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크 팔로우 리벤지 스토리콜렉터 105
엘러리 로이드 지음, 송은혜 옮김 / 북로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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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리뷰를 작성하고 서포터즈 활동을 하다 보니 sns에 글을 올리게 되었지만 가끔씩 sns를 보다 보면 우려스러운 게시물을 볼 때가 있다.

자신의 일상을 비롯해 가족사진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개인정보를 알 수 있도록 무방비하게 신상정보를 sns에 올려놓은 글을 볼 때마다 걱정이 된다.

물론 대부분은 그냥 그 자체만 보고 넘어가지만 누군가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신상을 파고들려고 한다면... 너무나 쉽게 노출 가능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런 내 생각을 반영하듯 sns를 이용한 각종 범죄 소식도 들리고 이런 소재를 이용한 범죄 스릴러 소설이나 드라마도 나오는 걸 보면 내 걱정이 과한 거는 아니지 않나 싶다.

이 소설은 제목에서부터 대놓고 sns 상에서 쓰이는 용어인 라이크와 팔로우에다 복수를 덧붙여놓아 어떤 내용일지 미뤄 짐작 가능하게 한다.

육아 인플루언서 마마 베어로 활동하는 에미 잭슨은 100만 팔로워를 가진 유명 인플루언서이다.

sns로 일상을 올리는 걸로 남편과 함께 별다른 직업 없이 두 아이를 키우고도 남을 정도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그녀의 모든 글과 사진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모든 게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연구한 끝에 올려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꾸밈없고 솔직하게 자신들처럼 육아에 힘들어하고 잦은 실수도 하는 평범한 여느 주부처럼 보이지만 단 하나도 그냥 올리는 건 없을 뿐만 아니라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사방에서 그녀와 가족을 알아보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게시물을 보면서 그녀의 가족에게 접근하는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이 망가진 게 에미 때문이라고 원망하며 증오하다 집착하는 데 이르렀고 그녀의 삶을 자신처럼 망가뜨리고자 끊임없이 에미 주변을 맴돌며 틈을 노리고 있다.

언젠가부터 연예인이나 공인이 아니면서도 대중에게 잦은 빈도로 노출되어 친숙해진 또 다른 유형의 유명인이 바로 인플루언서다.

그들은 처음에는 순수하게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거나 취미 같은 걸 SNS에 올려놓고 비슷한 취향이나 취미의 사람들을 끌어모았지만 어느 순간 사람이 모이는 게 돈이 된다는 걸 간파한 누군가에 의해 자본화되고 상업화되었다.

얼마 전에도 스폰서로부터 돈이나 물품을 제공받고서는 마치 자신이 직접 산 것처럼 선전하거나 혹은 스폰 받았다는 사실을 숨긴 채 자신의 SNS에 올려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건이 있었던 것처럼 이제는 인플루언서들이 단순히 자신의 계정에 이런저런 걸 올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이제는 그들 역시 하나의 마케팅의 수단중 하나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SNS를 이용한 마케팅이 아직까지 당국의 규제가 적다 보니 분명 부작용 역시 있을 것이고 이 작품은 그런 점을 제대로 짚었다고 볼 수 있다.

미지의 누군가에게 내 일상과 사생활을 공개하는 것의 위험성 그리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SNS를 이용한 마케팅의 부작용을 스릴러적인 요소를 섞어 흥미로운 작품으로 탄생했다.

재밌는 건 작가가 한 사람이 아닌 부부의 합작이라는 사실이다.

마치 소설 속에서 환상의 콤비의 모습을 보여준 에미와 댄처럼....

가독성도 좋았고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실생활과 가까운 내용이어서 경각심도 불러줄 수 있었던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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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안드레아 바츠 지음, 이나경 옮김 / 모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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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모르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만큼 설레고 기분 좋게 하는 일이 있을까

하지만 비용적인 면을 제외하고서도 선뜻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결정짓기 힘든 건 치안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걸 많은 여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래도 꼭 가고 싶다면 같이 갈 친구와 함께 하거나 혹은 연인과의 여행을 많이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만약 외국의 낯선 곳에서 범죄에 휘말렸다면...?

이 책은 그럴 경우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가에 대한 흥미로운 전개를 보이고 있다.

칠레를 여행하던 두 친구 에밀리와 크리스틴은 여행 마지막 날 한 남자와 만나게 되고 그 남자와 단둘이 방으로 갔던 크리스틴은 그만 우발적으로 그 남자를 살해하고 만다.

여기서 두 사람은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한다.

신고를 하기 보다 은폐를 선택한 것인데 이 두 사람이 이런 선택을 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사실 이 두 사람이 처음 본 남자와 일탈을 즐기려다 되레 폭행을 당하고 이를 막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살인을 저지른 전력이 이미 있었기 때문이었다.

똑같은 상황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맞게 된 두 사람은 처음과 같이 이번에도 신고보다 살인사건을 숨기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고 이 결정은 10년 이상이나 가장 가까웠던 두 사람의 관계가 바뀌는 계기가 된다.

처음 그런 일이 있었을 때의 피해자는 에밀리였고 크리스틴의 도움으로 죽을뻔한 위기를 모면한 건 물론 남자의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크리스틴의 절대적인 도움 덕분에 그 사건은 아무도 모르게 묻혔을 뿐 아니라 그 여행 이후 계속되는 악몽과 불안 증상에 시달리는 에밀리를 위로하고 보듬어준 것 역시 크리스틴이었다.

겨우 그 악몽에서 벗어난 여행길에서 또다시 그때의 악몽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에 겁을 먹은 에밀리지만 자신을 위해 남자를 처리해 주고 시신까지 처리해 준 크리스틴을 위해 이번에는 자신이 나서서 시신을 처리하고 크리스틴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앞장서서 모든 걸 처리했지만 그날 이후 모든 악몽은 다시 되살아나 그녀를 괴롭힌다.

그리고 그런 에밀리의 눈에 이제까지는 보지 못했던 크리스틴의 의외의 모습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관계에 의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크리스틴은 왜 아무렇지 않은 걸까? 그녀는 왜 둘 만 있을 때조차 그때의 일을 입에 올리는 걸 싫어할까?

왜 자신의 새로운 남자친구와의 시간을 번번이 방해하는 걸까

매사에 소심하고 불안증이 있는 에밀리... 이에 반해 크리스틴은 적극적이고 대범하며 리더십이 있어 서로 보완하는 관계였던 두 사람은 어쩌면 살인사건이라는 우발적인 범죄에 휩쓸리지 않았더라면 이 상태대로 계속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니 첫 번째 살인사건뿐이었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을 만큼 견고했을 것이었으나 연이어 두 번째 살인사건이 터지면서 모든 건 달라지기 시작한다.

똑같은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 상황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이 책에서 가장 긴장감이 느껴지는 건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두 사람이 시신을 처리했을 때가 아니라 오히려 완전범죄에 가까운 일을 저지른 후 일상으로 돌아와서부터다.

두 번이나 다른 사람을 살해했으면서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너무나 태연할 뿐 아니라 약간의 두려움이나 죄책감조차 보이지 않는 크리스틴의 행동을 보면서 에밀리가 느꼈던 이질감은 점점 더 두려움이 되어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혼란과 의심이 커져 마침내 확신으로 굳어가는 과정에서 이제까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진실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처음과 다른 시각으로 본 이후에는 그때까지 몰랐던 사실들이 드러난다.

완전범죄를 저지를 만큼 서로에게 친밀했던 두 사람 사이가 또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틈이 생기고 그 작은 의심이 서서히 커져가면서 긴장감이 조금씩 높아지는 과정에서의 에밀리의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는 서서히 조여오는 듯한 긴장감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살인사건보다 그 이후 서서히 집착과 의심으로 변질되어 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더 아슬아슬함을 느끼게 하고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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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라이터
앨러산드라 토레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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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했던 작가 중에 파트리크 쥐스킨트라는 작가가 있다.

그는 과작을 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특이한 건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극도로 꺼려 사진조차 제대로 남아있지 않다는 걸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좀머 씨 이야기가 자전적 소설이라고들 하는 데... 작가 중에는 그렇게 대중 앞에 나서는 걸 극도로 꺼리는 은둔형인 사람이 제법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어쩌면 이 책에 나오는 헬레나 로스라는 유명 작가 역시 그런 성향의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극도로 예민하고 모든 것에 절대적인 규칙이 있어 그게 깨지는 걸 못 참야 하는 신경질적인 사람

머릿속에는 자신이 쓴 글의 다음 챕터로 가득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가 쉽지 않은 사람

그럼에도 나오는 작품마다 대중의 인기를 끌어 돈은 흘러넘치도록 많지만 주변에 마음을 터놓고 친밀하게 여기는 친구조차 없는 외톨이...

소설 속의 로맨스 대작가인 헬레나 로스가 바로 그런 여자였고 이제 그녀는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소설을 집필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번에 마지막으로 집필할 그녀의 소설은 남들이 보기엔 완벽한 남편, 완벽한 아내, 그리고 완벽한 가족의 새빨간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이자 죽음을 앞둔 그녀가 반드시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글이었다.

사실 그녀는 말기 암으로 인해 3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헬레나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유일한 가족인 엄마를 포함해서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소설을 대신해서 계약하고 마케팅도 담당해 주는 대리인인 케이트에게는 말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자신의 몸 상태로는 소설을 끝까지 쓸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대리 집필해 줄 작가를 꼭 집어 말한다.

그녀가 원하는 대리 작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작가였다.

누구나 알고 있고 지금 제일 잘나가는 로맨스 소설 작가이자 헬레나와는 서로 이메일로 작품에 대해 혹평을 주고받는 작가에게 자신의 대리 집필을 맡기고자 하는 헬레나의 의도대로 상대방에서도 그녀의 요구에 응답해오고 그 사람이 헬레나의 집을 방문한 날 그 사람을 맞은 건 모든 것이 텅 빈 듯한 집이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커다랗고 공허한... 크기만 큰 집은 어쩌면 헬레나의 상태를 암시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렇게 이야기는 죽음을 앞둔 유명 작가가 마지막으로 이제까지 써왔던 허구의 소설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대리 작가를 구하고 그 사람을 통해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 즉... 자신과 자신의 남편이었던 사이먼과의 거짓말에 관한 기나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리 집필 작가는 몰랐지만 그녀는 남편 사이먼의 죽음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걸 밝히고 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된 건지에 대한 이야기는 좀처럼 들려주지 않는다.

대부분 이 부분에서 사이먼에게 또 다른 누군가가 생긴 경우 즉 배우자의 부정으로 인한 배신감으로 그 사람을 살해했고 남은 배우자가 그 진실을 다른 사람 앞에 드러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나 역시 소설이 가독성 있게 쓰인 것과는 별개는 소재로는 진부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스릴러 소설로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야기의 종반까지 가면서도 계속 소설의 집필에 관해 서로 다른 입장 차를 보였던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고 조금씩 받아들이는 과정에 관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쓰여있다는 점도 이 책이 여느 스릴러 소설과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별다른 사건이나 사이먼의 죽음에 관여했다는 부분만 제외하면 의미 있는 듯한 복선도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가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가 하면 의외로 두 사람의 케미가 상당히 좋아서 그건 그것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밝혀지는 진실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고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하며 이제까지 조금씩 긴장감을 높여오던 걸 끝에 가서 확 터트리는 작가의 작전은 성공한 듯하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듯하면서도 곳곳에 보이는 헬레나의 과도한 듯한 예민함과 상대를 가리지 않는 무례함은 조금씩 긴장감을 높이게 하고 딸아이를 상대로 보였던 그녀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그녀의 남편 살해조차 뭔가 수상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들었다.

휘몰아치는 듯한 마지막이 전체의 잔잔함과 대조되어 더 강한 인상으로 남을 책...단지 제목은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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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 에브리 도어 - 꿈꾸던 문 너머, 충격적인 욕망을 마주하다
라일리 세이거 지음, 오세영 옮김 / 혜지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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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 곳 없고 당장 손에 쥔 게 없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역시 잠자리와 먹을거리가 아닐까

사람이 일단 쉴 곳이 있고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면 조금 여유를 가지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던지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데 오늘 당장 잠잘 곳이 없다던가 혹은 밥 한 끼 사 먹을 돈도 없다면 얼마나 암담하고 힘들지 상상하기도 싫다.

전 세계가 팬데믹 이후 자영업자들이 쓰러지고 일자릴 잃은 사람이 넘쳐났던 것도 잠시 각국에서 돈을 풀어 그런 사정을 해결하고 난 이후에는 이제 천정부지로 솟은 인플레로 인한 금리 인상으로 또다시 주변에서 힘든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그럴 때 가장 힘든 건 역시 가진 것 없는 빈곤층과 모아놓은 자산이 적은 젊은 청년층들이 아닐까 싶다.

이 책 락 에브리 도어에 나오는 주인공 줄스가 처한 상황 역시 그렇다.

직장에서 해고되어 돌아온 그녀를 맞은 건 같이 사는 연인의 바람피는 현장... 더 이상같이 살수 없게 된 집에서 결국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파트에서 그냥 지내는 것만으로도 큰돈을 준다는...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조건에 혹해서 스스로 구덩이로 걸어들어가 고난을 겪은 케이스랄까

게다가 줄스가 간 곳은 오래전부터 동경해오던 곳이자 누구나 알고 있는 유서 깊은 곳인 바솔로뮤... 그 굉장한 곳에 단지 석 달만 빈 집을 지켜준다면 만 이천 달러라는 쉽게 손에 쥘 수 없는 거금을 가질 수 있다니 친구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행운으로 여긴 게 당연한 반응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이렇게 누가 봐도 너무 좋은 조건은 일단 한번 의심을 해봐야 하는 게 상식적이지만 줄스가 처한 상황이 그녀의 눈을 가렸고 그곳에서 제시한 엉뚱한 조건.. 즉 방문객 금지, 밤에 아파트 밖에서 지내는 것 역시 금지하는 규칙에도 의심은커녕 다른 누가 일자릴 차지할까 걱정을 했을 정도다.

그렇게 좋아했던 것도 잠시... 바솔로뮤에서 자신과 같은 아파트 시터를 하고 있는 인그리드를 만나 이상한 이야기를 듣는다.

바솔로뮤는 무서운 곳이라고...

그녀에게 경고해주던 인그리드가 하룻밤 새 깜쪽같이 사라져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

더욱 이상한 건 그녀가 사라지기 전 줄스는 그녀의 비명소리를 들었었고 걱정되는 마음에 그녀의 집을 찾아갔을 때 인그리드가 보인 이상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행적을 궁금해하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오로지 줄스만 사라진 그녀의 행방을 찾을 뿐...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들만 사는 비밀스럽고 프라이빗 한 아파트 바솔로뮤에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을 다루고 있는 락 에브리 도어는 뒤로 갈수록 속력이 붙고 긴장감 역시 점점 더 커져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처음의 다소 느긋했던 진행은 거짓말처럼 속도가 붙기 시작하고 하나둘씩 줄스의 추적으로 인해 그 곳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긴장감이 떨어졌다 싶을 즈음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많은 제약과 규칙이 있어도 위험하거나 수상하다 싶으면 걸어 나올 수 있을 것만 같아 크게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는데 이런 반응을 기다린 것처럼 연이어 터지는 폭탄 같은 장치에 놀랄 틈도 없이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으로 또 한 번 놀라게 한다.

휘몰아치는듯한 후반부가 전체의 분위기를 단숨에 상쇄시키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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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쫓아오는 밤 (반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14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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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이라는 장르의 특징상 주인공들이 어디론가 마음대로 달아날 수 있고 외부에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면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어디에서도 도움을 청할 수 없고 도망갈 길 없는 막다른 곳에 몰렸을 때... 즉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등장인물들의 민낯이 추악하면 할수록 비열하면 할수록 그들을 쫓으며 살육하는 존재와 결국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들과 대비되는 인물인 주인공은 더욱 돋보이기 마련이고... 결국 그런 모든 것에서 살아남아 탈출하는 것으로 관객이나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렇다면 공포물이 잘 되기 위해선 일단 외부와 고립되어야 하고 사람들을 쫓아와 해를 가하는 것의 정체가 사람들로부터 공포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폭풍이 쫓아오는 밤은 이런 모든 공식에 잘 맞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빠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여동생과 함께 원치 않는 가족 여행을 온 열일곱 살 소녀 이서는 산속 깊이 자리한 수련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이서네 가족을 포함 3팀이 모인 수련원의 밤은 각자 술을 마시고 즐겁게 노느라 바쁜데 갑작스러운 정전과 함께 모든 통신이 두절되면서 뭔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준다.

아빠가 관리동에 간 사이 가족들이 머문 숙소에 뭔지 정체 모를 엄청난 크기의 무언가가 접근해왔고 그 괴물의 공격을 피해 달아났지만 이웃동은 피할 겨를이 없이 그 괴물에게 그대로 당하고 만다.

이제까지 봐왔던 그 어떤 동물과도 닮지 않은 그 괴물이 자신과 눈을 마주친 순간 이서는 그 괴물이 노리는 건 자신이라는 걸 직감한다.

산속 깊은 곳에 위치한 수려원이라는 위치와 때아닌 폭풍이 몰려오면서 전기가 끊기고 통신이 두절되는 등 일종의 고립된 상태 즉 밀실 상태가 되면서 괴물이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무대는 마련되었다.

여기에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성인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일찌감치 제거되었고 결국은 어린 이서와 또래의 남학생 수하 단둘이서 사라진 아빠를 찾고 어린 동생을 보호해야 할 보호자의 위치가 된다.

이서와 수하 역시 도망갈 기회가 있었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괴물과의 대결을 선택한다.

이 들의 대결은 마치 사춘기를 넘어선 아이들이 어른이 되기 위해 치르는 자신과의 싸움 같은 느낌을 주는 데... 마침 두 사람이 이런 선택을 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 역시 있었다.

이서에게는 자신의 잘못으로 눈앞에서 엄마를 잃었던 기억이 있고 수하 역시 폭력적인 아빠 밑에서 자라 자신의 내부에도 그 사람과 같은 폭력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두려워해 좋아하던 축구마저 포기한 상태... 그런 두 사람의 깊은 죄의식을 자극하는 게 바로 죄를 지은 사람만 공격한다는 괴물이었다.

괴물은 괴물로서 존재할 뿐 아니라 두 사람 깊은 곳에 숨겨진 상처이자 트라우마의 현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스피디한 전개와 빠른 장면전환 그리고 생생하게 묘사된 긴박감이 잘 어울린 작품이었다.

영상으로 보면 더 흥미로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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