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철학자, 믿음의 여인을 묵상하다 - 예수님의 어머니를 바라보는 10가지 시선
베른하르트 벨테 지음, 조규홍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무염시태 (임마쿨라타)'라는 단어가 낯설었습니다. 성모님의 초상이라면 '수태고지'가 가장 유명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성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이 대부분 '수태고지'입니다. 그렇다면 '무염시태 (임마쿨라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수태고지'는 동정이신 성모 마리아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실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신 대천사 가브리엘과 성모님과의 찰나를 그린 그림입니다. 그렇다면 '무염시태'라면 원죄 없이 잉태하셨다는 뜻을 가지고 그린 그림의 이름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인간의 원제에 물들지 않았으며, 이를 믿을 교리를 확정한 교파는 가톨릭뿐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 인생에 처음으로 다가온 가톨릭 신앙의 시작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제 어머니와 감정적인 화해가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억지로 세례를 받게 해주신 그분이 많이 미웠습니다. 제가 믿을 분은 '하느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는 무서운 분이라는 편견 때문에 가깝지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불리지만, 어머니처럼 자애롭기도 하신다고 합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는데요. 무엇보다 저는 성모님을 공경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저와 성모님과의 관계는 제가 세례를 받은 지 16년 만에 화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화해의 핵심은 '거울 보기'였습니다. 세상의 어머니는 이 세상의 절반에 해당하고, 모습과 성격, 품성과 양육태도가 다릅니다. 저는 제 육적 부모님과의 불화로 비툴어진 초상을 바라봐야 했고, 무지에서 벗어났을 때야말로 제 부모님을 비추었던 장막의 거울이 깨지면서 가톨릭이라는 신앙을 바로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도서에서 성모님과의 화해하는 방법이 적혀있지는 않습니다. 성모님의 믿음을 비추어 건전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숙지해야 하는 중요한 단서들이 적혀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 철학자의 글이 어째서 필요하냐면, 우리는 교회의 어머니께서 어떤 분이신지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성모님께서는 '내 어머니보다는 조금 더 훌륭하신 분'이라고만 생각하기에 아쉽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어머니의 역할에 대한 숙지란, 성모님에 관한 오해를 풀기 위해서 교육받을 권리를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우리 무지한 신앙인과 비신앙인 때문에 아직도 횡포를 피하여 도망 다니셔야 할 입장은 아니실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에서는 예수님을 잉태하기 전의 성모님의 심정과 함께,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나서의 모습과 부활하신 모습까지, 당시의 상황으로 다양한 소용돌이 같은 감정을 우리가 상상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우리들은 성모님의 행복과 다양한 불행을 통해, 신앙인들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마음의 태도에 집중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고 수용해야 할 때, 내 과거와의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집니다. 우리들 자녀의 과거는 그 당시에 철없고 어렸던 부모님과의 분쟁 때문에 황폐해진 것으로,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 부모님과 교회의 부모님과의 분리가 필요합니다.


<철학자, 믿음의 여인을 묵상하다>를 통해서 성모님의 다양한 심정을 이해했고, 어쩌면 성모님께서는 내게 밀착된 보호를 해주시는 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해줬습니다. 나는 법과 도덕이 없어도 살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는 나 자신의 자신감 대, 원죄 없으신 성모님과의 신앙적인 대결이라면 우리들이 미천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도서를 통해서 성모님에 대한 지식을 정립하고, 성모님의 심정을 묵상하면서 우리들의 신앙이 깊이 있고, 뿌리 깊은 나무처럼 흔들림도 없이 튼튼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내 상처와 성모님의 상처가 비슷하다고 느낀다면 날 상처 입힌 과거의 사건들과 지금 풀리지 않는 실타래인 매듭도 천천히 풀려나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날 비추고 있는 이 거울을 보듯이 그렇게 묵상해 봅시다. 신앙의 어머니께 배우는 인간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시간을 위한 기도서 - 겟세마니의 예수
이재현 엮음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의 기도가 그때, 겟세마니의 예수님께로 전해진다면!

매주 목요일은 모든 성당에서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강복하는 성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성시간에는 의무적으로 성체 조배를 하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때, 저는 감실에 계신 예수님과 함께 마주 보고 앉아서 대화를 청할 때가 많았습니다. 성시간에 지금 제 목소리가 들리신다면 이 간절한 기도에 응답을 부탁드린다며 떼를 쓰기도 했습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깊은 신심을 가지겠다면서 다짐했지만,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성시간이라는 의식에 의미조차도 모르면서, 무조건 기도를 들어달라면서 조르기만 했습니다.

성시간은 예수님의 혹독한 수난을 기억하면서 예수님께 위로를 드리고, 성부의 의노를 풀어드리며, 죄인을 위하여 하느님께 자비를 간구하는 시간(P.7)이라고 말합니다. 책을 더 읽어보면 더 놀라운 이야기들이 적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르가리타 성녀께 발현하셔서 성시간의 의미와 기도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고 합니다. 성녀는 예수님의 지시를 받으시고 목요일 밤마다 한 시간 동안 묵상과 기도로 겟세마니의 예수님께 흠숭과 사랑의 예를 올렸다고 합니다. (P.13)

저는 저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의 의미로 보속을 받으면서 묵주기도를 바친 경험이 있습니다. 기도의 지향은 "우리의 기도가 그때, 겟세마니의 예수님께로 전해진다면 좋겠습니다."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가장 힘드신 시간을 보내셨고, 제자들은 잠에 빠져서 일어나지 못하고, 주님을 모른다고백 했으며, 뿔뿔이 흩어져 도망을 갔습니다. INRI(유다인의 왕, 나사렛 예수)라고 적힌 십자가에 매를 맞고 못을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조롱하고, 침을 뱉으며 모욕했으며, 속옷을 뽑기 해 나눠가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환영을 받다가도 금세 배척을 당하거나, 쫓겨 다니거나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격을 가지신 유일신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의 모습을 하신 성자이신 하느님이시고요.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아시면서도 피를 흘리는 채로 사람을 사랑하셨던 예수 성심을, 우리들은 성시간을 통해서 회개하고, 위로와 사랑을 드려야 마땅함을 알며, 기억하고, 기도 바쳐야 합니다.

우리는 성시간과 성체조배를 통해서 예수님과의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주님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며, 내 힘을 다하여 사랑에 목이 마르신 마음을 채워드려야 하겠습니다. 《성시간을 위한 기도서》에는 정성스럽게 바쳐야 할 성시간의 의미와 성체조배의 중요성. 그리고 주님의 거룩한 몸과 거룩한 사랑에 관하여 자세하게 기록돼 있습니다. 성녀 마르가르타를 통해서 교회의 전통으로 여겨지는 성시간을, 정기적으로 기도해서 바친다면 좋겠다고 권유합니다.

주님께서는 성체의 모습으로 감실에 혼자 서 계십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주님과 함께 할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마음을 그저 추측에서 그치지 말고, 열심으로 탐구하여 지식을 얻고, 예수님의 바람을 지켜나가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경 순례
허영엽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안타깝게도 성지 순례의 길을 걸어보지 못했습니다. 한국에 유명한 성지의 유명한 곳을 두루 방문하셔서 신앙심을 고취시키시던 같은 성당의 자매님을 보고 "나도 운전면허가 있었더라면!"하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도 언젠가는 가까운 일본을 찾아서 나가사키에 성지 순례를 해보겠다면서 작은 의지가 생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겨진 단 하나, 사랑 발타사르 신학 시리즈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지음, 김혁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처음에 말씀이 있었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그분께서는 한 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요한 1, 1~3)"


신앙인인 우리가 믿어야 할 세 가지의 규범이 있다. 가톨릭은 계시종교이며, 선민사상을 믿고, 삼위일체이신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이다. 신앙인의 목표는 행위나 결과에 상관없는 믿음을 따라, 절대적인 선의 목소리로 하여금, 말씀이시자 계시되신 하느님의 거룩한 가르침에 눈을 떠야 한다. 신앙인의 삶은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정언명령에 따라, 교회의 율법을 지키면서, 스승이신 그리스도와 같이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늘 신앙을 고백해야 바람직할 것이다.


발타사르의 책에서 말하는 커다란 맥락은 하느님의 사랑인 '로고스'에 대한 설명으로, 그리스도교의 복음을 믿을 만한 것으로 세상에 제시하기 위해서, 육화되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면서 계시를 사랑의 척도로 동정녀이자, 교회의 신부인 성모 마리아의 몸을 빌려 이 땅으로 내려오셨음을 서술해 주었다. 교회는 하느님이시며, 하느님의 거룩한 성령이 머무시는 성전으로, 흠 없는 교회를 지키면서, 보호하는 모든 이들의 삶을 신부라고 칭한다.


책에서는 "사랑의 본래 뜻이 무엇인지" 깨닫는 데에 있음으로, 우리가 살면서 만난 모든 것들에게 죄를 지었으며, 죄를 깨달으면서 자기 객관적인 통회로 하여금 신의 존재를 믿는 과정의 거룩한 여정이 담겨 있다. 우리는 성령의 증거인 거룩한 성경의 말씀을 통해서 로고스를 만나면서 내적 치유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하느님 말씀의 육화는 사랑의 형상임을 알아야 한다. 인간의 몸에서 일어나는 이성과 감정들이 인간 세상의 한 형태로 주목해야 하며, 그리스도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 기도를 통해, 숨을 잇게 하는 식량에 감사함과 이웃이 나에게 베풀어주신 모든 자비함에 신의 존재를 실감하고 감사해야 한다.


이웃과 주고받는 사랑은 한시적이므로 근심이 따르지만, 그리스도인 삶의 여정에는 역경을 기꺼이 삼는 호기가 필요하다. 또 신앙인은 몸소 신앙을 해명하는 인간 중심적 태도를 가져야 하며, 끈기 있게 기도해야 바람직하겠다. 발사타르는 "찬란한 영광으로 자신을 해석하는 방식"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 자체라고 말했다. 성경 속에는 세계 종교에서 통합적으로 말한 것들과 차별이 있을 것이다. 사랑은 철학과 심리학, 정신학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말씀은 교사들과 주석가도 풀기 힘든 미학이므로, 단지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들 죄인이란 계시를 들어도 알아들을 수 없으니 개인의 객관적 해석으로 신앙생활이 전개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이라고 감지되는 거룩한 이끄심을 따라서 이 땅을 덕으로 걸어가야 바람직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