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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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잠시 스치듯 지나간 사람이 내 인생을 바꿨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심지어 그 상대가 나의 첫사랑이라면...

너무나 아름다운 스토리지만 현실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걸 알기에 더욱 이런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로맨스와 기적은 원래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면 할수록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는 법 아닐까

그런 아름다운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다룬 게 이 책 88번 버스의 기적이다.

항상 같은 버스를 타고 다니며 처음 만난 사람들과 얘길 하기를 좋아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프랭크... 그가 이런 일을 하는 건 오래전 잠시 스치듯 만났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다시는 볼 수 없게 된 운명의 여인을 다시 한번 만나기 위해서였다.

오늘 그와 같은 버스를 타서 이야기를 나눈 사람은 오래 사귄 남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에 사랑도 일자리도 심지어 거주할 집도 잃은 채 앞으로의 일로 머리가 복잡한 리비라는 여성이었다.

리비는 이제까지 부모의 말을 거역한 적 없는 모범생 같은 삶을 살아왔지만 돌아보니 자신 앞에 남은 게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이 뭘 원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심하게 자책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연히 88번 버스에서 만난 프랭크의 그녀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두 사람이 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서 함께 도움을 주는 요양보호사 딜런

딜런 역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 사회 부적응자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딜런은 누구보다 섬세하고 친절한 남자였고 그런 딜런의 본 모습을 함께 하면서 알게 된 리비와 묘한 핑크빛 기류가 흐르게 된다.

이야기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는 과연 60년 전 잠깐 스치듯 만난 운명의 여인을 프랭크 할아버지가 리비와 딜런의 도움으로 조우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고 그 만남을 위한 세 사람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하는 궁금증이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간다.

그 사이 리비의 사랑에 대한 고민과 앞으로의 일에 대한 고민 그리고 새롭게 형성되는 딜런과의 로맨스가 펼쳐지면서 이야기의 간극을 메우고 있다.

인생은 한번뿐이므로 누구도 아닌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는 88번 버스의 기적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아름답고 유쾌하면서도 기적 같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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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함 더하기 사이코패스
순정만셍 지음 / 단한권의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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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물을 좋아하지만 너무 잔인한 장면을 보고 나면 나도 모르게 달달하고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이 나오는 로맨스물을 찾게 된다.

아마도 나름의 정화의식이 아닐까 싶은데... 마치 음식의 단짠단짠과 같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로맨스물이지만 사이코패스라는 용어가 등장해 관심이 갔다.

범죄물에서의 사이코패스는 그야말로 완벽한 범인상이고 더군다나 연쇄살인마 대부분이 남의 고통이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이코 패스하면 연쇄살인마 혹은 강력 범죄 사건의 범죄자를 떠올리기 쉽다.

그런 사이코패스와 로맨스의 결합이라니...

일단 남자 주인공이 사이코패스임에는 틀림없다.

어릴 적부터 동물이나 사람을 왜 죽이면 안 되는지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고 아무도 그런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실행해 보는 대범함까지 갖췄던 루오휘

스스로 자신이 남과 다름을 자각하는 영특함까지 가지고 있었지만 얼굴도 모르던 아빠와 달리 자신을 키우고 보살펴주던 엄마마저 자신의 곁을 떠나면서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다.

이후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마음에 두지 않았던 그였지만 알고 보니 자신의 아버지는 아시아의 최대 기업 중 하나를 이끄는 회장님이었고 덕분에 단숨에 재벌 집의 후계자가 된다.

똑똑한 머리로 기업을 물려받아 탄탄대로를 걷던 그는 느닷없이 모든 걸 버리고 한국으로 와 새로운 회사를 키우던 중 엉뚱한 장소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남달리 이쁘지도 않고 자신처럼 부유하지도 않지만 언젠가부터 신경 쓰이기 시작한 그녀 유이

유이 역시 행복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자신의 곁에는 정성을 다해 두부를 만들면서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던 할아버지가 있어 불행하지도 외롭지도 않았었다.

이제 할아버지와 자신의 추억이 있는 두부가게를 샀지만 옆집에 이사 온 사람이 있었다.

바로 루오 휘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두 사람의 인연은 이런저런 곳에서 이어지고 서로를 의식하게 되는 두 사람

특히 휘는 그녀가 만든 음식을 먹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 한편이 울렁거림을 느끼게 되고 착한 그녀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지만 왜 그런 건지 이 마음이 뭔지를 모른다.

이렇게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순진함 더하기 사이코패스는 소재에 비해 다소 밋밋한 전개를 보여 아쉬움을 남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알지 못하는 남주가 스스로의 감정을 자각하기도 쉽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마침내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지만 자신으로 인해 그녀가 상처를 입을 것을 두려워해 감정을 속이는 모습을 보면 여느 일반 사람과 다르지 않다.

과연 사이코패스도 이럴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는 남과 달리 타인과의 감정 교류에 서툴렀을 뿐이고 진짜 사이코패스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단지 어릴 적부터 사랑해 주고 보듬어주고 관심을 주지 않아 사랑을 잘 몰랐고 여기에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충격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정을 죽이게 되지 않았을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가독성 좋고 달콤한 로맨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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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샤라 휠러와 키스했다
케이시 매퀴스턴 지음, 백지선 옮김 / 시공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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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포함해 작은 도시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예쁜 여학생과 키스했다면...?

그것도 상대방이 먼저 다가와 키스를 했다면 이건 분명 그린라이트가 아닐까

그럼 이제부터 사귀기만 하면 될 텐데... 문제는 키스를 받은 사람 역시 여자라는 사실!!!

학교에서 인기 최고인 여학생이 동성을 좋아하는 거라면 이것 또한 요즘 세상에서 별문제가 아니겠지만 문제는 그쪽은 잘생기고 인기 많은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이런 짓을 한 걸까? 이 문제의 대답을 찾아 헤매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졸업을 앞둔 클로이는 학생대표로 졸업 연설을 하는 게 현재 가장 큰 목표이고 어서 빨리 졸업해 이 고리타분하고 고지식한 동네를 벗어나 대학생활을 마음껏 누릴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이쁜 걸로 부족해 공부마저 잘해 계속 자신과 등수를 다툰 라이벌 샤라 휠러가 나타나 키스를 하고는 잠적해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게다가 그녀에게 키스를 받은 사람이 자신뿐만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서 그녀가 왜 이런 짓을 했을지 이유를 찾기 위해 잠적해버린 샤라를 찾아 나서지만 아무도 그녀의 행방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클로이에게 마치 자신의 뒤를 쫓아올 것이라는 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여기저기에 자신의 행방과 관련한 단서를 담기 샤라

그녀가 담긴 단서를 쫓다 생각지도 못한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모두가 알고 있는 완벽한 우등생이자 인기인인 샤라의 모습이 아닌 오로지 클로이만이 알고 있었던 샤라의 민낯

그렇다면 이제까지 모두를 완벽히 속여왔던 샤라는 왜 이제서야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걸까

그것도 하필 자신의 라이벌이자 모두에게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아웃사이더 클로이에게 단서를 남겼을까 하는 이런 의문은 샤라가 남긴 쪽지를 쫓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샤라가 졸업을 불과 한 달 남겨두고 이런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데에는 보수적이고 암묵적으로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는 이 학교 윌로그로브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곳에서 유난히 두드러지는 존재였던 클로이에게 자신의 흔적을 남겼던 샤라의 의도 또한 알 수 있다.

동성애를 비롯해 유색인종을 대하는 차별적인 시선과 태도를 숨기고 있는 윌로그로브라는 학교와 그 학교를 운영하는 운영진들의 위선 역시 시원하게 까발리는 후반부를 보면서 속 시원함을 느끼게 했다.

가벼운 로맨스 소설이거나 약간의 코미디적인 요소가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줄 알았는데 그 속에 다루고 있는 내용은 가볍지 않아서 더 마음에 들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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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도 언젠가 잊혀질 거야
스미노 요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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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유명한 작가 스미노 요루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이야기뿐 만 아니라 그 시기의 사람들이 겪는 혼란과 고민에 대해 섬세하고 세심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면 이번 책 이 마음도 언젠가 잊혀질 거야에서는 사랑이 유한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일생에 한번 겪게 되는 첫사랑은 이뤄지기 보다 헤어지는 쪽이 대부분이다.

그런 이유로 첫사랑이란 누군가에게는 지워지지않는 낙인처럼 찍혀 평생 잊히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시에는 죽을 것처럼 괴로워도 결국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잊히게 되고 상처 역시 희미해질 수 있는 성장통으로 치부하기 마련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에서도 그랬지만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인 카야 역시 주변 상황에 무심하고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피하는 스스로 자처해서 아웃사이더의 길을 걷고 있다.

아니 카야의 경우는 학교에서만 이런 모습이 아니라 가족 내에서도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사회 부적응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그저 지겹기 그지없고 사는 것이 지루할 뿐 아니라 삶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밑바탕에서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자의식이 강하게 깔려있다.

그래서 가족을 포함 주변 사람들과 섞이고 싶은 마음도 없고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자신의 상태에 만족하고 있다.자신은 특별하니까!

그렇게 자신만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카야에게 낯설지만 특별한 존재가 나타난다.

버려진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낯선 존재는 얼굴을 볼 수도 없고 단지 눈과 손톱 발톱으로 짐작되는 부위만 볼 수 있는... 짐작해보건대 다른 세계에서 온 존재임이 분명한 그것은 어느새 카야에게만 보이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특별한 자신에게만 보이는 존재인 그것은 그렇게 카야에게 특별하면서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치카라고 이름 지어준 그것과의 관계로 인해 카야 역시 조금씩 변화되지만 만남이 갑작스러웠던 만큼 이별의 순간 역시 갑자기 찾아왔다.

낯선 세계에서 온 치카를 위해 평소라면 생각지도 못했던 행동까지 감행하며 그녀와 자신만의 특별함을 지키고자 했지만 그런 자신의 생각이 큰 착각이었음을 깨달은 순간 마치 꿈처럼 모든 것이 사라져버린다.

문제는 그날 이후부터다.

스스로가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치카와의 이별로 끝났다고 생각하는 카야는 겉으로는 이전보다 사람들과 교류하며 훨씬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더욱더 비관적이 되고 하루하루 더 지루함을 느끼며 생이 끝날 순간만을 기다린다.

마치 세상을 살만큼 산 노인의 그것처럼 그저 모든 것이 권태롭고 시시할 뿐이다.

그리고 가장 나쁜 건 그런 마음으로 자신에게 다가온 사이토에게 큰 고민없이 곁을 허용하고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내버려 둔 것이다.상대의 마음따윈 생각조차 하지않은 채...

마음속으로는 늘 치카를 생각하며 언제나 한 발을 밖으로 뺀 채 연인을 대하는 카야의 모습은 자신의 사랑은 특별하고 자신만이 특별한 사랑을 했으며 그 사랑은 영원하다고 고집하면서 믿는 어린 시절의 모습에서 한 치도 성장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스스로는 그런 자신을 대견스러워한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그때의 강렬했던 마음이 조금씩 희석된다는 걸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카야의 모습은 고등학교 때의 염세적이고 주변을 향해 건방진 시선을 보낼 때만큼 사랑스럽지 않다.

아니 오히려 밉살스럽기까지 하지만 작가는 이런 카야를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되어가는 지를 보여주고자 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자의식이 팽배한 사춘기 시절을 거치고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미처 겪지 못한 채 오랜 사춘기를 경험하고 있는 카야가 사람의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때의 그 마음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는 이 마음도 언젠가 잊혀질거야는 그래서 아름다우면서도 왠지 모른 허무함을 느끼게 했다.

사춘기소년의 마음을 섬세하면서도 세심하게 묘사한 작가 특유의 필력이 빛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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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곳비 꽃비 1~2 세트 - 전2권
이은소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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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물을 읽다보면 그 시절에는 넘지 못한 벽 즉 신분의 벽이라는 것 때문에 그 책이 흥미롭기도 하고 때로는 읽기도 전에 내용을 유추할 수 있어 선뜻 손이 안갈때도 있다.

특히 주인공이 실존 인물이라면 이런 선택의 갈등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가 바뀔 수는 없기에 그 사람이 어떤 결말을 맞을 지 알고 책을 읽는 건 마치 누가 범인인 지 이미 알고 미스터리 추리물을 읽는 것 같달까

이 책 곳비 꽃비 역시 그랬다.

주인공인 곳비의 신분이 궁녀라는 걸 안 순간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음에도 어느 정도 결말을 예상할 수 있어서 책을 읽기도 전에 마음에 부담이 갔다.

게다가 시대적 배경이 세종과 문종을 이어 단종으로 연결된다니... 두 사람은 또 얼마나 가슴 아프고 절절한 사랑으로 내 마음을 아프게 할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

하지만 나의 이런 걱정은 기우였던 게 정치적으로 격동의 시절이었을 그 시기였지만 정치적인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고 오롯이 신분이 다른 두 사람이 서로가 서로의 영혼의 짝임을 깨달아가는 순간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엄마가 궁전 구경을 하고 오라는 말만 듣고 선뜻 궁전으로 들어온 어린 소녀 곳비

제대로 먹지 못해 남보다 유달리 작은 체구의 곳비는 처음 궁전에 들어 온 날 그림처럼 희고 고운 도련님을 만나게 된다.

그의 이름은 안평대군 이용이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궁궐로 들어와 생각시가 된 곳비가 밤마다 엄마를 찾고 우는 모습을 보고 곳비에게 성을 주고 곁에 두게 되면서 두 사람은 그렇게 넗은 궁에서 오누이처럼 자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곳비에게 이용은 단순히 자신을 잘 보살펴주는 고마운 오라버니같은 이가 아니라 마음을 다해 은혜 하는 이었지만 용에게는 처음 본 순간 마음을 빼앗긴 여자가 따로 있었다.

한나라의 왕자라는 귀한 신분으로 어떤 사람도 원하면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가 마음을 줬던 여인은 생각지도 못하게 공녀가 되어 서로 가슴 아픈 결별을 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를 바라보면서 맺어지지 못하고 자꾸만 다른 사람을 보며 엇갈리는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이 서로 티격태격하며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마침내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곳비 꽃비는 역사 로맨스 소설답게 역사적 사실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신분의 차를 뛰어넘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문제는 조금만 역사를 알아도 안평대군의 최후를 알 수 있기에 뒤로 갈수록 고비와의 로맨스보다 그가 어떻게 될지 더 조마조마하며 지켜보게 된다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한 곳비 꽃비... 오래전 봤던 드라마 다모가 연상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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