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파리에 가다
카트린 카랑굴라 지음, 김영신 옮김 / 빚은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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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도시에서 살아보기를 꿈꾸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꼽는 곳이 아마도 프랑스 파리가 아닐까 싶다.

물론 여행으로라도 가 본 사람들 중에 파리에 대해 악평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파리라고 하면 왠지 모를 낭만이 느껴지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만큼 프랑스 파리라고 하면 떠올리는 게 낭만 혹은 로맨스가 아닐까...

그런 사람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꿰뚫어본 작품이 바로 이 작품 에밀리, 파리에 가다이고 그런 만큼 사람들에게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이렇게 소설로도 출간되었다.

드라마의 인기를 그대로 소설로 옮겨온 만큼 소설 속 대사나 분위기가 통통 튀는 것이 요즘 트렌드에 맞을 뿐 아니라 주인공인 에밀리가 자신이 살아온 세상과 다른 성향과 분위기를 가진 파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그려져있다.

에밀리는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파리에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꿈처럼 느껴진다.

운 좋게도 상사의 임신으로 그녀를 대리해서 파리에 와 머물 집을 둘러봤을 때만 해도 고생스럽지만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꿈은 출근하자마자 와장창 깨졌을 뿐만 아니라 회사 동료들의 은근한 따돌림에 외톨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지만 그런 좌절도 잠시뿐...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이 잘 하는 sns로 홍보하는 일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다.

그리고 에밀리의 아이디어가 톡톡 튀고 기발한 센스는 이내 마케팅 업무에서 성과를 보이지만 문제는 그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상사 실비와의 잦은 마찰이다.

문제는 일적인 면에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가고 있지만 연애 면에서는 제대로 되는 게 없다는 것이다.

첫눈에 마음에 들고 점점 볼수록 매력을 느끼는 아랫집 남자 가브리엘은 그에 대한 마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알고 보니 프랑스에서 새로 사귄 친구 카미유의 남자친구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좌절감을 안겨주게 된다.

친구의 연인을 마음에 두게 된 에밀리...

이게 웬 고전적인 신파냐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부분 역시 감각적으로 풀어나간다.

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단념시키기 위해 다른 남자를 만나보기도 하고 평소 하던 연애와 달리 처음 만난 남자와 원 나이트를 해보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치지만... 문제는 가브리엘이라는 남자의 매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것

우리의 에밀리는 과연 친구냐 사랑이냐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인지... 뒷이야기가 궁금해 찾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고 누구에게나 당당한 미국 여성의 대표 같은 에밀리와 새침하면서 누구에게 지시받는 걸 싫어하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 프랑스 사람들과의 문화 차이에서 오는 삐걱거림... 그리고 그런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긍정적이고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는 에밀리만의 매력은 어쩌면 정반대의 성향인 파리라서 더 빛나는 건 아닐까 싶다.

엉뚱하면서도 내내 사고를 치지만 사랑스러운 에밀리와 잘 생긴 셰프 가브리엘은 과연 맺어질 수 있을지... 삐걱거리는 상사 실비와는 언제쯤 제대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지...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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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사이드
제임스 베일리 지음, 서현정 옮김 / 청미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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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로프즈를 결심할 땐 그 대답은 반드시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하지만 때때로 이런 일생일대의 프러포즈 순간 마치 누군가의 장난처럼 거절당하는 최악의 경우가 간혹 있다.

공들여 계획을 세우고 적당한 장소를 고르고 결전처럼 반지를 내밀며 프러포즈를 했는데 상대방의 대답이 노 라면... 두 사람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 책의 주인공 조시는 12월의 마지막 날 여자친구가 가보고 싶다고 하던 런던아이에서의 프러포즈를 준비했다.

런던아이캡슐에서 단둘만의 시간에 정성스레 고른 반지를 내밀며 청혼을 했지만 여자친구는 그의 프러포즈를 단칼에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충격적인 고백까지 한다.

이제까지 자신과 같은 마음일거라 믿었던 마음을 배산당한 것도 잠시 조시에게는 더 큰 문제가 있었다.

그가 이제까지 여자친구와 살고 있던 곳이 그녀의 아빠가 마련해 준 아파트였으며 그의 직장 역시 그녀 아빠의 호텔이었던 것

프러포즈를 거절당하면서 동시에 직장과 집까지 모든 걸 잃어버린 남자 조시는 그날 이후로 모든 의욕을 잃어버린다.

더 이상 자신의 판단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에 그날부터 모든 걸 동전을 던져 결정하기로 한 조시

모든 걸 잃은 듯 보이지만 조시에게는 아직 그를 걱정하고 사랑해 주는 친구들이 많았고 친구들은 그에게 새로운 여자친구를 소개해 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음을 다친 조시에게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렇게 하송세월을 보내다 우연히 만나게 된 한 사람...

처음 본 순간부터 말이 통하고 자신이 바라던 모든 걸 갖춘듯한 그녀를 보면서 또다시 설렘을 느끼지만 오랫동안 연애를 하지 않은 탓인지 그저 허둥 되기만 하다 그녀의 이름은커녕 연락처조차 알지 못한 채 서로 엇갈려버린다.

이름도 모르고 연락처도 모른 채 그녀를 찾아 헤매는 조시와 그 친구들...

이때부터 친구들의 활약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고 엉뚱한 곳을 찾아 헤매다 마침내 만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엉뚱하지만 사랑스럽게 그려진 플립 사이드

서로를 찾아 헤매는 두 사람의 모습도 흥미롭지만 너무나 흔하게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키고 부정적인 요소가 더 많아 사회적 문제로까지 보이는 sns로 이런 순기능적인 면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달까

이제까지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모른 채 그저 상황이 주어진 대로 살아가기만 했던 조시가 실연당한 후 모든 걸 단순히 동전을 던져서 결정하기로 하는 등 일탈을 감행하다 조금씩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를 깨달아가는 과정 역시 로맨스가 이뤄지는 사이사이에 보여주고 있는 플립 사이드

무겁지 않고 유쾌하면서도 달콤한 로맨스가 가미되어 있어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엉뚱하고 소심하지만 로맨틱한 사랑꾼 조시의 진정한 사랑찾기 과정이 아름답게 그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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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아오야마 미나미 지음, 최윤영 옮김 / 모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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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열애에 빠졌을 때라면 그 사람을 위해서 별도 달도 다 따줄 수 있을 것 같은 건 물론이고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는 마음을 가지지만 사랑이 어느 정도 무르익어지고 서로에게 익숙해질 때면 그때의 마음과는 조금 달라지는 게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다.

물론 처음과 끝이 꾸준히 한 사람을 위해 맹렬히 타오르는 사랑도 없진 않겠지만... 솔직히 그런 사람은 드문 게 현실

오죽하면 사랑의 유효기간은 18개월이라느니 3년이라느니 하는 말이 있을까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도 할 수 있다는 그런 사랑이 드물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 혹은 소설에서나마 그런 사랑을 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고 판타지 같은 그런 내용을 보면서 대리만족하거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게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는 그런 걸 보통 신파라고 얕잡아 보거나 비웃음을 띠고 이야기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런 장르는 꾸준히 사랑받아오고 있다.

특히 일본이 요즘 이런 장르에 강세를 띠고 있는 데 어쩌면 살기 힘든 팍팍한 세상에 소설 혹은 드라마에서나마 그런 판타지 같고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마음이 반영된 덕분이 아닐까

이 책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도 그런 작품 중 하나다.

첫사랑과 결혼해 행복한 생활을 하던 미노리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는다.

알고 보니 중학생 때 머리를 세게 부딪친 적이 있는 데 그때의 충격이 쌓여 돌연사하게 된 것이라는 걸 알게 된 남편은 그녀 없는 세상은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자신만의 능력을 살려 그녀의 목숨을 구하기로 결심한다.

그 능력을 사용하게 되면 자신의 수명이 단숨에 되돌린 시간의 5배인 55년이 사라진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이 아닌 그녀 미도리의 행복을 위해서 한치의 망설임 없이 타임워프를 감행한다.

그리고 그녀와 자신의 중학생 시절로 돌아가 미노리의 곁에서 행복한 학창 시절을 보내며 그녀와의 관계도 돈독히 하지만 예견되었던 시간은 돌아오고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사랑의 본질은 자신보다 상대가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그 사람을 위해서 뭐든 주고 싶어지는 마음이 아닐까

그런 순수함이 점점 사라져 연애 상대에게서도 냉철하게 계산하고 온전하게 그 사랑에 모든 걸 쏟아붓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는 요즘 세대지만 누군가를 온전하게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았을 거라 믿는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제대로 짚어내고 있는 게 요즘 일본에서 나오는 청춘소설이 아닐까 싶다.

최근 들어 연인 중 한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나 불치병 혹은 시한부 삶을 살다 잃어버린 후 남은 사람의 절절하고 애타는 마음을 담은 책들이 많아 나오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역시 그 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작스럽게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남은 사람의 절절한 아픔과 상실감을 묘사하는 건 물론이고

여기에다 주인공에게 이 모든 걸 다시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만 빼면...

물론 주인공은 그 능력으로 마치 슈퍼맨이 사랑하는 여자를 살리기 위해 지구를 되돌 리 듯 시간을 되돌린다.

여기까지라면 기존의 작품들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더 극단적이고 놀라운 선택을 한다.

시간을 되돌린 만큼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자신의 시간을 희생한다는 것에 더해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모든 걸 던진다.

두껍지 않은 분량이고 어렵거나 막히는 내용이 없어 술술 잃어가다 어느 순간이 오면 나도 모르게 맨 앞장으로 되돌아가 새로 확인하게 하는 부분이 있는 데 그건 독자를 놀래기 위한 작가의 히든카드가 아닐까 싶다.

다소 진부하고 신파에 치우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대체로 담백하고 덤덤하게 그렸고 눈물을 강요하는 느낌이 아니어서 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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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가설
앨리 헤이즐우드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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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전에 한두 번 데이트했던 남자랑 내 가장 절친이 사랑에 빠졌지만 친구는 내 기분을 생각해서 그 남자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 나의 올바른 처신은...?

이 책 사랑의 가설은 그런 상황에 처한 주인공 올리브가 친구의 사랑을 응원하기 위해 새로운 사람이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했고 그 거짓말의 대가로 처음 보는 남자와 키스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로맨스 소설인 만큼 그녀가 키스한 남자는 절대로 평범하지 않다.

키가 크고 심지어 잘생겼는데다 학계에서 가장 유망하고 천재 교수라 불리는 남자... 여기까지 보면 그야말로 완벽한 로맨스 소설의 남자 주인공답다.

단지 약간의 흠이라면 주변에 박사과정을 밟는 대학원생 동기들로부터 재수 없고 성질 더럽기로 유명한 그 애덤 칼슨 교수라는 점 하나 일뿐

하지만 그런 애덤이 올리브의 사정을 듣고는 선뜻 가짜 연애에 동참하기로 한다.

자신 역시 연구비로 따낸 거액의 돈이 그가 다른 대학으로 옳길 지도 모른다는 학과장의 의심 때문에 묶여있어 의심을 풀기 위해서라도 올리브와 연애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는... 누가 들어도 뻔한 핑계를 대며 올리브와 가짜 연애를 시작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남들이 보는 데서 데이트를 시작하는 애덤과 올리브는 예상한 것처럼 서로에게 빠져들지만 둘 다 이제까지 공부만 했던 모범생이라 제대로 된 연애 경험이 적어 상대방의 마음은커녕 자신의 마음조차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 모두는 알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몰라 고백조차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머뭇거리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해 서로를 오해하게 되고 이별의 아픔을 겪는다.

풋풋한 10대나 어린 사랑이 아닌 성인의 사랑인 만큼 두 사람이 서로를 원하는 장면이 에로틱하게 그려진 사랑의 가설은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이다.

어린 시절 엄마를 잃은 경험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는 걸 힘들어하는 여자 올리브는 소심하지만 친구의 사랑을 위해서 처음 보는 남자에게 덥석 키스를 제안하기도 하는 다소 엉뚱한 면이 사랑스러운 여자고 학문적인 면에선 빈틈이 없이 꼼꼼하고 철저한 완벽주의자 애덤 역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는 서툴기 짝이 없는 평범한 여느 남자와 다를 바 없는... 마치 대형견 같은 남자였다.

엉뚱하게 시작된 가짜 연애가 서로에게서 사랑스러움을 발견하면서 사랑에 빠지고 그런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활활 타오르게 하기 위한 윤활유로 질투라는 감정을 그리고 악당의 등장으로 위기를 겪다 마침내 모든 걸 극복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섬세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진 사랑의 가설은 평범한 듯 사랑스러운 소설이었다.

마치 로코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한 재미가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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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연간의 격정 2
김혜량 지음 / 북레시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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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가장 존귀한 존재라 하는 천자의 몸으로 한나라를 십수 년 통치하면서 신하들과 백성들 모두에게 인정받았던 황제가 우연히 마주친 한 사람을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져 이제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격정을 느끼고 질투에 밤을 설치며 고통받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화평연간의 격정

설명만 보면 여느 로맨스 소설과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여기서 황제가 사랑에 빠진 상대는 이성이 아닌 동성이다.

그것도 자신의 아들 연배의 젊은 미청년

게다가 그토록 존귀한 존재이자 천하를 내려다보는 카리스마의 천자가 상대에게 자신의 지아비가 되어달라고 하는 것에서부터 이 책은 평범을 거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게 황제 조융이 자신의 뜻에 따라 상대방인 유가경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를 밀원에 가둬놓고 자신의 사랑을 강요하다 결국엔 가경이 그를 받아들이고 연민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게 1편이라면 2편에서 본격적으로 후계자 선정으로 인한 추신과의 대립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책에는 두 사람이 아닌 세 사람의 사랑과 질투 그리고 원망과 증오가 얽혀있고 그중 한 사람이 바로 환관이자 조융의 정치적 동반자이며 아비와 같은 추신이다.

한 번도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에 본 적 없었던 추신의 눈에는 자신과 비슷하다 생각했던 조융의 갑작스러운 열정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나라에 큰 해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오히려 뒤에서 그의 사랑을 도와준다.

하지만 그런 추신도 간과한 게 있었는데 조융은 유가경을 잠시 잠깐의 연정이 아닌 그와 모든 걸 내려놓고 단둘이서만 평범한 부부처럼 살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추신을 비롯해 모두가 당연하다 생각했던 영왕이 아닌 아무도 생각지 못한 숙왕을 후계자로 점찍고 그를 단련시킨다.

이로 인해 조융과 한몸같았던 추신과의 사이는 조금씩 벌어지다 결국 그 틈새가 점점 벌어져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건 추신이 유일한 황제라 믿었던 조융이 가경과 함께 하는 삶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을 결심을 하고 몰래 계략을 짜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부터다.

황제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아버지처럼 믿고 따랐던 추신과 함께 하게 위해 황제가 되었고 황위에 오른 이상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을 뿐... 단 한 번도 그 모든 것이 기꺼웠던 적은 없었던 융의 일탈은 어쩌면 시기의 문제였을 뿐 당연한 결과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하필이면 그 상대가 이성이 아닌 동성인 가경이었을 뿐....

하지만 생애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랑은 그의 몸과 마음 모두를 활활 태우다시피 할 만큼 격정적이었고 그의 곁에서 모든 걸 같이 하고 함께 했던 추신의 입장에선 자신의 모든 걸 내던지는 황제의 사랑은 배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둘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너무 길지 않은 분량이라 늘어지지 않는 점이 좋았고 조융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묘사나 추신이 바라보는 두 사람의 모습 같은 게 좋았지만...

로맨스 소설로 보기엔 가경과 조융이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의 변화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고 정치 드라마로 보기엔 그 치밀함이 부족한듯 느껴져 다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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