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 미 위드 유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지음, 이은숙 옮김 / 세종서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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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아들을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잃어버리고 방황하던 남자가 어린 두 소년과 함께한 한 여행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서로의 인생이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은 마음에 울림을 전할 뿐 아니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늘 곁에 있을 거라 믿었던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는 남은 사람에게 너무 큰 상흔을 남기는데 그 대상이 자식일 경우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진다.
이 책의 주인공인 오거스트가 그런 불운한 케이스이다.
사랑하던 아들이 아내가 운전하던 차에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한 사고는 오거스트에게서 단순히 아들만 빼앗아 간 게 아니었다. 그때까지 평온했던 그의 인생이 무너지고 가정이 붕괴되어 버리고도 슬픔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생활을 연명하며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그의 유일한 낙은 여름휴가 때 아들과 함께 하려던 계획을 혼자서라도 지키는 것이었는데 휴가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의 운송수단인 캠핑 카가 고장 난 것인데 이 차를 고치는 남자의 부탁으로 그의 두 아들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되면서 처음의 어쩔 수 없어 맡았던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오거스트는 조금씩 변해가고 마침내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게 된다.
오거스트는 자신은 몰랐지만 아들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어 더 괴로웠고 술을 마신 채 운전한 아내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녀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다는 걸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인정하게 되면서 조금씩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이들의 여행은 오거스트뿐만이 아니라 두 아이 세스와 헨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어릴 때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들 곁을 떠났지만 누구도 그 이유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아빠 역시 낮에는 아이들을 잘 돌보지만 밤이 되면 술을 마시기 위해 집을 비우곤 했고 그럴 때마다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아이들은 아빠 역시 자신들 곁을 떠날 것이 두려워 늘 아빠의 눈치를 살펴야 했는데 아이들은 부모에게 보호를 받아야 하고 누구보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가장 우선할 권리가 있음을 오거스트와의 대화를 통해 깨닫게 되면서 아이들도 변하게 된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았던 것은 형편 때문에 혹은 늘 일이 끝나면 술을 마셔야 하는 아빠 때문에 어디로도 갈 수 없고 꿈조차 꿀 수 없었던 자신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큰 대자연을 보면서 어른다운 어른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오거스트가 영웅처럼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서로 같이 자고 같이 먹고 같은 걸 보면서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위안과 위로를 얻게 되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데 이 들의 관계는 누가 누구에게라는 일방적인 방향이 아니라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더욱 멋진 파트너였다.
밤이 되면 늘 집을 비우는 아빠를 대신해 어린 동생을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 역시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임에도 많은 것을 혼자서 해결하려고 했던 세스는 조금은 아이다워졌고 자신의 생각과 요구를 아빠에게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아빠의 반복된 거짓말에 상처를 받아 입을 닫아버린 어린 헨리 역시 마음을 열고 조금씩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아이들에겐 거창한 그 무엇보다도 이 단 한 번의 우연한 기회에 얻은 여행이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이를 먹는다고 다 어른이 어른다워지는 건 아니라는걸...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라는 걸 알게 되는 두 소년은  여행을 통해서 훌쩍 성장하게 된다.
서로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고 영향을 받으면서 그들이 하는 여행은 책을 읽는 동안 이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로망을 품게 할 정도로 매력적이었고 책에서 묘사하는 미국 서부의 계곡들과 국립공원의 장면 장면들은 그곳에 꼭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거스트와 두 소년이 서로에게 가지는 애정을 통해 꼭 피를 나눈 사람만이 가족이 아님을 알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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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의 비밀 편지
스텐 나돌니 지음, 이지윤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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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가 넘은 할아버지가 갓 태어난 손녀에게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손녀가 성인이 되어서 받아볼 수 있도록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부탁하면서 시작하는 마틸다의 비밀 편지는 할아버지의 나이가 범상치 않게 많은 것부터 평범하지 않지만 무엇보다 남다른 건 그 할아버지가 마법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많은 자식과 손주들은 놔두고 이제 갓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에게 편지를 남길 결심을 한 것은 첫눈에 그를 사로잡은 손녀이기도 하지만 그 손녀에게서 자신과 같은 마법사의 재능을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편지 내용은 자신과 같이 마법사임을 기뻐하면서도 손녀에게 자신이 터득한 마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언급은 피하고 있다.
이 편지가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갈 경우 손녀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인데 그가 이토록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사랑하는 아내 엠마와 자식들과 2년간이나 떨어져 지내야 했는데 그건 자신이 마법사임을 아는 또 다른 마법사이자 평생의 적이었던 슈나이데바인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슈나이데바인과의 악연은 처음엔 서로 마법사임을 알아보고 친구관계로 시작했지만 곧 서로에게서 뭔가 맞지 않는 걸 깨닫고 서로를 싫어하다 종내에는 서로에게 평생의 적으로 끝나게 되는데 서로의 성향과 모든 것이 안 맞는 데다 결정적으로 엠마를 그의 눈앞에서 가로챈 게 가장 결정적이지 않나 생각하다.
이렇게 세상에서 남다른 재능을 타고난 마법사라 해도 그 재능을 무조건 좋은 일로 만 쓰는 것이 아니어서 마법을 이용해 어려운 전쟁 속에서도 누군가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슈나이데바인처럼 정치에 개입해서 적극적으로 그들과 함께 사람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탄압하는 마법사도 있는 걸 보면 마법을 할 수 있다는 것만 다를 뿐 그들도 우리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할아버지 파흐로크는 자신이 뛰어난 마법사임에도 불구하고 그 재능을 허투루 쓰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세상은 마법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손녀에게 전하고 싶어 한다.
이외에도 12통의 편지 모두에는 그가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과 그때 당시 배운 마법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해놓았는데 마법기술은 그의 삶을 조금 부드럽고 편안하게 해주었을지 모르지만 모든 삶이 그러하듯 그 역시 타고난 재능에다 끊임없는 새로운 것에 대한 궁금증을 공부하고 노력하는 노력파였고 그래서 쉽게 얻은 행운은 쉽게 잃을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세상은 노력 없이 요행으로 살아선 안된다는 교훈을 깊게 각인하고 손녀에게도 전하고 싶어 한다.
전쟁이 극한으로 치달을 때도 배고픔으로 힘든 날을 보냈을 때도 그와 아내는 삶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주변을 보살필 줄 아닌 따듯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고 그런 그의 삶에 대한 태도는 본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
역사의 격변하는 큰 흐름 속에서 살아온 영향인지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탁월했던 파흐르크가 세상의 큰 흐름 속에 등장하는 정치가와 그들의 구호 그리고 정치적인 견해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철하면서도 곧다. 그건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리고 그런 모든 것들을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삶의 통찰에서 나온 게 아니었을까?
사랑하는 손녀가 삶을 즐기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저 자신이 가진 재능은 약간의 윤활유로서만 사용하기를 바라는 파흐르크의 마음은 여느 할아버지와 다를 바 없다.
마치 손녀에게 자신이 살아온 삶을 이야기하듯 풀어놓은 마틸다의 비밀 편지는 이렇게 훈훈함 속에 끝나는듯하다 자신이 마법사가 아니라는 파흐르크의 부정으로 분위기를 급반전한다.
끝까지 독자의 시선을 잡은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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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맨 앤드 블랙
다이앤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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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과도 금방 친해지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참을성과 끈기가 있는 명랑했던 청년 윌리엄은 왜 죽음의 사자처럼 어둡고 텅 빈 눈을 한 사람이 된 걸까?
어쩌면 그의 주변에서 너무나 많은 죽음을 목격한 탓일 수도 있고 사랑했던 가족을 모두 잃은 경험을 한 탓일 수도 있겠지만 결정적인 건 그 남자 블랙을 만나 기억에도 없는 계약을 한 탓이 아닐까?
가문 대대로 방직공장을 하는 집의 귀한 손자로 태어날 수도 있었지만 할아버지의 반대에 부딪친 결혼을 한 탓에 제대로 된 대접은커녕 어릴 적부터 일을 해서 집안에 도움이 되어야 했던 윌리엄이지만 어릴 적의 그는 영리하고 쾌활했으며 재능이 있는 사랑스런 소년이었다.
그런 그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백부의 도움으로 방직공장에 취직해서 얼마 안 가 자신의 자리를 마련할 정도로 영민했고 재주가 많았던 윌리엄은 방직공장의 모든 과정을 불과 1년 만에 터득했을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공정인 천에 색을 입히는 과학적인 방법을 깨닫게 되면서 그의 처지는 달라진다.
그의 능력을 인정한 백부로부터 제대로 대접을 받게 되면서 날개를 달게 된 윌리엄은 사랑하는 아내를 얻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 셋을 얻고 막내까지 얻게 되면서 이 행복은 영원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죽음의 장소 즉 묘지에서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자 ... 새카만 옷을 입은 블랙을 만나면서 조금씩 음산함을 띄는데 그렇다고 블랙이 그에게 무슨 해를 끼치는 건 아니다.
그저 무시하기엔 어딘지 찜찜하고 불길하게만 느껴지는 그 남자를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던 윌리엄이지만 몇 개월 새 열병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세 아이를 연달아 잃어버리면서 모든 것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마지막 남은 자식 도라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그는 블랙과 협상을 하고 그 협상의 결과는 그의 모든 것을 바꾸는 결과가 된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방직공장의 주인이 아닌 죽음을 관장하는 장의 회사 벨맨 앤 블랙의 주주이자 관리자였으며 자신의 모든 시간을 그 가게를 운영하는 일로 다 보내는 일 중독자이자 아무런 취미가 없는 텅 빈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는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으며 여자도 찾지 않을 뿐 아니라 일이 바빠 간신히 살아남은 유일한 자식 도라와 보낼 시간조차 없는 바쁜 사람이다.
마치 조금의 틈이라도 있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약간의 여유조차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않는 윌리엄은 어쩌면 누군가에게 쫓기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그건 죽음의 상징인 블랙이었을까 아니면 그를 괴롭히던 과거의 행복한 추억이었을까?
블랙과의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그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더 이상 사랑하는 누군가의 죽음이 자신에게 아픔을 남길 수 없도록 주위에 벽을 쌓은 건 아닐지...
삶의 활기에 넘치고 재능 있던 사람이 힘든 삶을 이겨내지 못하고 점점 더 텅 비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극 중에 잦은 빈도로 등장하는 떼 까마귀를 보는 것처럼 음산함이 가득했던 이 책은 윌리엄을 덮친 불행의 무게에 안쓰러움과 함께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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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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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과 권력이 있는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한 젊은 여자 그리고 그런 여자의 주위에 있던 젊은 남자
당연한 듯 젊은 남녀는 금지된 사랑에 빠졌고 위험한 줄타기를 하지만 파국은 예정된 일
이 책을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뭐라고 포장해도 결국 불륜에 빠진 남녀의 일탈을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소재야 흔하디흔하고 굳이 소설로 보지 않아도 뉴스에서도 치정에 얽힌 살인사건이 흔히 발생하는 만큼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흔한 이야기라 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왜 이 작품이 오랫동안 금지되었었을까? 들여다보면 그런 결정이 내려진 이유를 납득할 수 있다.
일단 불륜의 늪에 빠진 두 남녀의 신분차가 엄청나다.
여자는 사단장의 아내이고 남자는 여자보다 어린 연하에다 사단장 집의 취사를 도맡은 취사원이라는 극히 낮은 신분인데 하늘의 별 같은 사단장을 비웃듯 그녀가 정을 통한 남자가 한낱 그 사단장 집 잡일을 하고 취사를 맡은 신분이라는 설정은 사회적으로 신분의 차별이 극심한 중국에서 그것도 군에서 이런 식의 설정은 당연히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또 취사원 우다왕을 사단장 부인인 류렌이 처음으로 유혹할 때 썼던 도구가 그들에겐 금과옥조로 여겨져 문패에다 쓰고 모시고 받드는 데 정성을 다하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마오 수석의 말이 새겨진 명패라는 사실은 명백한 도발이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것을 정치적 이념으로 삼았던 마오
그리고 마오의 모든 말과 그가 정한 이념을 목숨처럼 여기고 섬겼던 당시 시대적 배경을 보더라도 자신의 육체적 외로움을 위해 남자를 유혹하면서 그 명패를 이용해 의사 전달을 했다는 것도 그렇고 그들이 서로의 사랑을 서로에게 확인시켜주기 위해서 한 일이란 것도 마오의 사진이나 기념품 그의 글이 쓰인 걸 찢고 깨부수고 파괴하다 결국은 마오의 석고상마저 깨부셔 산산조각 내버리는 걸로 서로의 사랑을 증명하는 장면을 보면 작가의 의도를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단장 집안을 보살피고 원하는 걸 모두 수행하는 게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거라는 논리는 다분히 비틀기식 유머로 느껴진다.
그들 식의 논리라면 우다왕은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바쳐 군의 안녕을 위해 충성한 죄 밖에 없기에...
결말조차 일반적이지 않다.
불륜을 저질렀던 남녀는 처벌되거나 매장당하지 않고 오히려 잘 먹고 원하는 걸 얻어 잘 살아가지만 그런 그들의 주위는 한 사람의 의지에 따라 완전히 초토화되어버린다는 설정은 권력이 한쪽으로 몰리고 그 권력이 부패되면 어떤 일까지 가능한지를 극심하게 보여준다.
뻔히 보면서도 제대로 말할 수 없었던 중국 국민들이 이 책을 읽고 얼마나 통쾌함을 느꼈을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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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베첸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최정윤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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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태어나 일생을 배 안에서 생활하고 단 한 번도 육지를 밟지 않은 남자 노베첸토
일단 이 남자의 일생을 이렇게 한 줄로 요약해도 평범하지 않다.
아니 평범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하는 의문이 드는 게 보통 사람의 생각일 듯...
그는 탄생부터 일단 평범하진않다.그래서일까 그의 삶 역시 평범하고는 거리가 있다.
주로 가난한 이민자와 노동자를 실어 나르던 여객선의 1층 선실 피아노 위에 버려져있던 아기는 피아노 위에 버려진 것이 마치 운명인 듯 피아니스트가 된다.
당시 한창 유행되던 재즈를 어느날 부터 갑자기 치기 시작하게 되는데 그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사람 역시 없다.
그는 악보를 보는 것도 아니고 기존의 곡을 치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자기가 느끼는 대로 필이 가는 대로 쳐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훌륭한 재즈 피아니스트였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장과 마치 누군가 쇼를 하듯 아니 쇼호스트처럼 그의 출생에 관해 소개하고 그가 치는 곡에 대한 걸 제목이 아닌 글로 표현하는데 특별한 문장이 아님에도 글에서 운율과 멜로디가 들리는 듯하다.
남다르게 태어나 배 안에서부터 뱃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큰 노베첸토
그의 정식 이름은 대니 부드먼 T.D. 레몬 노베첸토이고 그를 발견하고 한동안 키워준 남자의 이름이 대니 부드먼이었다.자신의 이름을 따고 좀 더 있어 보이게 영어 철자를 넣어서 완성한 그의 이름은 탄생만큼 흥미롭다.
책은 대체로 노베첸토의 일생을 그리고 있지만 재즈를 천재적으로 연주한다는 것 외엔 특별한 에피소드가 등장하지 않는다.
단지 당대의 재즈 연주가로 이름나고 스스로 재즈의 창시자라 칭하며 하늘 높은 긍지를 가지고 있던 남자와의 재즈 대결에 관한 에피소드가 흥미롭다면 흥미로울 뿐...
그런 그도 단 한 번 육지를 밟아보겠다고 결심한 적이 있다.
배가 육지에 닿아 트랙을 내리고 마침내 그가 트랙을 한발 내려선 순간 그의 친구가 그의 행동에 숨을 죽이듯 나 역시 그 순간 몰입했지만 그는 결국 결심을 바꿔 배로 돌아간다.
피아노의 88음계라는 한정된 것에서 무한한 음악을 창조하는 그에게 더 이상 새로운 건 볼 필요도 경험해 볼 필요도 없다는 게 그의 말이지만 그의 행동에서 단 한 번도 육지를 밟아보지 못하고 오로지 배 안에서만 생활했던 사람의 두려움이 느껴져서 왠지 안쓰러운 연민을 느끼게 한다.
한 발짝만 단지 한 발짝만 내리면 그가 아는 세상보다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어쩐지 그에게는 그런 삶이 어울린다고도 느껴진다.
이 책이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원작이라고 소개하는데 그가 들려주는 재즈는 어떤 느낌일지 그가 피아노를 치는 모습은 어떨지 너무 궁금해진다.
글 속에 음악이 있고 그 시대의 낭만이 느껴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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