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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 심리학 - 오래된 습관 슬럼프와 이별하는 법
한기연 지음 / 팜파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타격왕에 오를 정도로 기세를 날리다가 갑작스레 부진에 빠져 타율이 바닥을 헤매는, 그 기간이 몇 년씩 지속되는 야구선수에게 언론들은 “바닥을 모르는 긴 슬럼프”에 빠졌다고 표현한다. 이처럼 운동선수에게나 해당될 법한 “슬럼프”란 단어가 하는 일마다 지지부진하거나 실패하기 일 수 이고, 또는 아픈 이별 후에 새로이 만나는 사랑마다 줄줄이 헤어지는 경우에도 종조 쓰이는 것을 보면 이제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일반명 사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슬럼프를 겪지 않고 승승장구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경제에서도 경기호황이 있으면 불황기가 있듯이 삶에 있어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어쩌면 한번쯤은 겪게 되는 일종의 순환 싸이클이며, 경기 호황만 지속되면 거품이 더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하듯이 제대로 견뎌내고 이겨낼 수 만 있다면 슬럼프는 삶에 있어 일종의 자극제가 될 수 있는 순기능의 역할도 기대해볼 수 있다. 과연 그렇다면 우리는 슬럼프를 어떻게 대처하고 이겨내야 좋을까? 한기연의 “슬럼프 심리학”은 이렇게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슬럼프에 대한 원인과 해결법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슬럼프란 “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상태이자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느라고 진이 빠진 상태”라고 정의한다. 쭉 잠재되어 온 마음 속 염려와 걱정을 직시하지 못하고 애써 무시하고 외면해오다가 어느 순간 무언인가가 도화선이 되어 - 외부의 스트레스가 한몫이 된다 - 한순간에 표출되고 그것이 지속되는 상태가 바로 “슬펌프”라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자신의 슬럼프 단계를 체크해보기 위한 방법으로써 3단계 체크법을 제시하지만 슬럼프 상태에 있으면서 자신이 어느 수준이지를 체크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그 이유는 “수치심”을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이며 “슬럼프에 빠진 나”를 제대로만 볼 수 있다면 즉 그동안 자신이 살아왔던 경험과 그 경험을 어떻게 처리해 왔는가를 제대로 볼 수 만 있다면 문제 상황을 회피하려고만 들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나서게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슬럼프를 겪는 사람들의 원인을 “책임감”,“완벽함”, “사랑”, “분노(화)”,“외로움”,“묵은 상처” 등으로 분류하고 각 원인들로 인해 슬럼프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와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마지막에서는 오래된 습관인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슬럼프의 원인이 남이 아닌 나에게서 비롯된 것을 깨닫고 진실된 자기 모습을 돌아보고 자기를 변화시켜야 하며, 그 방법으로 자신의 소망을 찾고 그 소망을 이루는 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때,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할 때, 남들의 이목이나 평가에 매달리지 말고 자신을 자기 자신을 위로하고 진실한 자기 자신을 사랑할 때 진정으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슬럼프에 대한 원인 중에서 내 경우에 비추어 가장 가슴에 와 닿던 부문은 “책임감에 빠져서 슬럼프를 겪는 사람들” 부문이었다. 항상 “사람 좋다”라는 남의 평가와 시선에 목말라 하고 내 자신의 욕구와 바람을 억누르는, 즉 “타인의 기대를 내 기준이라고 믿으면서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 부류에 내 자신도 포함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에서처럼 “무엇을 원하는가?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하고 내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어보고 그 것을 구체화하는 것이 내가 겪고 있을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일 수 도 있을 것이다.
어저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슬럼프의 유형과 해결방법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알면서도 시행하지 못하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슬럼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저 책 들어가는 말에서 작가가 말한 것처럼 “ 여행을 떠나보세요, 쇼핑을 해보는 것은 어떤가요? 그것도 싫다면 목욕을 한번 해보세요” 라는 식상한 조언보다는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평범하지만 더 정확한 해결방법이지 않을까?
한 두 번 읽고 끝낼 책이 아니라 곁에 두고 슬럼프가 의심되면 자주 꺼내서 읽어봐야 할 그런 책이다.