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 서운함과 아쉬움이네요. 6개월의 시간이 너무 짧다는 서운함과 함께 그동안 올린 한 편 한 편의 감상글들 읽으면서 좀 더 잘 썼으면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그러면서도 이제 한 기수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이 글을 작성하면서는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구나 하는 뿌듯함도 드는 것을 보면 신간평가단 활동은 저에게 참 많은 의미와 감정을 느끼게 하는 활동인 것 같습니다^^

 

 

- 11기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 맘대로 베스트5

 

 

이번 11기 소설들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12권 모두 참 재미있고 감동적인 책들이어서 베스트 5권을 고르기가 그 어느때보다 힘드네요^^ 그래서 문학성이나 감동 등 여러 평가 기준에서 오로지 "재미" 위주로만 5권 꼽아 봤습니다.

 

 

1. 개의 힘 1,2 - 돈 윈슬로

 

 

서평 http://blog.aladin.co.kr/754445166/5659295

 

1975년부터 2003년까지 30 년 동안의 치열했던 멕시코 마약 전쟁을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과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치밀하고 꼼꼼한 작가의 구성력 때문에 이 틀 여 동안 책에 빠져 들었던, "재미있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좀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들도 나오지만 작품 전개상 꼭 필요한 장면이기도 하고, 불편하다면 살짝 넘어가도 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재미도 재미려니와 알라딘 신간 평가단 사상 처음으로 두 권짜리 소설이 뽑혔던, 그래서 마치 덤을 더 얻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물꼬를 터준 덕에 이 다음 책인 "별을 스치는 바람"도 상, 하권 두 권 짜리 책이었답니다^^

 

 

 

2. 별을 스치는 바람 1,2 - 이정명

 

 

 

서평 http://blog.aladin.co.kr/754445166/5802084

 

픽션(fiction) 임은 알고 있지만 이처럼 문학 - 윤동주의 시와 글 - 이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영혼을 구원하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오래전 국어선생님이 윤동주 시인을 부를 때 마다 감탄사 “아!”를 붙이셨던 의미를 이제서야 올곧이 이해하게 만든 감동적인 책이었습니다. 그간의 이정명 작가의 작품들이 재미에 치중했던 장르소설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재미는 다소 떨어질지 모르지만 감동이 재미의 부족함을 충분히 메우고도 남을, 개인적으로는 이정명 작가하면 제일 먼저 이 책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릴 작품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네요

 

 

 

3. 굿바이 동물원 - 강태석

 

 

 

서평 http://blog.aladin.co.kr/754445166/5868654

 

오랜만에 웃기면서도 슬프고, 감동적인, 책 한 권으로 여러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우리” 소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던 소설이었네요. 이 책과 비슷한 외국 소설을 꼽아보자면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가 떠오르는데, 저는 <공중 그네>보다 <굿바이 동물원>에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신간평가단 네번째 좋은 리뷰로 선정작이었고, 2012년 9월 마이리뷰에도 당선된, 두 번의 행운을 가져다 준 책이기도 합니다^^

 

 

 

4.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 - 피에르 르메트르

 

 

 

서평 http://blog.aladin.co.kr/754445166/5864630

 

11기에서는 특이하게도 "피에르 르메트르"의 소설이 "알렉스"와 "그남자의 웨딩드레스", 두 권이나 선정이 되었네요. "알렉스"는 개인적으로 다소 실망스러웠는데 이 책은 전작의 그런 실망감을 싹 잊게 만들 정도로 스릴과 반전이 뛰어났던 소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내린 피에르 르메트르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도 계속 만나게 될 것 같은, 아니 “반드시 만나봐야 할 작가” 였습니다. 피에르 르메트르, 저에게는 앞으로 나올 후속권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작가가 되었네요

 

 

 

5. 템테이션 - 더글라스 케네디

 

 

 

서평 http://blog.aladin.co.kr/754445166/5968703

 

이 책에 대한 제 평가는 별점 4점으로 다른 책들에 비하면 좀 박한(?) 편인데 이 책을 꼽은 이유는 뻔하고 식상한 스토리와 결말 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이 쉴 새 없이 페이지를 넘어가게 만드는 “재미” 때문입니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누구나 다 갖고 있을 성공에 대한 열망을 소재로 하고 있고, <빅 픽처>라는 소설로 큰 인기를 끌었었던 유명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의 능수능란하고 영리한 글 솜씨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왜 그가 인기 작가인지를 잘 알려주는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 내맘대로 베스트5중에 단 한권만을 고른다면?

 

 

위에서 소개한 다섯 권의 책 중 단 한 권 만을 고르라면 저는

 

 

을 꼽고 싶습니다. 위에서 밝힌 것처럼 책 자체도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저에게 행운을 안겨준 책이기 때문입니다^^ 지인들에게 권했는데 한결같이 재미있다, 슬프다, 감동적이다라고 반응들을 하시는 것을 보면 저만의 편견은 아닌 것 같네요.

 

 

 

지난 6개월간은 정말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많이 부족하고 서툰 글인데도 12기 소설분야에도 선정해주셔서 이 즐거움과 행복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해주신 신간평가단 담당자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12기에도 열심히 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신간평가단 종료 페이퍼에서 끝인사로 늘 남기고 있는 인사글로 두서없는 11기 활동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그간 너무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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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2-12-2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드미르님. 저도 너무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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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 속으로 매드 픽션 클럽
엘리자베스 헤인스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2012년 국감(國監)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 9만 여 건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하루 평균 52건이 발생한 것으로 지난 2008년 대비하면 37% 늘었다고 한다(뉴시스, 2012.10.17., “[국감]성폭력 하루 평균 52건씩 발생…최다 지역은 '서울'” 기사 발췌). 이러한 성폭력 범죄가 심각한 이유는 신체적 피해도 크지만 무엇보다도 사건 발생 후 피해자가 입게 되는 정신적 피해, 즉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가 치유되기가 무척 힘들어 평생을 고통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피해자 본인은 불안과 불면증, 두려움과 공포, 우울과 좌절 등 심리적 피해 때문에 자해나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과 친지들의 고통 또한 결코 작지 않다고 하니, 이처럼 성폭력은 한 사람의 인생 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인생까지 모두 망쳐버리는, 가장 무섭고 추악한 범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두(書頭)부터 이렇게 성폭력의 폐해와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번에 읽은 소설이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겪고 있는 불안과 고통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헤인스”의 스릴러 소설 <어두운 기억 속으로(원제 Into the Darkest Corner / 은행나무 / 2012년 9월)>이 바로 그 작품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클럽을 즐겨 다니며 자유 분망한 연애를 즐기는 20대 미모의 젊은 여성 “캐서린 베일리”는 2003년 10월말에 미소가 대단히 매력적인 멋진 남자 “리 앤서니 브라이트만”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멋진 남자인 리는 그런데 뭔가 비밀스러운 구석이 있다. 일 때문에 며칠씩 연락이 두절되었다가 갑자기 캐서린의 집에 나타나 사랑을 나누고는 다시 훌쩍 떠나기가 일수다. 특히 그녀가 없는 사이 문을 열고 들어와 이것저것 헤집어 놓는 그 때문에 캐서린은 불안감마저 들게 된다. 그런데 멋지고 매력적인 이 남자가 어느 때부터인가 그녀에게 폭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날이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지만 그녀의 친구들은 오히려 그 남자의 말만 믿고는 그녀를 나무라기까지 한다. 결국 헤어지기로, 아니 그에게서 탈출하기로 맘을 먹지만 쉽지가 않고 결국 사귄지 7개월 여 만 인 2004년 6월 어느 날 그는 그녀를 죽음 직전까지 이를 정도로 심한 폭력을 가하고, 다행히 이웃집 여인의 신고로 그녀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고, 그는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07년 10월, 캐서린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문과 집단속을 해야 할 정도로 지독한 공황장애와 스트레스 장애를 앓으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의 아파트에 “스튜어트”라는 정신과 의사가 이사 온다. 캐서린은 낯선 남자인 그를 경계하지만 스튜어트는 그녀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고 그녀를 돕고자 나선다. 스튜어트 덕분에 정신과 상담을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조금씩 치유되는 그녀에게 리가 출소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캐서린은 사건 이후 세 번이나 이사를 했고,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 밖에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리가 결국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그런 그녀를 스튜어트가 다독거려 보지만 캐서린의 불안감과 공포는 갈수록 커져간다. 그러던 중 그녀는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낯선 시선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단속하고 점검했던 집에 침입의 흔적이 발견된다. 그것도 바로 그녀만이 알아 볼 수 있는 그런 신호들 말이다. 그녀를 공황장애에 빠뜨렸던 그 남자, 리가 찾아온 것이다!

 

줄거리를 시간 순으로 요약했지만 이야기는 사건이 발생했던 2004년의 캐서린과 사건 발생 3년 후인 2008년 현재의 캐서린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전개된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두 시간대의 여인이 동일 인물인 줄 모르고 읽다가 중반 이후에서야 과거와 현재 시점의 여인이 같은 여인인 줄 알게 되었다. 2004년에는 “캐서린”, 2008년에는 “캐시”로 서로 다른 이름을 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두 페이지 분량으로 교차되는 시점 묘사가 책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고, 2004년의 캐서린과 리의 연애과정, 2008년의 캐시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과정이 너무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 조금은 지루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반 이후 2004년의 리가 조금씩 그 폭력성을 드러내고, 2008년의 캐시가 리의 출소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과정이 그려지면서 지루함은 자취를 감춰 버리고 슬슬 몰입감이 높아져갔다. 특히 리가 캐서린을 폭행하는 장면들은 출판사 소개글에서 어느 여성 독자가 “읽기 괴롭지만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라고 평을 남겨놓은 것처럼 너무나도 자세한 묘사 때문에 나또한 글 읽기가 불편할 정도여서 가급적 폭행 장면은 간략하게 읽고 2008년 현재 상황 위주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마침내 두 시점의 갈등이 폭발하는 과정, 즉 리가 캐서린을 끔찍하게 폭행했던 그 날과 출소한 리가 캐시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결말을 자세히 밝히지는 않겠지만 갈등 - 이라는 말보다는 사건이라는 표현이 정확 하겠다 - 이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안심하게 될 무렵 마지막 페이지에서의 반전(反轉), 즉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결말은 다시금 소름이 돋게 만든다. 그러나 그런 반전의 충격은 잠시일 뿐 금세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왜냐하면 주인공인 캐서린이 자신의 공황장애와 함께 리의 위협을 훌륭하게 극복해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런 위험이 또다시 닥치더라도 그녀는 다시 한번 잘 극복하고 이겨낼 것이라는 주인공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섬뜩할 수 도 있는 마지막 결말에서 왠지 모를 감동까지 느꼈다면 너무 과장된 감상일까? 이처럼 치밀하고 세세한 스토리 전개, 절로 감정이입이 될 정도로 현실감 있고 사실성 있게 그려낸 주인공 캐서린의 심리 묘사, 또한 초중반까지는 로맨스 소설처럼 전개되다가 중반 이후부터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릴러 소설로 전환되는 과정은 이 책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특히 종반에서 리가 캐서린에게 접근해나가는 과정은 페이지 넘김 속도가 절로 빨라질 정도로 여느 소설 못지않게 강력한 스릴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잦은 시점 변화와 초중반의 지루함, 지나치게 사실적인 폭력 장면의 묘사는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방해 요인이기도 했다. 즉 이 책의 재미와 메시지에 대한 호불호는 개인들마다 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서두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성폭력의 끔찍함과 무서움, 그리고 그로 인해 고통 받는 피해자들의 아픔과 고통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그저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딸과 누이, 아내가 겪게 될지도 모를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을 것 같다. 하루 평균 52 건이나 성폭력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아니 신고되지 않은 사건들을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이 발생하고 있을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 때문에 작가의 메시지가 그 어떤 책들보다 더 강렬하게, 그리고 고통스럽게 느끼게 되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 불편할 거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거나 시작했다면 결코 멈추지 말고 끝까지 읽어야 하는, 아니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책이다. 여느 소설들보다 재미있다고 말하진 않겠다. 그러나 그 어떤 스릴러 소설보다 불편하고, 메시지와 여운이 강렬한 책 임에는 분명하다. 이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다면, 그리고 다른 스릴러 소설들과 차별화된 긴장감과 스릴을 맛보고 싶다면 이 책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기대 이상의 그 무언가를 맛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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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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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誘惑, Temptation)

사전적 의미로는 “1.꾀어서 정신을 혼미하게 하거나 좋지 아니한 길로 이끎. 2.성적인 목적을 갖고 이성(異性)을 꾐(네이버 국어사전 발췌)”인데, 풀이에서처럼 “유혹”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이성(異性)”의 유혹일 것이다. 그런데 이성 뿐만 아니라 각자의 기호나 취미, 또는 지향하는 목적에 따라 유혹의 대상이 제각각일 텐데, 예를 들어 식도락가(食道樂家)”들에게는 새로 맛보게 되는 음식이, 쇼핑 중독자들에게는 “신상(新商)”이, 다음 달 대선(大選)에 나서는 후보자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대통령(大統領)”이라는 자리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될 것이다. 이처럼 이 세상에 널려 있는 수많은 유혹꺼리 중 거부할 수 없는 정도를 순위로 매긴다면 가장 상위 목록을 차지하게 될 유혹 중 하나가 바로 “성공(成功)”에 대한 유혹일 것이다. 이런 성공에도 사업(事業)적인 성공, 재물(富), 학문적 성취, 정치권력(政治權力) 등 사람들 마다 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어떤 자기 계발서에서 성공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혹”이라고 표현 - 개인적으로는 동의하기 어렵다 - 할 정도로 모든 이들에게 성공에 대한 유혹과 열망은 보편적인 정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이런 성공 스토리에는 정형화된 두 가지 패턴이 있는 것 같다. 우선 오직 성공에 대한 열망 하나로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성공을 이룬 “인간 승리” - 이런 류는 뭔가 “교훈”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려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 버전이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역시 오랜 고통 끝에 성공을 이루었지만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는 속담처럼 과거의 초라했던 자신의 처지와 성공에 대한 열망은 금세 잊어버리고 성공의 달콤함에만 취해 급격하게 타락해버리는, 결국 그 성공의 정상에서 다시 끌어내려져 비참한 신세가 된다는 버전 - 물론 이 버전에서도 “교훈”적인 목적이 있긴 하다 - 이 있다. 물론 두 버전이 혼합되기도 하고, 또는 이런 패턴에서 벗어난 다른 스토리들도 있지만 대개 저 두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읽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템테이션(원제 Temptation/밝은세상/2012년9월)은 바로 두 번째 패턴을 따르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뻔한 스토리와 결말,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의 교훈은 식상하지만 그래도 이야기 자체는 참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올렸고 출판사 소개글에 자세한 줄거리 소개가 있으니 간단하게만 요약해보자.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무명 시나리오 작가 생활을 했던 주인공 “데이비드 아미티지”, 그의 시트콤 시나리오가 방송국에 채택되어 대 히트를 치게 되면서 미국 TV의 아카데미상이라 평가되는 “에미상(Emmy Awards)”에서 올해의 드라마 작가상을 수상할 정도로 일약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런데 이 친구,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자 무명 시절 자신과 함께 했던 아내와 이혼하고는 방송국 부사장 겸 이사인 미모의 여인과 바람을 피우는 앞에서 말한 두 번째 패턴을 그대로 답습한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그의 재능을 시기하는 대재벌인 “필립 플렉”의 음모에 걸려들어 표절 혐의를 뒤집어쓰고 그의 과거 작품마저 플랙에게 모두 빼앗겨 버리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방송국 부사장 여인도 그를 매몰차게 버려 버리면서 그는 한순간에 나락(奈落)에 빠져 버린다. 결코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나락에서 그에게 실낱같은 구원(救援)의 기회가 다가온다. 다름 아닌 자신과 자칫 미묘한 관계가 될 뻔 했던 플렉의 아내가 그를 구원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는 과연 실추한 자신의 명예와 성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무슨 남성(男性)판 “할리퀸 로맨스(Harlequin Romance)”를 읽는 줄 알았다. 무명작가가 일약 스타 작가로 성공해서 부(富)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여인을 얻게 된다는 스토리가 그만큼 통속적이고 뻔했기 때문이다. 성공을 이룬 후 전개될 이야기도 너무 쉽게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좋은 일에는 마(魔)가 낀다고 당연히 주인공의 적(敵)이 등장해서 그를 몰락시킬 테고, 한때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에 떨어져 좌절하던 주인공은 역시나 또 다른 여인 - 당연히 절세미인에 주인공의 처지를 단숨에 바꿔놓을 능력 있는 여성이어야 한다 - 덕분에 재기(再起)하여 자신의 적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성공과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는 결말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스토리는 내 예상과 한 치도 어긋남 없이 그대로 전개되고, 결말에서 예의 상투적이고 식상한 교훈으로 마무리된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렇게 뻔하고 식상한 스토리와 결말 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이 쉴 새 없이 페이지를 넘어가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두 가지를 들 수 있겠다. 먼저 서두(序頭)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성공하고 싶은 욕망은 속세(俗世)의 명리(名利)를 초월한 수행자나 종교인이 아닌 이상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보편적 정서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오랜 무명 생활 끝에 성공을 거두고, 다시 실패했다가 재기하는 과정이 마치 자신에게 일어난 일 인양 감정이입(感情移入)하게 만든다. 즉 성공으로 부와 권력, 미인을 얻을 수 있다면, 어쩌면 현실에서는 1%도 채 되지 않을 그런 불가능한 상황이 자신에게도 일어났으면 하는 판타지적 상상력이, 아니 이렇게 소설을 통해서 대리만족(代理滿足)이라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절로 감정이입을 일으키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푹 빠져들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인 셈이다. 두 번 째는 바로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글 솜씨에 있다고 하겠다. 이미 국내에서 <빅 픽처>라는 소설로 큰 인기를 끌었었던 유명 작가인 그는 출간하는 소설마다 화제와 인기를 끌어 모으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하는데 - 그만큼 검증된 작가라는 의미이다 - , 그 명성에 걸맞게 이렇게 흔한 스토리 라인을 재미나고 맛깔나게 꾸며내는 글 솜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즉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와 이야기 - 성공과 부를 상징하는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최상류층만의 호화로운 파티와 생활상들은 어쩌면 누구나 다 한번쯤은 동경해 봤을 이야기일 것이다- 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출판사 소개글대로 참 “영리한” 작가이다. 이 책을 포함해서 국내에 출간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 총 여섯 편이라고 하는데, 문학적인 성취를 떠나서 평범하고 통속적인 소재에 이만큼의 재미를 불러 넣을 수 있는 것을 보면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나본 작가이지만 이 한 권 만으로도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은 재미있다”라는 평가에 절로 공감이 되는 그런 작가였다. 마지막 결말에서 주인공이 성공과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내용은 자못 감동스러울 수 도 있는데 굳이 감동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이 교훈이야말로 개인적으로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억지스럽고 식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차라리 주인공의 독백(獨白)으로 처리된 억지스러운 마지막 교훈만큼은 삭제해서 독자들의 판단에 맡겼으면 어땠을까? 물론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평가이니 이 책의 교훈에 감동하신 분들은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이 책에 대한 평가는 재미만큼은 별 점 만 점을 줘도 부족함이 없지만 식상한 소재와 결말 때문에 별 점 하나는 빼야할 것 같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글솜씨가 어떤 지를 이 책을 통해서 잘 알았으니만큼 내 책장에 고이 잠들어 있는 <빅 픽처>를 이제는 깨울 때(?)가 된 것 같다. 이 책으로도 충분히 더글라스 케네디는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에 대한 올곧은 평가는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빅 픽처>를 읽고 난 후 로 미뤄야 할 것 같다. <빅 픽처>에서는 어떤 재미와 감동을 줄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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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 - 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에서 임플란트까지
허현회 지음 / 맛있는책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중년(中年)의 나이로 넘어서면서 건강에 하나둘씩 이상이 생기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원래 건강 체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동안 병원에 입원(入院) 한번 해보지 않았었는데 작년 여름에 큰 수술을 하면서 처음 며칠 입원해봤었다. 이게 물꼬를 튼 것인지 회사에서 시켜주는 년에 한번 하는 종합검진에서 수치들이 이것저것 좋지 않아 병원을 자주 다니고 있다. 그런데 병원에 갈 때 마다 드는 생각이 인터넷을 검색해보거나 비슷한 증상의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내 정도의 수치면 그다지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 같은데, 병원에 꼭 가야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혹 의사들의 과잉(?) 진료와 처방으로 오히려 건강이 더 나빠지는 - 일부 약들은 다른 장기(臟器)를 손상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런데 이런 의심병은 결코 나만은 아닌 것 같다. 아니 의심병 수준을 넘어서 병원에 절대 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81가지나 들면서 하나하나마다 많은 의학서적과 통계자료를 들면서 조목조목 설명하는 책이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 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에서 임플란트까지(허현회 저/맛있는책/2012년 11월)>이 그 책이다.

 

 작가는 서문(序文)인 “들어가면서- 나는 이른바 종합병원이었다”에서 그동안 자신이 알레르기성 비염, 빈혈증세, 교통사고로 인한 편도선 절제, 뇌수술, 맹장수술, B형 간염 보균자, 어깨통증, 방광염 증상, 중증 당뇨병 환자, 간기능 악화 등 자신이 앓아온 수많은 질병을 열거하면서 자신이 소위 "종합병원"으로 불렸다고 밝힌다. 이렇게 많은 질병을 앓아야 했던 이유를 오염이 심각했던 부평수출공단 인근에서 태어나 20년간 거기서 살았던 환경적인 요인과 두 번의 수술, 그리고 수 십 년 간 거의 매일 복용했던 약 때문은 아니었을까 라고 진단한다. 결국 그는 40대 중반 무렵 약을 중단했는데, 그 이유가 약과 식품 첨가제의 부작용, 현대 의학의 한계를 느끼게 되면서 식이요법으로 해결하기로 마음먹었으며 음식을 적게 먹고 가공식품과 약을 피하고 채식과 과일 위주의 식사를 하는, 아주 간단한 처방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많은 증상이 호전되었고, 약을 먹을 때보다 훨씬 건강해졌다고 한다. 즉, 그가 자가 진단했던 것처럼 그가 앓고 있던 질병은 대부분 약과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합성 화학물질의 부작용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책은 현대 의학이라는 종교의 전도사인 주류 의사들(무지와 탐욕에 젖어 시민을 상대로 마약 장사를 하며 부를 축적해가는 대부분의 의사를 말한다)에게 속아 건강과 재산을 잃어가는 시민들에게 현대 의학과 주류 의사들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집필했다는 작가는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켜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결코 의사를 믿지 말아야 함을, 사실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교통사고나 뇌졸증, 심장 마비 등의 응급 상황 뿐이라고 말하며, 응급 상황에서 벗어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현대 의학에서 벗어나 전통 의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전체 환자의 95 퍼센트를 차지하는 각종 암, 고혈압, 당뇨병, 신부전증, 심장병, 관절염. 골다공증 등의 만성 질병에 대해서 의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서 우리의 건강과 재산만 강탈해갈 뿐이며 의사들이 컴퓨터에 입력된 대로 처방하는 모든 약은 잠시 통증만 없애주는 마약일 뿐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말한다.

 

본문에 들어가면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이유 81가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데, 너무 방대하니 이 감상글에서는 그중 요즈음 갈수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당뇨병(糖尿病)” - 사실 나도 경미한 당뇨병 증상이 있다 - 에 대한 그의 주장을 간략하게 소개해보자. 작가는 많은 연구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 등 대부분의 질병자는 편안하게 잘 먹고 적절하게 알코올을 섭취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질병관리라는 것을 입증한다면서 주류 의사들이 권하는 '식단의 열량을 철저히 지켜라.'라든지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실 때는 열량이 없는 소주로 마셔라'라는 지침은 거짓이라고 단언한다. 또한 당뇨병 환자들에게 절대 금물로 알려진 “설탕”은 2001년 미국 당뇨병협회가 당뇨병 환자도 적절한 설탕 섭취가 필요하다는 지침을 내렸을 정도로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으며, 다만 식품업체가 제조 과정에서 천연 성분인 칼슘, 철분, 인 등 미네랄과 비타민.. 인터페론 등 미량의 영양소등이 부패하기 쉽다는 이유로 모두 제거하고, 대신 방부제, 표백제, 착색제, 보존제, 향미제 등 수십 가지의 합성화학물질을 첨가하기 때문에 몸에 해로울 수 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즉 설탕이 급증하는 당뇨병이나 비만으로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거짓이라는 말이다. 또한 현대 의학에서 고당분, 고지방 음식과 운동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관심 돌리기'일 뿐이며,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이 약해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가공식품, 약, 플라스틱, 살충제 등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접하는 합성 화학 물질에 의해 우리 인체의 면역 체계가 약해지기 때문이며, 특히 가공식품을 통해 들어오는 트랜스 지방은 세포의 문을 닫게 하기 때문에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는 주범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당뇨병에 걸리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할까? 작가는 당뇨병 환자 가운데 치료를 받는 사람이 치료를 안 받는 사람보다 성기능장애, 심장마비. 고혈압, 뇌졸증, 신장장애, 신경계 질환, 사지 절단, 잇몸 질환, 사망 등 합병증이 훨씬 자주 나타나며, 이 같은 합병증은 당뇨병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고, 특히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는 노인, 여성 등의 환자에게 가장 치명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심장 마비와 뇌졸중이라고 주장한다. 병원의 처방약을 통해 잠시 증상만 완화시키는 치료법은 오히려 췌장의 기능을 더 약화시켜 결국에는 일생동안 인슐린에 중독되어 인슐린을 입에 문 채 고통 속에서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췌장 뿐만 아니라 모든 기관은 무가공 유기농 식품을 먹고, 약물을 멀리하고 합성 화학 물질을 피하면 다시 정상적으로 재생된다며 병원 치료에 매달리지 말라고 말한다. 식이요법을 한다거나 합성 약이나 식품을 섭취하지 말라는 말은 그간 여러번 들어봤던 이야기니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적어도 의사가 내게 하는 충고들이 대부분 거짓말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좀 놀라웠다.

 

그렇다면 고혈압 환자에게 치명적이라는 소금은 어떨까? 설탕과 마찬가지로 작가는 천일염(天日鹽)을 적절히 섭취하면 오히려 고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오히려 의사들이 권하는 저염분 식단은 심장병, 뇌졸증, 고혈압 등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심장병이 있는 환자들도 저염분이 사망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한다. 또한 고혈압 치료제나 가공 식품 등의 화학 물질에 의해 뇌하수체와 신장이 기능을 잃거나 소금을 적게 섭취하여 '저염분증'에 걸리면 삼투압 작용에 의해 수분이 세포 속으로 침투해 뇌 조직에 이상을 일으키는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물론 합성 소금 - 정제염(精製鹽)) - 은 절대 피해야 되는 것은 당연하고 말이다. 역시 상식을 깨뜨리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당뇨병, 고혈압 뿐 만 아니라 MRI, CT, X-RAY, 수술용 마취제 등 일반적인 검사와 치료 장비들과 암, 디스크, 유방절제술, 전립선 수술, 신장이식 수술 등 각종 수술들과 예방접종의 위험성, 암치료, 비만, 고지혈증, 심장질환, 우울증, 골다공증, 호르몬요법, 인간광우병, 임플란트 치료 등 수많은 질병들 치료법에 대한 허와 실을 낱낱이 폭로한다. 그렇다면 작가는 병원에 가는 대신 어떻게 치료하라는 걸까?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이나 약초를 복용하라는 지침은 없지만 - 마늘의 효용에 대한 언급은 나온다 - 앞에서 언급한 대로 현대의학으로는 90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만성 질병 중 단 하나의 질병도 치료하지 못하지만 합성 화학 물질을 피하고 유기농으로 재배된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면서 전통 의학의 도움을 받으면 대부분의 만성 질병은 쉽게 치유된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이런 사실이 감춰지는 까닭은 주류 의사들의 '끝없는 돈에 대한 탐욕'과 그들이 장악하고 싶어 하는 통제력 때문이며, 이러한 현대 의학과 주류 의사들의 시민을 상대로 한 강도 행위와 살인극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즉 그들의 굿판을 엎기 위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는 길 밖에 없다고 말하고는 구체적인 네 가지 규제를 제안한다.

 

첫째, 제약회사가 독립적으로 실시하는 임상실험을 금지시키고, 철저히 국가 기관이 행하거나 감독을 받아야 한다. 둘째, 제약회사가 의과 대학에 재정을 기부하거나 교육 자재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 교육이; 제약업체가 원하는 내용으로 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구에 대해서는 어느 단체나 기업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았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셋째. 의과 대학의 교육 과정에서 음식과 약초에 대한 교육을 1년 이상 필수 과목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넷째, 소비자를 상대로 TV와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언론을 통한 약 광고를 금지시켜야 한다. 다섯째, 제약회사와 의시사의 회계 기록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증을 해야 하며 국가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를 국회의 국정 조사 기관에 포함시켜야 한다 - P.426

 

의사와 병원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좋은 책이지만 작가의 말대로 모든 의사와 병원을 자신들의 탐욕과 이기심 때문에 병의 심각성을 확대하고 부풀리는 범죄자나 사기꾼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런 류의 책들이 요즈음 워낙 많이 쏟아져 나와 그다지 새삼스럽거나 놀라운 사실들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천연식품과 약초(藥草)들, 유기농 무농약 식품들이 몸에 좋고 합성 식품과 조미료, 패스트푸드 등 가공 식품들이 몸에 좋지 않으며, 또한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오남용(誤濫用)하면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즉 무지(無知)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實踐)”의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열거하고 있는 모든 정보들을 믿고 믿지 않고는 독자들의 자유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자신이 감기만 걸려도 병원에 가서 항생제(抗生劑) 주사 - 보통은 감기 똑 떨어지게 쎈 걸로 한 방 놔달라는 말을 많이 쓴다^^ - 를 놔달라고 하거나 각종 건강식품과 약들을 하루에도 한 웅큼 씩 삼키고 있는 현대의학 맹신(盲信)주의자라면 작가의 말들을 곱씹어봐야 할 것 같다. 병이라는 게 특별한 치유법이나 약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이 바로 그 병을 낫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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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63 -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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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문에서 미국 현대인들에게 가장 큰 상처(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역사적 사건 -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사건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 으로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1963년)”, “월남전 패배(1975년)”, 그리고 “9.11. 테러(2001년)”를 꼽는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중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건이자 미국 본토 한복판인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 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지만, 장년층과 노년층에게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꼽은 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미국 역사상 최연소(43세)이자, 20세기에 태어난 최초의 미국 대통령, 경제 불황과 냉전, 핵전쟁의 공포 등에 시달리는 미국인과 세계인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한 리더로 평가(네이버 캐스트에서 발췌)받는다는 그의 암살은 미국인들에게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코 치유되지 않는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고 한다. 그의 암살 사건은 20세기 최고의 음모론(陰謀論) 사건으로 꼽히고 있으며 지금도 미제(謎題)로 분류된 대표적인 미스터리 사건이라고 하는데, 그를 암살한 범인으로 알려진 “오스왈드”가 사건 발생 이틀 후 암살당하고, 오스왈드를 죽인 범인 또한 구치소에서 의문의 죽임을 당했으며, 지난 50 년 동안 수많은 수사와 조사가 있었음에도 암살 사건의 배후에 대해서 숱한 설(說)과 억측(臆測)만 있을 뿐 여전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그 어떤 허구의 소설이나 영화보다도 기막히고 불가사의한 케네디 암살 사건과 SF 소설의 단골 소재이자 가장 인기 있는 소재인 “시간여행(時間旅行, Time Travel)"이 결합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이 기막힌 소재를 이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꼽히는 ”스티븐 킹“이 소설로 꾸민다면? 이런 작품이라면 어느 보험 광고 멘트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당연히 “무조건” 읽어줘야 하는 소설일 것이다. 스티븐 킹의 신작 <11/22/63(황금가지/2012년 11월)> - 제목이 바로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날인 1963년 11월 22일이다 - 이 바로 그 소설이다.

 

인간적인 감정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이혼당한 35세 교사인 “제이크 에핑”은 학교 수위로 불편한 다리와 어눌한 말투 때문에 놀림을 당하는 “해리 더닝”의 리포트를 읽고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만다. 아버지에게 엄마와 형제들이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자신 또한 불구의 몸이 되어 버린 그의 애달픈 삶이 그만 그를 울컥하게 만든 것이다. 어느날 그가 자주 가는 식당 주인인 “앨”이 그에게 식당으로 찾아와 달라는 전화를 걸어온다. 어제도 만났던 터라 별 생각 없이 식당으로 찾아간 그는 수척해진 앨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만다. 어제까지도 건강하고 혈색이 좋았던 앨이 하루 만에 얼굴에 핏기를 잃고 살이 쑥 빠진, 거기에 폐암 말기 환자가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앨이 제이크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는 더 기가 막히다. 식당의 식품 창고에 1958년의 과거 시대(정확히는 1958년 9월 9일 11시 58분)로 연결되는 타임 터널이 있고, 자신은 그 터널을 통해서 과거로 여러번 들어가서 과거를 바꿨던 경험이 있으며, 1963년에 벌어질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막기 위해 과거에 체류하다가 그만 폐암에 걸렸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시간 여행은 다시 한번 타임 터널에 들어가면 다시 “리셋(Reset)"되는 묘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즉, 바뀌어 버린 과거가 다시 한번 타임 터널에 들어가면 원상복귀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 여행에 대해 설명을 마친 앨은 이제 자기는 죽을 날이 얼마 남아 있지 않으니 제이크가 암살 사건을 막아달라고 부탁해온다. 도저히 믿기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하루 만에 변해 버린 앨의 모습에 반신반의한 제이크는 테스트 형식으로 타임터널을 통해서 과거로 향한다. 바로 해리 더닝에게 벌어진 끔찍했던 사건을 막기 위해서이다. 우여곡절 끝에 해리 더닝의 비극을 막은 - 완벽하게 막지는 못했지만 - 제이크는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두달여를 과거에서 지내다 왔지만 현재에서 시간은 단 2분만 흘러 있었고, 현재는 제이크 덕에 바뀌어 있었다. 즉 해리 더닝은 더 이상 말더듬이에 다리를 저는 수위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쉽지만 월남전에서 전사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제이크는 앨의 요청을 쉽게 수락할 수 가 없었다. 과거 여행을 통해서 앨이 말한 것처럼 과거는 스스로 바뀌길 원치 않으며, 과거가 변화에 저항하는 강도는 어떤 행위에 따라 미래가 얼마나 달라지는가에 정비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앨은 제이크에게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막아달라는 간절한 메시지를 남겨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앨의 자살에 제이크는 그의 바램을 들어주기로 결심하고 다시 한번 타임 터널에 들어간다. 이번에는 좀 더 명확하게 해리 더닝의 과거를 바꾸고, 앨이 몇 번 바꾸었던 과거 - 사냥꾼이 사슴으로 오인해서 발사한 총알에 역시 불구가 되어 버린 소녀 - 를 그 또한 바꾸고는 1958년의 과거에서 살아간다. 1963년 그날을 기다리며 말이다. 과연 제이크는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을 막을 수 있을까? 바뀌기를 거부하는 과거의 “고집”은 제이크에게 어떤 시련과 고난을 안겨줄까?

 

총 2권 중 기(起)와 승(承)에 해당하는 1권만 읽었지만 이 1권 만으로도 스티븐 킹 다운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이 책의 재미를 몇 가지 꼽자면 우선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과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의 기발함을 들 수 있겠다. 특히 시간여행은 그동안 만나본 SF 소설이나 영화와는 다른 설정이 눈에 띄는데, 1958년이라는 동일 시간대로 이동한다는 점, 대개 시간 여행 모순(Time Travel Paradox) 해결 장치인 “평행우주(平行宇宙)” 개념을 채택하지 않고 과거의 변경이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정 - 동일우주론 쯤으로 부를 수 있을까? -, 그리고 다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되면 모든 것이 원래로 돌아가는 상황(Reset)이 참 독특하다. 물론 모순점도 없지 않지만 - 시간여행의 가장 큰 모순이 바로 작은 변화가 치명적일 수 도 있는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인데 이 책에서는 이 부분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 - 어차피 현실에서 불가능한 시간여행을 작가가 나름대로 규칙을 정하면 그만 일 것이며, 스티븐 킹이 전문 SF 소설 작가가 아닌 공포, 스릴러 소설 작가라는 점에서도 일부 부족한 면은 눈 감아줄 만 하다. 오히려 주목할 점은 작가가 그려낸 1958년에서 1963년까지의 당시 시대 상황에 대한 재현(再現)일 것이다. 작가가 1947년생이니 당시를 겪어봤겠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그려냈다고 보기에는 상당히 디테일하고 꼼꼼하게 그려내고 있다. 예를 들어 당시 말투나 유행했던 패션, 자동차, 여관, 모텔 등 당시의 생활 여건 들, 그리고 당시 사건과 인물들에 대한 신문기사들과 그 시대 사람들의 평가 등은 단순한 기억과 경험을 통해서 그려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작가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 조사한 자료들이 바탕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물론 내가 미국인도 아닐뿐더러 그 당시를 살아보지 않았지만 글 만으로도 당시의 모습과 생활상을 마치 드라마 한 편을 머릿 속에 그려볼 수 있을 정도로 그 묘사와 설정이 상당히 디테일하고 정교하다. 이렇게 디테일한 설정은 그만큼 현실감과 사실성을 부각시키는 훌륭한 장치가 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역시 최고의 이야기 꾼으로서의 스티븐 킹의 이야기 구성과 전개 솜씨일 것이다. 1권에서는 주인공 제이크가 학교 수위인 해리 더닝의 리포트를 읽는 장면에서 시작해서 마침내 과거를 바꾸기로 결심하고 1958년 과거로 떠나 1961년까지 살아가는 모습까지 그려지고 있는데, 아직 본격적인 암살 사건이 시작되지도 않았음에도 긴박감과 스릴이 느껴질 정도로 몰입감과 재미를 고조시킨다. 근래 들어 스티븐 킹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들이 만만치 않은데 자신의 주 전공 분야 - 공포, 스릴러 - 가 아닌, 어찌 보면 생뚱 맞을 수 도 있는 “시간 여행”을 이렇게까지 능수능란하게 구성해내고 기막힌 재미와 스릴을 담아낼 수 있다니 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말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기존의 작품들에서 독자가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젖어들어 마지막에는 자력(自力)으로는 절대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공포 분위기 조성과 이야기 전개가 그만의 장점이라면 이 책 또한 “공포”를 뺀다면 초반에는 다소 지루하지만 중반에 넘어가면서 갈수록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 마지막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다음 권에 계속” 이라는 마지막 문구가 그렇게 아쉽고 얄미울 수 없게 만드는 그 만의 마력(魔力)은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이야기를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맛깔스럽게, 그리고 마지막 한 줄 까지 집중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작가가 또 어디 있을까?

 

이렇게 기막힌 소재와 스티븐 킹만의 재미와 스릴을 여실히 맛볼 수 있는 이 소설은 그래서 그의 오랜 팬인 나에게는 더할나위없이 반갑고 소중한 작품이다. 최근 그의 아들인 “조 힐”의 소설도 읽어 봤는데, 그 소설도 참 재미있고 스티븐 킹 느낌이 들어 참 좋았지만 아직은 아버지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이 소설이 말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소설, 2 권이 무척 기대되는 소설이다. 이 감상글 서두에서 기막힌 소재라고 칭했으면서도 막상 별로 다루지 않았던 “케네디 암살 사건”이 2 권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빤한 작가라면 결국 과거의 심한 저항 때문에 제이크가 암살 저지를 실패하는 것으로 끝나겠지만 스티븐 킹 예전 소설들을 보면 독자의 예상을 철저히 깨뜨리는 충격적인 반전 또한 그의 장점이기도 하니 2 권에서는 어떤 짐작할 수 없는 이야기로 깜짝 놀라게 만들지 잔뜩 기대가 된다. 그래서 아직 1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오랫만에 스티븐 킹의 재미를 한껏 맛볼 수 있었기에, 그리고 2권이 더 기대되기에 아낌 없이 별 점 만점을 주고 싶다. 스티븐 킹 만의 절절하고 무시무시한 공포를 맛보고 싶다면 이 책에 실망하겠지만 그만이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敍事)의 마력을 다시금 맛보고 싶다면, 그리고 그의 건재를 다시금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은 딱 안성맞춤일 것이다. 이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이 초대하는 놀랍고도 환상적인 시간여행에 다들 동참해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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