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매뉴얼
대니얼 월리스 지음, 이규원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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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과거를 한눈에 볼수 있는게 있다면 바로 앨범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릴때에는 부모님의 손에 의해 자라는 과정을 남겼다면 좀 더 자라서는 스스로의 손에 의해 자신의 모습을 남기게 되어 어느날 문득 들여다보며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물건

이 책 `아이언 맨 메뉴얼 `이 바로 그런 앨범과도 같은 책이다.

제목에서부터 바로 그런 취지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수 있지만 세련된 영문인 메뉴얼 북이란 말보다 앨범같다는 게 더 쉽고 가깝게 느껴진다.게다가 편집부에서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몰라도 얼핏봐서 앨범같은 외양을 갖추기도 했고...

어쨋든 이 책 `아이언 맨 메뉴얼`은 아이언맨의 탄생과정부터 이력,그와 상관있는 주요인물에 라이벌까지 모든것을 총망라한 그야말로 아이언맨 입덕 종합사전이라고 보면 될듯~

 



 

아이언맨의 탄생비화 역시 흥미롭다.

태어나면서부터 천재였던 토니 스타크...어릴적 부모를 잃고 순탄치않은 생활을 거쳐 21살에 이미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대표가 되어 어머어마한 부를 가진 억만장자이자 미 국방부에 무기공급자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범상치않은 이력의 소유자

이렇게 어머어마한 부를 가졌을 뿐 아니라 무기제조에 탁월한 솜씨를 지녔으니 그에겐 늘 그를 노리는 범죄자나 범죄집단이 많고 결국 내부의 배신자와 공모한 텐링 테러리스트에 의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만들었던 마크 1 아머가 최초의 아이언맨이었고 그들이 마련해준 고철을 재활용한 마크 1에 의해 납치범들의 손에서 탈출할수 있게 되는 건 역시 아이러니

메뉴얼 북에선 이때 만들었던 마크 1 아머를 시작해서 홀 오브 아머 즉 아머 보관실을 개방해 이제까지 만들어진 온갖 아이언맨 즉 마크 1아머부터 마크 42아머까지의 모습과 각각의 특징및 기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 아이언맨 팬들의 마음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아이언맨이 점점 업그레이드 되는 과정을 비롯해서 이이언맨슈트를 장착하는 토니 스타크에 대한 이야기,그의 집,그의 활약,그의 업적뿐만 아니라 그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익스트리미스바이러스를 만든 생명공학 연구소 네트워크인 AIM의 창립자 올드비치 킬리언에 대한 이야기와 그가 만든 AIM의 탄생과정에서 그를 도운 사람들 그리고 스스로 초능력을 얻게 되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라이벌 뿐만 아니라 토니에게 도움을 주는 친구들과 연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야말로 토니 스타크와 아이언맨의 모든 것을 발가벗겨 만든 책...심지어 그에 대한 기밀 문서와 인터뷰시 기자들에게 어떻게 말해야하는지를 적은 카드까지 온갖 아이템이 너무 멋들어지게 곁들여진 책이다

아이언맨을 한 편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아이언맨을 한편도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영화와 아이언맨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생기게 만든 아이언맨 종합사전같은 책 `아이언 맨 메뉴얼`

아이언맨 팬이라면 꼭 갖고 싶을 만한 책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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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션 일레븐 스토리콜렉터 45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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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왕역을 맡은 배우가 무대에서 쓰러져 죽음을 맞으면서 이 세계의 종말은 시작된다.마치 단막이 끝난 후 커튼이 내려지며 새로운 단막이 시작됨을 알리듯이...

이렇게 다소 연극적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인류의 종말을 이야기하지만 인류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다른 수많은 책과 달리 마냥어둡거나 암울하지만은 않다.

더불어 소란스럽거나 폭력적이지않다는 점에서 분명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조용하고 소리없는 가운데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라 더 두렵게 느껴질수도 있다.

온갖 기기가 발달하고 과학이 발달했음에도 눈에 보이지않는 작은 바이러스에 순식간에 손도 못쓰고 당하고 마는 인류의 모습은 그래서 더 허무하게 느껴진다.

조지아 독감이라는 이쁜 이름을 가진 독감은 발병후 48시간이 지나면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이고 그 바이러스의 정체에 대해 인간이 인지함과 거의 동시에 사방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며칠이 지난 후에는 99%에 가까운 인류가 사라지고 만다.기껏 독감 바이러스하나에...

그리고 20년 후

세상의 모습은 많이도 변해 그 일이 있기전과 있은 후에 태어난 사람간에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지만 그들의 모습은 마치 기원전과 기원후의 인간처럼 엄청난 지식과 정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같은 모습으로 일상을 생활하고 있다.

모든 문명의 혜택이 사라진 후 마치 중세이전시대처럼 불을 피우고 마차를 끌며 자기가 사는 곳 이외의 곳에 대한 정보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로 유랑악단마차가 도착한다.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셰익스피어 연극을 하고 클래식을 연주하며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는 유랑악단 단원들 속에는 커스틴이 있다.

커스틴은 리어왕을 하다 무대에서 죽은 배우 아서를 기억하고 그때 그 무대에서 그의 죽음을 지켜봤던 소녀

그때의 기억으로 아서에 관한 모든것을 수집하는 커스틴은 다시 들른 마을에서 그 마을을 지배하는 일명 예언자라 칭하는 사람과 그 무리의 횡포를 목격하게 되고 쫏기듯 마을을 떠나게 되지만 단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이상한 일이 발생하면서 결국 무리에서도 낙오하게 된다.커스틴은 떨어진 일행과 만나기 위해 그들이 가고자 했던 세번시티 공항으로 향하게 되는 과정이 마치 로드무비처럼 그려지고 있는데 의외인 점은 이 여행에서 만나게 되는 무리가 예상을 뒤엎고 폭력적이거나 남의 것을 약탈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시골길을 가면 서로 안부를 묻고 잠자릴 제공해주듯이 평화로운 일상이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서와 커스틴의 이야기가 교대로 바이러스가 발병전과 그 후의 이야기를 담당해서 그려지고 있는 스테이션 일레븐은 같은 무대에 선 그들의 인연이 결국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있는지 그 과정을 아서의 일생과 그와 인연이 있었던 사람을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

누군가의 꿈이었던 만화한컷이 누군가의 구원이 되고 또 누군가는 붙잡아야할 믿음이 되어 돌아온 `스테이션 일레븐`

왠지 저 멀리 넓지만 조용한 곳에서 집단으로 모여 옛날 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 어딘가에서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수 있을것만 같다.

그리고 이런 미래사회가 기다린다면 모든걸 버리고 새롭게 시작해보는것도 인류를 위해선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는데 특히 모든것이 사라져버린 그곳에서 우연처럼 전깃불을 발견하고 감격해하는 그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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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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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현기증과 함께 현재 1976년에서 느닷없이 과거 1815년으로 타임슬립한 흑인여성의 이야기

옥타비아 버틀러의 장편소설 `킨`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설명할수 있겠다.

물론 여기서 요점은 그녀가 흑인여성이라는 것!

sf판타지장르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타임슬립이란 장치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간 다나가 그곳에서 만난건 자신의 조상인 루퍼스였고 그는 놀랍게도 자신과 피부색이 다른 백인아이였다.

지금 현재에도 세계 곳곳에선 인종차별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녀가 간 그곳은 노예를 사고파는 물건취급하고 짐승같은 취급을 당연시하던 1815년이었고 역사나 고증을 통해서 과거 흑인들이 노예로서 살아가는 삶이 어떠했는지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다나가 그곳에서 직접 흑인이자 노예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알고 있다 생각했던것이 얼마나 충분치 않은것인지를 직접 피부로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예의 삶을 다룬 소설도 많고 노예제도가 시대적 배경으로 등장하는 소설도 있지만 대부분이 백인이 쓴 소설이거나 백인이 주인공이자 화자로 등장한 경우,혹은 흑인이라도 남자로서 노예의 삶을 그린소설이 많은데 반해 이 책에서는 작가 본인이 흑인이자 여성이면서 소설속에서지만 직접 노예로서의 삶을 살아본 경험치를 그리고 있다.

노예의 삶이 남녀 누구에게나 가혹한건 마찬가지지만 특히 여성노예는 백인이든 흑인이든 상관없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한 성폭행에 시달리고 아이를 출산해도 마치 가축을 늘린것처럼 재산증식으로 인식해 눈앞에서 팔려가기도 하는등 이루말할수 없는 고단한 삶이어서 다나가 같은 여성으로서 느꼈을 분노가 절실히 공감된다.

처음 과거로 회귀했을때에는 왜 그런일이 발생했는지 의아했던 다나는 자신이 구한 백인아이의 이름이 루퍼스임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과거로 회귀하게 된 이유를 어느정도 짐작할수 있게 되고 몇번이나 그의 목숨을 구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루퍼스와의 사이에 미워할래야 미워할수 없는 애증이 싹트게 된다.그가 아무리 비겁하고 야비하게 굴어도...

노예들을 재산으로 인식해 서로 사고파는게 당연한 시대라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눈앞에서 비인간적으로 부모와 자식을 떼어내 팔아버리고 도망친 노예나 말을 안듣는 노예에게 채칙질을 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무것도 할수 없는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져 절망하던 다나의 심경이 몇번의 회귀끝에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루퍼스부자를 비롯해 백인 남성들의 폭력을 두려워하게 되고 그들이 내리는 처벌을 피하기위해서 스스로 무릎을 꿇고 복종하게 된 자신을 깨닫는 과정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일상의 폭력앞에서 나약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26년을 살면서 스스로를 흑인이라는 규정이 아닌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지성인이라 생각했던 다나가 두려움과 폭력앞에서 완전히 굴복하고 무너져 내리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몇달...

그녀의 사고가 변해가고 폭력앞에 무릎끓는 과정을 보면서 누구라도 노예로 길들여질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녀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친 두 남자와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진행된다.

남편인 케빈과 루퍼스...케빈은 그녀에게 애정의 대상이자 신뢰의 대상임과 동시에 반드시 현재로 돌아가야만할 원인이고 루퍼스는 그녀 다나에게 있어 그 시대의 평범한 사고와 인식을 가진 남자이자 원망스럽고 증오스럽지만 미워할수 없는 애증의 대상이며 과거에서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대이다.

그렇게 현재와 과거에서 서로 그녀의 발목을 잡는 그들과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그녀의 모습,그리고 그런 그들로 인해 왜곡되고 비틀어진 관계가 마침내 파국으로 치달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 `킨`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뒤틀리고 비틀어진 사랑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무거울수 있는 소재를 무겁지않고 가독성있게 그려낸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은 확실히 매력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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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차일드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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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공상과학 ,판타지 장르하면 왠지 어렵고 좀 딱딱하며 잘 모르는 광활한 우주 저 너머를 주배경으로 낯선 외계인과 전쟁을 하고 막 이런 내용일거라는 편견은 어디서 생긴건지 모르겠으나 이 지독한 편견은 좀체 깨지지않아 온갖 책을 가리지 않고 읽을때에도 왠만해서 선뜻 손이 가지않는 장르의 책이었다.

그런 나에게도 이런 장르는 특히 남성들이 독무대처럼 활약한다는걸 알고 있어서 이 책 `블러드차일드`를 아무런 정보없이 읽었을때 당연하게도 남자 그것도 백인남성이 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않았는데 작가의 소개글을 읽고 여성작가라는 점에 놀라고 게다가 흑인여성이라는 점에 또 한번 놀랐다.

일단 책은 7편의 단편과 2편의 에세이로 엮여져있어 나처럼 sf물을 읽는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장편보다 가볍게 시작할수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싶다.

거기다 책 내용도 생각보다 어머어마하게 과학적이거나 기괴한 상상력의 폭발로 정신을 헷갈리게 하지도 않고 낯선 용어의 범벅으로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는게 아닌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과 흡사하거나 닮아있는데 약간의 과학적 버젼업을 했거나 우리가 그저 막연하게 상상만 했던 이야기를 펼치고 있어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게 읽을수 있었다.

남자가 임신을 한다면? 누구나 한번쯤 막연하게 생각해봤던 일이지만 생물학적 특성이나 기타등등 우리가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알고 있기에 상상으로만 생각해봤던 일을 보란듯이 옥타비아 버틀러는 남자가 임신을 하고 게다가 마치 기생충의 숙주처럼 몸안에서 자신의 피와 살을 먹고 자라는...심지어 인간은 노예처럼 배속에다 인간종족이 아닌 생명체의 유충을 품게 된다는 쇼킹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블러드 차일드`는 모든 종에서 인간만이 우월하고 모든종의 주인이라는 오만을 비웃는것 같다.광활한 우주엔 인간보다 더 우수하고 앞선 종이 있을수 있다는 가정하에...

하지만 왜 다른 단편을 두고 `블러드차일드`를 제목으로 하고 맨 앞에 둔 건지 알수 있을 정도로 sf장르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또 병을 치료하기 위해 쓰여진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한번이라도 그 치료제로 치료를 받았다면 누구라도 피해갈수 없는 DGD라는 질병은 스스로의 신체를 훼손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표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저녁과 아침과 밤` 이 두편은 7편의 단편중 그 내용이 가장 그로데스크하고 쇼킹한 내용이면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다 과학적인 소재를 이용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가까운 친척` 같은경우는 그냥 일반적인 단편에 가깝고 `말과 소리`는 세상이 갑자기 모든것으로부터 단절되어 어떤 사람에게는 인지 능력을 빼앗고 어떤 사람은 말하고 듣는 기능을 또 다른 사람에게는 읽고 쓰는 기능을 앗아가버려 서로 소통이 불가능한 세상이 얼마나 악몽같은지를 그리고 있는데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재미가 있었을 뿐 아니라 이런 사회도 아닌데 서로 대화를 하지않고 자신만의 주장을 하며 폭력으로 그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현대사회의 단절을 비꼬는것 같아 흥미로웠다.

약물중독과 알콜중독등으로 환상과 환청을 보고 제정신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넘어감`이나 신과의 대화,종교적 색채가 강한 `특사`와 `마사의 책`등 현재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다 신과의 대화라는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현실을 비꼬고 있다.

서로 말을 하면서도 소통되지못하고 타인을 위협하고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세상,돈이라면 앞으로 어떤 불행이 닥칠지 예상하고서도 모른 척 외면해서 수많은 피해자를 양성하는 현대의 기업들...온갖 넘쳐나는 약물과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얼마나 암울할까? 심지어 인간이 주인이 아닌 세상이라면...

언뜻 어둡고 암울한듯한 세상을 그리지만 밑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 앞으로도 마냥 어둡기만 한게 아닌 약간이지만 발전할 기미와 희망을 보여주고 있어 읽고나서도 어둡거나 두렵다고 느껴지지않는다.

또한 작가로 그것도 당시에는 전혀 생각도 못한 흑인 전업작가로 살아갈 결심을 하고 그런 길을 걸어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에세이도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덤덤하게 그리고 있지만 얼마나 힘든 여정을 걸었는지 알수 있어 작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단편을 읽었으니 그녀 스스로도 말했듯이 그녀가 잘한다는 장편소설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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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 송 1 - 운명의 바퀴가 돌다
로버트 매캐먼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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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세기말을 다룬 작품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던 때가 있었다.

디스토피아를 다룬 그 작품들도 유행이 있어 핵폭발이나 바이러스 혹은 인공지능 로봇에 의해 인류가 멸망하다시피하고 살아남은 얼마안되는 인간들이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번갈아 가며 출간되고 인기를 끌었었는데 요즘은 조금 시들해진 느낌이다.

이 책 스완송은 `소년시대`로 인기를 끌었던 로버트 매캐먼의 작품으로 자그만치 1987년에 나온 작품이란다.

게다가 놀라운건 왠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스티븐 킹의 그 유명한 `미저리`와 같은 해 같은 상인 브램 스토커상을 공동수상한 작품이란건데 이렇게 뒤늦게 소개된건 아마도 15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 일정부분 차지한 탓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내용을 간추리자면 스토리자체는 복잡하거나 하지는 않다

짐작한 바대로 초강대국인 미국과 소련이(러시아가 아닌) 서로를 견재하고 증오하다 끝내 못견디고 서로의 심장에 핵폭탄을 터트리면서 모두가 지옥으로 끌려가게 되고 이런 과정을 참으로 잔혹하게 묘사하고 있다.

핵폭발은 누구도 피해가지 않는다.어린 천사같은 아이도, 직위가 높은 사람도, 엄청난 부자도 상관없이 모두를 쓸어가버린 핵폭탄의 위력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얼굴에도 마치 두꺼비같이 흉측한 증거들을 남기고 그런 피해를 피해간 사람과 서로 대치하며 전쟁이 끝나 아무것도 남지않은 페허에서도 페를 나눠 서로를 증오하게 만든다.

이렇게 모든것이 끝난것 같은 페허에 어린 소녀가 살아남았다.

스완이라 불리운 소녀와 그녀를 돌보라는 운명같은 미션을 받은 프로 레슬러는 다른 사람들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되고 또다른 그룹인 부랑자 시스터는 길에서 주은 보석같이 빛나는 고리를 통해 스완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운명처럼 그녀를 찾아 떠돌게 된다.결국 이 이야기는 이 두사람이 조우하는 긴 과정과 그들이 조우하고 난 뒤 벌어지는 전쟁으로 크게 나눌수 있겠다.

어린 소녀인 스완이 왜 꼭 살아있어야만 했을까? 하는 의문은 전쟁전 그녀가 꽃을 키우는 데 남다른 재능이 있을뿐 아니라 곤충들과도 소통할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씬에서 짐작할수 있다.

모든것이 다 타고 페허가 된 세상에 한줄기 구원같은 힘을 가진 존재인 스완은 그 힘을 발현하기전 너무 많은 고통과 고난을 겪게 된다. 마치 모두를 구원하러 왔다는 예수처럼

온 얼굴을 덮은 기립종으로 인해 눈도 제대로 보이지않게 되고 몸조차 가눌수 없을 뿐 아니라 사람들은 그녀의 외모를 보고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추한 외모가 된다.그건 예쁜 외모를 가졌던 어린 소녀에게 너무나 가혹한 운명이지만 우연히 그녀의 손에 닿은 사과나무를 다시 피어나게 하면서 그녀 스스로 자신의 운명적과업을 깨닫게 되고 외모 컴플렉스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또다른 아이 롤런드 역시 운명의 날에서 살아남지만 영리한 이 소년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해줄 어른을 찾게되고 그가 찾은 인물인 대령으로 인해 잔인하고 냉철하며 비인간적인 본능이 깨어나게 되면서 스완과 대척점적인 역활을 하게 된다.

모든것을 잃은 전쟁에서 살아남았으면서도 교훈을 얻기는 커녕 남은걸 노려 살육을 일삼고 온사방에 돌아다니는 무기로 얼마 안남은 사람들끼리 총을 겨누고 서로를 증오하는 모습은 지옥이나 다름없지만 결국 이 모든 지옥같은 모습은 메시아같은 존재인 스완의 등장을 극적으로 하기 위한 장치로 작용한다

하지만 스완이 모든걸 해결하고 그녀가 나타나면서 기적처럼 서로 화해를 한다는 식의 결말이 아닌 그녀 스완의 힘으로 새로 시작할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로 인해 사람들이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 마음에 든다.

밑도 끝도 없는 희망이나 구원이 아닌 결말은 그래서 더 와닿는다

 공상과학적 요소에다 다소 판타지같은 동화적 요소가 섞여있어 처음엔 뜬금없이 느껴지고 이질적으로 느껴졌지만 그런 판타지같은 요소가 없다면 스완의 메시아적인 이미지가 살 수 없을것같아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엄청난 페이지에다 세기말을 다룬 작품답게 어둡고 암울해서 읽기에 녹록치않았지만...다 읽고 난 후 성취감을 느끼게 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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