전염되기를 기대했다.
가수나 연예인이 쓴 글을 읽는 이유는 그것일것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카리스마나 자유로움을 잠깐이나마 들여다 보기를. 그래서 나도 조금은 전염되기를.  

창완아저씨의 자유로움은 그 만의 만들어낼수 있는 것인데 내가 너무 쉽게 가려고 했다. 그렇게 쉽게 가려고 했던 나도 아쉽고 생각보다 지루한 글을 쓰고 있는 창완아저씨도 아쉽다.

아니면 지루하다고 느끼고 있는 내 독서습관이 문제일까. 좀더 강한 자극과 일탈과 엉뚱함을 기대하면서 책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편식의 극을 달린다. 소설로 가볼까. 그럼 추가 조금 잡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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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 소노 아야코의 경우록(敬友錄)
소노 아야코 지음, 오경순 옮김 / 리수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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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제목 - 스트레스 안 받고 내 주위 사람들과 관계 유지하는 비결. 이라는 나뭇잎들이 표지그림 달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밝은 하늘아래 나뭇잎들을 아래서 올려다보는 사진이다.
소노 아야코의 경우록(. . .) 한자로 경우록이라는 말을 풀면? 모른다. 찾아보기 귀찮다. 아마 자기 삶의 지혜를 모은 글 그런뜻일거다
살면서 보탬이 될만한 글. 많다. 아..나를 이렇게 위로해주는 구나 그늘진 곳에 웅크리고 있는 내 맘 한구석이 글 안에 있다. 능구렁이같다는 나의 이런 어둑어둑한면들이 나만 있는게 아니구나. 

 - 자기 안에 있는 추한 열정을 다른 사람이 대신해주면 마음놓고 그 사람을 경멸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우리들은 매우 기뻐한다.

-'적당한 악'과 공생하며 살아간다는 인식은 내게 대단히 중대한 의미를 부여한다. 만약 내 의식에 '적당한 악'에 대한 자각이 없다면 나는 바로 인간성을 잃는다. 자신이 대단한 인도주이자라 생각한다면 그 순간부터 누구든지 악취를 뿜어내게 된다.

-나는 평생 적당하게 나쁜 일을 해왔기에, 적당하게 좋은 일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 외에는 달리 살아갈 뾰족한 방법이 없으므로.

-나는 타인으로부터 강요받지 않는 한, 사회와 타인을 위해 손해를 보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그러나 그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나의 교활함음 내가 결코 희생하려 들지 않음에 있다.

-" 나는 네 존재만으로도 불쾌해." 라고 어느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한 이 말만큼 솔직한 말은 없다. ( 난 앞으로 20년 후에나 생길 며느리가 벌써부터 약 오른다. 그래서 백프로 동감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정확히 인과응보가 있다면 그것은 자동판매기와 같다. 좋은 일을 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그것은 상행위와도 같다. 그것을 노리며 좋은 일을 하는 그런 사람으로 넘쳐나고 만다. 우리가 착한 일을 하는 이유는 대가가 없더라도 한다는 그런 순수성 때문이리라.

-자신의 책임도 아닌 일에 일본인은 잘도 사과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구슬려놓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상대방에 대한 무례한 태도이며, 나쁘게 평가받아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계산에서 나온 행위이다. 자신의 책임이 아닌 일에 구태여 사과할 필요는 없다. (아..깔끔하게 정리할수 있는 언변이라니. 괜히 미안해서. 나쁜상황에서도 나만은 착하고 인정있고 이해심있는 사람으로 보이려고 나도 사과하는 일 많았는데..바로 이거네. 계산된 행위..--+)

밑줄 그어지는 대목 많고 공감되는 부분 많다.
대체적으로 적당히 나쁜일 하면서 상대에게 바라지 말고 자기 자신 앞가림 하면서 살아보자다. 그러니까 감옥에서 출소되어 나오는 이영애가 목사에게 하는 말  -- 너나 잘 하세요- 다. 

착한척 양심있는 척 하며 숨기고 싶었던 교활함이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 교활하니까 햇볕에 말려보자고 한다. 우리 모두 이만큼씩 교활한 주머니들 있으니까 오랫만에 먼지 털어내고 뽀독뽀독 말리면서 살아보자 한다.

오랫만에 필~ 이 오면서 책이 도착하기를 무지 기다렸었다. 책소개글을 읽으면서. 그 기대감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꽤 오랫동안 이 분위기에 쓸려 다닐거 같다. 

삭막한 느낌의 모래바람도 느껴지기도 한다. 옷자락 사이에 발걸음 사이에 실려 들어오는 바람이 시원하여  아..하고 바람맛을 보고 싶었다. 이를 지나 혀를 지나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 저 안으로 깊숙이 시원함을 가져다 줄줄 알았는데 입을 벌려보니 그 안으로  모래가 사그락 사그락 씹히는 삭막함. 

난 한자리에 오래 앉아 뭉개지면서 이렇게 저렇게 살아가고 싶다.  찹살한웅큼 팥한줄 쑥한줌 하며 끈적끈적하게 젓가락으로는 어떻게 안되는 내 손가락을 사용해서 뜯어내야 하는 그런 쫀득거리는 맛으로 살고 싶다. 밥과 겨자와 회가 분리되어 떨어져 나올수 있는 초밥같은 삶은 가끔만 하고 싶다. 찹살떡처럼 미우나고우나 얽혀 살아가는 시간이 더 많기를 바란다 

'너나 잘하세요'. 라는 건 조금 서운하다. 당장에 뒤통수 치듯이 확 뚫어주는  개운함은 좋으나 내 사는 길의 목적지와 살짝 다르다. 그렇지만 그녀의 말이 나를 싸고 있는 어느 한 틀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참 고맙다. 그리고 그녀를 알게 되서 다행이다. 

이 책도 내 손 가까운곳에 나두고 가끔씩 두고 두고 꺼내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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