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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세계일주 전성시대 괜찮아, 위험하지 않아
정화용 지음 / 청년정신 / 2018년 12월
평점 :
여행이란 건 돈과 시간 여유가 있으면 어디든 갈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가끔 매체에서 우리나라 여권 파워가 세계 상위라는 글을 본 적이 있어도 솔직히 그게 그리 대단하다 여겨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보다 잘 산다고 생각하는 나라도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비자를 받기 위해 시간을 들여야 하고 또 그런 나라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새삼 우리나라의 위상이 어느새 이만큼이나 높아졌나 놀라게 된다.
게다가 k-팝이나 k-뷰티, 한류 등으로 온 세계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과 위상이 높아진 이때만큼 세계여행에 적기가 또 있을까?
높은 취업문에 좌절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과 상대적 박탈감에 고민하고 분노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해외여행을 권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저자도 힘들게 취업 문턱을 넘어선 2030세대이기도 하고 지금 젊은 세대의 고민과 갈등을 같이 겪은 사람인 만큼 그의 조언은 충분히 힘을 얻을 수 있다.
평생을 봤을 때 지금 1~2년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여행하면서 다른 세계를 접하는데 드는 비용은 그다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물가가 이미 세계적이란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싸게 그 나라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지금 해외로 눈을 돌려볼 것을 권하는 데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었다.
이 책에선 우리에게 익숙한 나라라도 잘 몰랐던 지역이나 그곳의 사람들과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어 다른 여행기를 읽는 재미와 또 다른 차이를 주고 있다.
일단 남자 혼자서 여행을 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분실 사건이나 사건사고가 생기기도 하는데 그럴 때 느낀 감정을 부드럽게 순화하거나 미화하기보다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분노와 좌절을 생으로 표현해놓아 그때 그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재밌고 그런 순간에도 누군가는 낯선 여행자를 도와주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뻗는다는 걸 증명해 보임으로써 여행이란 낯선 곳을 구경하는 것도 있지만 타지에서 모르는 누군가를 만나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선 주로 아시아에 대해 소개했는데 그가 가장 좋았던 여행지로 꼽는 곳이 터키라는 건 좀 의외이긴 했다.
일단 다른 나라의 역사에 관심이 많아 주로 역사와 관련 있는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유명 관광지와 달리 여행객이 많지 않아 현지인들과 많이 만나 많은 대화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그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호의적으로 대하거나 적극적으로 그와의 대화를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읽는 나도 놀랐는데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한 그는 얼마나 놀라고 한편으론 으쓱했을까 싶다.
외국으로 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저자 역시 그런 맘이 드는 건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
낯선 곳에서 그에게 다가와 우리나라 연예인에 대해 묻고 한국 게이머나 한국 화장품에 대해 호의적으로 반응한다면 나라도 자랑스럽게 생각되기도 하고 그렇게 다가온 사람에게 호의적으로 대할 것 같다.
여기에 저자는 더 나아가 자신이 갈 곳의 역사나 기본적인 지식을 미리 알고 가는 성의를 보여 그곳 사람들의 호의를 얻는 법을 안다.
작은 성의지만 그런 작은 노력이 여행하는 데 꿀 팀이 되는 것은 당연
누구라도 자신이 사는 나라, 사는 곳에 대해 알고 관심을 보인다면 그 사람에 대한 호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리라
잘 몰랐던 곳, 새로운 곳의 소개는 당연하고 그곳에서 만난 현지인들과의 에피소드 혹은 여행담을 간결한 필체로 덤덤하게 그려놓은 것은 물론 여행을 좀 더 흥미 있게 해 줄 꿀 팁을 알려주거나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조언을 곁들이고 있어 상당히 재밌고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가 모르는 새 위상이 높아진 우리나라의 모습을 바깥에서 한 번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빡빡해진 현실에서 눈을 돌려 다른 나라에서 새롭게 꿈을 펼쳐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