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눈물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김현화 옮김 / 빈페이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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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쉽게들 말하지만 이는 남자들 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서로를 못 견뎌하는 건 이성과 이성과의 사이보다 동성과의 관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런 의미에서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오래된 갈등의 관계 중 하나가 고부간의 갈등이 아닐까 싶다.

주 활동 영역이 넓은 남자들에 비해 집안이라는 좁은 영역에서 서로 간의 영역 다툼은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여자들 간의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는 이유가 아닐까

대를 이어 도자기를 취급하는 노포 도키야 깃페이의 주인 사디히코와 안주인 아카미는 가게도 안정적이라 여유롭고 나름 인지도도 높은 데다 아들이 일찌감치 대를 이을 예정이라 아무런 걱정거리가 없었다.

하지만 느닷없이 그 아들이 살해당하는 변고가 발생하면서 모든 일상이 무너진다.

더더욱 놀랍고 기가 막히는 건 그 아들을 죽인 게 며느리의 옛 애인이라는 사실이다.

이 모든 게 평소 어딘지 탐탁지 않게 여겼던 며느리 때문이라는 원망이 있었던 아카미지만 손주를 생각하면 쉽게 내칠 수도 없는 일이고 남편은 일찌감치 손주를 자신의 대를 이을 후계자로 삼을 생각을 해 며느리와의 합가를 환영하며 받아들인다.

만약 아들이 죽은 후 각자의 길로 갔더라면 원망은 해도 더 이상의 갈등은 없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어찌된 일인지 소유코는 시부모와 함께 살고자 한다.마치 자신은 그 일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이...

그날부터 아카미와 며느리 소요코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알력이 벌어지지만 그저 자신의 가게의 명맥을 이을 생각뿐인 남편은 두 사람의 갈등을 눈치채지 못할 뿐 아니라 은근히 며느리 편에 서서 아카미를 서운하게 한다.

둔한 남자들은 모르지만 한 집안에서 살림을 맡고 모든 걸 총책임지는 자리에 두 사람의 여자가 있다면 둘 사이에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상대는 내 아들을 억울하게 죽도록 만든 원인 제공자일 뿐 아니라 은근한 색기로 주변의 남자들로부터 호의를 쉽게 얻는다.

여자들이 묘하게 신경을 거슬려 하는 부분을 지닌 여자라는 뜻

하지만 무엇 하나 뚜렷하게 흠을 잡을 수 없어 더 답답해할 즈음 재판을 받던 범인이 형량을 선고받던 날 이 모든 게 며느리 소유코가 원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한다.

그날부터 소유코의 모든 행동에 의심스러워지는 아카미...

과연 그 사건에서 소유코는 진짜 무죄인 걸까?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의 관계는 영원히 평행선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이성 간이 아니라 동성이라는 점도 그렇고 아들을 두고 애정을 경쟁하는 관계라는 점 게다가 결정적인 건 여자로서 가장 큰 핸디캡으로 느끼는 나이 차이가 크다는 점 때문에 시어머니 입장에서 며느리는 언제나 거슬리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주변 남자들로부터 언제나 호의적인 시선을 받는다는 점도 그렇고 사소한 점에서 의심스러운 눈으로 지켜봐도 잘못을 지적하거나 태클을 걸어도 언제나 소요코는 그런 아카미에게 덤덤하거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두 사람의 경쟁에서 누가 열세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런 미묘한 심리를 아카미를 통해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는 악어의 눈물은 여기에다 진짜 아들의 죽음에 소요코가 관여를 했는지를 끝까지 알 수 없게 해 놓아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녀는 무죄일까 유죄일까?

결말을 생각하는 바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흥미로운 부분이다.

한토막의 의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지...밑바탕에 깔린 질투심과 만나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지를 세심하게 그려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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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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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간되기도 전에 입소문이 자자했던 명탐정의 제물은 본격 미스터리답게 반전에 반전이 있고 치밀한 트릭으로 독자에게 승부수를 던진다.

더 놀라운 건 이 모든 게 사실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남미의 작은 나라 가이아나에서 벌어진 최악의 사이비 종교 사건으로 교주의 명령에 따라 수백 명이 집단 자살한 인민 교회 사건이 그 실제로 이후 많은 언론과 수사당국에 의해 진실이 드러났었다.

당연히 그 사건의 이면이나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교주의 명령에 자신을 비롯해 자식까지 목숨을 던지는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수많은 연구와 가설이 난무한 만큼 많은 게 밝혀졌다.

그런 사건을 모티브로 새로운 추리소설을 쓴다는 건 그만큼 자신이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은 도전이라 생각한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엄마로 인해 한순간에 인생이 비틀어진 리리코는 대학생이지만 탐정의 조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저런 사건을 경찰 대신 해결한 이력이 있어 어려운 사건이 발생 시 사건 해결에 직접 뛰어들기도 하는 탐정 오토야는 사실 밀실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보다 누군가를 지켜보거나 뒤를 쫓는 일에 더 적합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리리코로 인해 탐정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방학을 이용해 미국으로 건너간 리리코가 돌아오지 않자 그녀가 스스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음을 직감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곳에서 리리코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걸 접고 남미의 가이아나로 건너간 사이비 종교단체 인민 교회에 잠입해 조사하기 위해 가이아나로 갔음을 알게 된다.

그곳으로 간 오토야에게 연이어 놀라운 사건이 벌어지고 인민 교회를 조사하기 위해 먼저 그곳에 간 리리코를 비롯한 일행 앞에는 생각지도 못한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수많은 사람이 교주 단 한 사람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그의 말에 따라 모든 걸 버리고 밀림이라는 낯설고 위험한 환경에 스스로 간다는 건 그만큼 뭔가를 확신을 가지고 믿어본 적이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겐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았다.

더군다나 그들 스스로 현실과 믿음 사이에 괴리가 있어서는 안되기에 자신의 뇌마저 속인다는 건 쉽게 납득할 수 없었지만 다른 말로는 그들의 상태를 설명하기 쉽지 않은 것 또한 진실이다.

작가는 탐정을 내세워 그런 상태 즉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신자와 비신자 사이에 존재하는 그 갭을 이용해 하나의 가설을 세우고 이제까지 그곳에서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또 다른 가설을 내세워 기존에 자신이 했던 말을 180도 뒤집는다.

놀라운 건 어느 쪽을 들어봐도 빈틈이 없이 맞아떨어진다는 것이고 이 가설이 반전에 반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지만 결정적인 건 역시 마지막에 가서야 펼쳐지는 법...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을 소설적 소재로 가져와 전혀 다른 얘기를 하는 듯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원래의 현실에서 크게 벗어나지않았다는 점에서 작가의 기량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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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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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누군가를 처음 볼 때 그 사람의 행색으로 많은 걸 판단한다.

어쩌면 그런 걸 알기에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처럼 허세를 떨고 무리를 해서라도 좋은 걸 지니려고 노력하는 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듯한 신원미상의 여성을 행색만으로 판단해 노숙인으로 추정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누군가에게 그녀는 너무나 따뜻하고 감사한 사람이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그저 집도 절도 없이 떠돌다 불행하게 생을 마감한 불쌍한 노숙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그녀의 신원을 찾게 되고 이후 그녀가 왜 이런 곳에서 이런 죽음을 맞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은 단순히 그녀가 왜 살해당해야 했는지 그 이유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녀의 죽음에 얽힌 사람들 각자의 사연이나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 모두를 아우르고 있는데 그 연결이 자연스럽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인물들이 연결된 점을 찾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범인의 정체를 좀체 짐작하지 못하고 중반으로 가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눈치챌 때쯤에서야 아... 이렇게 연결될 수도 있구나 하고 놀라게 된다.

알고 보니 작가는 이 작품 앞에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 가라는 전작이 있었고 이 작품은 속편에 해당된다지만 내용이 연결된다기 보다 각자의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미쓰야와 파트너 가쿠토가 나온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행복해하는 크리스마스이브날 밤 노숙인으로 추정되는 여자가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피해자가 신원미상인데다 노숙인이라는 특성상 흐지부지될 수도 있는 이 사건이 모두의 관심을 끌게 된 건 그녀가 1년 반 전 살해당한 회사원의 가방에 남은 지문의 주인이라는 게 밝혀지면서다.

1년 반 전의 사건 역시 뚜렷한 용의자나 목격자가 없어 사건 수사가 지지부진하던 터에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노숙인의 죽음과 연결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그리고 노숙인인 여자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하나둘씩 밝혀지는 그녀의 사연은 암울하기 그지없다.

단지 평범한 삶을 살면서 행복해지기만을 바랐을 뿐인데 그녀에게 행복은 너무 먼 이야기인 듯 그녀와 그녀의 가정에 닥친 불행은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녀는 내내 불행하기만 했을까?

그녀는 왜 노숙인이 되어 거리를 떠도는 것일까?

그녀가 진짜 살인자가 맞는 걸까?

책을 읽으면서 이 물음에 답을 찾는 것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가독성이 있으면서 그녀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가족이란 뭘까 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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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되찾다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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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릇푸릇 한 표지에서 주는 인상과 여름방학을 되찾기 위한 초등학생의 노력이라는 설명만 보고 왠지 성장소설이나 그런 비슷한 힐링 물이라고 생각했다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여름방학이라도 학원에 가느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고 투덜대던 아이들은 이내 자신들 스스로 잃어버린 여름방학을 되찾자고 다짐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택한 방법은 하나둘씩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스스로 모습을 감추는 것

실종된 2~3일 후 모습을 드러내는 방법을 통해 큰 희생 없이 자신들의 주장에 어른들의 귀를 기울이게 하는 것까진 좋았지만 이런 연이은 실종은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된다.

그리고 이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가십 전문지의 신입기자 사루와타리는 프리랜서 기자인 사사키와 함께 문제의 학생들이 사는 아파트로 온다.

한두 번의 실종사건은 처음 아이들의 이야기처럼 어른들에게 자신들의 힘듦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파업 같은 걸로 생각했고 이왕이면 그럴듯하게 실종되기 위해 온갖 트릭을 연구하고 이를 실행한 것처럼 보였다.

수업 중 눈앞에서 아이가 실종된다거나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보란 듯이 사라지는 등... 웬만한 어른들은 해결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은 그 트릭을 밝혀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고 그 에피소드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다.

하지만 실종이 거듭되면서 처음의 이런 느낌은 사라지고 아이들의 행동에는 뭔가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단순히 잃어버린 여름방학을 되찾기 위한 용도의 장난으로 보기엔 갈수록 트릭이 정교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어른들의 걱정과 우려를 무시한 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하는 모습은 이해를 넘어 도를 지나친 행동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행동하는 사람들은 일반 성인이 아닌 초등학생이라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이런 사건을 일으키는 걸까?

정말 단순히 여름을 되찾기 위해서일까

모두가 궁금한 아이들의 행동에는 또 다른 진실이 숨어있었다는 걸 오랜 시간 취재를 한 후에야 알 수 있었던 사루와타리는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운 이 동네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어 아파트 주민과 원주민 사이에 알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어른들의 본을 받아 한 교실에서도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그 외의 아이들 간에 패거리가 형성되고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싸움을 거는 모습은 입맛이 씁쓸할 만큼 현실적이었다.

아이들이 주는 힌트를 쫓아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밝혀진 이야기는 안타깝고 슬펐지만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쓸쓸하게 느껴졌다.

역시 우리에게도 익숙한 시리즈인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외 많은 책을 낸 관록의 작가답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솜씨가 능숙하고 세련됐다.

처음은 가볍게 출발해 중간중간 새로운 단서를 주고 그 단서를 따라가다 보면 마침내 진실에 이르는 과정이 순조롭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워 가독성이 좋았다.

재미도 있었고 울림도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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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호손 박사의 세 번째 불가능 사건집 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
에드워드 D. 호크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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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에서 벌어진 이런저런 사건들을 해결하는 사람 하면 그 유명한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이 연상된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미스 마플은 그 자신이 이미 노인인 상태로 현재의 사건을 해결하는 식이라면 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은 오래전 자신이 해결했던 사건을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시대적 배경이 1930년대라는 점도 그렇고 대도시가 아닌 뉴잉글랜드의 작은 도시인 노스 몬트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인지 요즘의 작품과 비교해 사건이 잔혹하거나 끔찍하다기 보다 사건 중심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미스터리 본연의 느낌이 살아있다.

형사나 탐정이 아니라 본업이 의사라는 점도 셜록 홈스라는 걸출한 탐정을 연상케해서 친근감을 가지게 하는 부분이다.

제목에서 이 책 앞에 이미 첫 번째 두 번째 사건집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지만 앞의 책을 읽지 않았음에도 책을 읽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점도 이 책을 읽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는 부분이다.

책에는 열다섯 편의 자칫 불가능해 보일 수 있는 사건들이 수록되어 있다.

개중에는 요즘 작품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밀실 수수께끼가 있는가 하면 모두가 보는 데서 대범하게 저지른 범죄의 트릭을 찾아야 하는 작품도 있지만 놀라운 건 그 많은 사건들 중 단 한편도 겹치는 해결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재밌는 건 지금 시대보다 훨씬 오래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범죄의 형태는 소설적 재미를 위해 참으로 다양한 방법이 등장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범죄의 동기나 이유는 지금의 복잡한 시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질투와 시기, 그리고 경제적 이득을 위해 거침없이 살인을 저지르지만 그 범죄를 들키지 않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어리석음을 느끼게 한다는 점 역시 그렇다.

길지 않은 단편 속에서 의사로서의 사명과 사건 해결사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누구도 서로 연결되었을 거라 생각지도 못한 사건들의 연결성을 꿰뚫어 보고 단숨에 해결하는 모습에서 그의 비범함을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어떤 부분도 독자에게 숨기는 부분 없이 사건 전체를 보여주면서 사건의 수수께끼를 독자로 하여금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부분에서 작가의 자신감을 알 수 있다.

무겁지 않아 가볍게 미스터리를 풀 수 있다는 점을 비롯해 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범죄의 유형이 나오고 새로운 미스터리가 등장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

그나저나 작은 도시에서 왜 그렇게 많은 사건이 발생하는지...

다음 편에서 또 어떤 미스터리한 사건이 등장할지 궁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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