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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서린 말 ㅣ 사계절 1318 문고 82
마이테 카란사 지음, 권미선 옮김 / 사계절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어릴적부터 별다른 행동을 하지않아도 뭇남자들의 시선을 받는 매력적인 소녀가 있었다.
활달하고 밝으며 섹시하기까지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던 소녀가 어느순간부터 비밀을 감춘듯 말이없거나 우울해하며 감당하기 힘든 아이로 변하고 가출을 감행한후 사라져버린다.여기까지는 흔하게 봐오던 가출 청소년의 이야기와 별차이가 없다.그 시기의 아이들은 별다른 이유없이 분노를 표출하고 반항을 하는거니까..하지만 이책에선 단순히 가출로 끝나지않고 그녀가 사라져버리면서 사건은 시작된다.마치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그리고 4년...지옥에서 전화가 온다.자신을 도와달라는 간절한 외침과 함께..자신이 죽은것이 아님을 당당하게 할리면서 온 그 전화로 모든게 바뀌기 시작한다.
그녀가 사라지기전 마지막으로 집으로 건 전화에는 도와달라는 외침뿐이었고 그녀가 건 공중전화에는 잔혹하게 흩뿌려진 피와 폭력의 흔적뿐..이제 아무도 그녀가 살아있으리라는 생각조차 않고 있지만 그런 딸을 구하지못했다는 엄마 누리아는 죄책감으로 허물어져간다.
자식이 죽는것도 엄청난 충격과 상처를 주고 그 상처를 견뎌내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그 상처를 이겨내지못하고 끝내 허물어져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가슴에 그 상처를 담는다.
하지만 죽은지도 살아있는지도 모른채 생사를 기다리기만 하는 가족의 고통이란...
누리아는 자신이 사랑하는 딸 바르바라를 지켜주지못하고 그녀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음에도 그 도움의 손길을 모른채 비겁하게 외면하고 회피했음을 뒤늦게 딸을 잃고나서야 자책하고 자책하다 겉껍질만 남은 상태로 변했음을 그녀의 가슴아픈 고백에 절절히 담겨있다.
사랑하는 딸이 왜 갑자기 변했는지 너무나 궁금하던 그 답은 생각지도 못한 때 벼락같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 깨달음으로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맞춘듯 모든게 분명해지고 약에 취해 남편에게 의존하고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따윈없던 그녀가 마지막으로 용기를 끌어내어 자신의 딸을 찾으러 가는 모습은 늦은것 같은 이들 가족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바라바라의 실종은 모두에게 상처를 주었다.
제1 용의자로 오른 남자친구와 그녀의 주변을 맴돌던 선생 그리고 그 들 가족과 그녀의 절친이였지만 친구를 배신했던 에바까지..
여기에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에게도 미해결 사건으로 남은 이 사건은 처음에 너무나 쉽게 생각해서 자신이 뭔가를 놓쳐버린건 아닌지 살바도르를 죄책감으로 몰아넣는다.
각자가 그 사건이후로 변해버린 혹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아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자책하는 심경을 화자를 바꿔가며 그려놓은데다 대화체가 없는 건조한 문체는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사건의 당사자인 바라바라의 입을 통해 툭 털어놓듯이 사건의 진상을 알게 해주는 방법은 마지막까지 가는동안 범인을 유추하는게 헷갈리던 나에게 갑작스럽게 진실을 던져놓음으로서 충격을 배가시키고 감탄을 자아낸다.이보다 멋진 고백은 없을듯...
끝까지 사건의 진상을 궁금하게 만들어 독자로 하여금 몰입도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엄청난 흡인력을 끌어내 준 책이었다.
현대인들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대화와 소통의 부족을 극명하게 보여준 책이자 악의를 가지고 하는 말이 얼마나 그 대상에게 독이 되는지 자신을 기만하고 방어하기위한 혹은 타인을 상처입히기 위한 말은 하는 사람에게도 그 대상에게도 모두에게 독이 되는 행위임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강렬하고 충격적일수 있는 내용임에도 이 책이 청소년문학으로 들어간 이유는 아마도 바르바라가 느끼는 그 절대적인 고독과 공포에서 찾을수 있을것 같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못한 고독하고 외로웠던 소녀 바르바라..그녀가 구원받는 순간에 나도 안도의 한숨을 쉬게했다.
생각지도 못하고 읽다 나에게 옥석으로 기억 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