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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묘지 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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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세계적인 기호학(記號學)자이자 철학자, 사상가, 역사학자, 미학자, 베스트셀러 소설가 등등 이름 앞에 꽤 많은 수식어가 붙는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숀 코네리”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한 <장미의 이름>이었다. 중세 유럽 수도원(修道院)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시대적인 설정과 배경이 낯설고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꽤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나를 절망케 한 소설은 바로 <푸코의 진자>였다. “음모론(陰謀論)”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을 읽은 많은 분들이 난해하고 어렵다고 하소연을 했던 소설이었는데 음모론에 대해서는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소재인지라 많은 분들의 충고(?)를 무시한 채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번째 권(총 3권 분량)의 절반도 채 읽지 못하고 그만 좌절에 빠져 버렸다. 음모론 총 집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많은 정보와 지식이 백과사전식으로 쭉 나열된 것에 그만 질려버리고 만 것이다. 처음에는 한 글자 한 글자 집중해서 읽고, 몇 몇 내용은 메모까지 하면서 읽었지만 어느새 전혀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책을 그냥 덮어버릴까 하다가 그래도 누가 이기나 해보자라는 괜한 오기로 책을 계속 붙들고 있었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마치 천근이라도 되는 냥 영 진도가 나가지 않아 결국 다른 책 보다 족히 열 배는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서야 책 읽기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읽는 내내 그의 방대한 지식에 여러번 감탄사가 터져 나오기는 했지만 마지막 감상은 결국 “곤욕”과 “절망”, 이 두 단어로 요약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움베르토 에코”란 이름은 눈길은 가지만 결코 쉽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 일종의 “트라우마”가 되어 버렸다. 이런 아픈(?) 기억 때문이었을까? 그의 신작인 <프라하의 묘지(원제 IL CIMITERO DI PRAGA/열린책들/2013년 1월)>을 받고서 한참을 팽개쳐 둔 이유가. 그러나 기한 내 “읽어야” 할 책이기에 결국 무겁고 꺼려지기만 책장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것이라고는 맛있는 음식뿐인 “시모네 시모니니”. 누구를 증오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뜸 유대인들이라는 말이 나오려고 할 정도로 유대인을 가장 증오하지만 사실은 독일인, 프랑스인, 이탈리아인, 예수회, 프리메이슨, 여자 등 세상 모든 것을 증오하는 예순 일곱의 남자이다. 어느날 갑자기 많은 것들이 기억 속에서 지워졌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자신의 과거를 유추해내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1830년 자신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시작한 일기가 하루하루 계속되면서 그의 추악했던 과거의 삶이 하나씩 둘씩 베일을 벗게 된다. 일기의 회상(回想)이 최근의 사건까지 이어지면서 마침내 그는 자신을 기억상실에 빠뜨린 사건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줄거리를 요약해보니 간단한 것 같지만 줄거리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이 책은 작가가 이런 독자들의 고충(?)을 이해했는지 2권 말미의 작가 후기(“작가 후기 또는 학술적 사족”)에 각 장(章)별로 플롯과 스토리를 도표(圖表) 형식으로 정리해 놓았다. 나도 작가가 말하는 “주인공의 출생부터 그의 일기가 끝나기까지 사건들의 선형적인 전개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들(P.760)" 중의 하나인지라 읽는 동안 줄거리의 맥을 놓치거나 혼란스러울 때면 이 도표를 펼쳐 보며 이야기 흐름을 다시금 이해하면서 읽었다. 그런데 이렇게 작가가 베푼 친절에 의지해야만 스토리를 이해하다니 친절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자존심이 상해 버린, 결국 속좁은 독자였음을 밝혀두어야겠다. 그리고 주인공인 시모네의 과거가 일기 형식을 통해 하나씩 둘씩 베일을 벗어가며 진실에 접근해나가는 미스터리적인 구성, 드레퓌스 대위, 프로이트. 알렉상드르 뒤마 등 역사적 유명 인물들, 그리고 가장 유명한 음모론(陰謀論)이라 일컬어지는 ”시온의정서“등이 어우러지는 실재와 허구를 구별하기 어려운 구성, 19세기 시대상을 치밀하게 고증해낸 점 등등 흥미롭고 재미있는 점들이 많은 책 임은 분명하지만 도입부부터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작가의 방대한 지식의 끊임없는 나열들, 화자, 시모네, 피콜라 신부, 세 명의 시점이 교차되는 전개 - 여기에도 작가의 친절이 등장하는데 세 목소리를 각기 다른 활자체로 나타내는 방식을 취해 우리말 번역본에도 활자를 다르게 구성하고 있다 - , 그리고 19세기 중·후반 유럽의 시대와 사회상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다면 생소하고 낯설기만 한 배경 설정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쉽게 적응되지 않는다는 점 등 때문에 이 책 또한 읽는 내내 곤욕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전작들과 비교해보자면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오는 ”움베르코 에코“ 스타일의 지식의 항연은 <푸코의 진자>보다 덜하지만 장르적 재미는 <장미의 이름>보다 못한, 두 책 중간 어디쯤 위치한다고 할 수 있을까?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움베르토 에코”는 역시나 어렵고 나를 곤욕스럽게 하는구나 하는, 그러나 다 읽고 나면 이 어렵고 난해하기만 한 책을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마쳤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뿌듯함이 들게 한 소설이었다. 움베르토 에코, 이름만 들어도 불편한, 그러나 괜히 오기가 생기게 되는 작가로 앞으로도 기억될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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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
토니 슈워츠 외 지음, 박세연 옮김 / 리더스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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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고민꺼리는 역시 “성과 창출” 일 것이다. 팀장 보직을 맡고 있다 보니 연초에 세운 팀 목표의 진행사항을 수시로 체크하고 팀 구성원들이 기한내 목표 달성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때로는 질책도 해보지만 늘 마음 먹은 대로 이뤄지지는 않아 고민이다. 보다 효율적이고 자발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시중에 나와 있는 성과관리 책들을 구입해서 읽어보곤 했지만 몇몇 특수한 경우의 대기업들 벤치마킹 서적들이거나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현 불가능한 “좋은” 말들만 써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어서 성과부진의 직접적인 원인들과 극복방법을 차근차근 짚어간 책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에 비로소 내 고민에 대한 직답을 담은 책을 만났다. “토니 슈워츠”의 <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가 바로 그 책이다.  

 

작가는 서문인 “들어가며”에서 먼저 성과를 갉아먹는 네가지 욕구불만, 즉 “휴식과 재충전”, “인정과 관계”, “몰입”, “일의 가치”에 대한 욕구불만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문제는 그동안 많은 기업이 이 네가지 욕구에 주목하지 않아 왔고,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원들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고 이를 통해 업무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 차원에서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라 할 수 있겠다.  

 

본문에 들어가면 서두에서 언급한 네 가지 욕구에 대하여 구체적인 사례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중 우리가 직장생활하면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질문과 고민들 몇가지만 간략하게 소개해본다.  

 

1) 휴식 없이 일에만 매달리면 성과가 창출될까? 

 

유명 CEO들의 자서전을 보면 1년 365일 내내 일에 매달려 살아온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글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아직도 일부 상사들은 부하직원이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즉 회사에 오래 머물러 있는 사람이 열심히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 작가는 이런 휴식없이 일에만 매달리는 업무 습관이 오히려 신체적인 리듬을 망가뜨려서 성과 창출을 방해한다며 재충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재충전은 적극적인 형태와 수동적인 형태의 휴식을 번갈아 취할 때 가장 높게 나타난다면서 수면 시간 늘리기, 90분 생체주기에 따라 일하기, 낮잠과 휴가, 운동, 그릇된 식습관의 개선 등이 신체 리듬을 강화하여 더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따라서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삼는 기존의 평가방식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조하느냐에 기준을 두고 직원들을 평가해야 하고, 직원들의 업무 능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사무실마다 있는 파티션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이 대목은 “몰입에 대한 욕구”를 설명하는 장에서 나오는데 그중 대부분 회사의 사무실을 가보면 볼 수 있는 파티션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만 언급해보자. 파티션 형태의 사무공간 개념은 직장인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개인적인 공간을 확보해 주기 위해 195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방식이라고 하는데, 그런데 실제로 완전히 개방된 공간보다 파티션 환경에서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을 더 어려워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한다. 즉 파티션 환경은 프라이버시와 인간관계 둘을 놓치게 하는 최악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최고의 공간은 구성원들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공간, 즉 집중력이 필요할 때는 완전히 분리된 공간을, 브레인스토밍 같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토론을 위해서는 좀 더 편안하고 비공식적인 느낌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3) 성과보상은 금전적인 보상이 최고일까? 

 

아마도 많은 경영자들이 직원들에게는 “금전적인 보상”이 최고이며, 직원들 또한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금전”을 일 순위로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작가도 금전적인 보상의 효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말한 욕구 단계의 최상위 단계인 “일의 가치에 대한 욕구”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자신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비전을 제시하고 함께 참여하는 과정으로 업무, 나아가 인생의 본질적인 가치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는 하지만 사람이 직업을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생계수단”이 아니라 “자아실현”이라는 어릴적 도덕 교과 시간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는 그런 말이라고 하겠다.  

 

이 책은 이처럼 성과 창출의 방법을 인간의 욕구 단계와 매칭시켜 해석하고 그 해결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런 류의 시도는 이 책이 처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최근 경제학의 신조류라 할 수 있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에서 심리학의 유명한 이론인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 - 인간의 욕구를 다섯계의 단계, 즉 맨 하위의 생리적 욕구에서 단계별로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자기존중의 욕구, 그리고 최상위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로 배열하여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이론 - 을 응용하는 시도가 있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과 구성원의 ”성과 창출“에 포커스를 맞춰 경영혁신을 이끌어내는 시도 만큼은 충분히 독창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아직도 ”성과제일주의“을 맹신하고 구성원들에게 성과만을 강요하는 많은 경영자들에게 회사 구성원들의 욕구와 바람을 다시금 살펴보고 보다 근원적인 성과 창출의 해법을 얻을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되는 책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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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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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알라딘 신간평가단 소설부문 선정 책은 묘하게도 2권 다 “일본작가” 작품이었다. 두 한 권은 일본소설을 읽은 분들이라면 낯설지 않을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이었고, 다른 한 권은 일본 추리소설 작가들 중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원제 ナミヤ雜貨店の奇蹟 /현대문학/2012년 12월)>이었다. 추리소설 마니아를 자청하고 있다 보니 국내에 번역 출간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 작품 - 인기답게 국내에 번역 출간된 작품이 언뜻 헤아려 봐도 수십 권은 족히 넘는다 - 을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나 많이 읽어봤었고, 그의 신간(新刊) 소식이 들릴 때면 늘 눈여겨 봐왔던 터라 이 책 또한 기대하고 있던 책인데 마침 신간평가단 책으로 선정되어 꽤나 반가웠다. 그렇다면 책 내용 또한 나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었을까?

 

얼치기 삼인조 도둑인 쇼타, 아쓰야, 고헤이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30 여 년간 버려져 있던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든다. 하룻밤 잠시 머물다가 다른 곳으로 피신(避身)항 요량이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셔터의 우편함에 밀어 넣는다. 오래전부터 비어 있는 이 곳에 편지라니. 혹 경찰차가 둘러 싸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밖을 내다보지만 바깥은 깜깜할 뿐이었고, 조금은 안심한 마음에 편지를 열어보는데, 자신을 "달 토끼“라고 밝히는 여자가 중병에 걸린 남자친구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오는 기묘한 편지였다. 세 명에게는 참 뜬금없는 편지였지만 가게에서 발견한 오래된 주간지에서 원래 나미야 잡화점이 고민을 상담하고 해결해주는 것으로 유명했다는 기사를 발견한다. 셋은 장난반 진심반으로 편지에 대한 답장을 써서 편지함에 넣는데 바로 답장이 날라오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우연찮게 시작한 고민상담은 한 통에 그치지 않고 답장도 이어지면서 하룻밤 내내 이어지고 세 사람은 시공간을 초월한 이 낡은 잡화점에서 ”기적(奇蹟)“을 경험하게 된다.

 

책은 이처럼 고민상담의뢰와 답신, 그리고 관련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형식으로 다섯 명의 사연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섯 개 사연 하나하나를 소개할 수 는 없지만 각각의 사연들은 때로는 가슴 먹먹해지고 때로는 가슴에 훈훈한 느낌을 절로 불러일으키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다. 특히 과거의 인물들이 편지를 보내고 현재의 3인의 도둑들이 이를 답장해주는, 시공간을 초월한 판타지적인 구성이 제법 기발했고, “타인의 고민 따위에는 무관심하고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일이라고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그들이 과거에서 날아온 편지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 라는 생각에서 결점투성이의 젊은이들을 등장시켰다는 작가의 말처럼 어리숙하고 모자란 도둑 3인방이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면서 서서히 변화해가는 과정 또한 절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자기계발서적들처럼 작위(作爲)적인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어떨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하나둘씩 밝혀지는 나미야 잡화점에 얽힌 비밀들이라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들은 있지만 전작(前作)들에서 보여줬던 “정통 추리소설”로서의 자극적인 재미를 기대한 독자들에게는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도 멋진 트릭과 반전을 기대하고 시작했다가 싱겁다는 느낌에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한편 한편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에 실망감은 눈 녹듯이 사라져버렸고, 책의 이야기에 절로 빠져들어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글을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었다. 감정이 메말랐는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는 일본 아마존 독자처럼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소설 속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이런 상담소(?)하나 있다면 나는 어떤 고민을 상담할까, 도둑 3인방은 나에게 어떻게 상담해줄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정도로 여운이 제법 오랫동안 남았다.

 

그간 50 여 편이 넘는 소설을 써낸 대표적인 다작(多作) 작가이자 작품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여주는 작가라는 기대에 걸맞게 이야기 설정과 전개, 결말이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이 뛰어나고, 소설의 본령(本領)이라 할 수 있는 재미와 감동, 두 가지 모두를 아우르는 그만의 글솜씨가 어떤 것인지를 다시금 맛볼 수 있었고, “주위의 친지 모두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라는 역자(譯者)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이름값 제대로 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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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게의 전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원숭이와 게의 전쟁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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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낯설지 않을 이름인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 국내에 번역 출간된 스무 권 남짓의 그의 작품들 중 <퍼레이드>, <동경만경>, <악인>, <요노스케 이야기>, <일요일들> 등 다섯 권을 읽었으니 나에게도 꽤나 익숙한 일본 작가들 중 한 명에 속할 것 같다. 그의 작품들 중 추리소설인 <악인>을 제외한 네 권은 그다지 감흥이 없었던 것을 보면 나는 그를 추리소설 작가로 기억하고 있는 듯 하다. 이번에 그를 “일반소설”로 다시 만났다. 일본 전래 동화인 “원숭이와 게의 이야기”를 빗대어 평범한 듯 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원숭이와 게의 전쟁(은행나무/2012년 12월)>이 바로 그 소설이다.

 

 

나가사키의 외딴 섬 “후쿠에지마”에 있는 술집 “주얼”에서 호스티스를 하던 “미쓰키”는 돈을 벌겠다며 뭍으로 나간 남편 “도모키”가 한달 넘게 감감무소식이자 그를 찾기 위해갓난 아기를 들춰 업고 물어물어 도쿄까지 찾아온다. 남편이 호스트로 일했다는 클럽을 찾아갔지만 남편은 이미 그곳을 그만두었고, 막막해하던 참에 남편이 근무한 클럽과 같은 건물에 있는 한국식 술집 “란(蘭)”의 바텐더이자 몇 번인가 남편을 자신의 집에 재워졌을 정도로 친분이 있던 “준페이”를 만나 하룻밤 그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준페이는 미쓰키에게 남편의 집이 자신의 집에 있으니 언제고 자신에게 다시 연락을 해올 것이며 연락이 오면 미쓰키에게 꼭 연락하라고 하겠다며 미쓰키 모자(母子)를 섬에 돌려보낸다. 며칠 후 준페이의 집에 돌아온 도모키는 준페이의 말대로 섬으로 돌아간 미쓰키에게 연락을 한다. 그런데 준페이와 도모키는 무슨 일인가를 꾸미고 있다. 준페이가 얼마전 뺑소니 사건을 목격했는데, 범인이라고 자수한 사람이 자기가 사건 당시 본 사람이 아닌, 말그대로 누군가가 진짜 범인을 대신해 거짓 자수를 한 것이다. 조사를 해보니 뺑소니 사건을 저지른 장본인은 거짓 자수한 사람의 동생이자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미나토”였고 준페이와 도모키는 그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협박에는 영 초짜인 이 둘의 협박은 영 어설프기만 하고, 미나토의 행동을 의심쩍어하는 그의 매니저 “유코”가 이 일을 알게 되고 해결사로 나서면서 일은 점점 꼬이게 된다. 여기에 미나토를 대신해 감방에 들어간 형의 가족들과 미나토의 고령(高齡)의 할머니, 준페이가 근무하는 술집의 마담과 주변인물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이 연이어 등장하고 그 시점에서 이야기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된다. 원래 정치인 비서였던 유코가 술집 바텐더이자 어설픈 협박범에 불과한 준페이를 국회의원 후보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5선(選) 의원인 거물 정치인과의 격돌이라니. 이 불가능할 것 같은 해프닝에 대한 결말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이만 줄이기로 하자.

 

 

초중반까지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 - 도시로 상경한 남편을 찾아오는 아내, 도시의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 등 - 를 그리고 있겠거니 하고 사실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 - 자리에 누워서 설렁설렁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 했다. 뺑소니 사고가 나오고 준페이와 도모코가 어설프게 협박하는 장면에서도 결국 이 두 친구, 호되게 당하고 삶의 무상함을 깨닫고 끝맺겠군 싶었고 준페이와 도모코, 두 인물 위주로 진행된 이야기가 점점 주변 사람들로 확대될 때도 물론 저마다의 사연이 꽤나 짜임새있게 그려져 읽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지만 그냥 분량을 채우려는 것이겠니 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초반 주인공인 준페이와 도모코, 미쓰키에 이어 가장 유력(?)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유코가 등장하면서 초반의 다소 지루한 전개가 막을 내리고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그저 도시 어두운 곳에 살고 있는 실패한 청춘들의 삶의 단편들 쯤으로 여겨졌던 이야기가 뺑소니 사건으로 등장인물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는 어우러짐이 전혀 이야기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특히 바텐더에 단순 협박범에 불과했던 준페이가 엉뚱하게도 정치인으로 나선다는 설정은 처음에는 일견 당황스럽게까지 만들었는데, 이미 일본의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가로 평가받는다는 작가의 명성답게 치밀하면서도 개연성있는 글솜씨는 비현실적인 설정에 따른 위화감이 아니라 오히려 이런 상황이라면 실제에서도 가능할 법도 하겠구나 하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어느새 준페이와 그의 무리(?)들을 응원하게 만들 정도로 절로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때부터 느슨했던 책읽기는 바짝 탄력이 붙었고, 어떻게 결말이 날까 하는 궁금증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게 만들었으며, 만족스러운 결말에 기분 좋은 끝맺음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미나토의 할머니인 96세 고령의 “사와” 할머니가 유치원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보다 더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이 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책의 마지막 장면은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 소설의 메시지를 찾고자 한다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원숭이와 게의 이야기”의 교훈처럼 보잘 것 없는 약자들이 한데 힘을 합쳐 통쾌한 승리를 거둔다는 면에서 “희망”의 메세지 쯤으로 요약해볼 수 있겠지만 굳이 이런 메시지를 염두해 두지 않더라도 이야기 자체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자못 감동적이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아뭏튼 이 소설은 이제 “요시다 슈이치”를 추리소설 작가로만 여긴 나의 오해를 한 번에 불식(拂拭)시켜준, 아니 글 참 잘 쓰는 작가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 소설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요시다 슈이치, 앞으로 계속 만나봐야 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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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포비아
김진우 지음 / 북퀘스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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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진우” 작가는 작년(2012년) 8월에 <애드리브(북퀘스트/2012년 8월)>라는 소설로 만나본 적이 있다. 처음 만나보는 작가인데다가 우리나라 장르소설 분야에서는 거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SF소설이라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읽고 나서 “깜짝” 놀랐었다. SF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음악"을 소재로 하는 독특하고 기발한 설정과 흥미진진한 스토리 라인, 그리고 기대를 뛰어넘는 작가의 상상력과 글솜씨에 홀딱 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모 인터넷 서점의 “2012년 최고의 책” 추천에서 이 책을 “2012년 숨은 걸작”으로 추천했었다. 이렇게 강렬한 첫 만남을 선사했던 김진우 작가를 신작 SF 소설로 다시 만났다. 태양 표면의 대폭발(Superflare) 이후 인류의 삶을 그린 <소셜 포비아(북퀘스트/2013년 1월)>이 바로 그 책이다.

 

어느날, 태양의 불길이 높이 치솟았다. 마치 거대한 불도마뱀 살리만드라와 같이 변한 태양의 입김에 지구는 화염 지옥으로 변했고 만년빙은 녹아내렸으며 더운 바다는 해안가를 집어삼켰다. 숱한 인간들이 거세게 덮친 열파에 목숨을 잃었고, 지구상 곳곳에서 전쟁이 터지면서 급기야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 숱한 생명들이 사라지고 오랜 핵겨울이 지속되면서 세상이 그렇게 끝나는 듯했지만 시간이 흘러 하늘을 가렸던 검은 장막이 걷히고 지구상의 생존자들이 다시 등장하는 인류사의 제 2막이 펼쳐진다.

지구 종말적 상황을 견뎌내고 살아남은 인간들이 건설한 인공 도시이자 “바깥 세상”과 단절된 그들만의 낙원인 “밀양림”의 주민인 청년 “유울모”는 3년간의 바깥 세상에서의 파견 근무를 마치고 밀양림으로 무사히 귀환하게 된다. 도착하자마자 노인들의 거주지인 “샹그릴라”에서 살고 있는 친할머니 “이환”을 찾아간 그는 그 곳에서 할머니의 친구이자 조로증(早老證)을 앓고 있는 소년인 “미즈마루”와 인사를 나누게 된다. 할머니에게서 이야기를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미즈마루는 남의 마음을 감지하고 텔레파시를 보내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시(市)에서 새로이 주거지를 배정받고, 자신이 근무했던 애완동물 생산 회사에 “리페트” 사에 복귀한 그에게 어느날 밤 자신의 주거지 바로 위층에 거주하고 있는 여인인 “미아보라”가 찾아온다. 그의 집에 쥐가 출몰하고 있으니 생포해서 자신에게 건네 달라는 것이다. 괴물처럼 추한 얼굴과 꼬리를 가진 이상하기만 한 생김새였지만 유울모는 그녀의 묘한 매력에 이끌리고 만다. 홀연히 나타났나가 사라지는 미아보라의 행적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던 유울모는 밀양림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테러 조직의 비밀 거주지에서 그녀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서 밀양림과 밀양림을 건설한 기업 제국 “파나샤”의 전복을 꾀하는 테러 집단의 조직원이자 밀양림의 시장인 “비잇”의 연인이라는 사연을 듣고, 원래의 순수한 뜻을 잃어버리고 타락한 비잇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그녀를 동정하게 된다. 그러던 중 테러조직에 맞서기 위한 자위 군대 창설을 주도하던 비잇은 암살당하고, 비밀 거주지 또한 초토화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비교적 짧은 분량(320 P) 임에도 줄거리에 다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설정과 이야기, 그리고 메시지(含意)들을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소재와 스토리 라인, 등장인물 등 모든 면에서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전편 - 내가 읽은 순서로는 <애드리브> 다음에 이 책이었는데 작가 소개글을 보니 <밀양림>이 첫 작품이고 <애드리브>가 두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밀양림>과 <소셜 포비아>와의 관계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미뤄 짐작컨대 데뷔작인 <밀양림>을 재출간, 개정 출간한 작품이 <소셜 포비아>로 생각된다. - 못지 않게 기발하고 독특한 상상력과 이야기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SF 수작(秀作)으로 평가할 만 하다. 특히 미래 도시이자 낙원이라 할 수 있는 밀양림에 대한 설정과 묘사는 머릿 속에 그대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고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어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오게 만든다. 그러나 SF 소설이 밝고 희망찬 미래보다는 어둡고비관적인 미래를 그려낸다는 특유의 “디스토피아(Distopia)”적인 설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몇몇 설정과 사건에서는 이해하는 데 필요한 부연 설명을 생략하고 있어 책 속에서의 미래 모습을 머릿 속에 이미지로 구현해내고 여러 사건들과 등장인물의 행동에 대한 연유를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운 점들이 없지 않았다.

특히 소설의 제목인“소셜 포비아(Social Phobia)"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좀 어려웠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바보스러워 보일 것 같은 사회 불안을 경험한 후,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정신적 질환이라고 하며, 보다 구체적으로는 ‘사회 기피증(혐오증)’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인터넷 서점 책 소개글에서 인용). 이런 정의를 바탕으로 내 나름으로는 바깥 세상을 경험하고 온 주인공 유울모가 지옥같은 바깥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중앙 통제 인공 지능체와 ‘천사’라 불리는 기계들에 의한 완벽한 통제 시스템을 통해 바깥 세상의 온갖 위험으로부터 완전한 안정을 보장하여 바깥 세상 사람들에게는 낙원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바깥 세상 못지 않게 불안과 모순을 내포하고 있는 ”밀양림"에 대한 주인공의 탈낙원(脫樂園)을 꿈꾸는, 즉 안(밀양림)과 밖(바깥 세상)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상징하는 게 아닐까하고 이해해보지만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소셜 포비아에 대한 이해는 내 해석보다는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글이 더 정확할 것 같아 인용해본다.

(중략)작가는 특히 그 가운데서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적 관점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 듯, 떠돌이 인간인 ‘호모비아토르형’의 캐릭터들을 내세워, 인간은 원래부터가 지옥 같은 현실 사회에서건, 천국 같은 낙원 사회에서건 사회적 기피증(소셜 포비아)을 떨쳐 내지 못하여, 탈사회적 떠돌이 존재, 즉 또 다른 낙원을 찾아 떠나는 ‘소셜 포비안(Social Phobian)’이 됨을 극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사회적 동물성과, 또다시 사회에 안주하지 못하고 떠나는 떠돌이 인간, 이 두 상충적인 관계를 유토피아적 가공 도시 ‘밀양림’이라는 무대에서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제대로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웠고, SF소설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대중적이기 보단 매니아적 성향이 더 다분한 소설이지만 그래도 소재와 설정, 이야기 전개 면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신선하고 독특한 SF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이 소설에 대한 나의 평가는 척박한 SF 소설 작품 환경 속에서도 이렇게 기대 이상의 성취를 보여주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에게 경의와 격려의 의미로써 별점 만점을 준다.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평가이지만 말이다^^. 이제 김진우 작가는 나에게 있어 꼭 기억해두어야 할, 그리고 후속작들은 꼭 챙겨 읽어야 할 이름으로 확실히 각인되었다. 그의 후속작을 빠른 시일 안에 다시 만나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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