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할머니 - 사라지는 골목에서의 마지막 추억
전형준 지음 / 북폴리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주변에 애견인만큼 애묘인들이 많이 늘어났음을 느낀다.

여기저기에서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의 사진을 올려놓고 그 사랑스러움을 자랑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고양이와의 일상을 올려놓은 사진을 보는 것도 흔해졌는데 그 대부분의 사진이란 게 젊은 여성의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고양이하면 왠지 젊은 여성과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져 할머니와 고양이라는 게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고양이를 키우는 게 어찌 젊은 사람들 뿐일까만은 아마도 자신의 일상을 꾸준히 올리는 게 요즘 사람들의 유행이다보니 대부분 그런 일에 적극적인 젊은 사람들과 고양이의 사진이 많고 그래서 이런 선입견을 갖게 된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사진 속의 고양이는 대부분 비싼 값에 분양되는 고양이일 경우가 많아서 그런 사진 속의 고양이와 길고양이는 같은 고양이임에도 바라보는 시선도 대우도 천지차이가 난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길고양이에 대한 시선과 처우가 조금은 달라진 걸 느끼는데 여기저기에서 올라오는 사진이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경험담들이 책으로도 웹툰으로도 나와서 음식 쓰레기를 먹고 한밤에 소리 높여 울기나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희석된 덕분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 사진은 참으로 사랑스러웠다.

무슨 무슨 종이라는 비싼 고양이도 아니고 그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예쁜 아가씨도 아닐뿐 아니라 고양이를 이쁘게 치장할 줄도 모르지만 누구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그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사랑받고 자라는 것들에게서는 사랑받는 대서 오는 여유가 느껴진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해도 사랑받는다는 데서 오는 자신감은 여유로 나타나고 그 여유로움은 또 다른 사랑스러움으로 나타나는데 재개발로 슬슬 사라져가는 동네를 찾아다니며 그곳의 풍경과 고양이 사진을 주로 찍은 작가의 사진에서 그 여유와 사랑스러움이 참으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재개발을 앞두고 조금씩 철거되는 동네

그리고 그 동네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가던 할머니와 할머니들의 가족이 된 고양이들의 사연은 때로는 감동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유쾌하기도 했다.

자식을 낳지 못한 할머니에게 사랑하는 자식 대신이기도 했고 홀로 있는 할머니에겐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 서로에게 가족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할머니들과 고양이의 사연은 짠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아픈 몸을 이끌고 고양이에게 줄 명태국을 끓이던 할머니와 고양이의 사연은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과 이별에 목이 멨다.

갈 곳 없는 어린 고양이를 불쌍히 여겨 먹이를 주다 어느새 정이 들어버린 것처럼 처음에는 할머니가 고양이를 돌봤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누가 누구를 돌보는지 모를 정도로 서로에게 깊이 애정을 느끼는 고양이와 할머니의 관계는 사람과 동물이라는 관계를 넘어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깊은 애정이 사진 속에 제대로 담겨있었다.

별다를 것 없는 그들의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사진과 짧은 글 속에 그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도 느껴져 전체적으로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이 느껴졌다.

사진을 보면서 어쩌면 이렇게도 고양이의 특징과 사랑스러움을 제대로 담았을까 감탄스러울 정도로 극강의 사랑스러움을 보여준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에게만 친절합니다 - 독일인에게 배운 까칠 퉁명 삶의 기술
구보타 유키 지음, 강수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쁜 일상,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에 지쳐 모든 것을 놓고 어릴 적 잠시 산 적이 있는 독일로 훌쩍 떠나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살고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독일과 일본 그리고 우리의 사는 모습이 얼마나 다른지 그 차이를 조근조근 들려주고 있다.

늘 시간에 쫓기고 일에 치여사는 모습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일본

저자 역시 매일매일 그렇게 살다 어느새 자신의 모습도 조금씩 변해가고 웃을 일이 없이 사소한 일에 짜증과 스트레스가 늘고 있음을 우연히 깨닫게 되면서 휴식의 필요성을 깨닫고 쉬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떠올린 게 독일이었단다.

그곳 독일에서 살면서 조금씩 깨닫게 되는 독일 사람들의 모습과 생활방식은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조금씩 납득하게 되면서 몸도 마음도 편안해졌음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생긴듯 하다.

책에는 독일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과 쉬는 모습 그리고 의식주에 대해 나눠서 다루고 있는데 읽어보면 파트를 나눴을 뿐 전반적으로 독일 사람들의 삶의 철학과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봐도 될듯하다.

독일 사람들의 모습과 삶의 방식에 대한 호의가 대부분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그들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한 것은 아닌 것이 일하는 시간이 짧고 개인 시간을 중시하는 사회다 보니 뭔가 문제가 발생했을 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모되는 시간이 많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그런 부분에선 능률적인 일처리를 자랑하는 일본에서 산 저자 역시 서비스 부분이나 공공 기관에서의 느슨한 일처리에 답답해하면서 애를 먹었지만 독일에서의 생활이 길어진 만큼 그 부분에 대해서 익숙해지고 아예 그러려니 하는 마음을 먹게 되면서 그런 부분마저도 이해하게 되었다는데 그만큼 다른 부분에서 만족도가 높다 보니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늘 유럽 사람들을 보면서 휴가 기간이 긴 것이 부러웠는데 독일은 가장 긴 휴가를 주는 나라다.

그래서 매년 초 휴가 계획을 짜고 여행 패키지 또한 다양하면서도 저렴해 돈이 없고 시간이 없어 휴가를 가지 못한다는 게 있을 수 없다니 얼마나 부럽던지...

또 직장인이라면 야근이 별다른 일이 아닌 우리에게 너무나 부럽게도 유럽 쪽은 야근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하고 제시간에 업무를 마친 사람을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우리와 다른 부분이다.

정해진 시간에 업무를 마치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하는 걸 당연시하는 사회

그래서 독일인들은 가족과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물론 우리도 그렇지만 말뿐인 우리와 달리 실제 삶도 그렇게 실천하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여유 있고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것 같아 부러운데 그런 그들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잠시 쉬러 갔다 그곳에 눌러앉은 저자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그들과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달하던 마음도 여유를 가지게 되고 느긋해지면서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게 된 저자가 부럽게 느껴진 부분이기도 하다.

언제부턴가 남들보다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자동차를 몰고 보기에 멋진 음식을 자랑하듯 sns에 올리는 게 마치 행복의 척도처럼 되어버린 요즘 세대의 눈에는 100년이 된 낡은 집에 살면서 손수 하나하나 고치고 필요한 걸 만들기도 하면서 사는 수수해 보이는 삶이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그들의 삶이 여유로워 보여서 부러울 지경이다.

남들 눈을 의식할 필요 없이 편한 복장을 하고 화장을 하지 않는 걸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 어찌 보면 남자들도 편할 수 있겠지만 특히 여자들이 부러워할 만한 것들이 많다.

아이를 양육하고 집안일을 하는 것도 당연하게 나눠하는 모습도 그렇고 식사 준비 역시 간단히 빵에다 뭔가를 얹어 먹거나 곁드리는 걸로 끝이라니 주부뿐만 아니라 남자들 아니 아이들도 간단히 준비할 수 있다.

그야말로 여자들의 천국이 아닐까 싶었는데 이 모든 것이 근무시간이 짧고 법적으로 그런 권리가 보장된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남의 눈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만족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는 사회가 진정 선진국이 아닐까 생각하면 아직 우리나라도 그렇고 일본 역시 먼 일인 듯하다.

책 속 곳곳에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독일인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많았는데 사진만 봐도 그들의 얼마나 여유로운지를 알 수 있었다.

독일인의 삶을 보여주면서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마도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하고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약간의 여유를 가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라 충고하고 싶은 게 아닐까

사진과 적절한 분량의 글이 섞여 있어 보기에도 부담이 없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사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부러움의 한숨이 나오게 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밥 자작 감행 - 밥도 술도 혼자가 최고!
쇼지 사다오 지음, 정영희 옮김 / 시공사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오래전 지금처럼 혼밥하는 사람이 흔하지 않았을 때에도 나는 가끔씩 혼자서 맛있는 밥을 먹으러 다니고 재밌는 영화를 조용히 감상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고 했던 사람이다.

그런 나를 주변에선 조금 색다르게 보는듯했지만 그때는 그런 시선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기에 별 상관이 없었는데 이제 주변에서 온 밥이니 혼술이니 하는 게 자연스러워진 요즘 오히려 혼자서 뭘 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그래서 온 밥을 하고 자작을 하면서 감히 감행이라는 표현을 쓴 저자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갔다.

맛있게 잘 먹고 있는데도 혼자라는 이유로 저 사람은 친구나 동료도 없나 하는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 때문에 한갓진 곳에 있는 노포를 찾아 조용히 스며들듯 들어가 조용히 메뉴를 주문한다는 저자의 표현은 참으로 적절하면서도 왠지 그 모습이 연상되어 웃음이 난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도 많고 나름의 방식 즉 가장 잘 어우러지는 조합이란 게 있는데 대부분 미식가라 칭하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은 분명 맛있기야 하겠지만 조금은 특별한 요리가 많다 보니 볼 때는 와 하다가도 내가 사 먹기는 쉽지 않은 반면 저자는 평범한 음식을 가지고 맛있게 혼자 즐기는 모습이 많아 그 맛이 연상되어 입맛이 돌게 한다.

물론 우리나라와 다른 음식도 많지만 우리도 익히 아는 맛 이를테면 뜨끈하게 갓 지은 밥에 구멍을 파서 버터를 넣고 간장을 부어 살살 비벼 먹는 버터 간장밥 같은 거라든지 카레라이스 혹은 돈가스 카레 같은 건 우리도 익히 아는 맛이라 저자가 나열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읽고 난 뒤 나도 모르게 허기가 들었다.

거창하게 어떤 음식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이 책이 정감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라면을 끓여주는 라면 가게 사장님이 TV를 보면서 생면을 건지는데 그 미묘한 시간 차이 때문에 안달하는 모습은 웃음이 나온다. 그런 손님의 마음은 모른 채 라면을 끓여 내준 사장님께 불만을 가지다가도 한 입 가득 먹은 라면 맛에 살짝 삐쳤던 것도 잊고 행복해하는 것도 남들과 달리 우동과 소바를 같이 시켜놓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봐가며 한 입 한 입 맛보면서 세상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행복을 느끼는 모습은 소박해서 더 인간미 있게 느껴졌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그 모습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그렇게나 잘 표현한 건 사람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느낀 바를 표현한 것이기에 그의 글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별것 아닌 것... 혼자 마시는 술은 맥주도 좋지만 도쿠리에 담긴 술이 좋다거나 혹은 정식은 체인점이 아닌 노포에서 먹는 게 좋다거나 아니면 돈가스 카레 정식은 주가 돈가스일까 아니면 카레일까 같은 의문에 나름의 이유를 들어 명쾌한 답을 한다거나 굴튀김은 한 접시에 몇 개가 좋은가 같은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그럼에도 나름의 규칙이나 맛있게 먹는 방법을 찾아 혼자만의 맛있는 혼밥 혼술을 감행하는 모습이 자못 여유롭게 느껴졌다.

바쁘게 살면서 온갖 장식이 가미된 화려한 음식에 익숙하다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늘 먹어왔던 음식을 재치 있는 표현으로 묘사한 글을 보며 이제껏 먹어왔던 음식이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했고 저자가 먹는 방식으로 한번 먹어보고 싶은 유혹이 느껴졌다.

소박한 글과 함께 곁들여진 삽화를 보는 것도 솔솔한 재미를 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테에서 이번에 인기 캐릭터인 카카오 프렌즈를 내세운 시리즈는 책의 크기와 디자인 면에서도 그렇고 내용까지도 젊은 층에 어필할만하다.

살면서 느끼는 점들 혹은 충고해주거나 도움을 주고 싶은 점들 때로는 위로가 되는 것들을 모아 책으로 그것도 너무 무겁거나 두껍지 않은 크기로 만든 이 시리즈는 책 읽기를 즐겨 하지 않는 요즘 세대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충고나 위로한답시고 장황하거나 주절주절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짧지만 마음에 와닿는 글들...

이런 건 많은 부분에서 작가 자신의 경험이나 본인이 스스로 느낀 점이 아니면 알 수 없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와닿는 게 아닐까 싶다.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다섯 파트로 나눠져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젊은 층이 특히 공감할 내용이 많은데 그 세대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일과 사랑에 대한 글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과 한참 떠들고 돌아온 날에 기분은 좋은데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진다는 글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혼자라는 게 싫어서 혹은 외로워서 혹은 다른 뭔가의 이유로 사람들과 어울려 뜻도 없는 수다를 떨고 집에 돌아왔을 때 느끼는 그 헛헛함이란...그런 점에서 내 진심을 주고 받을 수 있고 내 진심을 가십거리로 삼지 않을 단 한사람만 있으면 된다는 글은 많이 와닿았다.

사람들에게 특히 이성에게 사랑받고 싶고 어필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거지만 그 사람을 위해 나를 바꿔가며 모든 것을 아낌없이 줘버리지는 말라는 글은 우리가 사랑에 대해 말할 때의 전제조건과는 조금 다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아낌없이 모든 걸 내주는 사랑을 최고의 사랑이라 우러러보고 칭송하지만 그렇게 모든 걸 내주고 난 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버리면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판단력도 떨어지고 어쩌다 헤어지게 된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막막해 섣불리 또 다른 사랑을 찾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 글은 옛날과 달리 지극히 현실적으로 사랑을 대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특히 더 와닿는 글이 아닐까 싶다.

여기저기 글에서 사랑을 하더라도 모든 걸 내주고 나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내주지 말라는 충고의 글이 많은데 나이 들어보니 이 말들이 맞는 말이라는 걸 알기에 작가도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이런저런 경험에서 나온 글이 아닐까 미뤄 짐작해본다.

다만 너무 계산적이고 이해타산에 빠른 그런 사랑을 하라는 말이 아니라 사랑을 하더라도 내 커리어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너무 소홀하지 말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직장에서의 처신에 대한 글 중에서도 재밌는 게 많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직장 생활을 하던 혹은 자기 일을 하던 누구에게나 완벽한 갑이 될 수 없는 처지이다 보니 자신보다 조금 나은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압력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있다.

그럴 때 유용한 글들이 제법 많았는데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맡거나 혹은 화가 나서 뭐라도 치고 싶을 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외계 생명체 그루트처럼 무조건 아임 그루트 아임 그루트 하며 복도를 한 바퀴 돌라는 재미있는 충고도 혼자서 모든 걸 책임 질려 하지 말라는 조언도 그리고 먼데서가 아닌 주변 가까운 곳에서 멘토를 찾아라는 말은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이외에 나 혼자만 다른 사람보다 뒤처진다 싶어 불안하고 초조해할 때가 있는데 그런 불안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글도 그렇고 뭔가를 하고 싶은데 너무 늦은 게 아닐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몇 년 늦은 게 뭐 대수냐 늦었다고 실패한 건 아니라는 글은 상당히 용기를 준다.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사람에겐 용기를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겐 위로를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보다 못나고 서툴더라도 그런 자신을 사랑하라는 조언을 하는데 그 글들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근엄하지 않게 마치 언니나 오빠가 툭툭 던지듯 말하면서도 그 속에서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한 해가 마무리되어가는 요즘, 올 한 해도 수고했어 하며 위로받는 것 같았다.

책 내용도 마음에 들지만 디자인도 이뻐 시리즈 모두를 모아보는 것도 괜찮지않을까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에게 공부를 잘해 공부비법책으로 유명하고 언어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걸로 유명한 남자 조승연

그가 직접 뉴욕에서의 생활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뉴요커의 진짜 모습 즉 생얼을 보여주고자 한다.

흔히 유행과 첨단의 도시 그리고 시크한 도시로 알려진 뉴욕은 늘 사람들로 하여금 가보고 싶고 살아보고 싶다는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런 곳에서 관광객처럼 구경하듯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아닌 그곳을 생활기반으로 삼아 살아가는 뉴요커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그들 역시 치열하고 바쁘게 살아가는데 그래서인지 그들은 얼핏 보면 쌀쌀하기 그지없고 인정머리가 없을 만큼 냉정하게 이해타산을 따지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말로 하면 서울깍쟁이의 한 10배쯤 된달까...

그들이 얼마나 군더더기 없는 삶을 살아가는지를 보자면 저자가 겪은 일중 하나인 비즈니스 관계자들 간의 의사소통 방법을 보면 알 수 있다.

웬만한 일은 메일로 통하고 전화를 할 수 있는 일은 만남이 아니라 전화로 해결하며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들으면 점심시간이나 퇴근 직후의 시간인 해피아워를 이용해 짧은 만남을 하는... 그야말로 일분 일 초도 허비하지 않고 보내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간다.

그들의 이런 모습은 얼핏 보면 숨 막힐 듯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이 이런 삶의 태도를 가지게 된 데에는 그들의 역사를 보면 이해하기가 좀 더 쉽다.

뉴욕의 탄생에는 네덜란드 모피상과 원주민 간의 부동산 사기 사건이 섞여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찾아 배를 타고 이곳으로 와 정착한 이민자들의 도시이기도 하다.

수많은 인종이 모여 탄생한 이곳은 당연하게도 온갖 문화와 풍습, 언어가 섞였고 그런 다양한 인종에게서 나온 여러 가지 것들은 필연적으로 다양성과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군더더기 없는 사고가 중요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좀 더 합리적인 사고와 복잡함 속에서 핵심을 볼 수 있는 능력이 개발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책에서 조목조목 뉴욕커들이 가지고 있는 그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그들이 이렇게 군더더기 없는 사고와 일을 처리하는 방식 그리고 부자나 성공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일반 사람들과 차이가 나게 된 경위를 나름의 판단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 설명이 상당히 설득력 있어 납득이 갔다.

저자의 글을 보면 뉴요커를 바라보는 시각에 상당히 애정이 깃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빠른 말투, 섣불리 곁을 주지 않는 태도,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듯한 태도 등에서 자칫 그들에 대해 편견을 가질 수 있지만 들여다보면 누구를 대하던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일의 성취도와 만족도가 높은 자존감이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들의 이런 편견 없는 태도는 그대로 자양분이 되어 뉴욕이라는 도시를 한층 매력적이며 빛나는... 그리고 뭔가를 늘 한발 앞서 창조해나가는 밑거름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돈에 대한 철학이나 아이들을 양육하는 방식이 놀라웠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뉴욕 사람들이 열광하는 인물과 한국인이 존경하는 인물에서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들은 그가 어떻게 성공을 했던 오로지 그가 이룬 성공과 그 업적만을 가지고 평가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그 사람이 이룬 성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도덕적으로도 절대로 흠이 없는 사람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 부득이한 경우가 있을 수 있음을 뉴요커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납득하고 이해하고 있는데 이런 태도가 바로 뉴요커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한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태도... 가만 생각해보면 거기엔 일리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돈을 바라보는 그들의 철학과 태도는 확실히 실용적이면서도 직설적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선에는 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실리를 지양하는 그들의 모습이 오히려 당당하게 보여서 좋았다.

뉴욕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야말로 리얼하게 담아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